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더욱 빛나는 강, 동강은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정선과 영월을 적신다. 두메산골에 물줄기가 더해졌으니 여름철 휴가지로 으뜸이다. 굽이굽이 유유하게 흐르는 동강 줄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한 박자 쉬어갈 여유를 준다. 어디 그 뿐인가. 직접 물줄기 위에 올라 동강 속살을 살필 수도 있다. 스펙터클한 물줄기를 자랑하는 영월 동강은 여름이면 래프팅을 즐기는 이들로 들썩인다.
영월을 대표하는 이미지,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동강줄기가 한반도 지형을 그려낸다
흔히들 영월의 여름하면 동강 그리고 동강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를 떠올린다. 어라연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잣봉(537m) 트레킹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무더위를 피해 강줄기로 파고든 이들 사이로 낚싯대 드리운 강태공들과 다슬기 잡이에 빠진 꼬마들이 동강 줄기를 채운다. 동강은 이렇게 한 여름의 영월을 적신다. 동강을 빼고 영월의 여름을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게 다가 아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다. 영월의 여름과 가을을 예술적인 감성으로 촉촉이 적시는 축제를 소개한다.
영월을 사진의 고장이라 부르는 이유
동강국제사진제의 메인 전시관 동강사진박물관에서는 특별기획전1과 동강사진상 수상자 노순택 작가의 <실성한 성실> 등이 전시중이다
주인공은 올해로 11회를 맞이한 동강국제사진제이다.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사진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축제다.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동강사진상 수상작을 비롯해 강원도 영월 태생 사진가들의 작업을 중심으로 매년 특색있는 작업들이 선보인다. 특히 축제 초반, 내로라는 사진가들의 강의로 진행되는 워크샵은 미리미리 신청하지 않으면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다.
지난 7월20일 시작한 2012 동강국제사진제는 오는 10월1일(몇몇 전시는 8월19일)까지 동강사진박물관·학생체육관·영월문화예술회관 등 영월군 일대에서 펼쳐진다. 축제는 크게 7개 파트로 나눌 수 있다. 2개의 특별기획전부터 살펴보자. 올해 특별기획전 초청국가는 일본이다. 동경도사진미술관소장전 <1960~1970년대 일본사진>과 일본사진가협회 60주년 기념전 <여자_멈추지 않는 여성들> 이 특별기획전의 주인공이다.
동경도사진미술관 소장전 <1960~1970년대 일본사진> 아라키 노부요시, 센티멘탈한 여행(왼쪽), 타추키 요시히로, 타락한 천사(오른쪽) <사진제공·동강국제사진제>
동경도사진미술관 소장전 <1960~1970년대 일본사진>에서는 아라키 노부요시, 모리야마 다이도, 스다 잇세이, 구와바라 시세이 등 일본 대표 사진가들을 한번에 만날 수 있다. 1960~70년대는 일본 현대 사진의 기틀이 구축되던 시기로 이때부터 다양한 표현을 추구하는 전업사진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농촌의 붕괴, 미나마타병 등 급속히 변화하며 불협화음을 내는 시대의 순간을 담은 작업부터 지극히 개인적인 작업까지 볼 수 있다. 컷컷의 사진들은 한 자리에 모여 꼼짝도 하지 않고 시대를 관통해낸다. 동강사진박물관에서 10월1일까지 볼 수 있다.
일본사진가협회 60주년 기념전 <여자-멈추지 않는 여성들> 중 기타무라 레이코(왼쪽), 나카무라 미치토(오른쪽) <사진제공·동강국제사진제>
동강사진박물관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자리한 학생체육관에서는 또 다른 특별기획전 일본사진가협회 60주년 기념전 <여자-멈추지 않는 여성들> 을 오는 8월19일까지 만날 수 있다. 전후의 혼란을 극복하고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일본의 가장 밑바닥에서 토대를 만들었던 여성들의 삶. 그리고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여자의 인생'을 보여준다. 1945년부터 2010년까지를 4개의 시대별로 소개된 작품들은 각각의 시대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15만 점에 달하는 방대한 사진에서 211점을 엄선했다.
