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 변혁 시대의 삶
* 새로운 변화의 ‘원칙’
정보화 시대다. 정보화 시대는 단순히 종전의 여러 가지 커뮤니케이션 형태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다. 그것은 사회와 기술의 구조에 관한 새로운 원칙이며, 과거 200년 동안 사회를 변모시켜 온 커다란 대 변혁에 버금하는 것이다. 그와 같은 변화는 산업혁명과 기계기술의 발전을 가져 왔으며 인류가 자연을 관리하는-- 어떤 의미로는 자연을 위협하는 --큰 힘을 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공간과 시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낳았으며, 멀리 떨어져 있는 세계의 나라들과 시민을 새로이 긴밀하게 묶어주며 혹은 때로는 대립하는 모양으로 하나로 통합되어 온 것이었다.
새로운 정보화 시대는 기계기술이 아닌 새로운 ‘지적 기술’ intellectual technology 을 기반으로 한다. 그러기 때문에 그것은 새로운 사회기구와, 그 변화의 원칙인 것이다. 그것은 이론적 지식의 본질을 혁신의 새로운 원천의 중심에 앉힘과 더불어 기술 변화의 본질조차도 변화시킨다. 나아가선 국제 경제의 개념과는 매우 다른 글로벌라이제이션 globalization 의 개념과, 그것이 세계의 모든 사회에 어떤 문제를 제기할 것인가를 주목하게 한다. 따라서
앞으로 서술할 내용은 그와 같이 엄청난 역사적 변혁의 의미를 찾자는 것이다.
불과 2백 수십 년 전에 시작된 산업혁명은 하나의 새로운 ‘원칙’, 곧 ‘동력화한 에너지’를 기계에 응용하는 것을 기반으로 삼았다. 그것은 두 사람의 위인, 이탈리아의 화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1519)와 스코틀랜드의 발명가 제임스 와트(1736~ 1819)의 업적을 돌이켜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 빈치는 화가일 뿐만 아니라 건축가, 엔지니어였다. 그는 포강 유역의 수리 시스템을 설계했으며(현재도 피렌체에 남아 있다), 군 요새의 설계에도 종사했다. 다 빈치의 원고에는 탈곡기, 냉장고, 잠수함, 비행기 등의 설계도가 남아 있다. 허지만 그는 이런 것들을 고안하긴 했어도, 당연한 것이지만 그것들을 실제 제작하는 데에 필요한 원칙--그와 같은 기계를 작동케 하기 위해 밀실에서 에너지를 ‘동력 화’하는 수단--은 생각해 내지 못 했다.
그로부터 300년 후 와트가 수증기의 팽창을 제어하는 밀봉실을 발명하고 증기의 팽창력을 이용하여 엔진을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것은 탄광 안에서 물을 뽑아내고 깊은 땅속에 매장된 석탄을 캐내는 펌프, 열차를 견인하는 증기기관차, 샤프트와 벨트로 구동하는 직조기 등에 이용되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여러 가지 응용의 전반에 공통적인 것은 하나의 원칙, 곧 재생 가능한 에너지의 동력원이라는 것이었다. 그 결과 공장이나 기선, 고속기관차 등이 탄생하였으며 거기서부터 새로운 경재의 원칙--생산성 원칙, 곧 보다 적은 노동력으로 보다 큰 생산이 가능하다는 생각--이 태어낫다. 생산성의 눈부신 향상을 가져다 준 새 에너지원은 전기와 석탄이었다.
전기는 전선으로 몇 백 마일이나 떨어진 곳으로 보낼 수 있으며 동력원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인공조명을 가져다주었고 덕분에 밤과 낮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달라졌다. 또 전기를 신호로 변환함으로써 처음엔 전보를, 이어서 전화라는 수단으로 수 천 마일의 송신이 가능해졌다. 또 하나의 에너지원이 석유는 디젤 연료 따위 모양으로 기관차에 새 동력원을 제공했다. 그것이 자동차의 가솔린도 되었고 석유화학공업은 플라스틱을 비롯하여 자연계엔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기반이 되었다. 이런 것들은 모두 19세기말 까지 탄생되었던 것인데 전화와 냉동 기술 따위 발명이나 기술 혁신의 ‘보급’은 아직 전 세계에는 미치지 못 하였다.
20세기의 발전은 수송과 통신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삼아 구축되었다. 수송의 주된 수단이 자가용 차, 버스, 트럭, 항공기였다. 그리고 우주여행이 시작되고 인간을 달에 보내거나 지구의 주회궤도 상에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것을 착수하게 되었다. 승용차나 버스와 트럭 등 덕택에 사람과 물건의 이동성이 높아진 결과 거주지역이나 공장용지가 ‘분산’되고, 교통 삽체에 휘말리지 않는다면 마음 내키는 때에 마음 내키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증대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트럭은 물건의 분산을 가능케 하는 한 편, 열차는 물건을 대량으로 집하할 수 있다. 항공기는 초기 프로펠러기로부터 장차 제트기 시대를 맞아 이제는 어느 대륙, 대양에도 5시간에서 15시간 정도면 날라 가기가 가능해졌다. 음속 또는 음속에 가까운 콩코드와 같은 제트기라면 대서양 횡단에 3시간이면 된다. 금 21세기는 태평양을 음속으로 뛰어넘으며 뉴욕에서 서울까지 5시간 이내에 이동하게 되었다.
