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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불무장등능선~황장산 연계산행이야기
산행일시: 2022년07월23일
누구와: 나홀로 산행
산행거리: 약23.12km
산행시간: 12시간25분(03:00~15:25)
산행코스:성삼재(03:00)-노고단대피소(03:45)-임걸령(05:05)-노루목(05:38)-삼도봉(05:57)-흰듬등(06:47)-불무장등(07:25)-무명묘지(07:52)-통꼭지봉정상(10:30)-출입금지안내판(11:01)-당재(11:15)-800봉(11:45)-918봉(12:32)-평도마을3거리(12:50~13:08)-925봉(13:33)-황장산정상(13:38)-중기능선3거리(14:11)-불락사3거리(14:58)--불락사입구날머리(15:25)
주요지점 통과 및 이동거리
03:00 지리산 성삼재 도착
03:00 성삼재에서 산행 시작, 해발1100m
03:29 무냉기, 코재
03:43 노고단 대피소 도착, 산행거리2.39km 소요시간43분, 해발1339m
04:02~5 노고단고개
04:26 왕시리봉능선 들머리, 산행거리4.68km, 산행소요시간1시간26분, 해발1384m
04:54 피아골3거리, 산행거리6.36km, 산행소요시간1시간54분, 해발1341m
05:38~42 노루목, 산행거리8.19km, 산행소요시간2시간38분, 해발1478m
05:50 반야봉갈림길3거리
05:57~06:22 삼도봉, 산행거리8.98km, 산행소요시간2시간57분, 해발1497m(1501m로 -4m)
06:47 흰듬등, 산행거리9.52km, 산행소요시간3시간47분, 해발1442m(1437.7로 +4.3m)
07:23 불무장등갈림길
07:25~34 불무장등, 산행거리10.71km, 산행소요시간3시간25분, 해발1446m(1441.1m로 +5m)
07:52 무명 묘지2기
08:08 갈림길3거리, 산행거리11.41km 소요시간5시간08분, 해발1251m
08:10~31 전망바위
08:55 등로복귀, 산행거리11.76km, 산행소요시간5시간55분, 해발1125m
09:22 포획틀, 산행거리12.66km, 소요시간6시간22분, 해발1011m
09:45 900고지
10:02 904고지
10:13 916고지
10:24~27 간이전망대
10:28 통꼭지봉 송신기지
10:30 통꼭지봉 정상, 산행거리14.89km, 산행소요시간7시간30분, 해발907m(907.8m)
10:40~50 836봉 간이전망대, 산행거리15.09km, 산행소요시간7시간40분, 해발835m
11:01 출입금지 안내판, 산행거리15.43km, 산행소요시간8시간01분, 해발756m
11:12 농평고개
11:15 당재, 산행거리15.95km, 산행소요시간8시간15분, 해발643m
11:45 800봉
11:48 810봉
12:32~42 918봉, 산행거리18.13km, 산행소요시간9시간32분, 해발918m
12:50~13:08 평도마을능선3거리, 산행거리18.51km, 산행소요시간9시간50분, 해발881m
13:33 925봉, 산행거리19.26km, 산행소요시간10시간33분, 해발925m
13:38~45 황장산정상, 산행거리19.37km, 산행소요시간10시간38분, 해발943m(943.7m)
14:03 881봉 산행거리20.15km, 산행소요시간11시간03분, 해발881m
14:11~16 중기능선3거리, 산행거리20.44km, 산행소요시간11시간11분, 해발842m
14:24 등산로 안내판
14:33 중기능선이정표
14:53 이정표, 산행거리21.82km, 산행소요시간11시간53분, 해발460m
14:58 불락사삼거리이정표, 산행거리21.96km, 산행소요시간11시간58분, 해발431m
15:17 황장산입구 이정표, 산행거리22.51km, 산행소요시간12시간17분, 해발219m
15:20 불악사 앞 도로
15:25 불락사입구 날머리, 산행거리23.12km, 산행소요시간12시간25분, 해발131m
○산행 전 이야기
오늘 산행은 불무장등 능선입니다.
최근 들어 지리산을 연이어 3번을 출산합니다.
지난달 심마니능선 산행 때는 산악회 버스를 이용했는데 당시 금요무박에 지리산을 찾은 산객들은 아주 많았으며, 지난 5일 왕시루봉능선을 찾았을 때는 평일 동서울 터미널에서 함께 버스를 탄 4명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산행은 금요무박인데도 산악회는 인원이 풀로 차 동서울에서 버스를 이용했는데 평일에 23시에 1대만 편성하던 버스를 22시50분, 55분, 23시로 5분 간격으로 3대를 배치했습니다.
22시55분 버스로 성삼재로 이동합니다.
지리산!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시간과 체력도 문제고, 경제적으로도 부담도 크고, 그래도 꼭 가야할 곳은 가야겠기에 이번에는 불무장등으로 갑니다.
불무장등능선이 끝나면 지리산동부능선, 지리산 남부능선, 지리산 북부능선, 지리산 서북능선, 그리고 국골계곡을 찾으면 올해도 막바지로 접어들 것 같습니다.
불무장등~황장산을 지난 사람은 그런대로 있는데 제대로 설명한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각각 시간이 다르게 나오고,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독립군산이야기 카페 고문이신 신경수선배님이 작년말 황장단맥 종주한 기록을 보고 많은 참고를 했는데 주행 속도가 비슷해 좋았는데 우연하게도 불무장등을 지나 알바한 곳이 같았습니다.
알바에서 신선배님 생각과 일치하는 것은 알바다 생각되면 되돌아가서 제대로 길을 찾아야하는데 그게 귀찮아 주변을 배회하며 등로를 찾다보니 개고생만 하게 된 것도 같았습니다.
이번 불무장등 산행은 짙은 안개와 박무로 시계가 좋지 않아 눈앞에 보이는 풍경만 볼 수 있었던 점이 아쉬웠고, 막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계획했던 하동 화개면으로 내려서지 못하고 불락사로 내려선 것이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또 불무장등 능선은 키 큰 산죽이 통꼭지봉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지는데 산죽에 걸려 넘어지고, 산죽 때문에 보이지 않는 돌에 걸려 넘어지는 수난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러나 무탈하게 산행을 마쳤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어디 있겠습니까?
홀로 산속을 헤매는 독립군처럼 홀로 떠나는 산이야기, 지리산 불무장등 능선 산행이야기를 열어갑니다.
