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
다음검색
|
||||||||
달콤함으로 쪼그라들고, 새콤함으로 크기를 줄여가던 앵두가 이젠 발가벗겨져 씨만 남았습니다. ‘퇘~’ 혀끝에서 맴돌던 앵두 씨를 허공으로 날려봅니다. 날아가는 앵두 씨에 연줄처럼 노랫말 하나가 매달립니다. 믿어도 되나요. 당신의 그 입술, 떨어지는 앵두는 아니겠지요. 살짝살짝 엉덩이를 치켜올리는 것만으로도 떨어지지 않던 훌라후프처럼 끊이지 않고 같은 소절을 반복합니다. 허리춤을 감싸고돌던 훌라후프는 살살 돌리는 엉덩이로 멈추지 않았고, 입가에서 맴도는 유행가 가사는 더듬는 추억으로 멈추지 않습니다. 잘 익은 앵두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입술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입술이 앵두처럼 동글동글하게 매력적이었다는 건 아닙니다. 앵두처럼 빨간 입술도 아니었고, 앵두처럼 한 입에 쏘옥 빨려 들어갈 만큼 작은 입술도 아니었습니다. 아주 평범한 입술, 대개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입술이지만 추억에 머무는 입술은 앵두만큼이나 도톰하고 매력적입니다.
입맞춤, 뽀뽀, 키스…. 두 사람이 입술을 맞댄다는 동작으로는 비슷할지 모르지만 표현이 다른 만큼 의미도 다를 겁니다. 뽀뽀는 지극히 순박하고 깨끗하다는 느낌입니다. 연상하는 이미지에 포동포동한 아가의 엉덩이, 옹알거리는 입 투정, 뒤뚱거리는 걸음마 모습이 덧씌워질 만큼 천진난만한 느낌입니다. 어렸을 때 뽀뽀 한 번 안 해 봤거나 안 당해 본 사람은 없을 겁니다. 아가가 좋아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어른들에 의해 뽀뽀를 당하는 게 보통이니 말입니다. 그러나 키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숨결을 거칠게 할 만큼 치솟는 뜨거움, 두 눈을 감아야 할 만큼 황홀한 감정, 부르르 손끝이 떨릴 만큼 주체할 수 없는 짜릿함, 얼굴을 붉게 물들일 만큼 달아오르는 느낌, 온몸이 빨려 들어갈 듯한 부드러움…. 그런 모든 것들이 함축되고 농축된 것이 키스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고, 혀와 혀가 뒤엉키는 물리적 정도로 일축할 수도 있겠지만 촉촉하고도 달콤한 행위기에 추억에 머무는 키스는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들뜨게 하고 엔도르핀을 솟구치게 합니다.
6월 들녘에서 빨갛게 익어가는 앵두를 보고 있으면 그녀의 입술이 떠오르고 키스가 그리워집니다. 오물오물, 입안을 가득 채우던 엄마의 젖꼭지도 생각나고, 도돌도돌한 느낌으로 밀려오던 그녀의 혀 놀림도 생각납니다.
님의 입술이 누군가에게는 바로 그녀의 입술일 수도 있습니다. 그녀의 입술, 그녀의 입술..... |
첫댓글 법우님들에 아름다운 입술...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