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캔도 먹기 싫다고 합니다.
맛없는 밥은 더더욱 먹기 싫다고 합니다.
쓰디쓴 약도 먹기 싫답니다.
주사도 맞기 싫답니다.
누나도 억지로 먹이면서 얼마나 마음 아팠는줄 아니??
누나도 쓴약은 정말 싫어.
이 누나도 말이야.. 병원가기 싫었어..
너때문에 내 용돈이 바닥이 났잖냐..
이젠 나 먹고 싶은거, 입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맘놓고 할꺼야
우리 애기도 맘껏 안아주고 야단 안칠꺼야.
너 맘 아플까봐서 맘껏 안아주지도 못했다.
좋겠다. 우리 순돌이..
이젠 누나가 맛없는 밥도 안먹어도 되겠고,,
쓴약도 안 먹어도 되고,,
가기 싫은 병원가서 아픈 주사 안 맞아서 좋겠다.
애기 안아주는 모습 안 봐서 배 안아파서 울 순돌이는 좋겠다.
떨어져 지내도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순돌이가 있다는 생각으로도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좀 전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가니 우리 순돌이 입속이 하얘져 숨쉬기도 힘들어 하더군요..
어쩌면 폐렴합병증으로,, 심장과 폐가 안 좋으니 물이 찼을지도 모르기에..
2년전 흉수가 차서 고통받던 때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고,, 그때처럼 수술로도 어떠한
처치를 해 줄수가 없는 상태여서,,
순돌이 내 가여운 아기가 억지로 붙들어 두면 고통만 받는다는걸 알기에 제가 보냈습니다.
아침에 그 먹기 싫어하던 미음을 억지로 먹여가며 쓴약을 억지로 먹이면서까지 끝까지 고통을
주고 말았네요..
그동안 목욕도 못해서 지저분한 모습으로 보낼수가 없어 깨끗이 목욕시키고 집에 두고 왔어요.
저녁에 아버지 뿌린곳에 묻을껍니다.
편찮으셨던 아버지의 오랜 친구로 아버지 정신없는 와중에도 순돌이 밥주라고 걱정하셨었는데..
우리 순돌이 아버지랑 함께 하게 되었네요..
저녁에 전복 사들고 가서 미음 끓여줄라고 그랬는데..
어쩔수 없이 사무실에 왔고,, 울음을 삼켜가면서 이 글을 찍습니다.
그토록 인정머리 없어 보이던 엄마도 순돌이를 보면서 하염없이 눈물 흘리십니다.
17년이란 세월이 이토록이나 짧은지 몰랐습니다..
17년전 애견샵에서 여고생 서너명이 유리앞에 다닥 붙어있길레 뭔가 싶어 구경하다
자석에 끌린것마냥 들어가서 이것저것 묻지도 않고 "쟤 주세요"하고 데려왔네요.
피부병에 걸렸는지 귓병에 걸렸는지 뭐..그런거 신경도 안썼고 그냥 데려왔어요.
얼마나 먹성이 좋았는지 그때도 우유인지 분유인지를 마구 먹고 있는 걸 달랑 들었는데
입을 짭짭거리며 있는 애를 안고 나오는데 여고생들의 부러움을 안고 나오는길이
그렇게 기쁠수가 없었습니다.
눈만 감으면 울 순돌이가 눈에 아른거렸고,,
노견이 된 순돌이는 울아부지 못 움직일때 엄마가 일으키면 저도 가서 일으켜드린다고
아버지 팔을 같이 붙들고 용을 쓰던 기특한 효자였어요..
그런 내아기를 제가 아주 멀리 보내버렸네요.
울 순돌이 고통속에 절대 그대로 놔두지 않겠단 다짐을 오늘 기어이 지키고야 말았습니다.
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과 미련이 아직도 남아 저를 괴롭힙니다.
첫댓글 아....까비님....
그 마음을 저도 알것같아서...........
아...좀전에 순돌이에게 용기를 주라고 까비님께 장풍을 쏘고왔는데...순돌이가 하늘나라로 갔네요 ㅠ..ㅠ
고통속에 신음하던 녀석이 마지막 가는날은 편안히 가길 바랬는데....
그동안 힘든시간을 기특하고 대견하게 견뎌주던 정많았던 우리 순돌이.....
고마웠고....한 번도 본적은 없지만 나도 사랑한다 순돌아....
아..맘이 너무 아프네요 ㅠ..ㅠ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지...
.......아니겠지 하는맘에 들어왔는데 ㅠㅠ
.......까비님 ㅠ ㅠ 힘내십시오
순돌이가 그렇게 떠났군여... 오랜동안 고통받다 떠난 순돌이생각하니 울컥해지네요..
그래도 너무 오래 슬퍼하지마시고 항상 좋았던기억 순돌이랑 즐거웠던 순간만 기억해주세요. 그게 순돌이가 바라는거랍니다.
떠난 순돌이도 잘 알고 느끼고 떠났을겁니다. 17년동안 가족과 함께 지낸 시간 감사하고 행복했었다고요. 까비님의 그마음 누구보다 잘 알고 느끼고 있을겁니다. 여기 이 세상에선 고통이지만 지금은 아주 편하게 자유롭게 있을거란 생각으로 위로 삼으세요. 17년,,,,,, 앞으로 많이 힘드시겠지만.... 힘내세요...
순돌이는 좋은기억만 가지고 여행을 갔을꺼에요
까비님.. 미안한 생각하지마시고 좋은기억만 남겨두세요
순돌이는 더이상 아프지않고 친구들이랑 잘 놀꺼에요
우리차돌이가 마중나와서 재밌게 놀꺼에요
이젠 편하게 보내주세요
힘내세요
아무것도 하실수 없이 마음 너무 아프시겠지만 그래도 힘내세요~~
순돌이는 좋은곳에서 이제 더이상 안아프고 편안할거에요~~
아가에 대한 까비님의 큰사랑을 느낍니다...
지난 일요일 반려동물문화교실에서 책공장님의 그러셨어요...
어떤 선택이든...우리 아가들은 받아들이고 그게 최선였음을 안다고요...
순돌이 분명 까비님 가족분들의 사랑 가득 안고
지금 평온할거예요...
까비님...용기내세요...힘내세요...
울음 참으며 이 글을 쓰셨을 까비님 생각에, 가족의 슬픔을 뒤로 하고 떠났을 순돌이 생각에 눈물을 흘립니다.
처음 듣는 순돌이와의 첫 만남 이야기. 아버님과의 이야기에 또 목이 메이고....
이 착한 아이가 지금쯤 갈 곳으로 잘 가고 있을 겁니다.
잘 하셨어요, 까비님. 순돌이도 언니에게 고맙다고 말했을 거에요.
순돌아, 천천히 좋은 곳으로 잘 찾아 가거라..
순돌이가 이곳에서 까비님과의 즐거운 17년 여행을 마치고 이젠 저세상에선 아버지를 만나 행복할꺼에요. 아버지도 순돌이를 만나 얼마나 반가우실까요. 순돌아 편히 편히 쉬렴.
순돌이 소식에 제 울음보가 또 터졌네요
얼마전에 봤던 순돌이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요 그 이쁜표정의 아이
그래도 아버님 곁에 있을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힘내세요...
오랫만에 들어오니 순돌이가 아버님 곁으로 여행을 갔군요.
반갑게 맞이해 주셨을것 같네요....ㅠ.ㅠ
순돌이 까비님 사랑도 많이 받고 할아버지 사랑도 많이 받고 할아버지하고 있으려고 갔습니다. 까비님 안아드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