○성삼재에서 불무장등능선 들머리 삼도봉 구간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가는 길은 조용하다.
산악회 팀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게 이미 성삼재를 떠난 건지 아니면 아직 성삼재에 도착하지 않은 건지......
앞서가던 몇 팀이 뒤로 쳐지면 선두가 되어 오른다.
하늘에는 별이 총총하고, 초승달이 밤하늘에 떠있었고 노고단 고개의 네온불빛인지 하늘이 무척 밝다.
짧은 계단이 있는 곳에 도착해 코재, 무넹기 방향으로 임도를 따라 올랐고 무넹기에 도착하니 검정색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니 우번대 스님이 오늘도 암자에 있는가 보다.
전망대에 올라 환하게 빛나는 구례시내 불빛을 보고 잠시 숨을 돌린다.
코재 이정표를 지나 짧은 계단과 만나는 길목, 무넹기 물골을 건너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을 따라 갈 마음도 없지는 않았는데 나뭇잎을 만지니 이슬에 젖어 스팻치를 착용하지 않은 바지가 금방 흠뻑 젖을 것 같아 임도를 따라 오르기로 한다.
가파른 돌계단을 올라 노고단 대피소로 접어들어, 노고단고개로 오르는 길은 계단길이 아닌 우회도로인 임도로 오르기로 하고 혼자서 우측 길로 들어선다.
호젓하게 임도를 따라 7~8분을 오르면 능선에서 임도는 U턴 형식으로 방향을 바꾸게 되는데 이곳에 데크전망대가 있는데 전망대에 올라 잠시 구례야경을 보고, 1분 정도 오르면 송신소로 오르는 길이 갈라지는데 선답자들 글에 의하면 송신소 길 우측으로 형제봉 능선길 들머리가 있다고 하고, 문수대로 가는 들머리가 되기도 한다고 하던데 언젠가 지나야할 길이기도 하다.
송신소 길을 지나 짙은 안개속에서 노고단 고개로 오르는데 뒤로 2명이 따라 오르는 것이 보였고 노고단휴게소를 떠난 지 25분이 지나 노고단 고개로 올라선다.
노고단 고개도 아무도 없이 조용하다.
자욱한 안개속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잠시 있는데 임도길로 여러 명이 뒤를 이어 올라 온다.
그리고 삼도봉을 향해 능선으로 들어서서 20여분이 지나 왕시루봉 들머리를 지나고, 30분을 지나 작은 헬기장을 지나고, 40분을 지나 돼지령에 도착한다.
지난번에도 이곳에 와서 여명이 깃든 노고단과 왕시루봉을 보았는데 오늘은 안개가 짙어 전혀 볼 수가 없다.
뒤따라오던 사람들이 연이어 추월을 하는 것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10여년전만 해도 주력이 빠른 편에 속하기도 했는데 내년이면 종심이 되니 어찌 젊은 사람들을 따라 잡을 수 있으며, 뒤처지는 것이 당연하고 지극히 정상일 것이다.
잠시 후 피아골3거리를 지난다.
주변이 점점 밝아지고, 사물을 어느 정도 분간할 수 있을 정도로 어둠이 가실 즈음 임걸령에 도착했는데 노고단고개에서 1시간이 걸렸다.
임걸령에는 사시사철 흐르는 샘터가 있다.
오늘도 이곳에서 물을 받으려고 2리터짜리 빈 패트병을 가지고 왔으므로 이곳에서 물을 채웠고, 이물은 오늘 하루 종일 마셔야할 귀한 생명수다.
임걸령 샘터에서 능선으로 접어들자, 지난번 산행 때 지리주능선 종주를 한다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동행했던 젊은 친구가 생각나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긴 데크계단을 지나 노루목에 도착하니 임걸령에서 25분이 지나서였다.
이곳에 올라서면 늘 몇몇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는 했는데 오늘은 노루목도 조용하다.
노루목을 지나 삼도봉으로 향한다.
10분을 지나 반야봉3거리를 지나고 밋밋한 오름이 지속되다가 넓은 암반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니 이곳이 삼도봉으로 성삼재를 떠난 지 3시간이 다 걸렸다.
▷성삼재에서 삼도봉까지 산행거리8.98km, 산행시간2시간57분, 해발1497m(원래 높이1501m), 현재시간 05시57분이다.
○삼도봉에서 불무장등 구간
삼도봉!
삼도봉의 옛이름은 낫날이봉이었다고 한다.
양쪽으로 절벽을 이룬 험한 봉우리가 마치 풀을 베는 낫의 날처럼 날카롭고 위험했다는 의미였는데 세월이 지나며 날나리봉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봉우리가 삼도가 맞물려있다고 해서 삼도의 대표들이 만나 삼도봉으로 개명하는데 합의하고 정식 국립지리원에 개명신청 하며 원래 이름은 퇴출되고 삼도봉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곳 지리산 삼도봉은 경상남도 하동군, 전라북도 구례군, 전라북도 남원군이 맞물려있는 곳이며 오늘 지나는 불무장등 능선은 전라북도 구례군과, 경상남도 하동군의 2개도의 도계가 되는 능선이다.
백두대간 상에는 이곳 말고도 삼도봉을 2곳을 더 지나는데 덕유산을 지나 대덕산 가기 전, 수도지맥이 분기하는 지점인 초점산 정상이 삼도봉으로 초점산 삼도봉은 전라북도 무주군, 경상북도 거창군, 경상북도 김천시(옛 금릉군)이며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인 민주지산 삼도봉이 있는데 세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민주지산 삼도봉은 전라북도 무주군, 충천북도 영동군, 경상북도 김천시(옛 금릉군)으로 남도와 북도가 겹치지 않은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가 맞물려 있는 삼도봉이다.
백두대간 상은 아니지만 백두대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도 삼도봉이 있다.
백두대간 선달산에서 서쪽으로 분기된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어래산 삼도봉이 있는데 이곳은 경상북도 봉화군, 강원도 영월군, 충청북도 단양군이 맞물려 있는 곳인데 외진 오지에 있는 산이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삼도봉으로 올라서니 60대 초반 부부로 보이는 팀이 한 켠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고, 조금 전 추월한 젊은 친구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젊은이에게 부탁해 인증사진을 남기고 한 쪽에 자리를 잡고 간식으로 떡으로 요기를 한다.