통신은 라디오, 영화, 텔레비전, 위성에 의한 통신을 말한다. 초단파 라디오라면 지구 상 어기에 있어도 전 세계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영화는 스크린에 투영된 이야기를 통해 공통의 문화를 형성할 기반이 되고 있다. 텔레비전은 인류사에서 처음으로 그리스인이 옛날에 위대한 ‘단일공동사회’ecumene라 불렀고 미디어 미래학자 마셜 마크루한이 ‘전지구촌’global village라고 부른 상황을 만들어 내었다. 오늘 뉴스의 태반은 ‘리얼 타임’으로, 곧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선을 거의 동 시간대에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이나 뉴욕 9.11 테러와 같은 사건이 즉시적으로 영상으로 온 세계에 전해진다. 이것은 마이크로파, 동축 케이블, 전화회선으로 전달되며 인공위성의 이용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 정보화시대의 기반
그러면 ‘정보화시대’란 도대체 무엇일까?
정보화시대의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컴퓨터와 전기통신이다. 컴퓨터의 기원은 수학자로서 케임브리지 대학 교수인 찰스 바뷋지(1792~1871)의 연구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최초의 계산기를 만들었으나 기본적으로는 기계로 조작하는 일종의 계산판에 지나지 않았다. 그 후 2차 대전 중 하버드 대학의 에이켄이나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엑카르트, 모크리 등이 전기로 계산기를 움직이는 방법이 개발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계산이 가능하게 되었다. 탄도미사일 등 병기, 특히 핵병기를 제작하기 위해선 그것이 필요했었다.
하지만 컴퓨터 내부에는 새로운 ‘전도’ 장치가 있었다. 초창기 컴퓨터에는 진공관(전구와 같은 종류)이 사용되었으나 그것은 금방 타버려서 빈번히 사용하면 대량의 열이 발생했다, 전자식 컴퓨터를 탄생시킨 것은 트랜지스터라고 부르는 소형의 스위치(전기 스위치를 닮은)이며, 이것이 on, off를 순식간에 바꾸는 반도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이 트랜지스터를 작은 한 걸음으로 하여 수천에서 수십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리소그래프 프로세스에 의해 기반 상에 에칭etching하는 ‘마이크로 칩’이 탄생하였다.
정보화시대의 중심핵은 마이크로프로세서microprocessor(컴퓨터의 처리장치 부분)이다. 전기 모터가 공업화시대의 온갖 기계에 없어선 안 될 것이었던 것과 같이 마이크로프로세서는 탈공업화. 정보화시대의 필수품이다. 이제는 초 소형화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우리가 갖는 계산. 통제. 기억 장치의 중추에 끼어들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말미암아 우리는 수백만 비트의 정보를 기억하며 고속 액세스로써 그것을 끄집어내고, 모든 기계의 운전을 통제하고, 모든 통신의 교환 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배경에서 중심적 구실을 하는 것은 ‘이론적 지식theoretical knowledge’이다. 컴퓨터는 온. 오프on. off (디지털) 장치로 작동하고 2진법으로 연산을 한다. 종전의 수학은 10진법(데시멀,decimal)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데시멀’이라는 말 자체가 라틴어로서 ‘10’을 의미하는 deci 에서 파생하였다. 그러나 컴퓨터의 연산은 ‘불’ 대수(代數), 곧 영국의 수학자이며 논리학자인 조지 불(1815~64)이 발명한 기호 논리와 2진법을 사용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했다.
컴퓨터의 물리 모형의 개발은 고체물리학의 탄생, 그 중에서도 덴마크의 물리학자 닐스 보아(1885~1962)의 연구와 그가 만든 원자와 원자 궤도의 모형, 그리고 독일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가스가 고체로 변할 때에 양자 상태로서 에너지 수준의 상승에 관한 연구로 195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스탠포드 대학의 물리학자 페릭스 블롭포(1905~83)의 업적 덕택이다. 정보화시대의 기본적인 혁신의 태반과 그것을 응용한 제품은 이론적 지식의 집대성으로 이룩되었다. 이것은 제품의 개발에서 보급에 이르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에 매우 귀중한 것이다.
근대의 전기통신은 두 개의 원리를 따르고 있다. 하나는 매사추세츠 공대(MIT)와 벨연구소(AT&T)에 소속했던 크로드 새논(1916~ )의 이론적 연구이다. 새논은 주파수대 감폭(減幅, 전화, 라디오, TV 등에는 제가기 다른 주파수대 周波數帶가 정하여 저 있다)과, 신호/잡음비(메시지와 노이즈나 신호간의 공백과의 비율)와의 관계에 있어서 통신 채널의 구극적인 송신 능력을 계산하고, 소정 시간 안에 송신할 수 있는 메시지의 단위인 ‘바이트 수’를 산출했다. 그것으로써 우리는 여러 가지 통신 시스템의 능력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음성, 문자, 화상, 데이터 등 가지가지 통신 모드를 동일한 채널 안에서 ‘통합’하는 일이다. 이를테면 음성이 전화회선을 통해 전달될 때 음성은 파동이므로 그것은 아날로그 신호이다. 한편 TV의 화상이나 팩스의 문자, 또는 컴퓨터의 데이터는 모두 디지털, 곧 불연속적인 펄스pulse이다. 여기에서의 기술 혁신은 모든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여 그것으로써 호환성을 갖게 하여 같은 채널에 전송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이것을 ISDN(Integrated Systems Digital Network 통합디지털통신망)이라 부른다. 마찬가지로 테이프나 CD 등의 녹음에 관해서도 음성이나 음악은 사운드 엔지니어의 손을 거쳐서 디지털화 하여 정도精度가 높여진다.
이상의 기술에 입각한 이론적 지식으로부터 파생한 정보화시대의 기번이다.
