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1. 10. 5. 12:14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연내 남북대화 성사 기대한다"
막연한 추측, 막연한 정책이 남북관계 파국으로 이끌었다.
연내 남북대화 성사 기대한다.
이재정 전 장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10월 4일 (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정관용> 오늘이 10월 4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10.4남북공동선언 발표한 지 4주년 되는
날이지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잊고 계십니다. 당시 통일부 장관이셨던 이재정 전 장관, 전화에 모십니다. 안녕하세요?
▷이재정>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많은 분들이 잊고 있습니다. 맞지요?
▷이재정> 예, 잊고 있는 이유가 뭐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6.15와 10.4선언 자체를 정말 폐기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사람들 기억에서 사
라진 셈이지요.10.4 선언 기념을 위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정관용> 예, 뭐 10.4선언을 기리기 위한 무슨 행사 같은 것 혹시 없으신가요?
▷이재정> 예, 오늘 제가 행사장에 와 있습니다.
▶정관용> 어떤 행사지요?
▷이재정> 오늘 기념식을 했고요, 그리고 오늘 아침부터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있어가지고요, 미국에서는 리온 시걸 박사가 오시고, 중국에
서 양시위 교수님도 오시고, 여러 분들이 오셔서 한국에 계신, 그 당시 참여했던 백종천 실장님이나 이런 분들과 함께 10.4선언
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고,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학술적으로논의하는 모임도 있고요, 그리고 오늘 저녁 7시부터
는 여기 인천에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그걸 기념하는 기념공연과 축하행사도 이어집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재정> 그런데 참 가슴이 아픕니다. 4년이 되는데...
▶정관용> 그러게 말이지요.
▷이재정> 지금 뭐 한발자국도 나서지 못하고 여기 있으니 정말 참 오히려 죄를 짓는 그런 느낌도 들고요.
▶정관용> 그런데 6.15선언은 뭐 이제 최초의 남북 정상 선언이라고 하는 의미도 있습니다만, 조금 원칙적이고 추상적이었다면, 10.4선
언에서는 예컨대 서해 평화협력 특별지대, 공동어로수역, 백두산 관광 이런 등등 상당히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이 특징이라
면 특징이지 않을까요?
▷이재정> 그렇지요. 6.15남북공동선언이 우리가 평화통일을 한반도에서 이루어 가야할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하면은요,
10.4정상선언은 그 이정표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닦아나가기 시작한 거지요.
그래서 이제 그 길에 속해있는 것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합의가 역시 저는 종전선언과 평화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관련국 3국 또
는 4국의 정상들을 한반도에 불러서 같이 회의를 하고 하는데, 이것을 정말 남북이 같이 협력해서 이뤄내자, 이 합의는 정말 중요
한 합의였거든요.
▶정관용> 맞아요.
▷이재정> 그리고 무엇보다 10.4정상선언 3항에 보면 어떻든 남북 간의 일체의 전쟁이나 이런 것들을 다 막고, 어쨌든 군사적 긴장관계나
충돌을 막아나가고 그것을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 는 합의가 있었는데.
▶정관용> 불가침이지요.
▷이재정> 그런데 뭐 지금 연평도 포격사건도 일어나고, 5.24조치에 의해서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되고 있고 이런 상황을 보니까 저는
뭐 정말 너무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정관용> 말씀하신 것처럼 10.4선언에 그렇게 구체적인 방법, 또 길들이 나와있었습니다만, 구체적인 추가조치는 하나도 이루어지지 못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이재정> 그렇습니다.10.4 선언 이후 추가조치가 없는 이유는 현정부 강경책 때문.
▶정관용> 그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세요?
▷이재정>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천안함 사건 이후에 정부가 강경정책을 택하면서 5.24조치를 통해가지고 남북관계를 일체를 중단시키지
않았습니까? 뭐 민간교류협력도 중단시키고 인도적 지원도 거의 다 중단된 상태였었고, 심지어 뭐 지금은 대북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을 한다고 정부는 발표해놓고, 그것도 하나 진행이 안 되고 있는 그런상황이니까요.
이 원인으로 이야기하자면, 저는 아무튼 이명박 정부가 처음부터 비핵개방 3000이라고 하는 비현실적인 정책을 내걸고 아무튼
북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북이 어떻든 뭐 원칙적으로,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일체 대화를 안 하겠다, 이 정책을 써왔
는데, 실제로 이걸 다 막고 보니까 북이 어려운 게 하나도 없단 말씀이에요.
