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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동서종주] 능포방파제-시래산 34.7KM
2012년 2월 24일
요물혼자 17시간 10분
능포방파제-두모고개-봉수대-옥녀봉(▲554.7)-옥녀봉삼거리-배합재-청수목장
-선자산삼거리-고자산치-통신대-계룡산(▲566)-434봉-동물농장-팔골재-백암산
(▲493.3)-개금치-거치-우두봉산불감시초소--패왕성-시래산((▲265)-14번국도
(오량초등교)
★산행지도
23일 23시 20분 고속심야우등, 요금 36,100원, 남부터미널 출발하여 거제 고현시외버스터미널에 03시 10분에 도착,
출발한 지 4시간여 만에 거제도에 닿았다. 제주도 다음으로 큰섬인데다 서울에서 거제도까지 제일 비싼 버스요금
을 지불했다. 시외버스터미널 안이 잠겨있어 베낭을 챙겨 택시를 타고 능포방파제로 가는 길은 두모고개를 지나
횟집이 줄지어 있는 남해바닷가 끝에 봉수대 가는 길 안내판이 길잡이였다.
할증료까지 25,000원을 지불하고 내리자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들어 가야 할 것 같아 택시기사님께 조금만 더 들어 가
달라고 부탁하여 들머리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기사님은 속으로 "이 여자 바다에 빠져 죽는거 아냐,"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 뒤돌아 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깜깜한 밤 중에 파도치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앗, 바다다!!
터덜터덜 뒤돌아 가는 택시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바라다 보다 봉수대 가는 길따라 올랐다. 흙길따라 오르는 밤길
산행은 그냥 걸어도 좋을 듯 바다위 밤빛 속삭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짙푸른 바다와 다도해의 섬 거제도, 난
이 커다란 섬에 한 번도 산에 오른적 없기에 설레여오는 마음은 커져만 갔다.
운동기구, 정자, 밭, 공동묘지를 지나 혜성중고교의 불빛이 비추어지는 가로등 아래서 쉬었다. 울타리따라 쳐진 동
백나무의 동백꽃이 머지 않아 피게 되리라. 두모고개 차도를 건너서..
봉수대가는 원예농원 울타리에 대고 사진기를 대고 찰칵하니 전기가 찌르르~~ , "출입금지, 감전주의"
낮에 보면 대마도가 보일 것 같은 봉수대에 올랐다. 밤에는 횃불[봉 烽]을 피워, 낮에는 연기[수 燧]를 올려 외적이
침입하거나 난리가 일어났을 때에 나라의 위급한 소식을 중앙에 전하는 해발 226M의 언덕은 옥포진의 방어를 위한 군
사적 요충지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이 곳에 서니 밤바람이 세게 불었다.
바다건너 가덕도 봉수대로 이어지는 그림을 연상하면서 걸었다.
장승포만과 지세포만따라 해안선의 불빛이 점점 사라져가고 새벽이 온다. 옥녀봉 오르는 길이 좋다.
유난히 뾰족한 산을 옥녀봉이라 지은 이름값을 하는 지는 몰라도 어려움없이 오를 수 있다. 삼각점, 정상석, 정자,
통신시설 옥녀봉을 가득히 채워져 있고 바라다 보이는 대우조선해양이 바다위에서 쿵쾅거리는 소리가 새벽 정적을
울렸다.
★옥녀봉
거제도 회원님들이 다니는 회사, 조선도시 세계 1위인 거대한 섬인 이곳이 한 눈에 들어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우리나라 대기업인 만큼 국민소득도 높고 물가도 비싼 편이다. 산을 다니면서 느낀건 중화학이 발달된 도시의 공통점이
된다.
흙이 검다. 낙엽이 쌓이고 썩어 자양분이 된 거란다.
억새가 금빛이다. 바다바람이 만들어낸 걸작이겠지.
옥녀봉 내려오는 길이 미끄럽다. 겨울내내 얼었던 산이 녹아 내리고 봄을 기다리는 거겠지.
옥녀봉을 뒤돌아 본다. 첫 선을 보이는 해가 오른다. 부챗살 무늬의 햇살이 그립다.
구름장 사이로 스며든다.