* 자원 혁명의 성쇠
종전의 사회는 예외 없이 ‘천연 자원’에 의존하였다. 영국이라는 섬나라는 석탄층 위에 있다. 따라서 스팀 펌프가 발명되자 탄광 안의 물의 배출이 쉬어지고 탄광노무자는 깊은 지층의 석탄 채굴이 가능했다. 석탄과 철이 있으면 철강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영국이 산업혁명을 리드했다. 제국주의는 원재료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일본은 1930년대에 석탄이 필요함을 알고서 그 공급을 확보하려고 (대 소련 방위를 확보할 목적도 겸하여) 만주에 진출했다.
천연자원의 유무가 도시나 산업의 입지를 좌우했다. 미국 동북부의 지도를 보면 5대호가 가로 놓여 있으며 그것들이 캐나다를 통해 대서양으로 흘러내려 세인트로렌스 강과 연결된다. 남부에는 오하이오 강과 미시시피 강이 흘러 멕시코 만에 쏟아진다. 5대호 중 슈퍼리어 호 Lake Superior의 북쪽 미네소타 주의 메사비 산지에는 철광석 광상(鑛床)이 있고 미시건호 남방 일리노이 주 남쪽에서 펜실베이니아 주 서부에 걸쳐서는 탄광이 뻗혀있다. 철광석과 석탄은 철강업을 성립시켜서 자동차 산업의 기반이 되고 자동차 산업 덕에 고무 산업이 번성했다. 이와 같이 지도를 보면 시카고, 디트로이트, 버펄로, 피츠버그가 미합중국의 거대한 공업지대의 중심부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 양자역학의 이해에 따른 자원 혁명이 말하는 것으로는 더 이상 우리가 천연자원에 의존할 필요가 없으며 스스로가 원하는 원료의 특성에 기초하여 전혀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석이나 아연, 철과 같은 자원이 아니라 여러 가지 특성--연성(延性), 신장성, 전도성 등--에 기초하는 것이며, 자신이 만들려고 하는 제품에 무엇이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해서 복합물이나 합금이나 새로운 합성물을 입수할 수 있다.
그 기본원리는 기술에 의한 대체(代替)이다. 필요한 원재료의 ‘그 어떤 것’의 조합이 없어진다는 일은 결코 없다. 자금만 댄다면 기술에 의한 대체는 항상 가능하다. 이것은 이미 2,30년 전의 일이지만 경영자 단체의 ‘로마 클럽’이 ‘성장의 고갈’이란 말로 천연자원의 급속한 고갈(유한성)을 예언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로마 클럽이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1973년 석유 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석유의 부족은 고갈이 원인이 아니라 OPEC( 석유수출국기구)의 카르텔 행위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자랄 것이다’는 이미지가 사람들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아 불안에 떨게 했던 것이다.
실상 로마 클럽이 부족을 최초로 들먹인 것은 구리(銅)였으며, 그 근거가 수요의 증대와 그에 수반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된 공급 부족이었다. 일부 석유회사는 그 귀중한 자금력을 이용하여 손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 하면서 구리 광산을 매수했다. 예를 들면 아르코는 아나콘다를 매수했고, 훗날 브리티시 페틀로리엄에 매수된 소히오는 케니콧 코퍼를 사들였다. 구리 가격은 잠시 동안 두 배로 뛰었다. 그러나 그 후 구리 시장은 오락가락하면서 상품시장은 저조하다.
오늘 세계 최대의 구리 매장지대가 어디냐고 물으면 경제지리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칠레라던가 아프리카의 짐바붸라고 답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의 구리가 매장된 장소는 아마도 뉴욕 시 지하일 것이다. 그곳엔 동 케이블 선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묻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이젠 광파이버light fiber의 등장으로 이미 시대에 뒤지고 말았다. 스팬 글라스로부터 제작된 광파이버는 동선보다 코스트가 낮으며 제조에 필요한 에너지가 적고, 더구나 용량은 구리의 10배에 달한다. 세계의 전기통신 시스템은 앞 다투어 동선을 광파이버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구리는 더 이상 전략적으로 중요한 상품이 아니다.
다른 금속이나 광물도 마찬가지이다. 제2차 대전 중에는 전략적 천연자원을 지배하려고 동 카르텔, 고무 카르텔, 주석 카르텔, 아연 카르텔 등이 결성되었었다. 그러나 오늘은 이제 그와 같은 카르텔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술 대체로 그 따위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됐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 석유 카르텔만 잔존하고 있는데 그것은 석유 값이 매우 싸기 때문이다. 에너지원으로는 석유를 대신할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지열(地熱), 오일쉘oil-shell, 원자력, 태양, 천연 가스, 메타놀, 에타놀, 그리고 광재(鑛滓)까지도 대체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매우 비싸다. 따라서 아직은 석유가 전략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이유는 풍부하고 염가인 장점을 갖기 때문이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자원 혁명은 사회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처럼 1차 산품의 생산밖엔 할 수 없는 나라들은 심각한 문제에 부딪치게 된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들은 주로 농업과 금속, 광물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의 농산물, 그중에서도 곡물은 유럽, 아메리카,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와 같은 지역에서 특별히 대량 공급을 하고 있다.
세계의 나라들 태반이 정치와 유통 시스템이 개선되면 손쉽게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된다. 비료 사용과 ‘녹색 혁명’이라고 불리는 곡물의 대량 생산 덕택에 이제 세계는 식량에 관해선 거의 자급자족이 가능해졌다. 또 구리나 고무와 같은 금속. 광물에 대해서도 기술 대체로 말미암아 천연자원의 수출 시장이 축소하고 있다.
탈공업화부문으로 이행하지 못하면 아프리카 여러 나라는 심각한 궁지에 몰릴 것이다. 그리고 물론 그러기 위해선 정치의 안전, 교육의 보급이 불가결이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제국은 그와 같은 조건으로 번영을 이룩하였다.
