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의 교향곡 2번 부활 제3악장에 나오는
"물고기에게 설교하는 파도바의 안토니우스" 중에서...
성 안토니우스가 설교하러 교회에 갔을 때,
교회가 텅 비어 있었다.
그래서 그는 강으로 가서 물고기들을 상대로 설교를 했다
물고기들의 퍼덕거리는 꼬리가 햇빛에 반짝인다.
알 밴 잉어들이 모두 모였다.
입을 크게 벌리고 열심히 듣는다.
지금까지 물고기들을 이렇게 즐겁게 했던 설교는 없었다.
늘 싸움질만 하는 뾰족한 코의 창꼬치
성인의 설교를 듣기 위해 서둘러 헤엄쳐 왔다.
늘 빠르게 움직이는, 대구라고 불리는 별난 물건도 나타났다
지금까지 대구를 이렇게 즐겁게 했던 설교는 없었다.
미식가로 통하는 뱀장어와 철갑상어조차도
설교를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언제나 행동이 굼뜬 게와 거북이도
설교를 듣기 위해 바닥에서부터 재빨리 위로 올라왔다.
지금까지 게를 이렇게 즐겁게 했던 설교는 없었지.
작은 물고기든 큰 물고기든
혈통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두 머리를 들고 분별력 있는 양 열심히 듣는다.
설교가 끝나고 모두 돌아갔다.
창꼬치는 여전히 도둑질을 하고
뱀장어는 여전히 암컷을 탐한다.
설교가 그들을 즐겁게 했지만, 그들은 예전으로 돌아갔다.
게는 여전히 굼뜨고
대구는 여전히 뚱뚱하고
잉어는 여전히 게걸스럽게 먹어치우고
설교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설교가 그들을 즐겁게 했고, 그들은 예전으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