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기도 동역자님들께,
영연방 수뇌들 회의(CHOGM)를 앞두고 나라 전체가 분주한 우간다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오랜 동안 소식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몇 가지 이야기로 저희들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제랄드 이야기 - 3살 반 된 제랄드가 유치원에 새로 들어왔다. 한눈에 사시가 있긴 하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상냥하고 활짝 웃기 잘하는 참 귀염성스러운 사내아이다. 그런데 제랄드는 종종 전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에 언제나 주의를 요한다. 갑자기 운다든지, 뗑깡부리기 등 유아에게 종종 있는 행동 뿐만 아니라 무작위로 옆의 아이들이나 심지어 선생님도 때린다든가 물어뜯는데 상상하기 힘들 정도(경련을 일으키면서) 때문이다.
가정환경을 알아보니 친 엄마는 집을 나갔고 새엄마랑 같이 산단다 (우간다에서 이런 것은 아주 흔한 일이다). 새엄마 왈, "얘는 집에서도 종종 이상한 행동을 하고 고집스럽고 말썽부리는 힘든 아이"란다. 얼마 전 제랄드를 담임 선생님이 교사회의에서 특별기도를 요청했다. 제랄드를 꿈에 보았는데 가정 환경뿐 아니라 영적인 악한 영향을 받고 있는 듯하단다. 현재 교사기도회 때면 제랄드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알티씨 부속 유치원을 통해서 이런 아이들이 치유받고, 아름답게 하나님의 아이들로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음발레의 한 수퍼마켓에서 생긴 일 - 과자진열대 위를 스쳐가는 큰 쥐에 놀라 뒷걸음치는데 뒤에 앉아 있던 점원 아가씨가 하는 말 "어머 쥐를 무서워하세요?" 였다. 하도 기가 막혀서 "그래요. 무서워해요. 쥐가 정말 무섭지 않아요?(물론 속으론 쥐가 돌아다니는 이 가게의 더러운 물건을 누가 사간담!") 대답했더니, 이 아가씨 더욱 태연하게 하는 말 "우린 쥐 같은 것은 전혀 무서워하지 않아요?" !!!하는 것이 아닌가.
아직도 이곳 아프리카에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우리의 생각과 방식에 따라서 가르치며, 훈련하고 있지 않은가 반성하게 된다. 이제 내년에 안식년을 맞게 되고, 다시 선교지역으로 돌아 올 때는, 우리의 생각과 방식이 아닌, 성령님의 원하심에 순종해서 아프리카의 지도자를 훈련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신학교 문지기 형제가 누군가 나를 찾는다고 했다. 이 교회(학교채플)에서 에이즈 환자를 돕는다는 말을 듣고 찾아온 것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에이즈 사역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었던 때라, 단지 그 사역을하고 있는 동료 선교사에게 소개해 주었다. 그 후 동료 선교사님을 통해 선교사가 에이즈 사역에 대해 반드시 관심을 갖어야 하며, 지역 교회를 통해서 그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 한다는 도전을 받았다.
제니퍼 이야기- 30대 중반의 제니퍼는 얼마전까지 남편과 함께 살았으나, 지금은 아이 둘과 함께 셋방을 얻어 살고 있다. 1년 전 에이즈로 판명되었고 병세가 급속하게 악화되어 지금은 거의 아무 일도 할 수 없고, 결핵까지 겹쳐서 침대에 누워지내고 있다.
유엔 정보에 의하면 전세계에 대략 이같은 400만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는데 이 중 70%가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에 살고 있으며 매일 6,000명이 에이즈로 사망하고 매일 8,000명이 새로이 감염되고 있다고 한다. 1986년 우간다는 세계에서 가장 에이즈 감염률이 높은 나라고 알려졌는데 어떤 지방에서는 최소 30%까지 감염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다행히도 초기부터 우간다의 무세비니 대통령은 에이즈 문제를 숨기지 않고 그 해결방안을 찾아왔다. 20년이 지난 지금 우간다는 에이즈 퇴치에 있어서 성공한 국제적 사례가 되고 있다. 정확하게 그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우간다는 현재 약 5~6% (120 만 명)의 에이즈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우간다의 급속한 에이즈 확산은 단지 부도덕과 관계된 것 만은 아니다.