자원 혁명은 또한 천연자원 가까이에 공장이나 생산시설을 만들 필요가 없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것은 산업을 자원 산출지로부터 해방시켰다. 그러한 자원의 중요성의 급락은 더욱더 공장이나 생산시설이 천연자원이 아닌 시장에 가까운 곳에 세울 수 있게 해 준다. 이런 것들이 현재 일어나고 있는 대변혁이다.
* 글로벌라이제이션은 가능한가?
지난 200년 간 우리는 국제경제와 관계를 가져 오면서, 그중에서도 19세기의 태반을 금본위제 하에서 그것을 운영하였다. 몇 개 ‘중심국’을 많은 ‘주변국’들이 둘러싸고 있는 도식이었다. 중심국이란 주로 영국과 미국이며, 독일과 서유럽 여러 나라들도 어느 정도 그 역할을 하였다. 주변국이란 아시아, 라텐 아메리카, 아프리카의 나라들이었다. 중심국은 제조와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며 다른 한편으로 주변국들은 원재료를 제공하고, 그 가운데에는 이민이나 싼 노동력, 그리고 일부 염가 제품에 대해서는 시장을 제공하는 나라도 있었다.
무역과 노동의 분업이 확립하였고, 그 기반이 되어 준 것은, 각국이 자기 나라의 자원, 기술, 숙련노동력에 기초하여 가장 유리한 것을 생산한다는 ‘비교우위comparative advantage'경제이론이었다. 다만 정치적인 압력에 의해 수정 당하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영국은 직물, 철강, 조선,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우두머리에 있었다. 독일은 전기 제품과 케미컬 분야에서 우위에 있었고, 미국은 자동차, 농산물, 석탄으로 타국을 리드하였다. 각국은 소위 ’기술의 사다리‘라고 부르는 것에 기어올라 국제경제에 처 들어오려고 했다. 그래서 이를테면 일본이 제2차 대전 후 조선업과 철강업에 강력히 진출을 하여서 이 두 가지 산업에서, 특히 전자에서 영국을 완전히 물리쳤다.
그러나 글로벌경제는 전혀 다르다. 그것은 물건과 서비스의 ‘단일’ 경제, 자본. 통화 시장의 통합, 상품시장의 평준화, 그리고 생산에 있어서의 ‘분산제조distributed manufacturing'라는 현상을 말한다. 물론 국제경제는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대국은 다국적기업에 있어서까지도 아직은 기본적으로 어딘가 한 나라에다 본거를 두고서 세계 중에서 판매활동에 종사하면서도 그 나라의 경제의 요새로서 신뢰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글로벌경제에 착실히 끼어들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쉘(석유), 유니리버(식료품, 유지), N.V. 필립스(일렉트로닉스)는 화란의 기업이나 어느 의미로는 영국 기업이기도 하다. 치바=가이기(약품)이나 넷슬(식품)은 영국 기업이지만 생산과 판매의 대부분은 세계 여러 곳에서 하고 있다. 토요타나 닛산, 소니, 마쓰시타는 일본 기업이나 판매에서는, 그리고 생산 활동에서도 사정없이 글로벌경제 안에 들어 있다.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자본과 통화 시장에 나타난다. 이 분야엔 국경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자본은 (정치가 안정되고 있다면) 최대의 투자 보수나 부가가치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향한다. 환율은 세계의 모든 금융시장에서 공통으로 쓰인다. 각 나라들은 점점 더 자기 나라 통화를 관리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환율은 구매력 평가(PPP)에 따라서가 아니라 헤지 구매(hedging, 연계 매매)나 투기꾼의 기분에 따른 변동에 좌우된다. 은행 결제는 거의 순시 간에 이뤄진다. 예를 들면 쿠웨이트의 은행은 이라크가 쿠웨이트에 침공한 24시간 이내에 그 자본의 태반을 해외로 이전할 수 있었다. 네트워크와 정보는 지구적인 자본. 통화 시장을 이끌고 그것을 중개하게 된다.
전기 통신 분야는 소수 거대 기업이 거대 다국적 기업을 위해 음성과 데이터의 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합병이나 업무제휴를 통해 전 세계 통신에 통일 네트워크를 세우려고 서로 다투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공업제품 시장에서는 포드와 같은 기업이 세계 공통의 부품과 조립 공정을 사용한 호환성이 있는 생산 체제로써 ‘세계적 자동차’를 생산하려고 할 뿐 아니라 이 표준화된 차의 판매에 관해서도 단일 시장의 창설을 겨냥하고 있다.
소비재 분야에선 ‘분산 제조’ 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이를테면 거대한 의료소매점 체인인 ‘더 갭’이 세계 50개 나라에 공장을 구축하여 거기에 250명의 품질관리감독자를 두고 있다. 이 회사가 그와 같은 생산체제를 쓰고 있는 것은 결탁한 하청업자에게 당하지 않기 위함이며, 시장이나 수요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스타일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함이다. 또한 국제적인 아파엘 회사인 베네통은 집약적인 정보, 곧 컴퓨터를 통해 판매 센터로 보내온 POS(판매시점정보관리)데이터에 이탈리아의 베네토에 점재하고 있는 군소 공장에서 분산적으로 생산된 것들을 조합하여 재빠르게 수요의 변화에 대응할 체제를 갖추고 있다. 일본에서도 세븐일레븐과 같은 기업이 그와 같은 시스템을 개척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같이 자본, 통화, 상품, 나아가 생산의 글로벌라이제이션이 진전하고 있는데, 과연 ‘글로벌 사회’가 참으로 도래할 것인가? 지금까지 세계의 패션이나 오락의 기호를 형성해 온 것은 조로 텔레비전이었다. 최근까지 텔레비전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에서 국영 독점적 관리 하에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와 같은 독점 형태가 무너지고 있다. 독립적 민간 방송국이 존재할 뿐 아니라 CNN뉴스나 루파트마독 등이 소유한 위성방송시스템 등 전 지구적인 TV방송이 확대하는 추세에 있다.
