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좀 이상하다!”
단 하룻밤 일탈을 꿈꾸는 싱글들의 11색 연애 스캔들
■ 작품소개
사회적으로는 20대 초반보다 안정되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인간관계에 대한 불안감, 욕구의 억압 등 여전히 ‘어른스럽지’ 못한 일하는 싱글여성의 심리를 솔직하고 경쾌한 필치로 그려낸 오치 쓰키코의 소설집 『오늘, 나는 좀 이상하다(원제: きょうの私は、どうかしている)』가 도서출판 은행나무에서 출간되었다.
오치 쓰키코는 나오키 상 후보작 『얼마만큼의 애정』의 작가 시라이시 가즈후미의 눈에 띄어 데뷔한 신예작가다. 프리라이터였던 자신의 경력을 주인공들에게 투영, 리얼리티가 돋보이는 그의 데뷔작 『오늘, 나는 좀 이상하다』는 일본 3대 메이저 출판사 중 하나인 쇼가쿠칸(小學館)의 웹진 월간 「키라라(きらら)」에서 연재, 큰 반향을 일으켰다.
노골적이고 파격적이며 통쾌하다!
일보다 연애에 서툰 그녀들의 속내를 리얼하게 담아낸 수작
나이가 들어도 환상을 깨지 못하는 남성관, 형태조차 사라진 결혼에 대한 동경, 커리어에 대한 프라이드와 이기적인 자기애, 나날이 쇠잔해가는 용모에 대한 슬픔. 일하는 싱글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이 파괴적이고 자학적인 감정을 작가 오치 쓰키코는 『오늘, 나는 좀 이상하다』를 통해 통렬하면서도 유쾌하게 풀어놓았다.
열한 개의 연작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집은 마치 어느 싱글여성의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본 것처럼 노골적이며 솔직하다. 지극히 패턴화된 일상 속에서 우발적인 도발을 시도하거나, 겉치레와 거짓말을 늘어놓는 그녀들의 모습이 오히려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은, 그것이 실제 우리의 모습과 많이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틱한 사건이나 영화 같은 결말이 아님에도 이 작품이 극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일인칭 시점을 통한 그녀들의 거침없는 ‘독백’과,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현실감 넘치는 전개 때문이기도 하다.
20대 시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여자, 변변찮은 직업 때문에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에게 잔소리를 듣는 여자, 남자친구의 부족함을 옛 애인에게서 찾는 여자, 거짓말로 정서적 허기를 채우는 여자 등 사회에서는 성공했지만, 유독 연애, 가족관계에 있어 서툴고 미숙한 그녀들. 타인에 의해 조작되어온 자신을 벗고 진정한 ‘나’를 되찾기 위한 그녀들의 여정이 독자에게는 날카로운 일침과 통쾌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골드미스’, ‘커리어우먼’ 뒤에 감춰진 맨 얼굴의 그녀들을 만나다
―신입 때와는 달리 경력사원으로 인정받으며 다른 사람의 취업을 주선해줄 정도의 위치에 있다. 끊임없는 잔소리와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던 부모님도 이젠 자신의 의견에 의지하고, 집안 대소사의 중심은 더 이상 부모님이 아니게 되었다.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고 해외여행 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다.―
일하는 싱글여성이라면 대부분 공감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사회적으로 여성의 입지가 ‘돌출’되면서 그녀들의 화려한 면과 억척스런 모습만이 부각된 시기도 있었다. 소위 ‘골드미스’라 불리는 여자들은 더더욱 그렇게 인식되어, 정신적 · 물질적인 자립에 성공한 대표적인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성공과 자립을 목표로 내달리는 동안 억압해놓았던 욕구와 감정이 느닷없이 자신을 흔들어버리는 순간이 분명히 있음을 싱글여성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정서적인 허기가 쌓여 평소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이상한’ 돌발행동으로 자신을 컨트롤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생기고, 주변사람들부터 ‘취급주의’로 치부되기까지 하는 그녀들. 세상 모든 것이 시시하다는 듯 옅은 냉소를 흘리지만 사실은 무척이나 상처받기 쉬운 섬세한 그녀들. 『오늘, 나는 좀 이상하다』는 그런 그녀들의 ‘여성이라는 본질’을 누군가에게 이해받고자 쓴 것이 아니라, 여자들 스스로를 알고 치유하기 위한 작품이다. 미디어, 혹은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성(城)에서 벗어나 자신의 맨 얼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용기를 작가는 전하고 있다.
