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심곡(회심곡) - 서산대사 휴정(休靜)
서산대사 휴정
서산대사 휴정(休靜) 지었다는 불교 노래(佛歌)로 회심곡(回心曲)은
불교 포교의 한 방편으로 일반 대중이 잘 아는 가락에
교리(敎理)를 사설로 붙인 음악이다.
회심곡은 평염불(平念佛) 중 덕담부분을 뺀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을 따로 떼어 만든 곡이다.
이는 ‘내세(來世)의 인과응보(因果應報)와 충성(忠誠),
효도(孝道)’를 강조하고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의의와 평가
내용은 말세적인 풍속에 물들어 충효신행(忠孝信行)을 다 버리고,
애욕망(愛慾網)에 걸려 골육상쟁으로 멸망하지 말고,
자기의 봉심(封心)을 바로 가져 일념으로 염불하며,
수행득도(修行得道)하여 극락연화대에 올라 태평곡을 부르자는 것이다.
이 작품에는 유교사상이 자연스럽게 불교사상과 융화되어 있으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는 동안에 흉흉해진
신도들의 신앙심을 정화시키는 데에 큰 감화력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읊어졌다. 오늘날에도 불가에서는 화청(和請)으로
널리 애창되는 불곡(佛曲)이다.
【회심곡 가사】
천지이의天地二儀 나뉜 뒤에 삼라만상森羅萬象 일어나니
유정무정有情無情 생긴 얼굴 천진면목天眞面目 절묘絶妙하다.
범부凡夫고쳐 성인聖人되면
요순우탕문무주공삼강오상팔조목을
태평세太平世에 장엄莊嚴하니 금수상에 첨화로다.
동서남북東西南北 간데마다 형제같이 화합하니
천하태평 가감 없어 안양국安養國 같으러니
어와 황공惶恐하다 우리 민심 황공하다.
태고천지太古天地 내려오고 요순일월堯舜日月 밝았으되
야속할 사 말세풍속末世風俗 충효신행忠孝信行 다 버리고
애욕망愛慾網에 깊이 들어 형제투쟁兄弟鬪爭 마다하니
가련하다 백발부모白髮父母 의뢰依賴할 데 전혀 없어
문밖에 바장이며 흘리나니 눈물이다.
골육상잔骨肉相殘 저리 하니 촌외인寸外人을 의논할까.
인심이 대변大變하니 천신天神이 발로發怒하여
대호악귀大虎惡鬼 몰아내여 비명악사非命惡死 수 없으며
한재풍상旱災風霜 자주 들어 천문만호千門萬戶 기근飢饉하니
김가박가 사람마다 부모처자 분리하여
농상천변隴上川邊 남의 땅에 여기저기 기사饑死하니
참혹慘酷하다 죽음이여 다만 조객弔客은 까마귀라
불순인도 살피시오 우천재앙雨天災殃 저러하니
천고청비天鼓聽卑 자주 깨쳐 자기촌심寸心 바로 지녀
일번으로 염불하고 일번으로 충효하소.
구천九天이 감응하면 요순태평 아니볼까.
불법佛法 어디 일정하며 요순堯舜 어디 쓰이실까.
염불念佛하면 불법이요 충효忠孝하면 요순이니
충효가져 입신立身하고 염불가져 안양安養가세.
아미타불阿彌陀佛 태자시에 염불법문 곧이 듣고
발원發願하여 이르시되 내 먼저 연불하여
안양국에 간 뒤에 귀천남녀貴賤男女 노소老少없이
나의 명호冥護 외우면 악취惡趣 중에 아니 가고
극락極樂으로 바로 갈 줄 사십팔원四十八願 세웠으니
세망世網 걸린 사람 불국佛國으로 인도하니
비감심悲感心을 이르러서 즐겨하여 염불하소.
금시태평今時太平 후시안양後時安養 만고복덕萬古福德 구할진데
금구소설金口所說 무상법無常法을 지성至誠으로 봉지奉持하소,
석가여래釋迦如來 출가시出家時에 유리전상琉璃殿上 칠보궁七寶宮에
황개청개黃蓋靑蓋 바치시고 삼천궁녀三天宮女 시위侍衛하니
천상인간天上人間 아무데도 저런 복덕福德 없으니
헌신같이 버리시고 만첩청산萬疊靑山 혼자 들어
육년고행六年苦行 염불하여 극락으로 돌아가니
세간영화世間榮華 떳떳하고 불법진락佛法眞樂 없을진데
만승왕위萬乘王位 버리시고 설산고행雪山苦行 저리할까,
출격진인出格眞人 도일진대 염불일성念佛一聲 최귀最貴하니
설산대사雪山大師 행사보아 출농학出籠鶴이 어서 되소.
세간탐심 못 버리면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지고
물외사物外事를 좇아오면 안양세계 간다하니
자주자주 염불하여 불국으로 어서 가세
부모효심 끝이 없고 염불 한 번 아니하며
무상복덕 바라보며 장수長壽코자 기다리니
동동하면 다 굿인가 앉은 방이 어디 갈꼬.
