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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섭 (인천대 명예교수)
오늘날 인류가 맞고 있는 코로나 19는 과거 경험한 어떤 전염병이나 온역보다 더 강력하고 전 지구적이며 더 오래 끈질기게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코로나19 원인으로 대체로 인류의 욕심과 자연 훼손 등에 기인한 기후변화와 생태계의 변이 등을 지적하고 있다.
이런 대전환에 처한 우리는 근본적이고 제도적인 변화와 적극적 대응을 요구 받고 있다. 그 변화는 자의적, 선택적이라기 보다 생존을 위한 강제적이고 필수적이다. 동시에 이런 위기와 팬데믹 상황에서 상호 협력과 공존, 공생의 노력이 강조되고 있다.
TV의 동물의 세계 이야기는 우리를 즐겁게 하며 생생한 자연의 세계로 인도한다. 거기에는 힘세고 강한 사자, 호랑이 등의 동물과 거대한 체구의 코끼리, 코뿔소, 물소, 하마 등이 있고, 상대적으로 약한 사슴, 임팔라, 미어캣 등의 동물들이 등장한다. 이들 동물들은 제 나름의 특징과 강점으로 밀림과 자연 생태계에 적응하며 생존경쟁의 현장에서 살아남아 종족을 보전해 오고 있다.
남아프리카에 사막 등지에 서식하는 미어캣이라는 포유류가 있다. 미어캣은 30여 마리가 함께 무리 지어 굴속에서 산다. 이들은 철저하게 협력하여 서로를 돕고 새끼를 공동으로 기르고 번식하여 종족을 유지해 간다. 먹이 피라미드에서 아래층에 위치한 미어캣들은 천적인 맹금류를 경계하기 위해 순번을 정해서 감시한다. 감시를 맡은 미어캣은 내리쬐는 땡볕에도 나무 꼭대기나 바위 위로 올라가 철저하게 주위를 살핀다. 적이 공격해오면 다급한 상황에선 몸으로 동굴 입구를 막아 죽기까지 동료들을 지켜내곤 한다. 가장 중요한 보초의 임무는 우두머리를 포함해서 그 어떤 미어캣도 거부 하지 않고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무리 중 한 암컷이 새끼를 낳으면 임신하지 않은 다른 암컷들도 젖을 만들어내서 함께 젖을 먹이며 새끼를 키운다는 것이다. 이러한 협동과 공동체 정신으로 나약해 보이는 미어캣이 생명과 종족을 유지 번창해 갈 수 있다.
강한 동물인 사자도 여러 동료들의 협동과 공동전략 없이는 코끼리, 물소, 하마나 기린 등 거대 동물을 사냥할 수 없고, 영양이나 누우 등 더 약한 동물도 동료의 협력 없이는 사냥에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늑대, 하이에나, 들개 등도 철저한 협력을 통해 더 빠른 먹이를 성공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더 미약한 개미, 꿀벌 등 다양한 벌레들까지 서로 돕고 인근 개체와 공생과 상생을 통해 먹이를 얻고 종족을 유지. 확산해 가고 있다.
이미 1964년 해밀턴( W.D. Hamilton,1936~2000)은 여왕과 일벌의 관계에서 단독으로 하는 것보다 협력하는 편이 더 큰 이익을 얻을 때 협력은 진화한다는 해밀턴 법칙을 제시하여 생물과 사회에서 협력의 진화에 대한 중요한 원리를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생물들의 상호 협력과 공생의 관계는 자연에서의 유지, 보존, 성장을 위한 중요한 원리이며 개체들이 체득해 오고 있는 행동 원리이다.
위에 본 바와 같이 상대적으로 약한 동물들의 협력과 상생의 원리가 지금 코로나19를 맞는 우리와 전 인류에게 필요한 것이다. 인간이 지구를 정복한 결정적인 원인으로 '협업'을 강조한다. 인간은 여럿이서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종이며, 경험과 지식을 협력하고 축적, 기록하여 후대에 전달하는 체계를 통해 인류는 다른 동물보다 잘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다.
코로나19와 이후의 세계는 새로운 현상(뉴 노멀, new normal)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는 다음의 인식 전환과 미래를 위한 행동의 변환을 지향해야 할 것이다.
첫째, 인류 역사에서 확인된 공생과 상생의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물론 경쟁은 현재적 현상으로 불가피한 것이나 공생과 상생을 우선적으로 선행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머지않아 다양한 위기와 환경적 위험에 불가피하게 노출될 것이다.
둘째, 국제적 협력과 연대를 확장해야 한다. 코로나19는 한 국가만의 대응으로 처리될 수 없고, 국제적 연대와 협력 및 정보교환과 상호지원으로 가능하다.
셋째, 국내외적 경제적 상생 정책의 확장이 필요하다. 지금 여러 나라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재난지원, 빈민구제, 저소득층 지원 등의 제도는 필요하고 적절하다. 동시에 제4차 산업혁명으로 지칭되는 현상 속에 실업, 저소득층, 난민 등 양극화의 구조적 요인들에 대한 정책적 대안의 모색과 실천이 요청된다. 한 예로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사업의 확장과 물류 서비스 확대란 빛과 동시에 근무조건의 열악과 과로사 등의 어둠을 해소하는 대안의 정비, 로봇과 드론의 확장으로 인한 효율의 빛과 동시에 실업이란 과제를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 등의 고려가 필요하다. 로봇세 등에 대한 이해 관계 층과 정책 당국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중소기업과 대기업간의 불공정 거래의 해소, 플랫폼 기업(기관)과 참가자들간의 왜곡된 정보와 의사결정 시스템의 개선, 언론과 독자간의 비정상적인 소통과 거래 행태 등의 개선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대기업과 협력기업 간 공동 노력으로 발생한 이익을 사전에 양자 간 약정한 바에 따라 공유하는 이익공유제 그리고 한 기업 안에서의 주주와 종업원의 이익의 분배의 공정성 등에 대한 논의와 개선이 요청된다. 코로나 19는 우리 사회에 비대면화, 탈집중화, 탈권위주의화를 확장시키며 동시에 환경과 생태주의, 공존과 상생의 가치를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 있다.
성경에도 연합하고 힘을 합하는 것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보라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133:1, How good and pleasant it is when brothers live together in unity!)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 4:12,Though one may be overpowered, two can defend themselves. A cord of three strands is not quickly brok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