풍성한 사진따라 즐기는 영월의 여름
2012 동강사진상 수상자 노순택의 붉은틀(왼쪽)과 얄읏한 공(오른쪽) <사진제공·동강국제사진제>
다시 동강사진박물관을 돌아가자. 2012 동강사진상 수상자 노순택 작가의 <실성한 성실> 이 동강사진박물관 별관에서 10월1일까지 전시된다. 노순택은 우리의 일상과는 별 상관없어 보이는 '분단'이 얼마나 우리의 일상 가까이 자리하는지, 그로 인해 사회와 개인의 삶이 어떻게 왜곡되는지에 대한 작업을 선보여 왔다. '얄읏한 공' '좋은, 살인' '붉은 틀' 등 그의 대표작품을 볼 수 있다.
동강사진박물관 야외 전시대에서는 보도사진가전 <자연을 그리다> 가 전시중이다. 김연수 송형석 이봉섭 정봉채 등 8명의 보도사진가가 '자연'을 주제로 담아낸 사진들이 주인공이다. 더불어 <영월의 재발견> 을 주제로 거리설치전이 근처에서 펼쳐진다. 신진작가들의 실험정신과 창의성으로 영월을 재조명하고자 한다.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전국 초등학생 사진 일기 공모전도 놓치지 말자. 초등학생 시절의 그림일기를 떠올리면 된다. 그림 대신 사진이 들어갔다. 아이들의 꼬불꼬불한 글씨와 솔직한 표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강원도 사진가전 심창섭, 초원 그곳에 서다2(왼쪽 위) 강원도 사진가전 박병곤, 대비(오른쪽 위) 영월군 사진가 초대전 정의목(왼쪽 아래) 초등학생사진일기 대상 최현빈, 미워할 수 없는 내동생(오른쪽 아래) <사진제공·동강국제사진제>
이제 문화예술회관으로 가보자. 동강사진박물관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김전기 박병곤 심창섭 등 강원도에 거주하는 사진가들이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강원도사진가전> 과 2011년 동강국제사진제에서 개최한 포트폴리오 리뷰에 선정된 김주원, 이원균, 화덕헌 세 사람의 그룹전 <포트폴리오 리뷰 수상자전> 을 볼 수 있다. 8월19일까지.
이미 지났지만 7월20일부터 사흘간 여성회관에서 동강사진워크샵이 진행되었다. 사진가 성남훈 고빈 김상돈 최광호 이영준 등 국내 사진가·평론가들을 비롯해 일본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 선생의 강의가 있었다.
워크샵 등록(http://www.donggangphoto.com/2012/)은 동강국제사진제 2달 전부터 시작했다. 내년까지 기다리기 너무나 아쉽다면 오는 8월19일 오후 2시 펼쳐질 육명심 선생의 '사진, 어떻게 찍을 것인가?' 공개강좌를 기억해 두자. 동강사진박물관 1층 세미나실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영월에서 즐기는 사진 여행은 70여 일간 계속된다. 동강사진박물관을 제외한 학생체육관과 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오는 8월19일까지 볼 수 있다. 동경도사진미술관소장전 <1960~1970년대 일본사진>과 동강사진상 수상자전은 10월1일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동강 줄기는 더위를 적시고 풍성한 사진들은 더위로 건조해진 감성을 적신다. 그렇게 영월에서 여름을 보낸다.
여행정보
1.찾아가는길
중앙고속도로→제천IC→38번 국도→영월IC→영월
2.맛집
어라연송어장횟집 송어 영월군 영월읍 거운리 033-375-4242
청산회관 곤드레밥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033-374-2141
장능보리밥집 보리밥 영월군 영월읍 단종로 033-374-3986
동강다슬기 다슬기 해장국 영월군 영울읍 덕포리 033-374-2821
3.숙소
김삿갓모텔 영월군 김삿갓면 진별리 033-372-0016
동강의 품속 영월군 영월읍 동강로 033-375-8877
동방모텔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033-373-4921
우구정 영월군 남면 북쌍리 033-372-5704
동아파크 영월군 영월읍 033-373-4248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
※ 위 정보는 2012년 8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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