신심信心없이 되어나며 공덕功德없이 얻을진대
신광선사神光禪師 팔 베이며 선재동자善財童子 불에 들어
염불비방念佛誹謗 죄를 보소 우마사신牛馬蛇身 저 아닌가
선행善行닦은 덕을 보소 국왕대신 저 아닌가.
팔만대장八萬大藏 이른 말과 백천논소百千論疏 새긴 말씀
금한 것이 탐욕이오 권한 것이 염불이니
이리 귀한 사람인제 저리 좋은 진묘법眞妙法을
못 듣고는 마려니와 듣고 참아 아니할까.
정토문淨土門을 구경하니 신심으로 염불하면
극락도사 아미타불 금년으로 데려가면
칠보연대七寶蓮臺 옥호광玉毫光에 무상쾌락 받을 때에
만세만세 지나가되 반일半日같다 이르시니
인간고초人間苦楚 서러우니 저 진락眞樂에 어서 가세.
몽중夢中같은 사람살이 초로인생草露人生 굳이 여겨
천세밖에 살으려고 무한탐심 이뤘으니
진심악상嗔心惡想 높이 올라 대면하기 놀랍더니
나의 용심用心 모르거든 남을 보아 깨치소서.
무상살귀無常殺鬼 날아들어 사대환신四大幻身 꺾어낼제
힘을 가져 당적當適하며 재물 가져 인정할까.
만당처자滿堂妻子 어디 쓰며 우양전지牛羊田地 다 드릴까.
도산검수刀山劍樹 제 지옥에 만반고통萬般苦痛 받을 때에
지장보살地藏菩薩 대원大願인들 저를 어찌 구제救濟할꼬
불 속에 죽는 나비 제 들거든 어찌 할꼬
즐겨 죽는 주색酒色에는 귀천 없이 다 즐기고
진락받을 염불에는 승속남녀僧俗男女 다 피하니
말세되니 그러한가 지혜 인이 아주 적어
역대왕후歷代王侯 고금호걸古今豪傑 부귀공명富貴功名 처자애를
왕법으로 베 말려도 어느 정도 마르기 어렵거늘
염불 듣고 뛰어나니 즉금성인卽今聖人 이 아닌가.
아무 첨지僉知 염불하면 사람마다 칭찬하고
아무 사과 검다하면 노소 없이 아니라 하니
천당天堂가며 지옥地獄갈 줄 살았을 제 알리로다.
기한인飢寒人에 의식衣食주고 빈병인貧病人을 구제救濟하며
아당시비阿黨是非 하지 말고 금수禽獸보아 미워말면
요순민堯舜民이 이 아니며 보현만행普賢萬行 또 있는가,
부모 앞에 나아들며 합장合掌하고 아뢰대
인간백발 앞이 없어 서산낙일西山落日 민망憫惘하니
십이시중 주야 없이 미타성호彌陀聖號 외우소서.
간청懇請하는 그 효자와 신청信聽하는 저 부모는
비록 말세 나왔으나 관음후신觀音後身 아니신가.
금생여신今生如身 얻은 사람 전생 죄로 나왔으니
음해사심陰害邪心 다 버리고 자비선심慈悲善心 염불하면
마야부인摩耶夫人 부러워하니 팔세용녀八歲龍女 이 아닌가.
빈사왕頻娑王과 위부인을 유리태자 아사왕阿闍王이
죽이고자 가두었거늘 위부인이 슬피 울고
불전佛殿에 간도懇禱한데 석가여래 알으시고
영산靈山으로 데려다가 극락으로 보내시고
청제부인靑提夫人 살생殺生하고 무간옥無間獄에 갇혔거늘
출가효자 목련존자木蓮尊者 염불하여 건져내고
손경덕孫敬德이 목 베일제 염불하고 죽었다니
오직 염불 어서 하고 일체 원수 믿지 마소.
광대영통廣大靈通 무량수불無量壽佛 자기 위해 명백하여
석가여래 아니나고 보리달마菩提達磨 못 오신 때
아버지 어머니 소소昭昭하고 춥고덥다 역력歷歷한대
애욕심愛慾心이 밤이 되어 의내주衣內珠를 아주 몰라
업은 아기 못 얻으며 가진 점심 배곯으니
반야혜검般若慧劍 빼어내서 무명황초無明荒草 베이시고
아미타불 외우다가 자기 미타彌陀 친히 보면
일보一步도 옮기지 않아 극락국에 이르나니
부는 바람 요풍堯風 밝은 광명 순일舜日이라.
연화대蓮花臺에 올라앉아 조주청차趙州淸茶 부어 먹고
백우거白牛車에 멍에 씌워 녹양천변綠楊川邊 방초안芳草岸에
등등임운騰騰任運 임운등등 자재自在히 놀면서
태평곡太平曲을 부르리라 나무 아미타불
날라리 리리라 나무 아미타불.
출처 :지리산 천년 3암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