여기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은 외국과는 다른 ‘그 나라의 독자적인’ 문화가 아직도 존속하느냐라는 점이다. ‘고상한 문화’와 ‘저속한 문화’의 경계가 소멸하려 하고 있다. 영어는 국제어로서 더욱 더 시민권을 획득하고 있으나 스포츠나 레러 활동에서는 앞으로도 나라에 따른 다름이 지탱될 것인지, 아니면 공통의 사회적 패턴이 생길 것인지... 야구, 골프,. 스키는 세계 공통의 패턴이 됐다고 볼 것이다. 서커는 일본에서 붐을 일으키고, 미국에서도 꽤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음식이나 패션도 국제적인 기호를 낳고 있다. 오락도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이 말한 것들을 볼 때 문화와 스타일에 관해 큰 의문이 생긴다.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통틀어서 균일한 문화를 갖게 될 것인가? 그렇다면 정보화시대를 맞이했을 때 각각의 나라들의 언어에 근거한 국민적 전통이나 역사적 문화는 어떻게 될 것인가?
* ‘기술의 사다리’라는 프로세스
탈공업화시대, 곧 정보화시대는 긴 기술의 변혁기를 경유하여 도래한다. 모든 나라들이 그에 대한 준비를 갖춘 것이 아니고, 실은 이 시점에서는 그와 같은 단계에 도달한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탈공업화사회post-industrial society를 제조업으로부터 서비스업으로 이행한 사회라고 정의할 것 같으면 영국이나 서유럽의 태반, 미국, 일본이 이미 탈공업화시대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보화시대information society를 과학을 기반으로 한 능력과 거기서 생긴 지식을 제품--보통 ‘하이테크’라고 부르는 제품--을 만들어낼 능력이 있는 사회라고 정의할 것이면 이미 정보화시대에 들었다고 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이후에 얼마만큼의 나라가 정보화시대를 맞이할 것인가. 여기서 한 사회가 경제활동에서 어느 정도의 전환이나 변화를 했는가를 판단하는 대충 기준으로써 ‘기술의 사다리’technological ladder라고 하는 개념을 제기한다. ‘기술의 사다리’는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이다.
(1) 자원을 기초로 한 농업 및 채취산업.
(2) 경공업--직물, 제화 등.
(3) 중공업--철강, 조선, 자동차, 엔지니어링 등.
(4) 하이테크산업--계기, 광학기계,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컴퓨터, 전기통신 등.
(5) 미래 과학을 기반으로 한 생물공학, 소재과학, 우주. 인공위성 등.
일본은 과거 50년간 이 ‘기술의 사다리’를 기어오른 전형적인 예이다. 전후 일본은 주로 경공업 단계로부터 출발했다. 장차 다른 나라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이 분야로 진출해 왔을 때에 일본은 청강업과 조선업으로 이행하여 이 두 분야에서 영국을 제치고 꼭대기로 올랐다. 그러나 그것들은 에너지 집약산업이었기 때문에 특히 1973년 오일쇼크 이래 일본은 계기(計器), 광학기기,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분야로 옮겨 가고서, 새로운 (컴퓨터 지원인) 생산기술에 의해 자동차산업에 집중했다. 어느 면으로는 일본의 자동차산업은 미국의 공해방지법이나 에너지 규제 때문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 그와 같은 미국의 규제가 자동차의 연비기준을 끌어올리게 됐기 때문이다.
그때까지 데트로이트조차도 오로지 가솔린을 대량 소비하는 대형차를 제조하였으나 노동조합의 압력으로 그와 같은 기준을 만족케 하는 유럽산 차를 수입할 수 없었다. 한편 소형차나 중형차 중심으로 제조해 온 일본이 당장에 미국 시장에 진출하여 제패할 수 있었다. 일본차는 품질이 우수함과 소비자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데트로이트 조차도 소형차를 제조하기에 이르렀다.
하이테크분야에서는 일본이 초창기에 많은 제품을 개발한 것은 아니다. 일본이 이 분야에서 제패한 것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이나 하네웰이 컴퓨터로부터 철퇴했을 때 후란차이스 계약이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결과였다. 그렇지만 일본은 그와 같은 제품을 교묘하게 개조하여 여기서도 품질의 우수성을 강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시장 참여에 성공했다.
원칙적으로 각 나라에 ‘기술의 사다리’를 오르게 할 조건이 셋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나라 안에 평화와 안정의 시대가 계속되고, 투자가가 충분한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둘째로는 제품을 개발. 제조할 기업가, 엔지니어, 기술자, 숙련노동자가 다수 존재할 것, 셋째로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기에 필요한 이해력이나 계산력을 몸에 익히게 하는 훌륭한 교육시스템이 정비되어 있을 것 등이다.
로널드 도어가 이전에 일본과 라텐아메리카 여러 나라 태반(브라질, 알젠틴 등)은 확대하는 세계 경제에 거의 같은 시기에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이 번영하는 것과는 반대로 라텐아메리카는 머뭇거렸다. 그것은 주로 라텐아메리카의 엘리트 층, 특히 군부나 대토지소유층이 근대화에 저항하여 제 나라의 가난한 농민을 계속 착취했기 때문이었다.
