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월곡(車月谷)은 일진회(一進會) 활동을 하며 단발(短髮)을 하였기에 증산대성께 집지(執贄)를 허락받을 때 단발이었다. 증산대성께서 망건을 준비하시고 두발을 길러라 명령하시므로 월곡(月谷)이 누차 망건 착용을 청하여도 증산대성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왈 『사람이 망건을 처음 착용할 때에 아무 의미 없이 착용하면 포기하기 쉽나니 마음에 꼭 망건을 착용하여야 되겠다 하는 생각이 일어나야 다시 깎지는 아니 하니라.』 하시더니 그해 십일월(十一月)에 증산대성께서 월곡(月谷)에게 다시 단발을 아니 하겠다는 다짐을 받으시고 망건 착용함을 허락하시다.
망건 서(序)
如無有一身現 心無則事萬皇 而必無一極 有則夢一皇 而其極必達 無則順有則逆 先聖不同禽獸之道 定有一作 故予從逆
(해) 없고 있음은 일신(一身)의 마음을 나타냄이라 없으면 만황(萬皇)을 섬기되 반드시 하나의 극(極)도 없음이요, 있으면 일황(一皇)을 꿈속에서 섬길지라도 그 극(極)이 반드시 달(達)하리라. 없으면 순(順)발이요 있으면 역(逆)발이니 선성(先聖)이 금수(禽獸)의 도와 같지 아니하여 지음이 있음을 정(定)함으로 나도 역(逆)함을 쫓느니라.
시(詩)
하도의기마인동(河圖義氣馬人同) 고발일모위천하(故拔一毛爲天下)박람박식수복희(博覽博識誰伏羲) 천황공정표일운(天皇公庭表日暈)
하도(河圖)의 의기가 말이나 사람이나 한가지니 짐짖 하나의 털을 뽑아서 천하(天下)를 위함이라. 박람박식(博覽博識)이 누구가 복희라 하는고
천황공정(天皇公庭)에 해무리를 표함이라. -도훈(道訓) 1~3쪽
증산대성께서는 차월곡에게 개화(開化)의 상징인 단발(短髮)대신 상투를 틀고 망건을 착용하라 하셨고 안내성(安乃成)의 경우 친히 상투를 올려주셨다. 또한 일진회원들이 증산대성의 상투를 자르려 했을 때 이를 허락하지 않으셨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월곡(月谷)의 망건 착용은 이후 보천교의 활동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고하는 듯 하다.
하루는 차경석(車京石)에게 일러 가라사대 전(前) 날에는 네가 나의 말을 쫓았거니와 이 공사(公事)에는 내가 네 말을 쫓으리니 모든 일을 묻는대로 잘 생각(生覺)하여 대답(對答)하라 하시고 물어 가라사대 서양(西洋) 사람이 발명(發明)한 모든 문명이기(文明利器)를 그대로 두어야 옳으냐 거두어버려야 옳으냐 대(對)하여 가로대 그대로 두는 것이 인간생활(人間生活)에 이(利)로울 듯 하나이다 천사(天師) 가라사대 네 말이 옳으니 그들의 문명이기(文明利器)가 하늘로부터 내려온 것이니라 하시고 또 여러 가지를 물으신 뒤에 공사(公事)로써 결정(決定)하시니라 – 대순전경(大巡典經) 4장 123절
서양의 문명이기(文明利器) 공사를 올바르게 대답할 정도의 안목과 식견을 지닌 차월곡(車月谷)에게 개화(開化)의 일을 맡기신 것이 아니라 망건을 쓰고 다시는 단발(短髮)을 하지 말라는 다짐을 받은 것이다. 후일 월곡(月谷)의 보천교(普天敎)는 타 종교 및 사회단체에서 보이는 개화운동에는 큰 노력을 하지 않았으며 상투와 같은 구 복식을 고집하였고 오로지 증산대성(甑山大聖)의 신권(神權)에 의지하여 곧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 하였다. 이후 무진(戊辰 1928)년 신로(信路)를 변경하였어도 개화운동 대신 유교(儒敎)의 방법을 택했다.
상투와 망건을 고집하고 단발(短髮)을 하지 말라한 다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으나 세상사에 관여하지 말고 증산대성의 천지공사를 믿고 수도(修道)에 전념하라 하신 의미로 보인다. 비록 이로 인하여 보천교(普天敎)가 미신이라는 악평(惡評)을 많이 받았으나, 증산대성(甑山大聖)의 신권(神權)에만 의지하여 좋은 세상이 올 것이라 한 보천교(普天敎)의 행동은 결국 타 종교에 비하여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제하였다.
대종교(大倧敎)는 만주에서 일제에 대한 무력항쟁을 주도하였고 봉오동 전투, 청산리 대첩 등 민족혼을 깨우고 독립운동사에 영원히 기록될 성과를 내었으나 독립을 이루기에는 요원하였고 일제의 반격으로 수 많은 사람들이 무차별 살해당했다. 손병희는 실력양성 및 기미(己未 1919) 만세운동을 주도하였으나 이로 인하여 사망자만 일만(一萬)이 넘었고 독립은 이루지 못하였다.
보천교(普天敎) 신앙을 하다 탄갈자가 나오고 벽곡(辟穀)등으로 인하여 여러 사람들이 희생되었으나 대종교(大倧敎), 천도교(天道敎)에 비하면 훨씬 적은 수이다. 외부인들은 미신(迷信)이라 비판을 하여도 증산대성(甑山大聖)의 신권(神權)에 의지한 보천교(普天敎)가 일제 강점기 사람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주면서 결국은 사람을 가장 많이 보호한 종교단체였다. 그 결과로 지금 증산계열의 신도수가 대종교, 천도교 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다.
참고로 상투는 상두(上斗)에서 나온 말로 북두칠성(北斗七星)을 의미하며 머리에 상투를 튼다는 것은 머리에 북두칠성(北斗七星)을 얹었다는 의미이며 우리 민족의 고유 문화이다. 중국의 상투와 우리민족의 상투는 그 모양 자체가 틀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