다른 여러 요소가 이를 부채질하고 있는데, 에이즈 환자에 대한 낙인과 차별, 에이즈를 숨기는 것, 성차별, 일부다처제, 교육부재, 빈곤 등이다. 예로 우간다에서 부인들은 남편 요구에 절대 복종해야 하기에 에이즈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일단 감염이 되면 남편과 가족, 지역사회로부터 버림을 받게 되며 결국은 생계수단으로 매춘에 내몰리고 에이즈 바이러스를 더 퍼뜨리게 된다.
에이즈의 영향은 단지 의학적으로 '비상한 문제'로 국한 되지 않는다. 한 나라의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 정부차원에서 막대한 자원들이 에이즈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되며, 에이즈 환자와 부모 잃은 고아들 부양, 생산인력의 유실, 그리고 가족구조자체를 파멸시킨다. 에이즈는 가족의 가장들과 생활수입원들을 일차적으로 감염시킴으로써 어린이와 노인들에게 생계비를 부담시키게 된다.
에에즈 고아들은 종종 학교를 중단하게 되고, 빈곤과 에이즈 고아라는 낙인에 몰려 학대, 매춘,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쉽게 에이즈에 감염되게 된다. 또한 에이즈로 인한 교계의 교사숫자 감소와 에이즈로 인한 가정의 수입감소로 자녀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됨에 따라 교육계 역시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우간다에서 '고아'란 직계 양부모 혹은 한 부모를 잃은 18세 이하의 어린이를 말하며 현재 약 220만의 에이즈 고아들이 있다.
위의 정보를 대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프리카 교회 지도자 양성에 부르셨지만, 이 에이즈가 사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가 없다. 에이즈는 아프리카에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며, 하나님의 특별한 기적이 일어나거나 치료 방법이 발견되지 않는 한, 아프리카의 수백만명이 불과 20~30년 이내에 에이즈로 죽게 될 것이다.
이 도전 앞에 개혁신학교 RTC교회에서도 에이즈를 위한 사역을 시작했다. 매월 첫 주일에 에이즈 사역을 위한 특별헌금을 하고, 적지만 현재 에이즈 환자 둘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일인 당 매월 약1만 2천원에 해당하는 곡류를 사주고 있고 있으며 매주 심방하고 기도와 말씀으로 위로한다. RTC교회가 주변 지역의 필요를 채우고, 이 사역을 통해 복음이 증거 되고 주님의 이름을 높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시온이와 복음이 이야기- 7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첫째 시온이가 아프리카를 떠나 멀리 캐나다로 훌쩍 날아갔다. 캐나다 밴쿠버의 한 대학(트리니티 웨스턴)에 입학한 것이다. 첫 메일에 의하면기숙사와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있으나 공부가 어려우니 기도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 후 아무 소식이 없다가 한 주전 소식이 왔다. 역시 과학, 수학 공부가 어렵고... 그런 중에도 다른 아시아 권의 친구들과 가끔 밥도해먹어 가며, 즐거운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복음이는 고 3년, 가장 바쁘고 중요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대학 진학에 필수인 몇 시험을 치러야 하고,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원서를 내야 한다. 이 일들이 10월 달 안에 다 마무리 되어야 하는데, 주님이 주시는 지혜와 특별하신 인도하심을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아이들이 성장해서 떠나 갈 시간이 되고 그러한 일이 정말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이러한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아이를 생면부지의 땅에 혼자 떠나 보낸 것 때문에 아내는 가끔 눈물을 지었다. 멀리 있는 시온이가 보고 싶을 땐 아이들 방에 붙여놓은 사진 앞에 우두커니 앉아본다. 시온이가 좋은 친구들,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도록, 주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으로 준비되도록, 그리고 복음이가 앞으로 선교사(의료선교)로 주님을 잘 섬길 수 있는 대학 공부를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요.
2007년 10월 20일
우간다에서 강병권, 정혜란 (시온,복음)선교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