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 : 남원(구례) - 거창 - 합천 - 고령 |
개 요
지리산은 사람의 산, 혹은 역사 속의 산으로 불린다. 단지 아름다운 풍광을 보기 위해 지리산을 찾는
이는 드물다. 지리산이 들려주는 길고도 기구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사람들은 지리산에 모여든다. 올
가을 숨막히는 단풍으로 둘러싸인 지리산 자락의 산사를 둘러본 후, 88고속도로를 따라 함양, 거창,
해인사를 거쳐 고령의 대가야 유적지까지 긴 여정을 준비해 보자.
부도를 찾아 지리산 자락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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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상적인 아름다움, 연곡사 동부도 | 실상사 전경 |
전라선 남원역이나 구례역에서 내리면 지리산 을 쉽게 찾을 수 있고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 곡성을 둘
러본 후 17번 국도를 타거나, 전주에서 17번 국도를 타면 남원과 구례가 동시에 이어진다.
지리산 자락에는 유난히 부도와 장승이 많다. 마을의 어귀 혹은 절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어김없이 장승
이 서 있고, 산사의 조용한 한 귀퉁이에는 언제나 정갈한 모습의 부도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지
리산 자락에는 가히 환상적이라 할 만큼 아름다운 부도가 많다. 그 중에서 단연 아름다운 부도는 연곡
사 동부도비이다. 연곡사 는 구례군 토지면 내동리에 있는데 하동으로 가는 19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피아골로 가는 865번 지방도로가 나온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피아골 매표소가 있는데 조금 더가면
연곡사 가 나온다. 구례에서는 연곡사 입구 평도마을까지가는 군내버스가 있다.
구례에서 다시 17번 국도를 따라 남원으로 와서 실상사 를 둘러보고 남원시내의 관광지를 둘러본 후 남
원 시내에서 숙박을 한다면 좋은 1박 2일 여행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 실상사 는 남원시외버스 터미널에
서 서산내, 뱀사골행이나 백무동·마천행 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지리산 의 북쪽 관문인 인월에서 심원,
달궁,뱀사골 방면으로 향하다 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으로 마천방면으로 가다보면 우선 백
장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고 조금 더 가면 실상사 해탈교와 산사를 지키고 있는 3개의 장승이 보인
다. 백장암과 실상사 중간의 산내 삼거리서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뱀사골 등반이 시작되는 반선마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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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운 빛깔의 실상사 꽃살문 | 실상사 는 위치로 보아 지리산의 여러 봉우리를 꽃잎으로
삼은 꽃밥의 위치에 있는 평지에 들어서 있고, 약수암과
백장암의 문화재를 포함하면 단일사찰로는 가장 많은 문
화재를 보유한 사찰이다. 특히 국보 제 10호인 백장암
삼층석탑과 실상사 의 증각대사 부도와 수철화상 부도는
구례군 연곡사 동부도와 함께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기품
을 뽐내고 있다. 실상사 는 찬찬히 들여다 보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것이 있으니 무궁화 문양의 고운 빛깔을 간
직한 약사전의 꽃살문이다.
여행메모
남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는 뱀사골과 백무동행 버스는 물론 실상사 , 화엄사로 가는 버스도 있다. 실상사
와 백장암은 늦여름 찾아온 태풍으로 인해 산사태와 인근 계곡의 범람의 피해를 입기도 하였으므로 인
근 주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절재있는 행자의 자세를 권한다. |
사랑의 남원'을 여유롭게 둘러보자.
<사랑의 남원>은 말 그대로 수많은 사랑이야기를 낳은 곳이다.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는 춘향전이다. 시
외버스 터미널에서 걸어서 15분 내외의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광한루원 이 있다. 광한루원 은 춘향과 이도
령이 처음 만난 곳이라는 의미 외에 조선 궁중에서 완성된 조경문화가 민간으로 확산되는 과정의 산물이
어서 천체와 우주를 상징하는 요소들로 가득한 곳이다. 특히 은하수를 상징하는 연못에 네개의 홍예로
구성되어 있는 오작교는 매우 아름답다. 그 외에 남원인근 지역에는 가족의 사랑을 노래한 흥부전과 관
련된 흥부마을, 변강쇠전과 관련된 백장암이 있고 그 외에도 그리고 김시습의 <만족사저포기>, <홍도전
>, 현대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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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밤 멋진 야경을 연출하는 승월교 | 만인의총 |
특히 남원 에서는 국악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광한루원 에서 승월교를 건너가면 남원 관광지가 있는데 관광
지 내에는 실내외 공연장과 놀이공원, 춘향테마파크, 향토박물관 등이 있다. 국립국악원에서 국악공연을
감상하고 어두워질 무렵 승월교의 멋진 야경을 감상한 후 다시 다리를 건너와 광한루원 입구에서 국악연
수원 방향쪽에 있는 추어탕 골목에서 인정많은 아줌마가 끓여주시는 추어탕을 한그릇 비운다면 남원 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다. 또 남원 인근에는 만인의총 및 만복사지 등의 많은 유적이 있으므로 아이들과 함
께 가도 유익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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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원이 자랑하는 맛있는 음식 <추어탕> | * 여행메모 : 추어탕은 보통 6000원 정도면 된다. 남원은
숙박시설이 아주 잘 발달되어 있으므로 지리
산 인근을 관광하고 남원에서 숙박을 하면
좋다.
