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오페라콘서트 12월 6일 토요일 공연 예약해놓으니 설레이고 들뜨고 기분 좋고 행복가득입니다.
연초에 올해 나의 미션으로 화이트홀 공연 보러가기를 정해놓았으나 어느덧 11월 중반이 되었어요. 주중근무에 주말은 할일이 왜그리 많은지, 그리고 선뜻 서울 나들이 엄두도 나지 않아
성가연습 하는 것을 음악회라 생각하고 교중미사는 주님께서 함께하는 위대한 공연이라 위안 삼으며 내년에는 꼭~~ 다짐하였는데 얼마 전 시조카의 아들 결혼식 참석차 서울 가게 되었습니다.
예식 마치자마자 조용히 빠져나와 택시타고 흰물결로 쌩~~
" 작은 엄마, 어디세요?"
" 숙모 어디야?"
" 서울 거리 조금만 구경하고 갈게요, 잠깐이면 돼요!"
서울택시 기사님이 화이트홀을 모르다니 조금 섭섭했지만 물어물어 (사무실에 약도도 묻고 도로 이정표도 보면서) 꿈에 그리던 흰물결아트센터 앞에 섰습니다. 흰물결 부드럽게 치는 건물 앞에서 감격에 겨워 서성대노라니 마음씨 좋아 보이시는 경비아저씨께서 나오셨습니다. 난 살짝 건물만 구경하고 가려했는데 아저씨 따라 건물 안에 들어가니 책에서 보던 장엄한 소와 아이들 그림이 나를 압도하고 자그마한 서점과 이층 갤러리~~
빨리 오라는 재촉전화에 화가님께서 심혈을 기울려 그린 그림들을 쇼핑하듯 훑어보아 어찌나 죄송하던지.... 촌에(김해) 사는 친구들에게 보여줄 요량으로 그 와중에 셀카로 인증샷 찍고 경비아저씨게 부탁해서 전신사진도 찍고 소녀처럼 행복했습니다. 화이트홀 공연장 한번만 보여주세요! 애원했지만 공연장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고 하시더군요.ㅋㅋㅋ
김해에 돌아온 나는 스타가 되었습니다.
건물만 보고 왔노라고 햇것만 그래도 마냥 부러워합니다.
내친김에 친구와 이 언니를 늘 아껴주고 위해주는 동생을 오페라콘서트에 초대했답니다.
(참고로 제가 공연장에 표를 예매한 것은 난생처음입니다.)
동생은 토요일에 강남버스터미널에서 내려서 오라하고
친구와 나는 금요일 근무마치고 서울특별시로!
서울을 기차로 갈 건지, 버스로 갈 건지 그리고 도착해서 어디서 묵을 건지 샅샅이 알아볼 생각에 다시 한 번 행복합니다.
아줌마인 나를 소녀처럼 행복하게 해주는 가톨릭다이제스트!!!
그날을 기다리며 그날을 꿈꾸며 2014년 11월
꿈을 이루다!
목요일 저녁 성가연습 마치고 바람이 쌩쌩부는 거리를 걸어 마트에 들려 소고기와 미역 사다 최대한 맛있게 미역국 한솥 가득 끓여놓고 고등학생 아들에게“오늘은 엄마의 마흔여덟번째 생일이란다. 그리고 나에게 주는 생일선물로 화이트홀 오페라콘서트에 간다. 엄마가 없는 동안 할머니랑 미역국 데워서 밥 먹으렴”울아들 환하게 웃으며 “엄마 최고에요! 주말이니깐 할머니 제가 잘 챙길 테니 즐겁게 다녀오세요!”
입사이후 처음으로 치마와 코트를 입고 출근했다. 두근두근 설레이면서....
다정한 친구와 밤기차타고 군포로 가는 길은 벌써부터 우리 마음에 공연이 시작되고 있었다.
올봄에 뜻밖의 사고로 병상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친구의 친구도 문병하고 세종문화회관, 서울청사, 경복궁 서울구석구석을 묻고 또 물으며 지하철로 다니면서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 속에 가톨릭다이제스트 애독자들도 있을 것을 생각하니, 그리고 오늘 오후 공연장에 오실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을 하니 서울사람들이 모두 정답게 느껴져서 받아주지 않아도 환한 미소가득 보내본다.
조용하게 굽이치는 흰물결아트센터앞에서 파리의 에펠탑이라도 온 것처럼 감개부량, 광활하게 펼쳐진 오태학 화가님의 그림 앞에 서니 루르드박물관 부럽지 않고 정겨운 서점과 아기자기한 이층갤러리 그리고 오늘 공연을 보기 위해 계시는 분들에게서 순수함과 따스함이 폴폴 묻어나 누구라도 붙잡고 인사하고 싶었지만 너무 촌티 날까봐 마음으로만 인사를 보내고 공연장을 들어서니
꿈에 그리던 화이트홀, 크지도 작지도, 높지도 낮지도 않는 딱 알맞은 무대였다.
따박따박 걸어와서 시낭송처럼, 동화속이야기처럼 오늘 공연을 설명하는 청년에게서 가톨릭다이제스트의 순수함이 마구마구 묻어나고 가까운 거리에서 바로 나만을 위해 불러주고 연주해주는 것 같아 음악이 나인지 내가 음악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꽃바람 봄바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가득 담긴 화음에 아줌마가 아닌 설레이는 아가씨 마음이 되어보고 쏟아지는 별빛들과 그이가 먼저 떠난 후 내 마음을 노래할 적엔 미망인이 되어 한없이 슬퍼졌다.
고운노랫말, 깊고 넓은 고운 목소리, 아름다운 피아노선율, 웅장한 엘렉톤악기가 어우러지고 거기에 순수함과 따뜻함이 얹어진 최고의 무대였다.
윤학 대표님처럼 나도 우리 엄마에게, 어머님께 시를, 노래를 불러드려야겠다.
2014년 1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