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07)
2007-07-24 13:55:39
150차 기념 산행기(오크밸리)
1. 일시 : 2007. 7. 21(토)~ 7.22(일)
2. 곳 : 원주 오크밸리
3. 참석 : 김뱅욱(2) 김규성(2) 펭귄(3) 박세우(2) 배승한(2) 황문수(2) 김갱남(2) 장무상(2) 김인섭(2), 상호, 정호, 광호, 갱호, 상국, 부종, 진운, 길수, 정경석, 손영수(총 29명)
작년 꼭 이맘때 마나님들 6분 포함, 총 28명이 원주 오크밸리에서 100차 기념산행을 하고, 추석과 설 명절이 끼인 주를 빼고는 한 번도 빠짐없이 이어온 산행, 150차를 맞아 다시 같은 장소에서 기념산행을 하기로 했다.
날짜와 장소를 미리 공지했으나 다들 일이 겹치고 사정이 생겨 불참하는 친구들이 많다. 30산우회 개국공신들인 광용이, 재봉이, 신림이, 택술이, 민영이, 병효, 길래 거기다가 효용이까지 몽땅 다 참가할 수 없는 형편에 놓였다.
아이고... 차 떼고, 포 떼고, 장기는 뭐로 두노? 골이 아푸다.
답사도 갈 수 없는 형편이라 작년에 인섭이가 짠 프로그램을 그대로 답습하기로 마음먹고 매운탕집과 콘도의 노래방을 예약해 두었다.
21일, 보충수업을 마치고 급히 우리 동네 아는 정육점에 가서 삼겹살을 샀다. 모자라도 골치, 남아도 골치, 머리가 복잡하다. ‘매운탕을 먹을 거니까 어른 25명 정도, 일인당 200g이면 적절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5Kg 달라했는데 주인이 조금 더 자른 모양이다. 그냥 다 담으라 하고 “아이스 박스가 없는데 저녁까지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진공포장을 해준다. 그렇게 하면 끄떡없단다.
다시 농협 하나로 마트에 들러 캔맥주와 컵라면, 천도복숭아, 방울토마토, 메론, 일회용 접시와 컵... 혼자 정신없이 돌아다니는데 “뭐 도와줄 거 없냐?”라는 문수의 전화가 와서 수박과 커피 숯 등등 필요한 것을 좀 부탁했다. 손이 큰 문수, 왕창 사서 실컷 먹고도 남았다. 크크.
펭귄 식구를 태우고 출발, 양지사거리 추어탕집에서 점심을 먹고(3,900원하는데 아주 맛있더라) 문수차를 만나 같이 이동하는데, 갱상도 사람들 성질 급하다. 규성이, 광호, 세우...
“어데로 가야 되노?”
“내가 니보다 빨리 닿을 것 같은데 키를 받아갈 테니까 예약번호 알려주라.”
“어~ 씨, 누가 벌써 키를 받아 갔다는데? 니는 어데 있노? 언제 오노?”
이런 전화가 발발이 온다. 게다가 뜬금없이 대전에 사는 손영수에게서 오크밸리 위치를 묻는 전화까지 오고... 운전이 불안해보였던지 곁에 앉은 펭귄이 구시렁거리기 시작한다.
“하~ 고새끼들. 그냥 그~ 대충 모이 있으몬 될 낀데 머 때문에 전화를 발발이 하노?”
문수 아니면 찾아가지도 못할 꼬불꼬불한 길을 돌고 돌아 내일 점심 먹을 보리밥집에 가보고 오크밸리로 갔더니 거의 다 도착해서 방에 들어앉았다.
비가 부슬부슬 오지만 그렇다고 산에 안 갈수는 없고, 3시 30분에 콘도 앞에 모여 단체 사진을 찍으려는데 이게 영 오합지졸(?)들이다. 펭귄 딸 유림이는 수영장 간다고 가고, 이래저래 있는 사람들만 찍었다. 비가 오니 누구에게 카메라 셔터 눌려달라고 부탁할 사람도 없다.
작년보다 두 시간 늦게 시작하는 셈이라 산책길을 짧은 B코스로 택하고 산을 오르는데 어렵쇼? 완벽한 산행준비를 해왔다가 자랑하던 세우가 중간에 퍼질고 앉았다. 부종이는 친구가 좋아 곁에 앉았고, 작년에 진홍이랑 규성이 꼴 나는 것 같다.
내려오는 길, 잠시 쉬려는데 ‘흡연금지’ 플랙카드가 걸려있다. 그걸 본 순간 갱남이는 담배 생각이 난다고 담배를 찾는다.
뒤에 오던 마님들이 “흡연금진데 담배를 피우면...” 태클을 건다.
갱남 왈
“이쪽으로 읽으면 지금연흡, 지금 연달아 흡연하시오! 그런 말이랑께.”
산에 다녀와 간단히 샤워를 하고, 나중에 올 때를 대비해서 기사를 미리 정해두고 5대의 차에 분승, 매운탕집으로 이동한다. 비가 많이 온다. 수영장 간 식구를 기다리던 펭귄 태우러 경남이가 한 탕 더 뛰는 수고를 한다.