왜냐하면 뒤에 중국이 있고. 중국이 모든 걸 다 뒷받침을 해주고, 더 나아가서 그것 뿐만 아니고 실제로 보시면 아시지만 우리하고
의 무역량이 그동안 상당량이 있었는데, 우리가 중단하고 나니까 이 모든 걸 중국하고 무역을 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경수로 개발
을 위한 계획을 진행시키겠다고 하고 여기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기 위해서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는 원심 분리기 시설을 대폭
강화를 하고, 지금 이것이 미국의 제재와 압박, 그리고 우리 정부가 단절시킨 결과가 이렇게 악화시켜온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
합니다. 막연한 추측, 막연한 정책이 남북관계 파국으로 이끌었다.
▶정관용>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이라는 것을 지금 비판하셨습니다만, 또 한편에서 보면 천안함이 터졌어요. 그리고 또 금강산관
광 같은 경우는 피격 사건이 있었어요. 그렇다면 정부로서도 좀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있었던 것아닐까요?
▷이재정> 그러니까 옛날 같았으면 그런 문제들이 다 서로 만나서 협의를 하고 이걸 해결할 수가 있었는데, 지금도 결국 천안함 사태도 우
리 정부에서 요구하는 것은 다른게 아니잖아요? 사과해라, 그런 이야기인데, 그게 실제로 사과로 끝날 일입니까?
그 엄청난 사건을 사과로 끝낼 일이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그거야말로 만나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고, 동시에 그것을 막아나가
면서 결국 모든 것을 다 잃었으니까 이렇게 놓고 보면 역시 정책적 문제가 크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역시 이명박 정부가 생각하는 것은 역시 북한의 붕괴 또는 김정일 정권의 불안함, 이런 걸 내
다보고 한 것이 아닌가.
그런 막연한 추측과 막연한 정책이 결국 오늘날 이렇게 남북관계를 파탄에 몰아넣고 평화도 깨지고, 경제도 어려워지고, 이렇게
된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제가 여쭤본 것은 그런 비판적 시각에다가 북한도 일부 책임이 있는것 아니냐, 이런 시각은 어떻게 보세요?
▷이재정> 이제 이 문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천안 함 문제만 하더라도 그 진실이 뭐냐는 것이 지금 일부 국민들 속에서는 틀림없이 북한
의 소행이다, 그런 사람도 있고, 그게 그렇게 믿어지지 않는다는 그런 사람도 있고 그러니까. 이게 진실, 역사의 진실이라는 것
은 언젠가는 밝혀지겠지요. 다만 지금 전제대로, 정부가 전제하는 바대로 만약 천안함 사태를 북한이 했다고 하면 북이 물론 책
임이 있는 거겠지요.
그러나 이 문제만 하더라도 유엔 안보리에서도 결국 그렇게 합의를 하지 못했고,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천
안 함 때문에 결국 서해에서 몽땅 이렇게 물 속에 잠겨버린 것은 천안함만 잠긴 것이 아니라 우리외교도 잠겨버렸고, 동시에 우리
남북관계도 다 파탄이 난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정관용> 남북관계 전체가 잠겨버렸다?
▷이재정> 예, 이 문제를 어떻게든지 해결하려는 노력이 진지하게 있었어야 옳지 않았느냐, 이런 생각이지요. 연내 남북대화 성사 기대한
다.
▶정관용> 최근에 그런데 조금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뭐 신임 통일부장관 류우익 장관이 들어섰고, 홍준표 대표도 개성공단 갔다왔고.
뭐 조금 변화할 것 같으세요, 어떠세요?
▷이재정> 저는 북이 그동안 일관되게 주장해온 것이 남북대화를 해야 된다, 그런 이야기였었고요. 6자회담 해야 된다는 이야기였었고, 북
미관계도 지금 서서히 이야기가 발전되어 나가고 있지 않습니까?
더군다나 미국의, 미국에서도 역시 그런 조짐이 이제 보이기 시작했고, 우리 정부로서도 이런 상황에서 결국 변화하지않으면 안
되는, 그리고 이걸 완전히 실패로 그냥 끝나버릴 수 없는, 그런 이명박 정부의 자존심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시기적으로 본
다면 적절한 시기, 연내에 어떤 남북대화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정관용> 조심스런 기대를 해볼 수도 있겠다?
▷이재정> 예, 그렇게 내다봅니다.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재정 전 장관 기대하시는 것처럼 어떤 변화가 가시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재정> 예, 고맙습니다.
▶정관용> 10.4선언 당시에 통일부장관이셨지요,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연결해서 10.4선언 4주년 의미를 좀 들어봤습니다.
잠시 뉴스 들으시겠고요., 35분, 3부에 다시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