★옥녀봉 삼거리
난 거제도의 산줄기를 그리면서 거제도의 산을 알았다. 여행을 몇 번 해 본 이곳은 있어도 산을 오르겠다고 맘속에
있었던 건 얼마되지 않았었다. 재작년 회원님들이 남북종주 65키로 왕복하는 것을 보면서 한 번쯤 올라 볼 수 있겠다
란 바람을 가져 보면서 부터였던 거 같다.
그 땐 내가 산에 오를 수 없어서, 몸이 부실해서, 지켜만 보았던 그 때가 썰물에 떠밀려 왔다.
망망대해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망산을 이른 새벽 올라 북병산을 지나고 이곳 옥녀봉 삼거리를 지나 국사봉을 넘어 진
달래꽃 만발한 대금산을 오르면 꿈의 바닷가가 든든한 길동무가 될 것이고..
★청수목장
선자산아래 소를 키우는 청수목장이 있다. 동서지맥 산릉위 왼편으로 모두 목장으로 소가 노늬는 모습이 보였다.
牧場(목장)이 노래 가사에나 오르내리는 낭만의 대상만은 아니라 산을 자르고 나무를 베어 만든 상처가 좋게만 보
이지 않는다.
목장길따라 이어지는 철조망 옆으로 초지를 가로지른다. 우측 넓은 길이 있어 표지기따라 가 본다. 선자산 오
르는 마을 등산로이다. 운동기구가 있고 이정목도 있다. 이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목장 초지를 가로질러 마
루금따라 이어지는 산길과 만나게 된다. 표지기가 많이 달려 있어 선자산 오르는 길은 어렵지 않다.
★선자산 전망대
선자산 1키로 정도 못가 정자가 있고 계룡산과 백운산의 산릉이 서쪽으로 휘어지며 들어왔다. 오솔길처럼 예쁜 산길을
걷다 보면 지나온 옛이야기가 생각나게 하였고 나리봇짐 나그네의 묻은 호젓함의 그림들이 펼쳐지고 도란도란 얘깃꺼리가
된다.
편백나무와 소나무가 어울어진 계룡산 가는 길!
거제만 산달도의 둥그런 섬이 바다에 떠 있다.
올망졸망 점같은 섬들이 다도해 특유의 향을 풍긴다.
시선을 둘곳이 많아 좋다.
금빛물결 출렁이는 산길따라 산엘 오르고..
★뒤를 돌아본 선자산과 고자산치
★거제만의 풍경
계룡산의 암릉이 멋지다. 흙길만 지나온 길이 무뎌지게 조심해야 할 구간이고 포로수용소 잔해가 있는 통신대,
암릉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의상대의 옛 절터, 종합운동장과 삼성중공업가 있는 거제시의 한가운데 솟아 있는 산,
멀리 거제만의 한산도도 보인다.
★계룡산 정상
초소에 문을 두두렸더니 아저씨가 열어준다. 혼자 걸어온 내가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재잘됐던 이야기가 어데
숨었는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저씨 따끈한물좀 주시면 제커피 한잔 드릴께요?"
아무런 말이 없다. 알고보니 아저씨는 가는 귀를 먹어 작게 말하면 못알아 듣는다고.
나는 오늘 밤 이 산길을 내려가면 회원들을 만날 수 있겠다란 기대로 하루종일 걸었다.
안개바람님께 전화하니 이제서야 오늘이 아니고 내일이라고,
아뿔사 이 어찌 망가져 가는 뇌를 다스릴까!!
그러면 부지런히 걷자. 긴 밤을 보내지 말고 빨리 걷고 내려가자.
요즘 컴퓨터도 자주 열어 보지 못하며 보내는 시간이 늘고 하루가 자꾸만 빨리 간다.
나이에 따라 주행속도가 비례해지는 말도 있듯이 50대이니 50키로의 주파수로 달리고 있는 거 같다란 현실을 뿌리
칠 수가 없도다.
★골프장 건설로 허물어져 가는 마루금
금현금치에서 팔골재 구간은 골프장 건설로 한창이었다. 금현금치에서 내려온 마루금은 서쪽으로 진행하면서부터 팔골재로
이어지는 산릉아래 임도로 걸어야 편히 갈 수 있다. 고집을 세워 허물어져 가는 산길 위에 서 보았지만 많이 훼손되었고 공사
로 인해 이 사진 마루금위에 철탑따라 진행하면 옥산고개에 닿는다.
★팔골재(옥산고개)에서 뒤돌아본 마루금
큰 묘지를 지나 백암산으로 오른다. 성큼 다가온 기분이다.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봄의 발걸음을 걷는다.
