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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의 감동, 일몰의 여운 ‘만끽’ |
서해안의 작은 포구로 아늑하고 소박한 멋을 지닌 왜목마을(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리)은 북쪽으로 돌출된 독특한 지형구조로 인해 서해안에서 일출과 일몰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대호방조제 공사로 매립지가 생기기 이전, 마을의 형태가 왜가리 목처럼 좁고 길다 해서 왜목마을이라 이름 붙여진 그곳의 일출은 장엄하고 화려한 동해안 일출에 비해 소박하면서도 서정적인 게 특징. 하지만 동해안이 해무와 구름 때문에 온전한 해돋이 광경을 볼 수 있는 날이 드문 데 비해 이곳에서는 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5분 거리 석문산 산책도 운치 있어
충남 장고항 용무치와 경기 화성시 국화도를 사이에 두고 시기별로 위치를 바꿔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는데, 이중 해가 노적봉(남근바위)에 걸리는 10월 중순에서 2월 중순까지가 가장 아름답다. 이때는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로 인해 여관과 음식점 안이 바글바글하다. 이때는 새해 일출을 본다는 의미만 있지, 포구의 호젓함은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가을에 이곳을 찾으면 일출은 물론 아늑한 포구의 운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몽글몽글한 돌 구르는 소리, 포구 앞에 떠 있는 수십 척의 배들이 자아내는 독특한 풍경은 한적할 때 와야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특히 왜목마을과 이웃 섬 사이에 파묻힌 작은 바다는 바람 없는 날엔 너무나 잔잔해 호수 같은 분위기가 난다. 그 반반한 수면을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해는 어디서에도 볼 수 없는 묘한 풍광을 빚어낸다.
이 마을에서 일출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은 마을 뒤편에 자리한 석문산. 마을에서 석문산 정상까지는 쉬엄쉬엄 걸어 15분 정도 걸린다. 해돋이가 아니더라도 아침식사 후 운동 삼아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다. 마을 어귀에서 오를 수도 있고 마을 안쪽 바닷가에 위치한 파출소 앞마당에서 오를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을 어귀에서 올라가 파출소 쪽으로 내려오는 편이 좋다. 오르는 길이 파출소 옆길에 비해 가파르지 않은 데다 좁은 풀숲 길에 굄목으로 계단을 가지런히 놓아 제법 운치도 있다. 아울러 내려갈 땐 내내 바다를 볼 수 있어 산책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정상에 오르면 헬기장으로 사용되는 평평한 공간 가장자리에 통나무를 반 토막으로 잘라 만든 나무 벤치가 놓여 있다. 이곳에서 아늑한 왜목마을 전경을 바라보는 맛도 그만이다. 자판기 커피라도 한잔 빼들고 와 마시면 금상첨화. |
초짜 강태공들 방파제 낚시 즐겨
파출소를 지나 마을 앞 바닷가 끝자락에 있는 방파제 건너편에서는 호미나 바구니 등을 준비해 오면 직접 조개도 캘 수 있다. 주로 잡히는 것은 바지락. 인근 상가에서 낚시도구를 구입해 방파제에서 낚시를 즐기는 ‘초짜’ 강태공들도 많다. 동네 상가에서 미끼 한 통을 3000원에 판매한다. 은근히 볼거리와 할 거리가 많은 이곳은 굳이 일출과 일몰이 아니더라도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아름다운 포구 정경에 반해 다시 오고 싶어지는 곳 중 하나다.
왜목마을에서 돌아오는 길에 허브체험 마을인 챠브민(041-352-7261)도 들러보자. 석문방조제(11km)를 빠져나오자마자 오른쪽(4시 방향)으로 차 한 대 지나갈 만한 좁은 흙길을 따라 1km 정도 들어가면 된다. 안으로 들어서면 크고 작은 항아리를 죽 놓아두고 그 안에 허브를 가득 심은 풍경이 독특하다. 허브 온실 옆에는 다양한 향을 음미할 수 있는 허브카페도 있다.
이곳에선 허브비누(1시간 정도 걸리고 작품 하나 만드는 데 7000원)와 허브문패(문패 하나 만드는 데 8000원)를 만들 수 있다. 팔뚝만한 길이로 잘라놓은 나무판에 아크릴 물감으로 자신이 직접 이름과 쓰고 싶은 문구를 써넣은 뒤 향기가 나는 허브 오일을 바르면 완성.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문패를 만들어 올 수 있다. 아울러 실제 운행되던 기차를 개조해 민박집을 꾸민 것도 이색적이다. 기차 민박은 주말, 주중 상관없이 6만원(4인 기준).
☞ 찾아가는 길
서해고속도로-송악IC-부곡. 고대국가공단(동부제강) -한보철강-석문방조제-왜목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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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라는 데는 없어도 이렇듯 안내까지 해주니 갈곳은 많고도 많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