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4 노워리기자단 독서회
1.개요
한강 작가의 2014년작 장편소설.
창비에서 출판했다. 5.18 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하고 있다. 광주를 전후로 한 역사나 정치, 사회에 대한 담론보다는 개인의 고통과 내면에 몰두한 것이 특징이다.
한강 작가 본인이 맨부커상을 《채식주의자》로 수상한 뒤 《채식주의자》보다 《소년이 온다》가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고 밝히면서 유명해진 책이기도 하다. 그만큼 작가 자신도 많은 애착과 정성을 기울인 역작이라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채식주의자》가 한강을 국내외에서 주목할 만한 작가로서 부각시킨 데뷔작이라면 본작 《소년이 온다》는 제주 4.3 사건을 주제로 발표된 후속작 《작별하지 않는다》(2021)와 함께 한강을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세계 문학계의 거장으로 인정받게끔 만든 진정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 나무위키)
2. 구성
이 소설은 군상극의 구성을 띠고 있다.
1장 어린 새 – 정대의 죽음으로 시민군에 참여한 동호가 계엄군의 충정작전을 기다리는 동안 일어나는 상황들.
2장 검은 숨 – 죽은 정대의 혼이 죽음을 당한 시민들의 상황을 처절하게 보여준다.
3장 일곱 개의 뺨 – 5.18이후 약 5년 후, 은숙의 이야기. 동호를 집으로 돌려보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5.18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모습.
4장 쇠와 피 – 5.18이후 약 10년 후, 심리부검 인터뷰 형식으로 당시 시민군에 참여했고 비인간적인 고문과 감옥생활을 견딘 김진수와 김영재에 대한 이야기.
5장 밤의 눈동자 – 5.18이후 약 20년 후, 선주의 이야기. 심리부검 인터뷰를 준비하며 죽는것보다 못한, 누구에게도 밝히지 못했던 5.18과 그 후의 삶에 대한 이야기.
6장 꽃 핀 쪽으로 – 5.18이후 약 30년 후, 동호 어머니 이야기. 남은 유족의 슬픔과 온전한 생활이 불가능했떤 이야기.
에필로그 눈 덮인 램프 -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한강 자신도 광주 출신이고, 1970년생으로 5.18 민주화운동 당시 10대 초반이었다. 다만 5.18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던 시기에는 서울로 이사를 간 상태여서 광주의 참상을 직접 체험했던 것은 아니다.
참고로 동호는 한강 작가가 서울로 이사간 뒤 중흥동 집에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로,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 소설가의 제자이기도 했다. 한강 작가가 동호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도 되냐고 동호의 형에게 허락을 받을 때 물론 가능하지만 아무도 동호를 더 이상 모독하지 못하도록 잘 써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고 전해진다.
3. 명문장
그 과정에서 네가 이해할 수 없었던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는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게 아니라는 듯이. (p.17)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
네가 방수 모포에 싸여 청소차에 실려간 뒤에.
용서할 수 없는 물줄기가 번쩍이며 분수대에서 뿜어져 나온 뒤에.
어디서나 사원의 불빛이 타고 있었다.
봄에 피는 꽃들 속에, 눈송이들 속에. 날마다 찾아오는 저녁들 속에. 다 쓴 음료수 병에 네가 꽂은 양초 불꽃들이. (p.103)
양심.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군인들이 쏘아 죽인 사람들의 시신을 리어카에 실어 앞세우고 수십만의 사람들과 함께 총구 앞에 섰던 날, 느닷없이 발견한 내 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그 혈관에 흐르며 고동치는, 세상에서 가장 거대하고 숭고한 심장의 맥박을 나는 느꼈습니다. 감히 내가 그것의 일부가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p.114)
이제는 내가 선생에게 묻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근본적으로 잔인한 존재인 것입니까? 우리는 단지 보편적인 경험을 한 것뿐입니까? 우리는 존엄하다는 착각 속에 있을 뿐, 언제든 아무것도 아닌 것, 벌레, 짐승, 고름과 진물의 덩어리로 변할 수 있는 겁니까? 굴욕 당하고 훼손되고 살해되는 것, 그것이 역사 속에 증명된 본질입니까? (p.134)
그 경험은 방사능 피폭과 비슷해요, 라고 고문 생존자가 말하는 인터뷰를 읽었다. 뼈와 근육에 침착된 방사성 물질이 수십년간 몸 속에 머무르며 염색체를 변형시킨다. 세포를 암으로 만들어 생명을 공격한다. 피폭된 자가 죽는다 해도, 몸을 태워 뼈만 남긴다 해도 그 물질이 사라지지 않는다.
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아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p.207)
<<함께 나눌 이야기>>
1. 이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입니다. 이 소설을 통해 느낀 점을 이야기해 봅시다.
2. 기존의 광주 이야기가 역사적 사건을 집단화해서 설명하는 방식이었다면, 이 소설은 그 당시 광주의 인물들을 개별화시켰기에 감정이입이 잘되고 대중화되었다고 생각됩니다. 가장 인상적이거나 애착이 가는 인물이 있다면 이야기해 봅시다.
3. 1장 어린새에 나오는 화자(narrator)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4. 2장 검은 숨의 주인공은 죽은 정대입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5. 동호는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것을 의아해합니다. 우리에게 애국가는 어떤 의미일까요? 또, 국가는 무슨 의미일까요?
6. 1980년 5월 18일,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당신의 삶에서 이 사건은 어떻게 다가왔습니까? 5.18 민주항쟁과 관련된 당신의 경험이 있다면 나누어주세요.
7. 우리에게 5.18 광주는 어떤 의미일까요?
8. 광주 민주화 항쟁 이후 우리 삶에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댓글 12월 독서회 안내
- 한강 <소년이 온다>
- 발제 : 장인실(저녁 진행) / 안정인(아침 진행)
- 시간: 2024년 12월 4일 (수) 10:00 / 20:30
- 줌 링크 (아침/저녁 공통)
참가 Zoom 회의
https://us02web.zoom.us/j/5941101611?pwd=c20rc1BVM0JzYmI4USs5eDMzMDkyZz09&omn=87607658759
회의 ID: 594 110 1611
암호: 4044
인실 샘, 깔끔한 정리에 좋은 질문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