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의자> 심사평
심사위원 김진희, 임성구
<의자>는 엉덩이를 걸터 앉을 수 있는 도구로 의자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감흥이 달라진다. 입시를 앞두고 학업에 정진해야 할 시기의 고등부 작품은 전체 편수에 비해 응모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대체로 시조의 형식에 맞춰 압축과 절제를 잘한 우수작품에 비해 아직 시조의 율격을 맞추지 못한 작품이 있어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등이, 때론 엄마의 손길이, 할머니의 무릎이 청소년기에 기댈 수 있는 마음의 안식처로 의자가 되었다.
「살갗이 짓눌리는 의자에 묶인 채로~ 한줄기 빛이 비추기를 감옥에서 바란다」 는 고3 이재희 학생의 절절함이 심사자들의 눈길을 끌어 장원으로 선정되었다. 김민지 학생의 의자는 아버지의 등을 6수로 이끌어간 긴 호흡에 박수를 보낸다. 자칫 상이 흐려지기 쉬운 연시조 쓰기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휘 선택에 서정적 감흥을 느끼기에 충분하여 차상으로 민다
아울러, 권정현 학생의 실제적 체험적 소재로 시험에 대한 압박을 시조로 품어 내여 공감을 얻어 차상에 올랐다. 청소년들이 우리 민족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에 더욱 관심을 가져 애송하여 마음의 위안을 얻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