이따금씩 노루목 방향에서 천왕봉 방향으로 지나는 산꾼들이 삼도봉 표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지나는 모습이 반복되는 과정을 보며 요기도 하며 25분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삼도봉을 내려선다.
삼도봉에서 불무장등능선으로 내려서는 곳은 남쪽방향으로 목책이 둘러쳐 있어 옆으로 빗겨 들어선 다음 암봉을 내려서야 한다.
목책을 넘어 조심스럽게 암봉을 내려서면 반달곰활동지역이라는 붉은색 경고 현수막이 있는데 현수막을 보며 제발 만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한다.
현수막을 지나면 좌측 넝쿨 너머로 보여야할 풍경이 전혀 보이지 않은 것은 아직도 짙은 안개가 온 산을 덮고 있기 때문이다.
방향을 우측으로 바꾸며 1분 정도 내려서면 약간은 경사진 바위가 나오는데 잘 보이지는 않지만 좌측은 벼랑으로 바위에서 미끄러지면 아마도 50년이나 100년이 지나도 올라오지 못할 것 같다.
가문비나무가 있는 벼랑 너머는 길고긴 불무장등이 펼쳐졌을 텐데 시계는 약30~40m로 조망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아침이슬로 등산화 바닥이 젖어 아주 조심스럽게 바위를 지나 2분 정도 내려서면 이끼가 낀 미끄러운 벼랑을 내려서게 되는데 조심스럽게 내려섰는데 내려선 후 보니 우측으로 우회길이 있다.
이렇게 3번 암릉을 내려서면 위험지역을 벗어나게 되는데 조망이 가능한 2번째 벼랑 위 바위만 지나면 어려울 것은 없다.
이어서 키 작은 산죽지대가 이어지다가 그늘사초와 그래스 종류의 초원을 지나게 되며 등로 주변 수목은 잡목들로 원시 고목은 없는 편이다.
삼도봉을 내려서서 20분이 지나면 거목이 쓰러져 등산로를 가로 지르고 있는데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은 낮은 자세로 지나야 하는데 거만하게 고개를 들고 지나가면 호된 신고를 치러야 한다.
낮은 자세로 이곳을 지나 2~3분 정도 더 가면 약간 오르막으로 이낀 바위가 마치 축대를 쌓아 올린 듯한 지형이 나오는데 이곳이 흰듬등이다.
등로를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바위 암봉이 있는데 쉴만한 곳도 마땅치 않고, 아무런 표식도 없으므로 지도를 확인하지 않으면 이곳이 흰듬등인지 모르 채 지나가게 된다.
흰듬등!
흰듬등은 무슨 뜻일까?
지리산에는 봉우리 峰(봉)을 쓰는 봉우리가 많지만 어쩌다 고개 嶝(등)을 쓰는 봉우리가 있는데 지난번 지난 왕시루봉 능선에도 ‘문바우등‘이라는 봉우리가 있었는데 오늘 지나는 능선에도 이곳 흰듬등과 능선의 주봉이 되는 불무장등이 있다.
흰듬등
사전에서 찾아보니
듬이란 벼랑, 낭떠러지기를 뜻하는 경상남도지방의 방언이라고 한다.
그러면 흰바위가 있는 벼랑의 꼭대기를 뜻하는 것 같은데 쉽게 풀면 흰바위절벽봉이라고 하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사전을 찾아보면 흰듬등의 어원을 쉽게 알 수 있는데 이 능선을 지난 사람들은 보면 언제 흰듬등을 지났는지도 모르게 지나쳤다고 기록하기도 하고 흰듬등의 어원이나 뜻에 대해서는 아무런 표현이나 기록도 하지 않는다.
등로를 기준으로 양쪽으로 대단치 않은 암봉이 있는데 잡목이 무성하므로 조망은 없으며 굳이 흰듬등에서 조망을 한다면 오르는 방향을 기준으로 좌측 암봉으로 가면 죽은 가문비나무가 있는데 작은 바위에서 부분적으로 조망은 할 수 있겠으나 오늘은 짙은 안개로 가까운 곳도 조망이 열리지 않는다.
흰듬등을 내려서면 키 작은 산죽길이 펼쳐지다가 7~8분 지나는 곳에 이르면 죽은 산죽밭이 이어지는데 산죽에 대한 지식은 없어 사전을 뒤적이니 산죽은 꽃을 피우면 2~3년 후 죽는다고 나오는데 그러면 이곳에도 몇 년이 지나면 새로운 산죽이 자라나겠지.....
죽은 산죽지대를 지나면 이끼가 낀 바위지대를 지나게 되는데 이곳은 음지로 습한 지대인 것 같으며 이런 저런 형상의 바위를 보며 가다보니 희미한 갈림길이 나타난다.
직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불무장등 가까이에 온듯했는데 다른 사람들 기록을 보면 갈림길에서 아무런 표식이 없어 직진으로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왔다는 기록을 보았는데 이곳이 바로 산꾼들을 헷갈리게 하는 3거리 같았다.
좌틀하여 2분을 오르자 불무장등 정상이다.
▷성삼재에서 삼도봉을 경유 불무장등까지 산행거리10.71km, 산행시간4시간25분, 해발1446m(원래 높이1441.1m), 현재시간 07시25분이다.
○불무장등에서 통꼭지봉 경유 당재 구간
불무장등!
우리나라 산봉에는 특별하거나 특이한 이름이 제법 있다.
지리산에도 몇 곳이 있는데 그중 불무장등을 빼놓을 수는 없다.
不無長嶝
무슨 뜻일까? 아무리 되새겨 봐도 알 수가 없다.
해답을 찾기 위해 한국농어민신문에 연재되는 「조용섭의 지리산 이야기」23편 불무장등이야기를 보면 그런대로 답이 될 만한데 그 내용은 이러하다.
『이 ‘불무장등’이라는 특이한 이름은 백과사전 등에 한자어로 ‘不(아님)’과 ‘無(없음)’의 長嶝(장등, 길고 높은 봉우리 혹은 고개)으로 표기되고 있다. 이중으로 부정되는 이 이름은 단순한 한자어 풀이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구례 화엄사 강사를 지냈던 백운스님이 1988년 10월1일 불일회보에 기고한 ‘지리산의 내력-지명에 나타난 불교’ 글을 보면 그 이름에 대한 의문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백운스님은 1930년대 화엄사의 진응강백이 지은 ‘지리산지’를 번역 소개하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는데, 내용을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지리산은 문수보살의 일신이며, 팔만 권속과 더불어 항상 머물며 설법하는 곳이다. 나는 이에서 여러 해를 두고 의심했던 것을 일시에 떨쳐버렸으며 지이(智異)라고 일컬은 것을 깨달았다.
