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 걸음, 한 걸음
삭막한 세상에서 가끔씩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 감동을 주는 것이 있다면 스포츠를 빼놓을 순 없을 것 같다. 얼마 전에 아시안 게임이 중국에서 열렸다. 중국이 원래 스포츠 강국인데 자기들 안방에서 열리다 보니 금메달을 거의 독식하다시피 해서 크게 흥미는 없었지만 그래도 몇몇 종목에서 선수들이 보여주는 투혼과 노력의 결실들을 보며 잔잔한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오랜만에 우리나라를 배드민턴 강국으로 우뚝 서게 해 준 안세영 선수! 참 실력과 근성을 갖춘 선수라 관심 있게 지켜 봤지만 이번 대회 결승에서 보여준 투혼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물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천위페이’란 중국 선수가 오랫동안 세계 1위 자릴 차지하고 있었고 여러 해 동안 안세영이 도전했지만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몇 번을 지고 난 후 안세영은 어머니에게 더 이상 저 선수는 당할 수가 없을 거라고 푸념을 했다고 한다. 그때 그의 어머니는 “세영아, 네가 아직 어린 나이에 저렇게 세계 1위를 하는 선수랑 언제 싸워보겠냐? 한 번씩 붙을 때마다 장단점을 잘 파악해 두면 나중에는 반드시 꺾을 수 있을 거야!”라며 격려했다고 한다. 안세영은 여러 번 국제대회에서 터지고 깨지고 하면서 그의 약점과 강점을 알 수 있었고 드디어 천위페이를 누르고 세계 1위의 자리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 게임 결승전은 만만치가 않았다. 1세트 경기 후반에 다리까지 다쳤다. 악전고투가 이어졌다. 그렇게 응원하며 격려하던 어머니조차도 더 이상은 어렵다고 생각해 기권할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붕대를 칭칭 동이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포기할 줄 몰랐다. 그는 그 게임에서 이길 것을 상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냥 한 점, 한 점 눈앞의 점수만 생각했다고 한다. 결국 3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등산을 하며 앞에 먼저 간 꼭대기의 사람을 쳐다보거나, 밭을 매며 남은 밭고랑 숫자를 세면 앞으로 나가기가 어렵다고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냥 바로 앞의 것만 바라보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목표한 일들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올 한 해도 이제 다 지나가는 것 같다. 올해만큼 어려웠던 시기는 없었다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그래 먼 곳 바라보면 현기증 나고 목표물이 넘 아득하게만 느껴지니까 바로 앞만 보고 한 발 한 발 가보자! 뭐가 되도 되겠지….
첫댓글 바르게 수정해 놓으셨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