* 국악공연안내 : 국립민속국악원 063-620-2322∼7
* 만인의총 관리사무소 : 063-620-6913
* 광한루원 문의안내 : 063-620-6752
* 남원 관광지안내소 : 063-633-5353
* 남원시 홈페이지 : www.namwon.go.kr
성철스님의 향기가 남아있는 해인사로 가보자. |
| 가을날의 해인사 |
해인사 는 합천읍에 속해 있지만 인접한 거창군이나 고령군에서도 쉽게 찾아 갈 수 있다. 88고속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해인사 IC가 있고 이곳에서 해인사 까지는 약 20분정도가 소요된다. 거창에서 해인사 를 가
고자 할 때에는 고령·대구행 버스를 타고 합천호가 안보일 때쯤 있는 <분기>에서 내려 해인사 로 올라가
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 참고로 고령이나 대구에서는 해인사 로 가는 직통 버스가 있으나 함양이나 남
원에서는 해인사 로 가는 직통 버스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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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인사로 올라가는 길목을 따라 흐르는 계곡 | 해인사 팔만대장경 |
가야산 국립공원 에 위치한 해인사는 어린시절 수학여행의 추억이 서린 곳이라 익숙한 곳이지만 어른이
된 지금 찾아간 해인사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가을 길목에 찾아간 해인사는 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의
우렁찬 물소리에 옆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이다. 해인사 일주문 앞에서 만
난 성철스님 부도탑은 몇년전 텔레비전을 통해 보았던 큰스님의 다비의식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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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철스님이 귀거하셨던 해인사 백련암 | 18,340판의 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판전을 둘러보고
일주문 밖으로 나오면 성철스님이 생전에 귀거하셨던 백
련암으로 가는 팻말가 보인다. 머리속, 가슴속 응어리까
지 녹여버리는 듯한 '차가운' 공기를 깊이 들이마시며 암
자를 찾아 산길을 올라보자. 백련암은 생각보다 큰 암자
인 동시에 매우 아름답다. 큰 스님의 의지에 따라 단청없
이 지붕을 만들었다는 암자와 그 앞에 자리잡은 불면암,
두꺼비 형상의 큰 바위가 암자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
다. 조용한 암자에 울려퍼지는 풍경소리가 유난히 청명하
다. |
* 여행메모 : 해인사는 10월 1일을 전후로 하여 개산 1200주년을 이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
다. 구광루 전시관에서는 매주 다양한 전시를 준비하고 있으며 스님들의 장엄한 獻茶의식
도 그 즈음하여 볼 수 있다고 한다.
고대 대가야를 찾아 고령으로 떠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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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령 대가야 고분군 | 고령 대가야유물전시관 | 고령 대가야 유적 은 고령읍 시외 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다. 그리 가깝지는 않지만 걷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그리 먼 거리는 아니다. 반원모양의 대가야유물전시관 안에는 대가야의 유물
들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잘 전시되어 있다. 고분군은 전시관 뒤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있다. 걸어
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에 장엄한 고대의 무덤들이 늘어서 있다. 특히 이들 무덤은 현대인들에게 '신
비'의 대상의 하나인 순장이 행해졌던 무덤이다. 고대 중국, 아프리카, 오리엔트 지방에서 행해진 순장
의식은 부여와 신라, 가야에서도 행해졌는데 44호 고분의 경우 32기의 순장을 위한 소석곽이 발견되기도
했다. 고대에 관한 무한한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고령에 오면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 여행메모 : 고령관광안내 : 054-950-6060, 6065
고령군 홈페이지 : www.goryeong.gyeongbuk.kr
여정마무리
지리산은 역시 사람의 산이었다. 봄철 뱀사골 철쭉, 한여름의 시원한 계곡소리, 숨막히는 단풍 등 사계
절 풍광도 아름답지만 고대인부터 근현대 빨치산들의 삶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이야기를 간직한 산이기 때
문에 더 의미가 있는 산이다. 이번 여정은 지리산 인근의 산사를 둘러본 후, 88 고속도로를 따라 함양과
거창을 거쳐 해인사, 고령으로 오는 여정을 택하였지만 지리산 산사를 둘러본 후, 섬진강을 따라 하동으
로 넘어가는 여정을 계획해도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참조 : 경남 남부권 2번 국도 여정)
가히 최고의 사찰이라고 불릴 만큼 장엄한 해인사는 주말이 아닌 주중에 찾을 것을 적극 권한다. 그래야
만 진정한 팔만대장경의 웅장함과 고찰 해인사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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