문수는 오로지 반야(般若)를 주관하며, 반야는 제불의 어머니(諸佛之母)이다.”그래서 문수보살의 지혜를 상징하는 ‘반야’로 봉우리의 이름을 취했으며, 반야가 의미하는 ‘제불의 어머니’에서 따온 ‘불모(佛母)’에서 불무장등 이름의 의문이 풀리게 되는 것이다. 즉 반야봉에서 이어지는 높은 산인데, 반야와 같은 의미인 불모로서 이름이 지어졌고 불모는 불무로도 읽기에 불무장등이 되었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지리산 자체는 문수이고, 문수는 곧 반야를 주관하고, 반야는 제불의 어머니, 즉 佛母로 반야봉에서 이어지는 긴 능선의 봉우리라는 것 같다는 것이며 불모는 오랜 세월이 흐르며 불무로 불리게 되어 오늘날 불무장등으로 불린다는 그런 뜻이다.
불무장등 정상은 5~6평 되는 공간으로 특별한 지형지물은 없고, 주변으로는 잡목이 빼곡하여 사방 어느 곳도 조망은 전혀 없다.
중앙에는 누군가 작은 돌판에 「불무장등」이라고 써서 작은 돌로 넘어지지 않게 뒤를 받쳐놓았는데 이 돌판이 정상표지석을 대신하고 있으며 나뭇가지에는 흰색 정상편액을 달아 놓았는데 이곳을 지난 빗소리 외 6명의 닉네임을 적어 놓았다.
일반적으로 높은 고봉에 오르면 쉬어갈 만한 쉼터도 있고, 조망을 할 수 있는 전망터도 있고, 많은 사람들의 흔적인 표기기도 많고 정상표지석도 있지만 물무장등은 아주 평범해 마을 뒷동산 같은 느낌이다.
거기다 오늘은 짙은 안개가 산 전체를 덮고 있으니 나뭇가지 사이로 조망을 하는 것도 불가하므로 스틱을 세우고 인증사진을 찍으며 잠시 시간을 보내다 불무장등을 내려선다.
불무장등에서 내려서는 방향은 올라서는 기준으로 2시방향이다.
정상을 내려서면서부터 키 큰 산죽이 시작되는데 이러한 산죽은 통꼭지봉 조금 못 미친 곳까지 이어지는데 산죽을 헤치며 지나야 하므로 넘어져 부상을 당할 염려도 있고 무엇보다 체력이 많이 고갈된다.
선답자의 글에서 이미 진행 등로를 읽은 터라 의심은 크지 않았지만 자꾸만 엉뚱한 방향으로 내려서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짙은 안개로 왕시루봉 능선이 보이지 않아 기준을 잡을 수 없다.
얼마를 내려섰을까?
등로는 S자를 그리며 반대편으로 에돌며 내려선다.
가던 길을 멈추고 스마트폰으로 카카오지도를 펴보지만 데이터가 모두 소진되어 지도가 열리지 않는다.
선답자의 기록을 검토해 봐도 이곳에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어 피아골로 떨어지는 느낌으로 어쩔 수 없이 내려서자 평지처럼 봉분이 없어진 묘지2기가 있는 곳으로 내려서고서야 제대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묘지를 지나 산죽길을 따라 25분 정도 내려서니 썩은 나무가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이 글을 보고 불무장등을 산행할 계획을 세우는 후답자가 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
필자의 경우 좌측으로 갔다.
우측으로 가면 피아골로 내려설 것 같은 생각이었는데 아직도 우측으로 갔을 때 정상적인 등로인지 아니면 등로를 벗어나 피아골로 가는 길인지 확인을 하지 못했다.
산행 후, 의문을 해결하려고 다른 사람들 산행기록을 30~40여 차례 검색해보았지만 이곳 갈림길을 자세하게 기록한 산행기는 찾아 볼 수 없었다.
필자가 이곳에서 좌측길로 들어섰는데 초반 등로 상태는 아주 좋았다.
2분정도 들어서자 전망바위가 나왔는데 선답자가 올렸던 사진과 다른 전망대였으며 전망바위는 넓고 크지는 않았지만 피아골과 문바우등을 보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듯했으며 바위 아래는 약30여m 정도는 되는 벼랑이었다.
시간도 넉넉하여 이곳에서 간단하게 아침 요기를 하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등로에서 10여m 지나자 길이 희미해졌고 큰 나무가 쓰러져 등로를 막아섰다.
쓰러진 나무를 넘어 이어지는 희미한 길은 급격하게 고도를 낮추며 내려섰는데 잠시 후 조금 전, 식사를 했던 전망바위 아래였다.
중요한 것은 이곳 큰 나무가 있는 곳에서 길이 막혔다.
내려선 길을 제외하고 3면은 다래덩굴과 가시덤불이 빼곡해 짐승도 다니기 어려운 곳이다.
정상적인 등로는 어디일까?
첫 번째 생각할 수 있는 곳은 위 갈림길에서 우측길로 들어서는 방법, 두 번째는 쓰러진 나무를 넘어서 절벽아랫길로 내려서지 않고 사면으로 가보는 것, 세 번째는 절벽으로 내려서서 큰나무로 가기 전에 우측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럴 때 기본은 왔던 길로 되돌아가서 길을 다시 찾아야하는데 원칙을 무시하고 자만에 빠졌으니 다시 올라가는 게 귀찮게 느껴졌다.
한동안 넝쿨과 씨름을 하다가 스마트폰에서 카카오지도를 폈는데 데이터가 소진되어 지도가 부분적으로 펼쳐진 지도에서의 현 위치는 정상적인 등로 좌측으로 즉 현재 위치에서 우측이 있었다.
그러나 우측에 등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무지막지한 넝쿨 때문에 한발자국 앞으로 갈 수가 없다.
헛힘만 쓰다가 그래도 넝쿨이 적은 남동 방향으로 뚫고 나간 뒤 나중에 능선으로 붙는 방법을 택했다.
