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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禪作詩, 本無差別
杜甫는 "시 짓고 用事함은 마땅히 禪家의 말과 같아야 한다. 물속에 소금이 녹아 있어도 물을 마셔 보아야 소금의 짠 맛을 알 수가 있듯이."라고 말했다. 물속에 소금을 넣으면 소금은 물에 녹아 보이질 않는다. 입을 대고 마셔 보면 그제서야 짠 맛이 드러난다. 시의 언어는 물속에 녹아든 소금의 맛과 같아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있는 맛, 직접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뜻, 禪家의 언어가 또한 그렇다. 《西淸詩話》에 보인다. 당나라 때 詩僧 齊己는 그의 〈喩詩〉에서,
日用是何專
吟疲卽坐禪
날마다 힘 쓰는 일 무엇이던가
읊조리다 지치면 坐禪을 하지.
라 하였다. 하루 종일 시에 골몰하다가 지칠대로 지친 몸을 坐禪三怡에 들어 누인다. 그 밖에 여나믄 일이야 상관할 것이 없다. 그에게 있어 詩와 禪은 따로 노는 별개의 물건이 아니다. 또 그는 〈寄鄭谷郞中〉에서,
詩心何以傳
所證自同禪
詩心을 어떻게 전한단 말인가
증명함이 절로 禪과 같구나.
이라 하였다. 詩心을 설명하기나 禪을 설명하기나 '不立文字, 敎外別傳'의 전수임에는 한 치의 차이가 없다. 禪을 말로 설명할 수 없듯이, 詩의 깨달음 또한 언어의 영역 밖에 있다. 수많은 이론가들이 詩論을 집필하였어도, 그 글을 읽어 시인이 되는 법이 없다.
蘇軾도 〈跋李端敍詩卷後〉에서,
暫借好詩銷永夜
每逢佳處輒參禪
좋은 시 잠시 빌려 긴 밤 새우다
좋은 곳을 만나면 문득 參禪하네.
라 하였다. 깊은 밤 고요히 앉아 시를 읽다가 得意會心의 구절과 만나면 시집을 놓고 고요히 三怡의 禪定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이럴 때 그에게 있어 詩를 읽는 것은 禪의 話頭를 參究함과 다름이 없다.
宋나라 때 李之儀는 〈與李去言〉에서 "禪을 말하는 것과 詩를 짓는 것은 본시 차별이 없다. 說禪作詩, 本無差別"고 하였고, 嚴羽는 ≪滄浪詩話≫에서 "시를 논함은 禪을 논함과 같다. 대저 禪道는 오직 妙悟에 달려 있고, 詩道 또한 妙悟에 달려 있다."고 하였다. 또 范溫은 ≪潛溪詩眼≫에서 柳子厚의 시를 논하면서, "문장을 앎은 마치 禪家에 頓悟의 門이 있는 것 같이 해야 한다. 대저 法門은 천차만별이니 모름지기 한번 말을 돌려 깨달음에 들어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楊時가 "시를 배움은 언어문자에 있지 아니하니, 마땅히 그 氣味를 생각해야만 시의 뜻을 얻는다."고 한 것도 다 한 뜻이다. 元好問은 더 나아가
詩爲禪客添錦花
禪是詩家切玉刀
시는 禪客에게 비단 위 꽃이 되고
禪은 詩家의 玉을 끊는 칼이라네.
라 하였다. 禪客이 參禪의 길에서 깨달은 奧義를 詩의 형식을 빌어 쓰니 錦上添花가 아닐 수 없다. 詩人은 또 禪의 방식을 빌어 자신의 意象을 표현하니 切玉刀를 지닌 셈이라는 것이다.
禪學이 발흥한 宋나라 이래로 詩와 禪을 나란히 보는 이러한 '詩禪一如'의 인식은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詩禪一如의 인식이 보편화 됨에 따라, 시를 배우는 과정을 禪에 비유한 以禪喩詩의 생각도 활발하게 제출되었다.
學詩渾似學參禪
竹榻蒲團不計年
直待自家都了得
等閑拈出便超然
시 배움은 흡사 參禪 배움 같거니
대 걸상 부들자리에 해가는 줄 모르네.
스스로 깨쳐 얻음을 얻게 되면
멋대로 읊조려도 문득 초연하리라.
北宋의 시인 吳可의 〈學詩詩〉이다. 대나무 걸상 위에 부 자리를 깔고 坐禪을 오래 했다 해서 禪의 話頭를 투득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自家의 '了得'이다. 證心하는 깨달음이 있고 보면 그저 심상히 읊조리는 말도 超然한 上乘의 경계가 된다. 吳可의 위 시가 널리 알려지자, 많은 시인들의 그 첫구를 貫珠하여 비슷한 작품들을 여럿 남겼다. 명나라 때 都穆의 〈論詩詩〉 3수 같은 것이 그 좋은 예이다.
