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윤희> 97년 외환위기로 부도를 맞고 99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속옷업 체 쌍방울. 벼랑끝에 섰던 이 회사는 지난해 20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면서 재기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이는 법정관리 인가를 받았던 전년의 영업이익 12 억원에 비해 무려 17배에 달하는 성과다.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트라이'가 능률협회에서 선정하는 브랜드파워 남 성내의 부문에서 1위로 뽑혀 다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있다.
쌍방울( www.sbw.co.kr)이 이처럼 빠르게 회생 궤도에 접어들수 있었던 배경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함께 지식경영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있었 다.
취임하자마자 조직슬림화란 '채찍'을 들고 구조조정에 나섰던 백갑종 사 장이 바닥으로 떨어진 직원들의 사기와 활력을 높이기위해 '당근'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지식경영 이었다.
쌍방울은 지난해 11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업정보시스템 연구실과 5개 월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본사, 공장, 영업망을 총괄하는 전사적 지식관 리시스템을 개발하면서 지식경영을 선포했다.
백갑종 사장은 "직원들이 현장에서 터득한 노하우를 다른 동료 등과 공 유하도록 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지식경영이야말로 침체된 조직분위기를 혁신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 법이라고 생각했다"며 "사내지식의 축적과 공유는 개인의 역량향상으로 이어졌고 이것이 브랜드 파워의 신장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지식경영을 선포하기에 앞서 백갑종 사장은 6개월간'매경-KAIST 최고지 식경영자(CKO)과정'을 이수했고 임원 30명에게도 CKO 단기과정을 마치도 록 하는 등 열성을 보였다.
지식경영 도입후 직원들에게는 계량화 할 수는 없지만 작은 변화들이 감 지되고 있다.
자발적으로 소규모 스터디 그룹이 결성하면서 아이디어의 개진과 제안이 활성화 되었고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기획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좋은 소 식을 물어다 주고 있다.
크리스마스와 신정 무렵 기획한 카드팬티가 좋은 사례이다.
카드팬티는 한 직원이 낸 아이디어에서 기획됐고 생산했던 2만장이 모두 팔리는 빅 히트를 기록했다.
선물용으로 그리 각광받지 못하던 팬티를 카드와 연계 시켜 받는사람이 한번쯤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깜찍한 선물로 바꿔놓은 셈이다.
카드팬티에 이은 2탄으로 초콜렛팬티도 내놓았다.
좋아하는 남성에게 사 랑을 고백하는 날인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기획된 이 제품은 초콜렛색상 에 초콜렛 향을 첨가한 남성팬티로 카드팬티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환자를 위해 일명 찍찍이라는 매직테잎을 붙여 만 든 '쾌유팬티'도 직원들 아이디어의 산물이다.
쌍방울의 지식네트워크 구축은 각분야의 조직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전 문지식과 정보를 신제품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