그런데 넝쿨은 계속 이어졌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꾸만 동남방향으로 내려서게 되니 경사진 사면으로 내려서게 되었고 사면을 통해 가다가 능선으로 오르는데 산죽 때문에 애를 먹다가 능선으로 올라선다.
능선에는 분명히 등로가 있어야 하는데 보이지 않자 자세를 낮춘 상태에서 등로를 확인하니 멀지 않은 곳에 등로가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등로로 복귀했는데 등로는 아주 뚜렷했고 전망대를 떠나 다시 등로로 복귀하기까지는 24분이 걸렸는데 조금 전 3거리에서 우측으로 난 길이 정상 등로였다면 5분 정도면 북귀지점까지 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산행기를 작성하며 지난해 이 능선을 지난 신경수 선배님의 글을 참고하기 위해 정독을 했다.
산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산꾼을 대표하는 사람들 중 한분인데....
필자가 지났던 좌측으로..... 전망바위에서 전망바위 아래로..... 넝쿨지대에서 되돌아 갔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자만에 빠져서 넝쿨지대에서 한바탕 씨름을 하고...... 나중에 능선으로 복귀..... 하기까지 어쩌면 필자와 같을 수 있을까? 신경수 선배님의 산행기록을 정독하며 혼자 웃었다.
결론은 위에서 적시한 3곳 중 한 곳이 정상 등로로 이어지는 것일 텐데 현재로서는 어느 곳이 정상 등로로 이어지는 길인지 알 수가 없는데 가장 확신이 가는 건 세 번째 같다.
복귀한 등로에서 밋밋하게 이어지는 내리막길에는 한 키가 훌쩍 넘는 산죽이 계속 이어지는데 20여분 개고생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산죽을 헤치며 속도를 내 본다.
급히 가다가 발이 등로를 조금 이탈하면서 산죽에 걸려 넘어지며 손가락이 나무에 부딪쳤는데 골절이 된 것 같은 아픔에 한동안 가지 못하고 절절 매다가 다시 한 차례 사정없이 넘어졌는데 산죽에 가린 곳에 돌출된 돌에 발이 걸려 사정없이 꾸꾸라 졌는데 앞에 바위라도 있었다면 면상이 성치 못했을 것이다.
마음만 젊었지 내년이면 종심인데 마음이 급하다고 해서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시간도 충분하여 속도를 낼 필요도 없다.
산책을 하는 기분으로 등로를 따라 걷었고, 우측 피아골이나 좌측 목통골은 아직도 구름속에 묻혀 모습을 볼 수가 없고.... 한동안 능선을 따라가는데 주위에서 산짐승 기척이 들리니 호루라기를 몇 차례 불어 동물들과 마주치지 않게 시간을 준다.
등로로 복귀한 후 약25분 정도 지나 산죽이 없는 곳에 닿았는데 등로 좌측으로 이상한 물체가 보여 가까이 가보니 포획틀이 있고 동물 이동을 찍는 카메라가 나무에 부착되어 있었는데 포획틀은 설치한 후 관리를 하지 않아 기능을 잃었으니 산중 쓰레기가 되었다.
포획틀을 막 지나면 밋밋한 고지에 닿게 되는데 불무장등에서 시작된 산죽이 이곳에 와서 기세가 꺾이는 곳인데 능선에는 산죽이 없지만 능선을 조금 벗어난 사면으로는 산죽이 있었으며 등로를 지나며 때로는 산죽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키작은 산죽이라 산행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다.
포획틀이 있는 곳에서 편안한 등로를 따라 20분을 지나면 조망이 없는 밋밋한 900봉에 닫게 되는데 묘지가 있던 자리 같기도 하고.....
900봉을 지나면 도면상에는 봉우리로 나타나지 않는 봉우리를 2곳을 지나면 등로 주변으로 그늘사초와 그래스 종류의 초원이 나타나며 잠시 후 밋밋한 923봉에 오르게 되는데 900봉에서 약30분 거리다.
923봉을 내려서서 10분 정도 지나면 등로에 바위가 돌출된 곳에 닫게 되는데 우측으로 나뭇가지가 가려있는 곳에 전망바위가 있다.
이곳 전망바위에 서면 조망은 극히 부분적인데 그것마저도 구름에 가려 정확한 위치를 가늠할 수 없다.
노고단은 구름속에 묻혔고, 왕시루봉 능선은 희미하게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곳에서 볼 수 있는 곳은 질등뿐이며, 반야봉과 불무장등은 짙은 구름속에 묻혀 있고 발아래는 피아골 버스종점인 직전마을이 보인다.
잠시 조망을 마치고 등로로 복귀해 1~2분을 지나자 송신탑이 있는 곳으로 통꼭지봉 아래로 다시1~2분을 위로 오르면 통꼭지봉 정상이다.
통꼭지봉
삼도봉에서 시작된 능선을 따라 내려서며 이름을 가진 3개의 봉우리를 지나는데 흰듬등. 불무장등, 통꼭지봉이 모두 이름이 특이하다.
통꼭지봉의 유래에 대해서는 선답자들 산행기록에 많이 나온다.
대부분 찾으려는 흔적이나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 기록을 그대로 카피해서 퍼 나른 기록에 불과하다.
「정유재란(1597년) 때 인근 의병, 승병들이 왜병들에게 쫓겨 이곳까지 올라와 패전의 슬픔으로 통곡했다하여 통곡봉으로 불렸다고 하기도 하고, 불무장등 능선 전체로 보면 이곳이 여인의 젖가슴이 되는 곳에 해당된다고 하여 통꼭봉이라고 한다,」고, 그런가 하면 화개 사람들은 「목통골 배나루 평전을 꼭지가 달린 통을 타고 올라왔다가 꼭지가 걸린 곳이라고 해서 통꼭지봉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어떤 유래가 맞는 것인지 모르지만 모두 누군가가 지어 낸듯한 말 같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유래가 있는지 위에서 열거한 유래가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구례군청, 구례문화원에 물어 보아도 시원한 대답은 없다.
통꼭지봉은 묘지 이장터 같은 느낌으로 사방에 잡목이 커서 조망은 없으며 사각형 시멘트 구조물이 있는데 이 구조물을 선답자은 판독 불릉 삼각점이라고 한다.
통꼭지봉을 지나 평지같은 능선을 따라 5~6분 지난 곳에 멧돼지 아파트가 있다.
