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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브랜드숍 등장과 온라인시장 확대, 홈쇼핑의 성장세 등으로 그동안 화장품 트렌드를 선도했던 화장품 브랜드가 유통이 주도하는 트렌드에 뒤처지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과거 국내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했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기업들이 오히려 홈쇼핑 등이 선보인 중소기업 제품들의 트렌드를 따라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화장품산업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70년대 화장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변화시키기 위해 나섰던 화장품 대표기업들은 다양한 캠페인 전개로 여성의 화장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이후 매 시즌 마다 차별화된 성분, 패키지, 아이디어 등을 선보이며 국내 화장품 트렌드를 선도하며 화장품산업 발전에 이바지해 왔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가 선보인 레티놀 성분 화장품은 특화 성분 붐을 일으켰고, 화장품 성분 마케팅 영역을 개척했으며 마몽드의 토털솔루션은 멀티화장품 시장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가 출시한 선밤은 국내 자외선차단제 시장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특화된 자외선차단제 시장을 형성하는데 일조했다.
이외에도 나드리화장품 이노센스의 투웨이케이크 열풍, 한불화장품의 팩트 시장 돌풍, 코리아나화장품 엔시아의 컬러 마케팅, 소망화장품의 꽃을든 남자의 남성화장품 주도 등 그동안 제조 기반을 둔 브랜드사의 다양한 제품들이 국내 화장품시장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 국내 화장품 트렌드의 주도권은 화장품 브랜드숍, 온라인쇼핑몰, 홈쇼핑 등 유통으로 전환되며 새로운 시대를 예고해 왔다.
홈쇼핑에서 처음 출시된 메이크업 아티스트 화장품, 스타 이름을 내건 화장품들이 전 유통으로 확대되며 재고 처리용 유통 채널로 인식되던 홈쇼핑을 일약 스타 제품 양성 유통으로 탈바꿈시켰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거품 타입 염모제, 진동 파운데이션 역시 홈쇼핑을 통해 유행한 제품들로 매 시즌 홈쇼핑 인기 제품은 전 유통의 화장품 트렌드에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쇼핑몰 역시 비비크림 열풍의 원산지로 오늘날 대한민국 대표 화장품으로 자리매김한 비비크림 열풍을 이끌었으며, 당시 온라인쇼핑몰을 중심으로 비비크림을 론칭했던 한스킨, 스킨79 등을 일약 스타기업으로 만든데 이어 중소 화장품 OEM사들을 성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2002년 첫 탄생을 알린 화장품 브랜드숍 역시 화장품의 제조와 판매 분리, 화장품 ODM 확대 등 국내 화장품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으며, 최근 해외 공략이 확대되면서 막걸리, 달팽이, 뱀독 등 차별화된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형마트마다 이른바 ‘저렴이 화장품’의 대표 명사로 ‘반값 화장품’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으며, 병의원들의 화장품시장 진출에 따른 병의원 화장품 열풍, 대형유통사들의 독점 수입 및 병행수입 전개에 따른 수입화장품 붕괴 현상 등 유통 주도의 산업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유통이 제품 트렌드뿐 아니라 화장품 유통 환경 변화, OEM 환경 등 전 분야에 걸쳐 국내 화장품 산업 트렌드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화장품 트렌드 주도권은 이미 2000대 초반부터 유통에게 넘어갔다”면서 “아모레퍼시픽의 마몽드 토털솔루션과 LG생활건강 이자녹스의 선밤 이후 업계를 이끌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제품, 비비크림, 진동 파운데이션 등이 모두 유통과 연계된 중소기업 제품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선두기업들이 홈쇼핑에서 인기를 얻은 진동 파운데이션 등을 바로 따라 출시한 부분이나 그동안 할인 행사를 하지 않았던 아리따움과 뷰티플렉스 등이 할인 경쟁에 뛰어든 것 역시 화장품 트렌드 주도권이 유통에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인위적인 트렌드가 자연스럽게 변화된 것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세계 시장과 경쟁하는 국내 화장품 업계에는 연구개발 투자와 노력이 줄고 있다는 것으로도 이해될 수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유통이 화장품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업계 1, 2위 기업들이 중소기업들의 텃밭인 유통과 화장품 유형에 진출하면서 중소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기업들이 국내시장 보다는 해외시장에서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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