찬바람이 아직 품으로 들어오지만 그리 차지가 않다. 이제 이 겨울도 2월을 보내고 나면 봄바람이 반겨주지
싶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 산에서 아무리 추워도 춥지가 않다. 날이 춥지만 산행은 추위를 막아준다.
모처럼 나온 머나 먼 산길이 가르켜준 이 외길에 새로운 나침판이 되고 싶다.
★백암산 정상
백암산 삼각점 못미쳐 삼방산 가는 길이 있다. 백암산 정상에 붙혀진 정상석 이정표는 하얀 종이로 나무에 붙혀져 있다.
빈 공터에서 바라보는 망치산이 서북으로 들어오고 그 산을 너머 북으로 가면 연육교를 지나 가조도와 옥녀봉으로 또 섬
으로 가게된다.
1키로 넘는 백암산 내리막길이 가파라지고 마음도 빨라진다. 빨리 걸었다. 개금치 내려가는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니
차 한대가 서 있다. 아직도 넘어야할 산이 많기에 건네오는 말에 대답을 했는데 괜히 했나 싶었다.
"동서지맥하세요?" 네.
뭘 알고 말하는 거 같아 성의없이 대답한게 미안스럽다.
"혼자서요?"
거치에서 우두봉까지는 편히 걸을 수 있었다. 답사한 분들의 표지기를 보면서 빠른걸음으로 걸었다.
이미 어두워진 우두봉 초소에 오르니 밤바람이 싸늘하다.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 물결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
이의 노랫말이 생각난다. 아무렇지도 않은...
억새가 출렁인다.
금빛물결 춤추는 산.
우두봉
★항공촬영한 둔덕기성 - 거제시청자료중
"둔덕기성" {일명 폐왕성;廢王城이다}이다. 거제(巨濟) 둔덕기성(屯德岐城) 현의 서쪽 37리에 있다.
이 성은 1170년 (고려 제18대 의종 24년) 9월에 상장군 정중부의 반란으로 인해 피난온 뒤 3년 동안 머물다간 성이다.
의종(毅宗)은 맏아들로 휘는 현, 자는 일승, 시호는 장효, 초명은 철이다.
둘레가 약 526미터 최고높이 4.85미터의 석축이다. 둔덕(屯德)이라는 명칭은 덕(德)은 왕을 뜻하며 둔(屯)은 머무르다 는
뜻으로 의종왕이 둔덕에 주둔하였다는 지명임을 알았지만 조선시대 단종의 슬픈 사연도 함께 생각난다.
이틀 후 회원님들의 종주에 나서 다시와 보는 소나무가 울창한 둔덕기성을 둘러 보면서 성안에 천지못 하나가 있으며 못안
에 물이 가득한 집수지를 보았다. 조선 초 고려 왕족들이 유배된 장소로도 기록되어 있는 등 이곳에서 산방산이 우뚝있다.
베낭이 갈수록 젖은 솜처럼 무거워져갔다.
무게는 줄어드는데 발걸음 무겁고 산은 산을 또 넘고
아주 작은 봉우리도 넘어야 산을 가고..
깊은 산언덕을 오르니 드디어 시래산이었다. 남해바다의 불빛이 유난히 반짝이는 밤, 검은 점들을 뿌려놓은 듯한 작은섬
들이 보였다. 바다위 봄빛 속삭임이 들리는 소리는 거제도의 작은 섬 남쪽 바다에서 오는가 보다.
봄이 겨울을 밀어 내고 있는 밤, 이마에 스치는 바람도 이제 시원하다.
양쪽으로 거제대교를 바라다 보면서 내려온다. 서서히 멀어져 가는 뒷산의 검은 산을 쳐다보니 소나무에 걸쳐진 시래산
의 그네가 생각난다.
첫댓글 요물님 안녕하셨어요 ??? 여전히 왕성하게 산행하시는 모습 정말로 반갑고 부럽습니다 항상 건강하셔서 좋아하시는 산행 많이하시길 바랍니다 .....
살아있습니까?
오랫만에 반갑습니다,
산에 다니시는지,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요즘은 사업한답시고 거의 못가고있고요.....빛도리는 여전히 산에 잘 다니고있습니다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여전히 여전사입니다. 언제 산행 한번 뵈야 하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서울쪽 산행 잡으면 열락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