■ 내용소개
“커리어, 학력, 연봉. 어린 너희에겐 없는 걸 난 다 갖고 있지. 하지만 가장 바라는 것, 젊음이 내게는 없어.” _잡지 부편집장 사유리
“매일 먹고 마시는 그릇을 값비싼 것으로 장만하면, 혼자 하는 식사도 우울하지 않을 것 같아.” _프리랜서 미츠
“불뚝한 아랫배를 보며 다이어트를 결심하지만 식욕과 수면욕에 지고 말아. 어차피 이제 새로운 만남 따위는 없을 거라 위로하면서.” _프리라이터 나
“주부가 된 친구들과는 공통의 화제가 없어. 독신 친구를 만나도 상사 욕이나 남자가 없다는 한탄뿐이지. 차라리 우중충한 집에 있는 게 나아.” _프리라이터 다에코
“여자의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누구라도 좋으니 아이가 갖고 싶어.” _회사원 사키
―본문 중에서
1장 취급주의
“어째서 연애는 진학이나 취직처럼 내 맘대로 잘 풀리지 않는 걸까?”
잡지 부편집장인 사유리는 세련된 외모와 매너, 값비싼 브랜드의 옷을 고민 없이 살 정도의 재력을 지닌 커리어우먼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하여 인정받고 있지만 20대 시절 자신의 외모에 대한 미련과, 젊은 여자들에 대한 질투, 결혼에 대한 고민이 사유리를 괴롭힌다.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온 옛 애인은 자신의 여자 친구 일자리를 부탁하고, 사유리는 그에게 쿨한 여자로 남고 싶은 마음에 거절하지 못한다. 그의 철없고 촌스러운 여자 친구를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 취급하며 비웃지만, 젊고 발랄한 모습이 사유리는 내심 부럽다.
어린 시절 예쁘고 똑똑하여 늘 부모의 자랑거리였던 자신이 지금은 결혼 못한 천덕꾸러기가 된 것에 대한 슬픔과 나이 듦에 대한 공포로 점점 날카로워지는 사유리. 동생의 결혼소식을 조심스레 전하는 아버지, 매장에서는 그렇게 잘 어울렸는데 집에서 다시 보니 칙칙한 자신의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화려한 블라우스, 모든 것이 그녀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데.
4장 호구와 찌개
“다카코와 있으면 불쾌해진다는 걸 알면서도 초대를 거절하지 못하는 건, ‘그’와 단둘이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프리랜서 미츠에게는 값비싼 식기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 매일 먹고 마시는 그릇을 좋은 것으로 장만하면 혼자 식사를 해도 우울하지 않을 것 같아 사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얌체 같은 친구 다카코에게 애지중지하던 그릇을 빼앗기고, 그 후 자잘한 살림살이, 옷, 심지어 마음에 두고 있던 남자까지 빼앗기지만 미츠는 싫다는 말조차 못한다. 다카코의 집에서 저녁을 먹은 후 자신을 데려다주겠다는 그에게 미츠는 전과 다름없이 가슴 설레고. 자기중심적인 다카코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던 그는 미츠의 손을 살며시 잡는데.
■ 차례
1. 취급주의
2. 무대 뒤
3. 진실
4. 호구와 찌개
5. 흔들림
6. 경고음
7. 손
8. 달
9. 달맞이꽃
10. 잘 먹는 남자
11. 보다
옮긴이의 말
■ 저자 소개
작가 오치 쓰키코 越智月子
1965년 후쿠오카현 출생. 와세다 대학 재학 중 프리라이터로 활약하였다.
소설가 시라이시 가즈후미의 눈에 띄어 월간 「키라라(쇼가쿠칸)」에서 단편소설을 연재,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오늘, 나는 좀 이상하다』가 데뷔작으로, 월간 「키라라」 2005년 11월호~2006년 7월호에 연재된 작품과 새로 집필한 「잘 먹는 남자」와 「보다」가 실려 있다. 그 외 작품으로는 『BE-TWINS』가 있다.
옮긴이 한나
일본에서 기자, 엔터테인먼트 공연기획자로 일하였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우주은행』 『파견사원 마이』 『인생을 변화시키는 기적의 시간활용법』 『꿈과 노력이 일치되는 사람들의 자기 변화법』 『정말 대단하고 대단한 비상식 회의』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 완전정복』 『회사의 미래 사원이 희망이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