불무장등을 내려서면서도 2차례 보기는 했지만 먼저 보았던 아파트는 낡아서 수리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버려진 것이고 이곳에 있는 아파트는 현재 짓고 있는 것인지 막 준공을 낸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하게 주인이 있는 아파트였다.
혹시 주변에 있을지 몰라 호루라기를 2차례 불어주고 지난다.
멧돼지 아파트에서 3~4분을 지나면 평지능선은 급속하게 고도를 떨어뜨리는데 능선 마지막 부분에 간이 전망대가 있다.
이곳 간이 전망대에 서면 좌측 목통골 너머로 화개면이 보이고 산 중턱에 사찰도 보이는데 미답지라 제대로 설명할 수 없지만 아마도 칠불사라고 느껴졌고, 가야할 방향인 정면으로는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우뚝하게 솟아있다.
간이전망대에서 잠시 조망을 마치고, 과일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간이 전망대에서 내려서는 등로는 무척 가파른 편으로 10분을 내려서자 대형 안내판이 설치된 곳에 닫게 되는데 이 안내판은 국립공원 경계를 구분하는 안내판으로 국립공원으로 출입을 통제한다는 내용이다.
안내판 앞에는 희미하게 가로지른 길이 있는데 좌로는 하동땅 목통마을, 우로는 구례땅 농평마을로 이어지는 길이다.
농평마을은 임진왜란 때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생긴 마을이라고 하는데 한 때 번성하기도 했던 마을은 세월이 지나며 하나 둘 마을을 떠나고 이제는 몇 가구 남지 않았다고 한다.
안내판을 뒤로하고 마을 뒷산 같은 능선을 따라 3분을 내려서면 우측으로 농평마을이 보이며 이곳을 막 지나면 고사리 밭이 나오는데 폐헬기장에 고사리를 재배하는 것 같다.
고사리가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면 이어서 수례가 지날 다닐 듯한 비포장 고개가 나오는데 일부 산객은 이곳이 당재로 착각하기도 했다는 기록도 있기도 한데 이곳을 사람들은 농평고개로 적고 있다.
농평고개에서 우측을 통해 능선으로 올라 3~4분 더 지나면 목통마을↔농평마을 이정표와 황장산 산행안내판이 있는 당재에 도착한다.
▷성삼재에서 삼도봉, 불무장등을 경유 당재까지 산행거리15.95km, 산행시간8시간15분, 해발643m, 현재시간 11시15분이다.
○당재에서 황장산 경유 불락사입구 날머리 구간
당재
당재의 유래에 대해서는 알아보지를 않았는데 성황당이나 당집이 있던 고개에서 비롯되었을 것 같다.
지금은 당집이나 성황당이 없어 졌지만 예전에는 곳곳에 성황당이 있었는데 성황당은 고갯마루가 대부분이었으며 큰 고목나무 또는 당집이 있고는 했는데 필자가 어릴 때 살던 마을에도 성황당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돌 하나를 던지고 소원을 빌고 지나다 보니 큰 돌무더기가 있었다.
아마도 이곳도 그러한 고개가 있었던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당재에서 시작되는 황장산 오름길은 처음에는 가파른 등로가 이어지므로 힘든 편이다.
각개목으로 만든 재래식 계단이 곳곳에 있다.
올라가다가 잠시 쉬어가느라 주저 않았는데 농평마을에서는 계속 닭 우는소리가 들렸고, 목통마을 쪽에서는 칠불사에서 나는 불경소리인지 통꼭지봉부터 들리는 불경소리는 그치지 않고 들렸는데 아마도 녹음테이프를 틀어 놓았나 보다.
가파른 등로를 따라 20~25분 정도 오르면 800고지 무명봉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부터는 가파르고 긴 오름 구간은 없다.
800고지에서 잠기 내려섰다가 오르면 811고지와 817고지를 연속 오르게 되며 이곳부터는 평지같은 능선이 이어진다.
길 좋은 능선에는 이따금 산죽도 보이는데 산죽의 밀도도 낮고 키도 작기 때문에 산행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또한 능선길 좌우에는 아름드리 노송이 많았는데 새벽부터 혼자서 산행하다보니 누구와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었는데 이곳 능선 노송과 한동안 대화를 나누며 지난다.
편한 능선이 시작되는 811고지에서 20분정도 지나 로프가 있는 작은 깔딱을 올라서면서 반가운 표지기가 눈에 들어온다.
‘그리운 마음으로 하늘금 따라 백두산 가네’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자하 신경수 선배님 표지기였다.
지난해 말 백두대간 삼도봉에서 남도대교 앞까지 능선을 답사하며 이 단맥 이름을 ‘백두 황장 단맥으로 명명했는데 당시 단맥을 답사하며 매단 표지기다.
신경수 선배님은 우리나라 단맥의 일인자라는 것은 이미 정평이 나있는데 우리나라 전역 어디던지 오지의 산을 가면 신경수 선배님의 표지기를 볼 수 있다.
표지기를 보고 반가움 마음에 전화라도 할까? 하다가 그냥가기로 한다.
표지기가 있는 840고지에서 5분을 지나면 바위들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10분 정도 지나면 오르막길로 우측으로는 안전 로프지대가 설치되어 있다.
지루하고 힘도 들고....
이곳을 오르면 황장산 정상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힘들게 올라서니 산죽만 무성하고 아무런 표식이 없는 918 무명봉이다.
이곳이 황장산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정상에서 점심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망이 대단했다.
맥빠진 상태로 918봉을 내려서다가 길가에 주저 않아 한동안 아무 생각 없이 10분 정도 쉬다보니 졸음이 밀려와 주체할 수 없이 다시 길을 걷는다.
5분 정도 내려서니 능선에 폐헬기장인지 넓은 터를 지나고, 약간 오르막 봉우리에서 좌측 사면으로 돌아가면 평도마을능선삼거리 이정표(←황장산1.3km,↑평도마을3.8km)가 있다.
황장산가서 점심을 해결하려고 했는데 아직도 1.3km를 가야한다니......
이러다가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까 걱정이 되어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했는데 그런데 목만 마르고 밥을 먹을 수 없어 억지도 조금만 먹고 버릴 수밖에 없었다.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 산모기 극성에 버티지 못하고 배낭을 챙겨 또 다시 등로를 따라 걷는다.