소련은 러시아 혁명 후 강제적으로 공업화를 추진하여 ‘계획 경제’를 동원하는 수단을 취했다. 이 방법은 공업화의 대상이 적었던 시대엔 성공을 거두었으나 자원을 유효하게 이용하고 있느냐 아닌가를 판단하는 시장메커니즘과 ‘이익계산’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결국 막심한 실패를 가져왔다. 오늘의 러시아는 방대한 자원(석유와 천연가스 매장량이 세계 최대이며 중동보다 우위이지만 기술력이 낮으므로 그 채굴에 높은 코스트를 요함)을 소유하고, 교육정도가 높은 엔지니어나 기술자도 많이 있다. 만일 러시아가 국내 안정을 달성하고 엄청난 비용이 드는 민족분쟁이나 내전을 회피할 수 있다면 다른 사회보다 더 빨리 탈공업화사회에 진입할 것이다.
유럽 제국, 특히 독일에는 강력한 산업기반이 있다. 그러나 거액의 투자와 고임금 때문에 독일은 아직은 공업화사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를테면 독일의 수출 태반이 엔지니어링, 자동차, 일렉트로닉스 분야 제품이며 반도체와 같은 중요한 하이테크 분야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그 제조의 85% 이상을 점하고 있다. (10년 전) 한국은 일렉트로닉스와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을 앞서고 있다.
* 기술 변화의 발자국
주요한 변화의 프로세스
변용기술 --> 확장 기술 --->닛치(niche틈새)
전화 휴대전화 PBX / LAN
컴퓨터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보통 ‘기술’이라는 말은 그 종류나 특정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다른 기술과의 관련성에 유의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개개의 기술의 차이를 이해하지 않으면 그 변화나 여러 가지 형태의 시장의 본질을 해명하지 못 한다.
그래서 기술을 앞에 쓰인 것처럼 ‘변용 기술’transforming technology과 ‘확장 기술’extension technology 및 ‘닛치’(틈새)niche의 세 가지로 나누었다. 이를테면 전화는 변용 기술이다. 그것은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또 그것은 음성에 의한 즉시적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함으로써 공간과 시간의 경계를 ‘붕괴’시킨다. 휴대전화는 확장 기술로 분류된다. 그것은 전화선이 필요치 않은 코드리스 전화이며 통화시의 이동성을 높인다.
닛치(틈새)는 전문적 분야이다. PBX(Private Branch Exchange=구내전화교환설비)는 기업이나 대학, 단체 등의 모든 전화에 공통 번호를 사용하여 완전한 내선 시스템을 가능케 하는 장치이다. LAN(Local Area Network=구내정보통신망)은 역내에서의 공통 접촉을 가능케 하며 거기로부터의 액세스 코드에 의해 외부 장거리나 국제적 네트워크에도 접속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것은 컴퓨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발전의 패턴
발명 -----> 혁신 -----> 보급
연구 성과 조직의 채택 시장 확립
기술은 참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개발된다. 그리고 여기서도 발전의 패턴을 보기 위해선 다양한 프로세스를 이해해야만 한다. 어느 기술의 발명은 ‘연구의 성과’이다. 곧 그것은 대개의 경우 과학 연구로부터 나온 논리적 귀결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발표되면 일반인은 그것이 즉각 채용됨으로써 세계를 바꿀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많은 미래학자들은 그 발명이 결정적 변화를 가져 올 것이라고 주장하며 과장된 말로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그러나 현실에선 그와 같은 형태로 변화가 일어나진 않는다.
발명은 제품이 거쳐 갈 패턴과 조직이 그 발명을 이용하는 방법이 합치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것이 혁신이 뜻하는 바이며, 따라서 혁신은 조직과 기업이 그 발명을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렸다.
하지만 보급 프로세스는 전혀 다르다. 테러비전 수상기이든 비디오 녹화가(VTR)이든 간에 또는 소니의 워크맨이건 그 보급은 마케팅, 곧 소비자(기업이나 개인)로 하여금 구입을 하도록 채근하는 데에 필요한 스텝에 달려있다. 사람들은 대체로 아직 익숙하지 않은 제품에 대해선 겁을 먹는다. 초기 컴퓨터가 보여 준 예가 그것을 말한다. 제품은 ‘소비자에게 착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면 보급되지 않는다. 나아가 신제품이 무엇을 대신하는가, 또 그것이 소비지에게 가치가 있느냐 없는가라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가격과 편리함에 딸려있다.
이와 같이 발명. 혁신. 보급이라고 하는 서로 다른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을 하다보면 이것이 아주 초보적인 것으로 생각될지 모르
겠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에 관한 논의에서는 이 점에 언급하는 일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기술의 프로닥트 사이클(Product Cycle)
제품 개발 ------> 제품 생산 -------> 유통
과학의 기반 표준화 마케팅 기술
기업가 역할 임금 코스트 기간
발전 패턴과 마찬가지로 기술의 프로닥트 사이클에도 명백히 다른 단계가 있다. 첫 단계는 당연히 제품의 개발이다. 공업화시대엔 신제품은 ‘유능한 만능 수선가’talented tinker라고 할 사람들이 만들었다. 그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연후에 제품을 완성했으나 과학 원리엔 무지했다. 전구나 축음기나 영화를 발명한 19세기말 최대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Thomas Edison1847~1931)도 맥스웰이나 패러데이(Michael Faraday1791~1867)의 전자기에 관한 연구에 대해선 거의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과학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시대의 발명은 이론적인 지식의 프로그램에서 생긴다. 따라서 광학분야의 발명은 광전지(광선에 의해 엘리베이터의 문 개폐를 행한다)로부터 레이저 (원자를 진동시켜 전자파를 방사함으로써 광속(光束)을 발생케 하는 장치) 에 d 1904년 앨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빛은 펄스pulse(진동)임과 동시에 파동이다’라고 한 중요한 논문이 바탕이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트랜지스터와 마이크로 칩도 고체물리학에 대한 이해로부터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품의 개발 능력을 갖는 국가는 극히 적다는 것이다. 이 분야에서 강력한 과학적 기반과 기업가, 나아가 혁신을 가능케 할 조직을 갖는 미국과 일본이 상당히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제품이 표준화되고 제법이 알려지면 생산 거점은 그보다 더 싸게 제조하는 나라로 옮겨 간다. 물론 그와 같은 예는 ‘기술의 사다리’를 기어오르려는 나라들에서 지금까지도 보아왔었다.
