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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차의 싸이렌이 요란하게 울려퍼지며 현란한 추격이 벌어지고 한 녀석이 빨간 스포츠카를 몰고 다리 난간으로 돌진, 200미터 높이에서 자동차 번지를 시도한다.
짜릿한 곡예를 선보인 후 낙하산을 펴고 유유히 사라지는 이 녀석의 이름은 젠더 케이지(빈 디즐). 인터넷으로 생방송 된 이 장면은 전 세계 네티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다.
젠더 케이지는 익스트림 게임(Extreme Game : 고공 낙하 등 위험한 상황을 무릅쓰고 즐기는 스포츠)에 몰두하는 청년으로 세계 네티즌들에게 영웅대접을 받는다. 축하 파티가 무르익을 무렵 갑자기 들이 닥친 특수부대는 그에게 신경안정제를 사용해 마취를 시켜버린다.
마취에서 깨어나보니 젠더가 있는 곳은 알 수 없는 레스토랑. 어리둥절한 젠더, 레스토랑에 갑자기 강도들이 침입하고 단숨에 상황을 정리해버린 그에게 기븐스(새뮤얼 L 잭슨)는 축하인사를 건넨다.
젠더는 바로 미국 비밀첩보국 NSA의 1차 테스트를 통과한 것이다. 모든 테스트가 끝난 후 유유히 나타난 기븐스는 NSA의 테스트를 유일하게 통과한 그에게 비밀요원이 되어줄 것을 부탁한다. 거부할 경우는 감옥행. 결국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젠더는 제안을 받아드린다. 젠더 케이지의 코드명은 그의 문신에서 딴 "트리플 X".
그에게 주어진 임무는 체코 프라하에서 3차대전을 일으키려는 구 소련군 출신 무정부주의자 요기(마턴 소커스)의 소굴에 들어가 핵무기 발사를 막는 것.
과연 케이지는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주인공 케이지가 훔쳐(?) 다리 난간으로 질주하는 빨간 스포츠카는 98년 등장한 시보레의 코베트(Corvette)의 5세대 모델이다.
1958년 처음 양산된 1세대 코베트는 3.9ℓ 150 마력의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으며 2세대 코베트인 스팅레이(1963년)는 독특한 스타일링으로 당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영화 "트리플X"에 등장하는 코베트는 V8 5.7ℓ 리터 엔진을 장착하여 5,600rpm 에서 350 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는 아메리칸 스포츠카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모델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영화속에 잠시 등장하는 많은 차들도 자동차 매니아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400 마력의 F360 모데나를 비롯하여 리틀 페라리라 불리는 F355도 영화속의 볼거리.
주인공인 케이지가 운전하는 차는 폰티악(Pontiac)의 GTO 모델이다. 지난 63년 데뷔한 GTO는 미국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고성능 스포츠카로 오는 2004년 그 동안의 공백기간을 정리하고 부활할 예정이다. 신형 GTO에는 5.7ℓ V8 엔진이 장착될 전망이다.
이 영화를 만든 롭 코엔 감독은 "드래곤 하트"와 "데이 라이트"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감독으로 "분노의 질주"에서 호흡을 맞춘 빈 디즐을 주인공으로 캐스팅 해 21세기형 첩보영화를 만들어냈다.
"트리플X"가 지난 8월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멜 깁슨의 "사인"을 제치고 2주연속 정상을 차지하자 제작사인 리벌루션 스튜디오는 2004년 개봉을 목표로 속편 제작에 들어가겠다고 밝히며 빈 디즐의 출연료(1천만 달러)를 갑절로 인상했다고 한다.
화면 가득히 펼쳐지는 절경과 화려한 익스트림 게임 묘기 외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많은 자동차들은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