學詩渾似學參禪
不悟眞乘枉百年
切莫嘔心幷剔肺
須知妙悟出天然
시 배움은 흡사 參禪 배움 같거니
眞諦를 깨닫잖콘 백년이 부질없다.
심장 토하고 폐부 도려냄도 더할 나위 없겠지만
妙悟는 天然에서 나옴을 알아야지.
깨달음 없는 參禪은 공연히 제 몸을 들볶는 것이나 같다. 살아 숨쉬는 깨달음이 없는 시는 말장난일 뿐이다. 禪僧 神贊은 일찍이 깨달음 없이 습관이 되어버린 參禪을 일러, "열린 문으로는 나가려 하지 않고, 창문을 두드리는 어리석음이여. 문종이를 백년을 두드려 본들, 언제나 나가볼 기약있을꼬. 空門不肯出, 投窓也大痴. 百年鑽古紙, 何日出頭期."라 노래한 바 있다. 방 안으로 날아든 벌은 환히 열린 문은 마다하고 굳이 닫힌 창문만 두드린다. 자유의 문은 저기 저렇게 활짝 열려 있는데 집착을 놓지 못해 그걸 보지 못한다. 시인이 시의 묘리를 깨치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심장을 토해내고 폐부를 도려내는 고심참담도 좋지만, 진정한 깨달음이란 원래 없는 것을 쥐어 짜내는 조탁과는 관계가 없다.
學詩渾似學參禪
筆下隨人世豈傳
好句眼前吟不盡
痴人猶自管窺天
시 배움은 흡사 參禪 배움 같거니
앞 사람을 흉내내면 그 누가 알아주리.
좋은 시귀 눈 앞에서 끝없이 읊조려도
어리석은 이들은 우물안 개구리라.
예전 佛法의 大義를 묻는 제자의 물음에 臨濟는 喝로, 德山은 몽둥이로 대답하였다. 禪家의 話頭도 宋代 이후로 오면 아포리즘의 어조를 띄게 되어 靈動하는 活法으로서가 아닌 어정쩡한 흉내가 되고 만다. 自家의 體認 없는 흉내만으로는 無門의 관문도 소용이 없다. 詩의 법도 이와 같다. 눈 앞에 놓인 좋은 시귀들을 백날 읊조려 본들, 미묘한 깨달음과 만나지 못하면 종내 한소식은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좋은 시를 읽으면서는 그 안에 녹아 있는 生機를 느낄 일이지, 어투를 흉내 내어서는 안된다. 대롱을 통해 하늘을 보니 그 하늘이 온전히 보일 턱이 없다.
예전 사명당이 금강산 유점사로 서산대사를 찾아갔다. "어디서 왔는고?" "어디서 왔습니다." "몇 걸음에 왔는고?" 이 대목이 중요하다. 만보계를 달고 온 것도 아니니 그걸 어찌 안단 말인가. 그래도 대개 오늘 내가 걸은 시간이 몇 시간이니 한 시간에 몇 걸음을 걸을까. 뭐 이런 궁리를 하고 앉았다가는 喝이나 몽둥이 밖에는 기다릴 것이 없다. 사명당은 즉시 벌떡 일어난다. 양 팔을 활짝 펴들고 한 바퀴 빙 돈다. "이렇게 왔습니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어느 길로 왔는고?" "옛 길을 따라 왔습니다." 스승은 벌컥 소리 지른다. "옛 길을 따르지 말라." 제법 근사한 대답을 했다고 득의하던 사명당이 이번엔 한방 제대로 맞았다. 이른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라는 心法의 전수이다.
옛 사람의 길을 따르지 말라. 너는 너의 길로, 나는 나의 길로 禪에 도달하고 詩를 깨달을 뿐이다. 남의 흉내로는 안된다. 秋史는 한 사람만으로 족하다. 秋史와 방불한 趙熙龍은 오히려 그로 인해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러나 안목 없는 세상은 자꾸만 옛 길을 따라 오라고 요구한다. 이렇게 쓰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요한다. 그렇다면 좋은 시는 끊임 없는 반란의 산물이어야 한다. 친숙한 관습과의 결별, 익숙해진 접점에서 벗어나기를 쉼 없이 추구해야 한다. 曾幾가 "시를 배움은 參禪함과 같나니, 삼가하여 죽은 시귀일랑은 거들떠 보지 말라. 學詩如參禪, 愼勿參死句"라 한 것이 바로 이 뜻이다. 다시 이어지는 셋째 수이다.
學詩渾似學參禪
語要驚人不在聯
但寫眞情幷實境
任他埋沒與流傳
시 배움은 흡사 참선 배움 같거니
말이 사람 놀라게 해야지 꾸밈만으론 안되지.
단지 眞情과 實境만을 그려낼 뿐
묻히고 전함은 내 맡겨 둘 일이다.
