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에너지가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한 계기는 19~20세기에 걸치면서 석유가 발견된 것이다.
영국의 석유 회사인 BP(British Petroleum)는 미국의 엑슨모빌(ExxonMobil)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의 석유 회사이다. BP는 1909년 이란(Iran)의 마스제드솔레이만(Masjedsoleyman)에서 석유가 발견되고, 이 석유의 채굴권을 획득하면서 설립된 영국-이란 석유 회사(Anglo-Iranian Oil Company)를 모태로 성장하였다.
영국은 이렇게 발견된 석유를 해군 함정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면서 더욱 안정적으로 석유를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노력을 하였고, 이는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이후에도 미국과 이란 사이의 관계, 중동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분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BP와 함께 유럽의 석유 산업에서 반드시 인지하고 넘어가야 할 회사가 아람코(ARAMCO, Arabian-American Oil Company)이다. 아람코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합작하여 만든 회사이기 때문에, 어떤 관점에서 생각하면 유럽의 에너지와 큰 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표적인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유 회사로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심을 두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람코는 1930년대 미국의 엑슨모빌, 스탠더드오일 캘리포니아 지사(SOCAL), 텍사코(TEXACO) 등이 석유 채굴권을 획득하고, 1938년 사우디아라비아의 도시 담맘(Dammam)에서 석유가 발견되면서 합작한 회사이다. 1980년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의해 국유화되었다. 2019년 12월 아람코가 유가 증권 시장에 상장될 때 시가 총액이 약 2,000조원에 달했는데, 2019년 우리나라의 명목 GDP가 약 1,800조 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아람코가 얼마나 큰 회사이고 석유 산업이 전 세계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유럽 국가는 대부분의 석유를 수입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산유국이 있다. 바로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1969년 북해에서 석유가 발견된 이후, 석유 채굴권을 국유화하고 정부 연기금(Government Pension Fund Global)을 조성하여 석유로 인한 수입을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정부 연기금은 전 세계 약 9천 개 기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2020년 기준으로 약 1조 달러 정도 규모의 연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노르웨이의 정부 연기금이 주목받는 이유는, 석유를 채굴하여 얻은 이익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환경 오염이나 과도하게 탄소를 배출시키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고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그리고 그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