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로 어제(16일, 토) 있었던 여자프로배구, IBK기업은행 대 GS칼텍스 경기를 되돌아 봤습니다.
우선 양팀의 스타팅 라인업...

홈팀 IBK에서는 세터 포지션에 염혜선, 리베로로 노란, 그리고 GS에서는 스타팅 세터로 이나연 선수가 낙점되었습니다.
1세트는 양팀의 두 외국인선수 메디와 듀크의 싸움이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범실 없이 매섭게 서로에게 공격을 해대는데, 특히 메디(IBK)선수의 시원시원한 백어택 공격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오늘경기 33득점, 공격성공률 58.49%).
메디에 더해 김희진 선수도 힘을 보탰습니다. 오늘 경기 GS의 첫 공격(표승주)을 블로킹으로 잡아낸 데 이어, 경기 초반 강소휘 선수도 김희진 선수의 벽에 막혔습니다. 총 블로킹 5개에 12득점으로 팀내 두 번째로 득점이 많았습니다.
2세트 초반, GS엔 아찔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2세트 4대3 상황에서 수비 도중 표승주 선수와 부딪친 듀크 선수가 왼 손목에 통증을 호소했기 때문인데요. 곧바로 코트를 나온 듀크 선수는 3세트에 다시 코트를 밟았지만, 구체적인 부상 정도는 좀 더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1세트 25 대 21로 기선제압에 성공한 IBK기업은행은 2세트도 25 대 18로 잡아내고, 기어코 3대0! 완승을 가져갔습니다.
저는 3세트 초반까지만 중계를 다시봤는데, 3세트도 1~2세트와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일찍 지켜보기를 접었습니다.
■ 일단 오늘 경기 승리팀 IBK기업은행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하면

일단 외국인선수 메디(왼쪽)의 결정력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했습니다. 1세트에는 후위공격 위주의, 3세트에는 밀어넣기 공격으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울러 선발출전한 염혜선 세터(오른쪽)와 메디의 호흡도 많이 좋아진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메디에게 토스가 많이 집중되는 경향은 있었지만(점유율 49.53%) 메디 선수 컨디션이 그만큼 좋았고, 결과도 좋고.
그리고 메디 이외에도 고예림, 김수지 선수 등도 골고루 활용했던 염혜선 세터였습니다.
반대로 진 팀 GS칼텍스 팀에 대해서도 몇 자 더해보겠습니다.
일단 1세트 결과부터 아쉽지만 접전까지 끌고 간 듀크 선수의 분전이 인상적이었고요. 부상 정도는 내일 정밀검진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고 하네요. 듀크 선수의 투지에 박수를 보내며,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그리고 2~3세트 잘 싸우긴 했지만, 확실히 결정력이 부족했습니다. 일단 공격에서는 듀크 선수를 뒷받침해줄 국내 자원이 부족했고(듀크 16득점, 강소휘 14득점, 표승주 7득점 등), 듀크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는 특히나 김진희 이외에는 이렇다 할 날개 공격수가 아예 없었습니다. 이소영 선수가 부상인 가운데 강소휘-표승주 선수마저도 기복이 있어도 교체해 줄 선수가 없다는 겁니다.
그리고 수비에서는 확실히 리시브 문제가 재앙 수준이었습니다.
우선 레프트 강소휘 선수! 25번이 리시브 시도에서 정확한 건 단 6개뿐. 표승주 선수도 덩달아 12번 시도에서 단 2번. 김진희 선수도 리시브 정확 5개(시도12)... 특히 강소휘 선수는 경기 초반에는 왜 그렇게 리시브하는 공을 퍼올리는지...
본인 앞뒤로 크게 흔드는 상대 서브에 무한정 춤을 추며 염혜선 선수의 통산 200번째 서브득점(통산 7번째)을 헌납하기도 했고, 1세트 24대20을 만들어주는 득점도 강소휘 선수 손에서 비롯되었습니다(김미연 선수 서브 & 고예림의 다이렉트킬). "리시브는 정신력",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는 보도가 어제 있었는데, 강소휘 선수의 리시브.. 예상보다 풀기 힘든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이재영 이전의 공수겸장 모델, 이소영 선수가 돌아와 현재 이재영 같은 롤(역할)을 맡아주고(리시브 부담 + 경기당 13~15점 정도의 꾸준한 득점) 강소휘 선수는 도로공사 박정아 선수처럼 공격위주의 역할을 맡기는 게 오늘 느낌은 좋아 보입니다.
그리고 표승주 선수도 지난 KOVO컵, 그리고 정규시즌 초반에 비해서는 분명 폼이 너무 많이 떨어져 있고요. 오늘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성이 없었습니다. 문명화-김유리 콤비는 일단 수비(블로킹)에서는 그래도 조금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보는데(여전히 기복은 심하지만), 공격에서는 정말 안보입니다. 팀 전체적으로 리시브가 엉망이니 중앙 속공 시도 자체가 적을 수밖에 없고, 또 김수지나 배유나 선수처럼 애초에 발이 빠른 선수들이 아니다 보니 시원시원한 이동공격을 기대하는데도 무리가 있긴 합니다. 그래도 아쉽고요.
GS에서 그나마 꾸준하게 매경기 제 역할을 다해주는 건 나현정 리베로와 듀크 뿐이네요. 전반적으로 큰일입니다.
GS칼텍스 팬으로서 계속해서 "다가오는 3~4경기 결과가 너무 중요하다"고 주장해오고 있는데, 오늘 경기 패배가 너무 큽니다. 더군다나 꼴찌였던 흥국생명이 인삼공사에 이어 현대건설까지 3대0으로 잡아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라 더 그렇습니다. 오늘 도로공사와 경기를 갖는 흥국생명과 순위를 바꾸고, 혹 듀크 선수의 부상 여파가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거의 이번 시즌을 접어야할 수도 있는 GS칼텍스입니다.
한정된 선수단 구성 안에서 어떻게 해결책, 묘안을 찾을 수 있을까요? 차상현 감독의 머릿속이 점점 더 복잡해집니다.

공수에서 오늘 경기 김희진 선수(왼쪽) 나쁘지 않았고요. 염혜선 선수(오른쪽)의 경기력도 좋았습니다.

지난 현대건설 전에서 57점을 몰아친 후 잠깐 휴식했던 메디 선수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확실히 공수 단단한 모습입니다.

듀크 선수도 열심히 해줬는데, 항상 1% 부족한 느낌. 더군다나 다른 국내 선수들의 뒷받침이 절실합니다.

GS칼텍스 최후의 보루, 나현정 리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