매운탕을 끓일 동안 주인장 아저씨에게 부탁했던 숯불구이 장비에 문수가 불을 지핀다. 얼마 전 송광사 템플-스테이에 참가하고 왔던 상호가 거드는데, 가만 보니 이제 문수가 졸업해도 되겠더라. 맨날 고기 굽는 당번으로 문수가 수고 많았는데 이참에 완전 상호에게 물려주삐라.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데, 상호, 그거 참으로 쓸모있는(?) 대원인기라. 술도 잘 담제, 술 좀 가꼬오라 했더니 큰 패트병에 3통이나 담아오제, 방에서 술 마실 때도 중간중간 쓰레기 치우고 설거지까지 깨끗하게 하제. 완전 착한표 친구!
(내년엔 산우회 회비로 절에 한 번 더 보내면 어떨까? 4기 총무님에게 건의 드립시다.)
말만 많고 시끄러운 뱅*이는 내보고
“야, 이거. 자둔가 복숭안가, 이거 영 잘 못 산~기라. 맛이 밸로야. 야물기만 하고!”
근데 말은 그라면서 지가 천도복숭아를 입에 물고 다니던데 우찌 된 기고? 내는 진짜 한 개도 안 묵었고.
매운탕 먹으면서 중간중간 삼겹살 배달되지, 쏘세지 엄청 구워 나르지, 옥수수까지 굽는 연기에, 빗소리에, 이런 분위기에 술이 마구 들어간다. 대전에서 원주까지 찾아온 은백의 숫총각 손영수가 박수를 받고, 부종이는 분위기 띄우느라 마나님들 테이블에서 한잔씩 돌리는 자신만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본래는 경북에 집안 일 때문에 내려갔던 동기회장 해균이가 오는 길에 저녁 먹을 무렵 이곳으로 들르기로 했는데 도저히 시간이 안 된다며 아쉬워하는 전화가 온다. 광열이도 못 와서 미안하다는 전화를 해주고. 부산에서는 현태가 권원장 별장에서 1박 2일 모임을 가지는 중이라며 전화를 해 주며 안부를 묻는다. 다들 고맙다.
예약시간이 되어 노래방으로 이동, 술 반입이 안 된다며 가져간 술을 압수당했는데 따라나온 부종이, “이거 우리가 밖에서 다 묵고 들어가는 거는 괜찮죠?”
그런 말을 하고 돌려받은 맥주를 전부 다 하나씩 품에 감추고 들어가서 결국 다 마셨다. 상호가 가져온 모과주는 음료수처럼 보여서 무사통과하고.
마님들이 9분. 작년보다 많다. 그런데 올해는 웅식이가 없어서 그런지 진홍이가 안 와서 그런지 뺑뺑이도 안 돌리고 좀 점잖게 논 것 같다. 신곡사 갱호가 노래 부를 때는 모두다 감동의 시간이었나 보다. 나는 그때 다른 방에 있었는데 펭귄이 뛰어와 다급한 목소리로 빨리 큰방으로 가자고 모두를 몰고 간다. 갱호가 딜라일라를 부르고 있었나? 완전 조영남이 저리 가라다. 모니터에 만원짜리 배추이파리가 몇 장 붙어있다.
콘도 방에서 2차. 승한이 가져온 중국술을 보자 폭탄주 광신자 뱅욱이는 물만난 고기가 되어 연방 폭탄을 돌리며 삶의 희열을 느끼는 표정이다. 마님들 방에도 위문 공연을 가서 술을 더 먹었는데 얼만큼 먹었는지 정신이 없다.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술 마시다가 대충 씻고는 작은 방 하나 잡아서 누웠다. 승한이가 문을 잠그자고 한다. 덕분에 조용히 잤고 갱호 카파라치한테 사진 안 찍혔다.
아침에 컵 라면 먹고, 수박 깨묵고 노니다가 짐을 챙겨 대감집으로 이동, 감자만두에 도토리묵, 보리밥을 비벼먹었는데 맛이 참 좋다. 모두들 대만족, 이곳을 잡은 문수에게 감사. 일어서려는데 새벽에 골프 치러 갔던 일행 넷이 들어온다. 모두 광호가 땄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우한테 물린 모양이다.
4인분 보리밥에 동동주까지 계산해 주고 바톤 타치, 모두들 헤어져 집으로 돌아갔다.
- 동기회 집행부에 감사하고, 껀을 성사시킨 진홍에게 감사하고
- 안주꺼리 엄청 보내준 경도에게 감사하고
- 자기는 출장땜에 못오면서도 콘도 싸게 잡아준 덕영이가 고맙고
- 테니스팀 경석이 참가해 줘 고맙고, 많이 몰고 오려고 노력한 광호에게 고맙고
- 대전에서 올라와준 손영수에게 감사하고
- 외국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참가해준 승한이와 인섭에게 감사하고
- 모과주 챙겨오고 굽는 일에, 또 중간중간 설거지 해준 착한표 상호에게 감사하고
- 술 거의 안 마시면서 뒤치다꺼리 다해준 진운이에게 감사하고
- 모자라는 손 도와준 문수에게 감사하고
- 일가족 모두 참가한 인식이를 비롯 참석해준 모든 동기들에게 감사하고
- 한달에 몇 번씩 산에 신랑을 뺏기면서도 산에 갈 때마다 맛있는 음식 챙겨주시는 여러 마나님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