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낭과 매트리스

[서배현]

침 낭

산에서 혹은 산장에서 밤을 지샌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침낭의 소중함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추워서 선잠을 자면서 어서 빨리 아침이 왔으면 하는 기억들이 있을테니 말입니다. 물론 당일산행만을 고집하는 사람이라면 침낭은 필요 없는 장비입니다.

침낭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온 성능입니다. 추운 바깥 공기에 체온을 뺏기지 않도록 단열성능이 우수해야 좋은 침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침낭의 소재로는 크게 화학섬유(폴라가드, 할로필, 다크론)와 우모(오리털, 거위털)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화학섬유 중에 폴라가드는 우모를 대체할만한 혁신적인 섬유로 알려지며, 미국에서는 군용 침낭으로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 소재는 Down 보다 부피가 적으면서도 Down의 기능을 대신할만한 보온재로 알려졌는데, 지금까지 3종류의 원단이 출시되었습니다.

Polarguard Classic : Down 대용의 침낭 충전재로 미군 침낭에 사용되고 있으며, Fill Power 500정도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Polarguard 3D : Down과 같은 부드러운 소재로 의류에 사용되고 있는데, Fill Power는 Classic과 비슷합니다.

Polarguard HV : Classic보다 22% 더 가벼운 소재로 충전재 속의 공기층이 두터워 보다 높은 단열효과와 압축율이 장점인데, Fill Power 600 이상의 기능을 한답니다.

Down 대체 소재들은 동물들을 희생하지 않고도 충분한 보온성을 얻을 수 있으며, Down 보다 보관이 쉽고 내구성이 길어 점점 그 수요층이 많아지리라 생각됩니다.

이렇게 화학섬유들이 선전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산악인들이 선호하는 제품은 우모입니다.

우모 중에는 오리털(Duck Down)과 거위털(Goose Down)이 있는데, 거위털이 2할 가량 보온성이 낫다고 알려져 있으며, 구입할 때의 핵심은 다운의 함량, 필파워, 겉감 그리고 바느질 상태입니다.

우모 침낭을 만들 때 사용하는 털은 솜털(다운볼)을 많이 쓸수록 좋은데 ... 공정상 솜털만 100% 사용할 수 없어 솜털 70-95% 가량, 깃털 5-30% 가량을 사용하게 됩니다. 가능한 한 솜털의 함량이 많은 것이 좋지만 부피와 무게가 늘어나게 되겠죠.

부피와 무게를 줄이려면 필파워가 높은 다운을 찾아야 하는데, 필파워란 부풀어 오르는 정도를 말하며 침낭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사항입니다. 좋은 솜털은 4계절의 온도 편차가 심하지 않고 평균온도가 섭씨 5~10도 정도인 지방에서 생산된다고 하며, 시베리아나 알래스카처럼 너무 추운 지방도 아니고 스페인과 프랑스 북부 지역이 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보통 필파워 600이상이면 괜찮은 제품이지만 요즘에는 800이상의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습니다. 다운 침낭은 솜털 1000g을 기준으로 할 때 필파워 100은 -5도가량을 더 견딜 수 있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다운의 필파워도 보관상태와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줄어들며, 잘 보관한다 해도 해마다 30정도는 줄어들게 됩니다.

아울러 Down을 감싸는 겉감 즉 외피는 가볍고 질겨야 하고, Down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촘촘하며 수분의 침투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외피가 신통치 않으면 아무리 좋은 Down이라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므로 다운 침낭을 살 때는 손으로 살살 비벼 보아 Down이 솔솔 빠져 나오는 제품은 피하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Down의 겉감으로는 영국의 퍼텍스를 꼽으며 그 중에 최근에 개발된 '퀀텀'을 최상급의 소재라 합니다.

또한 다운 침낭을 구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느질 상태인데, 일반적으로 바느질 구멍이 많을수록 그 구멍들로 온기가 새기 때문에 바느질 구멍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운 제품은 발란드레와 웨스턴마운티어링이 최고의 제조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몽벨, 바우데 등 세계의 유명 등산용품 제조회사들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국내 제품들로는 다나 등의 몇 개 제품이 있지만 필파워 등을 정확히 밝히지 않은 채 "최고의 품질" "완전" 등... 모호한 문구가 소비자의 선택을 망설이게 합니다.

기상이변이 없는 한 해발 1000m에서는 필파워 600으로 1,100g 이상이면 동계용으로, 800~1,100g이면 춘추계용, 400~800g이면 하계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필파워가 800이면 900g이상이면 동계용으로, 500~900g이면 춘추계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해발 500m 이하에서는 200g정도는 감해도 되겠죠.

침낭의 길이는 자신의 키보다 30cm가량 길고 폭은 팔과 다리가 자연스럽도록 넉넉한 것이 좋습니다. 그밖에 머리 부분은 우모복처럼 뒤집어 쓸 수 있는지 목조임과 가슴덮개 부분의 보온장치 등과 지퍼부분은 어떤지 등등을 꼼꼼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침낭은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수명이 결정됩니다. 산행 후에 침낭이 젖었을 경우에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걸어서 말려 보관하고, 젖지 않았어도 하루 이상 넉넉한 크기의 그물망 주머니에 매달아 넣어 두면 좋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산행에서 돌아온 후 다음 산행까지 침낭을 펼친 상태에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침낭은 되도록 세탁을 하지 말고 부득이 세탁을 할 경우에는 중성세제를 푼 물에 오염이 된 곳만 빤 후에 잘 헹구어 그늘진 곳에 걸어 말리면 됩니다. 이때 드라이크리닝 등도 피해야 됩니다. 고가의 장비이므로 신경을 써서 보관을 해야 오래도록 사용할수 있습니다.

