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에 이어서 궁평항으로 달리는 길이 질퍽하다.
오후에 눈이 녹아서 젖은 길이 차라리 달리기에는 맘이 편하다. 그냥 빗길이라는 감각으로 달리면 되니까.
궁평항.
궁평낙조는 화성8경 중 4경에 해당한다.
하지만 날이 흐려서 낙조를 보기는 틀린듯 하다.
"끼룩~"
화옹방조제.
길이가 무려 10여킬로미터가 넘는 방조제다.
슬슬 날이 어두워지면서 기온이 급강하, 젖은 길이 얼기 시작. 속도를 낼 수 없으니 가도가도 끝이 안보인다.
현대차연구소에 근무하는 지인과 만나서 중화요리로 저녁식사를 한다.
화옹방조제에서 화성시내까지 오는데 완전히 어두워진데다 길까지 미끄러워서 약속시간에 늦어버렸다.
지인은 자동차개발과 연구를 담당하고 있지만 바이크라이더기도 했다. 요즘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타지않지만.. 태백에서 로드레이스에도 출전한 경력이 있는 열혈라이더였다.
하이텔 '바쿠둘'시절에 내가 단장으로 있던 레이스팀의 일원이기도 했다.
근처에서 숙소를 찾아보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다.
맘모스모텔.
짐 풀고 샤워도 마친 뒤 맥주와 씹을거리를 사 들고 왔더니.. "냉장고가 없다!"
창을 빼꼼 열어서 스며드는 찬바람에 맥주를 보관.
뜨끈한 방바닥에 등짝을 지지며 술 한잔 중.. 옆 방에서 매우 흥겨운(?) 소리가 들려온다. 나중에는 매우 편찮은 소리로 바뀌어서 살짝 건강걱정이 들더라.
이틀째 아침.
오전 10시 가까이 돼도 날이 흐리니 기온이 오르지않는다.
노면도 빙판이고.. 주행이 조심스럽다.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하얗게 피어났다.
공기중 수분이 찬 공기에 부딛쳐 바로 얼음알갱이로 바뀐 것이 상고대. 서리와 비슷하지만 더 격한 과정을 거쳐 생긴다.
폭설이 내린지 일주일째건만 여전히 새하얀 들판.
이번에 눈이 많이 내리긴 했나보다.
우음도 들어가는 길목, 공룡알화석산출지.
왼쪽은 공룡의 꿈, 오른쪽은 공룡의 한.. 이라나.
과연.. 한스런 얼굴을 하고 있다.
너른 들판 곳곳에서 공룡알화석이 산재한다.
하지만눈으로 뒤덮힌 상태라 찾아보기는 어렵다.
살풍경한 들판을 바라보자니.. 웬지 빙하기가 공룡멸종의 원인이었다는 설이 맞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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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제브라 원문보기 글쓴이: 바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