그리고 유통에 대해서도 역시 패턴이 서로 다르다. 유통의 열쇠는 기업의 판매 능력, 재고와 시간 관리, 소비자에게 제품을 사도록 하는 방법이다. 과거의 예에서 보자면 정보화시대에 있어서도 당장 제품 개발과 유통 분야에서는 미국, 일본이 톱이라고 생각되나, 제품 생산이라는 분야는 언젠가는 다른 나라에게 자리를 내어 주게 될 것이다.
* 시간 관리가 열쇠이다.
물건 생산을 주로 하는 공업화사회에서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재고관리이다. 재고가 과잉하면 생산의 ‘직접’비용이나 과잉 생산된 물건의 ‘보관’비룡이 든다. 반대로 재고가 너무 적으면 수요가 생겼을 때 제품을 가져 올 시간을 기대려주지 않는 고객을 놓치거나 경합 제품을 금방 제공할 수 있는 경쟁 기업에게 고객을 빼앗기기도 한다. 재고관리는 이익을 올리기 위한 지렛대이다.
그러나 정보화시대에는 ‘시간관리’가 열쇠이다. 사람은 하루하루를 일정한 리듬으로 살고 있으며 하루는 24시간뿐이다. 세계는 태양의 움직임으로 몇 개의 시간대로 나뉘어져 있다. 종래의 생활은 대략 농경생활의 특징에 따라 정하여져서 사람들이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들었다. 그러나 인공조명의 발명으로 그와 같은 밤낮의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그리고 온 세계의 정보와 활동이 ‘리얼 타임’으로 발생한다.
‘리얼 타임’이란 마치 이전의 시간이 사실이 아니었던 것과 같은 인상을 풍기는 묘한 말이지만, 그 말이 뜻하는 바는 서울과 뉴욕 간에 전화 통화를 할 때에 그 순간순간에 상대방의 목소리를 듣는 것처럼 정보도 거의 동시성을 띠고서 전달된다는 의미이다. 그리하여 이제는 ‘버추얼 리얼티virtual realty’, 곧 ‘가상의 현실’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것은 우리가 공간의 경계를 지워버리고서 ‘시뮬레이션 장치’에 의해 3차원 공간으로 들어가 마치 실제로 거기에 존재하듯이 하늘을 나르거나 우주를 산책하고 우주 정거장이나 동굴 안으로 들어가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을 구성하는 좌표가 된 이 공간과 시간의 붕괴는 정보화 사회로 나아가는 크나큰 발걸음이다. 그런데 그것이 또한 현실적인 문제나 제품이 되어서 나타나기도 한다. 요는 미래의 새로운 기술혁신은 시간과 공간의 재구성과 그에 대한 우리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가에 따라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같으면 은행에서 돈을 찾으려면 영업시간 안에 은행에 직접 가서 인출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ATM(현금자동출입기)덕택에 수백 킬로 떨어진 곳에서도 기계만 설치되었으면 자기 계좌로부터 예금을 찾을 수 있다. 이것은 필요한 정보가 은행 본점에 기억되고 있어서 거래가 전자의 힘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것으로는 전자 통신, 곧 e-mail이다. 우편제도는 이젠 낡아서 융통성이 없다. 우편물의 수집, 이송, 배달에 사람이 필요하다. 팩스와 전하는 확실히 통신 프로세스를 스피드업 시켰다. 그러나 전화로도 상대를 붙들지 못 할 경우가 있으며 팩스도 편지나 메모를 써서 기계로 송신하는 또 하나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에 비해 컴퓨터로 송신하는 전자 메일은 매우 간단하고 직접적이다. 컴퓨터와 음성 인식과 전화를 묶은 새로운 시스템은 ‘버추얼 세크리터리’(가상의 비서) 역할을 한다. 이를테면 사무실이나 자동차 안에서 수화기를 들면 전화가 걸려 온 것이 있다고 알려 준다. 그러나 그 음성의 주인은 진짜 비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와일드 파이어’wild-fire라고 하는 것으로써 메시지를 전하는 제품이다. 그리고 누군가와 연락을 취하고 싶으면, 특히 이동 중인 경우 이 와일드 파이어가 대신 전화 접속을 해 주거나 나에게 걸어 온 통화를 기억해 두기도 하고, 와일드 파이어가 받아 둔 나의 메시지를 상대방에게 송신해 주기도 한다. 이것이 점점 발전하여 오늘은 사무실에서 자기 집안이 에어컨이 설정 온도를 조정하거나 전자레인지의 스위치를 자유자재로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정보화사회는 여러 가지 방법과 형태로 시간 관리와 인식을 바꿔 주고 있다.