침낭 커버

침낭을 구입했다 해서 산에서 취침준비가 다 끝난 게 아니랍니다.

침낭의 겉감을 고어텍스나 이벤트와 같은 방수처리와 함께 심실링으로 처리하지 않는 한 침낭에는 서서히 습기가 서리게 되어 취침 중에 그 기능이 급속히 떨어지게 됩니다.

대부분의 침낭은 겉감에 방수와 심실링 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침낭 커버가 필요하게 됩니다.

침낭 커버의 소재로는 고어텍스와 이벤트, 에픽 등 ... 많이 있으며, 가능하면 고어텍스나 이벤트 소재가 좋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흠입니다.

침낭커버의 길이와 너비는 침낭보다 넉넉한 것이 좋은데, 이른바 Wide Size를 말합니다.

몽벨 제품이나 미군용으로 나온 제품 중에는 Wide Size가 있으며, 미군용 고어텍스 침낭커버는 종로5가장비점 부근에 많이 팝니다.

침낭커버는 여름철 비박용으로도 좋으며 여러 용도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매트리스

좋은 침낭커버와 함께 매트리스를 사용하면 보온력에도 도움이 되고 고가의 침낭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우리말로는 깔판이라고도 하는 매트리스는 크게 에어매트리스(공기주입식 깔판)와 스펀지 매트리스(빨래판 깔판)로 나눕니다.

에어매트리스는 자동공기주입식으로 만들어졌는데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며 단점은 가격이 비싸며 무겁습니다. 에어매트리스는 마치 침대 위에서 자는듯한 기분이 들며 완벽하게 땅속의 냉기를 차단하고 울퉁불퉁한 지면의 요철흡수가 양호하여 매우 좋은 야영장비입니다.

에어매트리스에 비해 스펀지 매트리스는 주로 폴리에틸렌으로 제작되며 수많은 기포를 지닌 구조를 지니고 있고 이 구조가 단열효과와 동시에 탄력성의 기능을 발휘합니다. 가볍고 가격이 비싸지 않다는 장점이 있으나 부피가 크고 에어매트리스에 비하여 보온력과 요철 흡수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냉기 차단의 효과는 스펀지 매트리스가 차갑고 따뜻한 공기를 부분적으로 막아줌으로써 냉기를 차단하는 것에 반하여 에어매트리스는 전체의 공기층을 만들어 줌으로써 냉기 차단을 더욱 효과적으로 막기 때문에 훨씬 우수한 것입니다.

매트리스의 크기는 길이가 180cm를 넘는 것이 좋으나, 폭은 용도에 따라 50~60cm 또는 120cm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또 길이가 짧은 매트리스는 3계절에, 긴 매트리스는 겨울철에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짧은 매트리스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하체를 배낭 안으로 집어넣어 짧은 부분을 보강하기도 합니다.

매트리스의 활용도는 무척 다양합니다. 야영시 모두들 모여앉아 식사를 한다거나 휴식을 취할 때 바닥깔개로 사용하기도 하고 배낭 안에 짐이 적을 때는 배낭에 둘러친 후 짐을 넣기도 하며 짐정리를 할 때에는 짐정리 깔판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에어매트리스의 경우는 고가의 장비이고 공기를 뺏다 넣었다 하는 만큼 오래 사용하려면 매트리스에 자동공기흡입구를 연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 좋으며, 스펀지 매트리스의 경우에는 스펀지의 조직이 눌려 있으면 잘 부풀어 오르지 않으므로 위에 짐을 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매트리스 외에 얇고 넓은 스펀지에 은박지를 접착한 은박매트리스를 같이 사용하면 더욱 단열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텐트 밑에 은박매트리스를 깔고 그 위에 텐트를 설치한 후 매트리스를 깔고 침낭을 펼치면 더욱 안락한 야영을 즐길 수 있듯이 말입니다.

[송태인]

베스트 셀링 모델 가격도 알고 싶은디요 ㅎㅎㅎ

[서배현]

동계용으로 가장 인기있는 모델은 몽벨 슈퍼스트레치 다운허거#0 익스페디션으로 가격은 동대문에서 55만원 내외인 것 같고요. 봄가을용은 너무 많아서 알기 어렵답니다. 여름용은 바우데의 Ice Peak Ultrailght 200 이라더군요. 여름용은 http://cafe.daum.net/rockclimbinggear 에서 싸게 팔고 있더군요.

[배지수(裵喆寅)]

선배님,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김영산]

선배님 좋은 자료 감사하구요. 퍼가겠습니다 ~~~~~~~~

[우공(이천호)]

잘 배워갑니다. 감사합니다

[허현자]

몽벨..다운허거 정말좋아요^^ 집에서 이불대신 덮어쓰고 기분내기도 함.ㅋㅋ 에구...침낭얘기 나오니까....설악산가고싶다...ㅠ.ㅠ

[김승만]

감사합니다,올해는 꼭 침낭 장만할려구요~^*^!

[풍각쟁이(김철민)]

polarguard 3d 침낭을 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3계절 용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초봄이나 늦가을엔 좀 춥습니다... 해서 춥다 싶을땐 하계용 얇은 침낭을 라이너로 사용하는데.... 한겨울만 아님 견딜만 하더라구요... 헝그리 클라이머다 보니 잔머리만 늘어갑니다요~ ㅋㅋ

[바위(옥현)]

헝그리 정신 좋은 것이여~~~ㅎㅎㅎ

[정석진]

넵~조은 정보 항상 감사합니다.

[룸바(신창용)]

침낭지참 등반이 하고시포라~~~ 2박정도는 되야겠져?! 정보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