평도마을 능선삼거리에서 20분을 지나면 바위가 능선을 막고 있어 바위로 올라 굵은 로프를 잡고 내려서면 또 다른 바위가 기다리고 있다.
바위들이 돌출되어 있는 것을 생각하고 이곳을 오르면 황장산 정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올랐는데 정상이 아니고 934m 무명봉으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934봉은 3면은 잡목이 들러 쌓였고 노고단, 왕시루봉 능선은 어느 정도 조망이 열리는 곳인데 이직도 능선에는 구름이 지나고 있어 희미한 능선을 보고 어딘지 구분하기가 쉽지가 않다.
잠시 땀을 식히고 다시 등로를 따르면 등로는 평지처럼 편하고..... 5분 정도 지나자 밋밋한 오름이 느낌으로 황장산 정상임을 알 수 있다.
당재에서 안내판에는 4.2km로 기록했는데 실제 거리는 3.42km로 무척 길게 느껴지는 구간이었다.
황장산(黃獐山)
전국적으로 황장산이라는 산명은 제법 있는 편으로 백두대간 상에도 문경과 삼척 2곳이 있다.
다른 여타의 산은 길 長(장)를 써서 긴 능선이 펼쳐진 산을 의미하는데 이곳 황장산은 다른 산들과 달리 노루 獐(장)을 쓰는 특이한 산이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산의 형상이 누런 노루와 같다고 붙여졌을 것인데 황노루의 어떤 모습을 한 형상인지 어느 방향을 보고 있는 형상인지, 정말 황노루를 닮았는지 알 수는 없다.
최근 과학이 발달하여 위성에서 내려다보는 사진을 보면 황노루의 형상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지도를 펴보지만 도무지 판단할 수가 없다.
황장산은 화기(火氣)가 있는 산이라고 한다.
서울 남산(목멱산)이 화기가 있어 개성에서 한양으로 천도할 때 정도전은 남산의 화기를 없애기 위해 3가지 방책을 세웠다고 전하는데(광화문 앞에 화마가 접근하지 못하게 해태상을 세우고, 숭례문의 현판을 가로로 달지 않고 세로로 달아 지세를 눌렀으며, 지금의 서울역 부근에 인공으로 남지라는 못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 황장산에도 화기를 다스렸다는 일화가 전해진다고 한다.
하동땅 화개장터에서 화개천을 따라 올라 유명한 쌍계사를 지나고, 모암마을과 신흥마을 지나고, 범왕마을을 지나면 산 중턱에 칠불사라는 사찰이 있다.
전하는 이야기에 의하면 황장산을 마주보고 있는 칠불사는 황장산 화기로 인해 화재가 자주 발생했다고 하는데 칠불사 스님은 화기를 다스리기 위해 매년 소금 한가마니를 이곳 황장산에 묻었다고 한다.
소금과 화재는 연관이 있는 걸까?
단양 단성면에 두악산, 일명 소금무지 산이 있다.
구 단양시가지에 끈임 없이 일어나는 화재를 막기 위해 화기를 막는 비법으로 두악산 정상에 항아리 3개를 묻고 좌우항아리에는 한강물을 채우고, 가운데 항아리에는 소금을 채우라는 길을 가던 노승의 권유로 항아리 3개를 묻으니 그 뒤로 화재가 나지 않았다고 하는데 소금무지 산정에는 지금도 3개의 항아리가 묻혀있고 양쪽으로는 한강물이, 가운데 항아리에는 소금이 담겨있다.
암튼 황장산이 화기가 있는 산이라고 하는데 칠불사 스님이 최근에도 매년 소금을 이곳에 묻는지, 이로 인해 화재가 나지 않는지는 알 수가 없고 궁금한 사람은 칠불사 스님에게 직접 물어보아야 할 것이다.
황장산은 사방이 트인 산으로 조망이 좋은 산이었지만 최근 잡목을 정리하지 않아 새로 자란 잡목이 사방을 점점 가리고 있어 사계정리가 필요하다.
정상에는 중앙에 삼각점이 있고 북쪽으로 정상표지석과 조망안내판이 있으며 북서방향으로 이정표가 있다.
조망안내판을 보면 북쪽 만복대부터 동쪽 천왕봉까지 지리산을 자세히 적시하고 있는데 날씨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주변 잡목으로 분간할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왕시루봉이 이정표가 있는 방향 뒤로 있다는 것만 확인할 수가 있다.
혼자서 스틱을 세우고 인증 사진을 찍고 물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황장산을 뒤로하고 능선을 따른다.
황장산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걷는 등로는 아주 편하다.
15분 정도 지나면 이정표(둘레길,작은재4.2km↔황장산0.7km)가 나오고, 이곳에서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6~7분을 지나면 또 다시 이정표(작은재3.5km↔황장산1.4km,↑불락사2.35km)가 있는 중기능선3거리다.
원래 산행은 이곳에서 촛대봉으로 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는데 변수가 생긴다.
오늘 이따금 햇볕이 잠깐씩 비취기는 했으나 하루 종일 흐린 날씨였는데 이곳에 도착하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사실 조금 전부터 아주 조금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이곳에 오자 더 많이 떨어지므로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곳의 지리에 어두워 일단 불락사로 하산한 후 화개터미널로가서 17시25분 버스로 귀경하기로 했는데 불락사로 내려서면 하동땅이 아니고 구례땅이었으며 화개로 가는 버스는 없고 오직 구례로 가는 버스밖에 다른 버스는 없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중기능선3거리에서 우측 불락사 방향으로 들어서면 등로 흔적은 아주 희미했으며 밋밋하게 경사진 능선을 따라 3분 정도 내려서면 능선은 좌우로 분기하는데 불락사는 좌측능선으로 길은 아주 희미해 잘못 가고 있는 건 아닌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좌측능선으로 내려서서 2~3분 내려서면 불락사↔황장산을 나타내는 등산로 안내판이 나오는데 안내판을 보고서야 제대로 내려섰음을 알 수 있었는데 사실 이 안내판은 조금전 능선이 분기되는 지점에 있어야 했다.
안내판을 막지나면 나무계단이 나타나는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낙엽이 많이 쌓였다.
계단을 내려서서 또 한 차례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며 2번째 안내판에서 조금 더 내려서면 중기능선 이정표(불락사1.65km↔황장산2.2km)에 도착하는데 첫 번째 불락사↔황장산 등산로 안내판에서 10분이 지나서이다.
