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下獨酌
李白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꽃 사이에서 한 병 술을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홀로 마시나 서로 친한 이 없어
舉杯邀明月(거배요명월), 잔 들어 달을 맞아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그림자를 대하니 세 사람이 되었다
月既不解飲(월기불해음), 달은 마실 줄을 알지 못하고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그림자는 다만 내 몸을 따를 뿐.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잠시 달과 그림자를 짝하여
行樂須及春(행락수급춘)。 즐기는 것은 모름지기 봄에 이르고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이 배회하고
我舞影零亂(아무영령란)。 내가 춤추면 그림자가 어지럽구나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깨어 있을 땐 함께 기쁨을 나누고
醉後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한 후에는 각기 흩어져
永結無情遊(영결무정유), 감정에 얽매이지 않는 노닒을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저 멀리 은하수에서 만남을 기약하노라
꽃 사이에서 술을 마신다. 서로 친한 이가 없다. 나를 알아주는 이가 없으니 혼자 마실 수 밖에. 이백만 그러한 것이 아니다. 인간이란 누구나 혼자일 수 밖에 없는 것. 자기 자신을 온전히 알아주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달이 오니 맞이하고 나의 그림자를 마주 대하니 세 사람이 된다. 三人이라 한 것은 달과 그림자를 나와 같은 인격체로 본 것. 춤추며 노래하는데 이는 깨어 있을 때에 한 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취한 후에는 각자가 흩어져버린다. 취한 후에 흩어지게 되는 것은 어째서 그러한가? 시인이 취하지를 않는다는 뜻. 취할 수가 없다는 것. 영원한 약속을 맺고 저 먼 은하수에서의 만남을 기약할 수 밖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같은 이야기. 결국 혼자라는 것. 이백이 취했을 때에는 혼자였다는 것이다. 깨었을 때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오히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