최근 휴대전화의 눈부신 진화로 스마트폰(Smartphone)은 일반적으로, PDA(portable digital assistance(개인휴대용 정보단말기)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PDA를 개발하던 업체에서 이동통신 모듈을 집어넣어 전화 기능이 되는 PDA폰을 시작한 것과 같이, 이동통신 단말기를 개발하던 업체에서 PDA 기능을 휴대전화 안으로 집어 넣어 이를 스마트폰이라 불렀다. 대체로 PDA폰과 비슷하며 보통의 PDA들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기능이 되어 있거나, 휴대전화 기능에 부가 기능 탑재로 덩치는 큰 편이었다. 하지만 점차 PDA폰과 스마트폰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이 둘을 통칭하여 스마트폰으로 통칭하고 있다.
* 퍼스널컴퓨터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컴퓨터가 오늘날 기업, 정부, 대학, 학교, 생산 시스템, 출판활동 등조직적인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 일대 변혁을 일으킨 것은 놀라운 일이다. 기록관리, 스케줄관리, 정보관리 시스템, 마케팅, 판매, CAD-CAM(컴퓨터 지원의 설계. 생산)시스템은 이젠 모두 컴퓨터에 의해 지시된다. 전기통신 교환기나 항공관리관의 레이더 추적 등도 컴퓨터로 계통적인 관리를 행하고 있다.
컴퓨터가 처음으로 등장했을 때는 메인프레임 컴퓨터(Mainframe Computer)라고 이름한 하나의 거대한 좀 어색한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컴퓨터가 그 혁명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것이 인식됨으로써 컴퓨터의 이용을 둘러싸고 문제가 생겼다. 컴퓨터를 관리하는 사람들이 사회를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생각으로는 대략 ‘컴퓨터 공익사업시스템’의 창설을 목적 삼았다. 따라서 전력이 공익사업체에 의해 중앙에서 발전하여 전선이나 케이블을 통해 개인 가정에 제공되는 것처럼 대형 메인프레임 컴퓨터가 있으면 아무나 그것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몇 해 사이에 그런 생각이 시대에 뒤진 것이란 것이 판명되었다. 우선 ‘미니 컴퓨터’가 나타났다. 이것은 독립형(stand alone)인데도 대형 컴퓨터와 맞먹는 능력을 가진 것이었다. 기업이 그 미니컴을 구입하고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선 퍼스널 컴퓨터(PC)가 등장했다. 이것은 크기가 대형 타자기 정도였으며 접속된 프린터로 인쇄가 가능했다. 그리고서 오늘엔 랩톱 형 싱크 패드(Think Pad) 컴퓨터가 탄생했다. 이것은 노트북 크기이나 정보를 기억. 축적하고, 모뎀으로 통신 시스템과 접속이 가능하다.
정보화사회의 다음 단계는 PC의 보급과 그에 따른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의 확대이며, 이는 학교와 가정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미 그런 시대가 왔다. 이미 한국은 거의 모든 학교와 가정, 그리고 초중고생 대부분이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 지난날 TV가 반세기 동안 거의 모든 가정의 생활환경을 바꿔 놓았듯이 이제는 컴퓨터가 비즈니스의 고조나 활동을 바꿨으며 TV와 컴퓨터의 융합---전화회선, 케이블, 위성, 광대역 방송의 어느 것이든 간에--은 가정생활까지도 확 바꿔가고 있다. 은행과의 금전거래, 여행 예약, 쇼핑, 재가 근무 등의 전자 메일에 의한 활동, 정보 검색, WWW(world-wide-web)에 의한 전문적 섭시스템에 의한 커뮤니케이션 등은 세계적으로 동일한 관심을 갖는 사람들끼리 정보나 의견을 교환하는 하나의 버추얼 커뮤니티(virtual community)를 이루어 준다.
다음으로 왜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하면, 그것은 혁신이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이용가치 때문이라 할 것이다. 이것은 또한 도시의 성격이나 인구 밀집지역의 기구 등에 대해 엄청난 문제를 일으킨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그와 같은 모든 변화는 사회의 분산화와 새로운 공간 패턴을 창출할 압력을 낳을는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상업 . 금융과 정치행정 활동 분야가 중앙에 집중되고 있는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경제학자들이 ‘외부경제(external economy)'라고 부르는 것이 그 요인이다. 곧, 필요한 서비스나 정보를 즉시 입수할 수 있다는 유리한 외적 효과이다. 기업은 금융, 법률, 광고, 인쇄 등 서비스를 가까이 할 필요가 있다. 생산설비를 먼 곳으로 이전하는 것은 대개의 경우 넓은 공간아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사와 관리부문의 활동은 ‘외부경제’ 때문에 (즉, 기업체 밖인 것은 틀림없으나 말하자면 통로의 건너편에 있어 곧장 필요한 것을 입수할 수 있도록) 한 장소에다 집중시킨다. 그러나 네트워크나 ‘분산된 정보’의 새로운 시스템에 의해 공간적 집중성은 어느 정도는 경제적인 근거를 잃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인 요인은 잔존하고 있다.
사람은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사교’하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소위 ‘텔레비전 회의’가 부급하면, 특별히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나 의견을 교환하는 따위 ‘기능적인’ 이유로 회의를 열려고 하는 경우는 ‘대체’의 원인이 가까운 곳에 존재함을 의미한다. TV회의로 마칠 수 있다면 애써 혼잡한 대도시나 공항을 통과해 가면서 이동할 필요도 없어진다. 그런데도 아직 사람들은 사실상 회의나 기업체 내의 의논 때문에 같은 장소에 함께 모이는 것을 즐긴다.
그와 같은 것 때문에 계획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활동 스케일을 바꾸고 그 스케일--조직 규모, 관리 범위, 교류의 양--이 조직이나 사회에는 매우 중요한 관리상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