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체 후 묵상할 때가 제 삶에서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입니다. 성체를 영할 때마다 이기심과 탐욕을 극복해 주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을 가꿔나가는 일에 제대로 쓰일 수 있길 기도드립니다.”
미사를 마치고 환한 미소를 띠며 성당을 나서는 김성환(대건 안드레아·49·서울대교구 노원본당) 서울 노원구청장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에게 미사는 바쁜 구정활동 가운데서도 한 주를 살아가는 힘과 신선한 아이디어를 충전할 수 있는 저수지에 다름 아니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아파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소중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본당뿐 아니라 노원지구에서 김 구청장은 사회교리 실천의 선구자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 구청장으로 취임한 그가 가장 먼저 나선 일이 구청 내에 생명존중팀을 만들어 생명지킴이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취임할 당시만 해도 이틀에 1명꼴로 자살자가 발생해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몇 손가락에 꼽히던 자살률을 21위까지 낮추는 성과를 거둬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모범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생명을 지키기 위한 그의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망 순위 3위가 ‘심정지’ 사망사고라는 점을 고려해 전국 최초로 구청에 ‘심폐소생술 전용교육장’을 마련해 하루 3번 1일 평균 100명씩 심폐소생술 교육을 한 후 생존율을 2배 가까이 올리기도 했다.
본당에서 오랫동안 청소년분과장, 기획분과장 등으로 활동하며 쌓은 사회교리에 대한 이해는 구정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마을 주민 모두가 선생님으로 나서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인 ‘마을이 학교다’ 사업을 펼쳐 국가적인 사업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모든 이들이 주님이 주신 탈렌트를 맘껏 발휘하도록 길을 마련하고 문을 여는 일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서 그 길을 찾고 있습니다.”
김 구청장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교육장인 에코센터를 건립해 환경 체험교육을 진행하기도 하고, 지역난방 요금체계를 개편하는 등 녹색도시 조성 사업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가난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지역 내 저소득 학생들을 챙기는 일에도 적잖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내 학원연합회와 손잡고 저소득 학생 ‘무료 학원 수강 협약’을 맺어 취약계층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교회의 가르침에 깨어있다면 가난한 이들의 아픔을 보고 가만히 있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한 일에 교회가 앞장서는 모습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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