이곳에 도착하지 찔끔찔끔 내리던 비는 그쳤는데 제대로 오지도 않으면서 산행계획을 바꾸게 했는데 그렇다고 중기능선3거리로 다시 오를 수는 없었다.
중기능선이정표에서 15분 정도 내려서면 능선에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등로는 바위가 있는 능선을 좌측으로 우회해서 사면을 따라 내려서면 불락사↔황장산 등산로 안내판이 4번째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조금만 내려서면 이정표(불락사0.95km↔황장산2.8km)가 나온다.
이곳 이정표에서 길이 직진과 좌측으로 갈라지는데 능선을 따라 직진으로 가면 불락사이고 좌측길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천왕사로 이어지는 길 같았다.
암튼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5분 정도 내려서면 불락사3거리 이정표(불락사0.86km↔황장산2.9km)가 나오고 이곳에서 20분을 내려서면 황장산등산로입구 이정표(불락사0.25km↔황장산3.5km)가 나온다.
이곳에서 조금 내려서서 180도로 방향을 바꾸며 사면으로 내려서면 불락사 조금 아래 지점 포장도로로 이곳에서 약5분 내려서면 피아골 계곡인데 이곳이 버스가 다니는 865번 지방도로로 산행날머리이다.
▷성삼재에서 삼도봉, 불무장등, 황장산을 경유 피아골 불락사입구 날머리까지 산행거리23.12km, 산행시간12시간25분, 해발131m, 현재시간 15시25분이다.
○이 후
시간을 확인하니 충분해 여유가 있습니다.
조금 전, 내려선 곳으로 다시 올라가 길 건너편 계곡으로 가서 계곡에 몸을 담그니 피로는 완전히 사라지고, 다시 불락사 입구로 내려섭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865번 지방도로를 구례와 하동을 잇는19번 국도로 착각하고 있었으므로 구례로 가던지, 하동으로 가던지는 버스가 빨리 오는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하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지 않아, 구례택시를 호출했는데 이곳 주민이 보이기에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버스가 올 시간이 다 되었다고 합니다.
호출한 택시를 취소하고, 잠시 후 버스가 왔고 감사한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 구례로 가는 버스지요?”라고 기사에게 물으니 뭐라고 궁시렁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잠시 후, 연곡사입구에 도착하자 그제서야 구례로 가는 것이 아니고 피아골 종점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버스기사가 뭐라고 했던 말도 내려올 때 타야한다는 뜻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었는데 구례구역에서 17시02분 기차를 타려면 16시50분까지는 구례에 도착해야하는데 도저히 안 될 것 같았고, 그렇다고 여기서 내려 택시를 탈 수는 없었습니다.
피아골 종점에서 회차한 버스는 잘도 달립니다.
구례터미널에 도착해 구례구역으로 이동해 기차를 타려고 했던 계획은 공용터미널에서 버스로 바뀌었고 무사히 남부터미널로 귀경을 합니다.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바위전망대에서 길이 없어지고
나중에 올라선 곳이 좌쪽 능선으로 올라섰으니
바위전망대 오기전 좌쪽으로 내려가는 안보이는 산죽밑 길을 놓친 것이지요
좌쪽으로 트레버스한다고 하다가 개고생을 똑같이 하다니
산인연인 듯합니다
저도 선배님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알바를 한 것을 보고 그리 생각했습니다.
요즘 몸은 어떤지요.
날도 더운데 관리 잘 하시고 몸이 좋아진 후 출산하세요.
@범솥말 회장님 말씀처럼 여름에는 더이상 산행을 못하겠구요
설상가상 물리치료를 받고 집에와 보니 전기찜질에 목과 어깨 일대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 연락했더니 감염 등 큰일난다며 오라고 해서 갔더니
나의 면역체계나 체질등 변화로 그리 된 것이라며 실수 절대 인정안하면서
후신딘과 비슷한 약 한번 슥 발라주고 그 값 즉 치료비는 안받고 진료비는 내고 가랍니다
그래서 치료비보다도 훨 비싼 4700원(3급병원이라서 그럽니다)만 날리고 집에 와서
빨간약과 후시딘과 마데카솔을 바르며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허송세월을 하고 있네요
2~3일이면 나을 것이라는 의사의 진료는
의사처방대로 후시딘을 계속 바르는데도
일주일이 되도 낫지 않고 어제도 손톱만한 수포를 몇개나 터트리고
빨간약을 바르고 마데카솔분말로 화장을 했지만 금방 지워지고
그렇다고 목을 가누기도 힘이드는데 계속 앉아서 버틸 힘도 없구 그러네요
그렇다고 그만한 일로 소송을 하기도 그렇고
의료분쟁이 다 그렇듯이 이길 확률0%고
이겼다고 쳐도 내가 고생한만큼 위자료가 나온다면 몰라도
의미없는 일이라 생각하고 방콕하다가
발부종 때문에 3만보걷기 딱 하루했는데 또 몸살이 나고 말았습니다
선배님. 현오입니다.
고생 많이 하셨네요. 저는 4년 전 같은 루트를 화개까지 진행했는데 등로 진행에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제 산행기를 봤어도 전혀 도움이 안 되셨을 듯싶습니다.
다만 산죽때문에 성가셨고 보슬비 때문에 온몸이 젖었던 기억만 있으니....
참 대단한 선배님이십니다.
산행기도 산행기이지만 대단한 집념이시니....
늘 건산하십시오.
현오님~~~~
반갑고, 반갑고, 또 반갑습니다.
어찌 지내십니까?
긍금했는데 가끔 들리시어 소식이나 전해주면 좋겠습니다.
현오와 걷는 백두대간은 잠시 휴면상태이신가요?
영신봉까지 재미있게 보았는데......
현오님이 내신 지리산 책을3년전에 사서 가끔씩 보았는데 집사람이 책꽂이 정리하면서 애들 책인줄알고 버렸잖아요.
그래서 다시 샀지요.
현오님으로부터 지리산을 안내받아 4번 출산했지요.
불무장등능선도 현오님글 읽었는데 참고만 할 수 있었고요, 웬만하면 알바를 하지 않는데
지리산에서는 불무장등능선과 심마니능선에서 알바를 하게되네요.
암튼 넘넘넘 반갑고 자주 소식주시고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 같이 함께 만나 그간 못다한 정 술한잔하며 나누었으면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