말이 사람을 놀래키려면 어떠해야 할까? 낡고 정체된 인식을 깨부수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전환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것은 자구를 탁련하는 기교로 성취될 수 없다. 절묘기발한 수사도 능사가 아니다. 시인은 거짓없는 眞情을 꾸밈없는 實境에 담아 그려낼 뿐이다
한시
[분류와 형식]
한시의 분류기준은 자수(字數)·구수(句數)·압운·운자(韻字)·위치 등이다. 자수는 5언·7언이 대부분이며 4언·6언도 있다. 구수는 4구·8구가 대부분인데, 일반적으로 4구는 절구(絶句), 8구는 율시(律詩)라고 한다. 압운에서 운자는 대부분 구말(句末)에 둔다. 그러나 고대시 가운데는 구수·구중에 압운하는 경우도 있으며, 장시에서는 도중에 운을 바꾸기도 한다. 한시는 그 성격상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고시(古詩)
일반적으로는 근체시 성립 이전, 즉 태고의 가요에서부터 위진 남북조의 악부 가행(歌行)을 가리키지만, 근체시 성립 이후에 이루어진 시 중 근체시 규격에 부합되지 않는 시를 가리키기도 한다. 근체시에 비해 구법(句法)과 연의 구성 및 구수에서 비교적 자유로우며, 5언·7언이 주가 되나 4언·6언도 있다. 압운은 존재하지만 엄격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오언고시와 칠언고시이다.
악부(樂府)
악부는 악가를 관장하던 관청의 명칭으로서, 여기에서 채집·보존한 악장(樂章)이나 가사(歌辭) 또는 그 모작(模作)을 통들어 악부시라고 한다.
근체시(近體詩)
고체시에 대한 새로운 형식의 시로서, 당대(唐代)에 그 형식이 완성되었다. 기승전결의 구법이 있으며, 연의 구성과 대구의 구속이 있고 구수의 규정이 있다. 율시·배율(排律)·절구의 3종류가 있는데, 각각 5언·7언의 구별이 있다. ① 율시는 1편이 4운 8구로 이루어져 있으며, 2구절을 묶어 1련이라고 하고 수련(首聯)·함련( 聯)·경련(頸聯)·미련(尾聯)으로 구성되며, 이때 함련과 경련은 반드시 대어(對語)를 써서 연구(聯句)를 이루어야 한다. 오언율시에는 제2·4·6·8구에 압운이 붙고, 칠언율시에는 제1·2·4·6·8구에 각운(脚韻)이 붙는다. ② 배율은 한 편이 6련 12구로 구성되며 한 구는 5언이 정격이나 7언도 있다. 평측과 압운은 율시와 비슷하지만 6련을 모두 대어연구(對語聯句)로 한다. ③ 절구는 기승전결의 4구로 이루어지며 1·2구는 산(散), 3·4구는 대(對)가 된다. 오언절구에는 제2·4구의 끝에, 칠언절구는 제1·2·4구의 끝에 압운을 둔다.
압운[押韻, rhyme]
1. 한시·부(賦)를 지을 때 일정한 자리에 운자(韻字)를 다는 일.
2. 시가(詩歌)에서, 일정한 자리에 같은 음 또는 비슷한 음을 규칙적으로 배치하여 운율적인 효과를 내는 일.
[두운(頭韻)·각운(脚韻) 따위.]
차운次韻 [명사][하다형 자동사] 한시에서, 남이 지은 시의 운자(韻字)를 따서 시를 지음, 또는 그 방법.
4운 8구로 이루어지는 한시 형식.
1구 5언의 5언율시와 1구 7언의 7언율시 2종류가 있다. 율시의 명칭은 〈서경〉순전(舜傳)의 '성의영 율화성'(聲依永律和聲)에서 비롯되었는데, 처음에는 구수에 상관없이 운율이 있는 모든 시를 지칭하는 용어로서 3운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에서부터 100운, 150운에 이르는 장률까지도 모두 포함하는 통칭이었다. 당·송대에 이르러 율시의 범주를 8구의 시에만 한정하기 시작했지만 절구를 율시라 부르기도 했는데, 그 경계를 확연히 구분하기 시작한 것은 원·명대에 이르러서부터이다. 8구로 이루어진 율시는 각 2구씩을 묶어 첫 구를 출구(出句), 둘째 구를 대구(對句)라 한다. 이 2구가 연이 되어 4연을 각각 기연(起聯)·함연(頷聯·) 경연(頸聯) ·미연(尾聯)이라고 부르며 그밖에도 여러 명칭이 있다
율시의 각 연은 전체 시 안에서 적절한 역할을 함으로써 입체적인 시의(詩意)의 전개과정을 이루어내야 한다. 〈시법상론 詩法詳論〉에는 "기연은 문을 열면 산이 우뚝 가파르게 선 듯, 혹은 골짜기 사이로 구름이 솟아나와 가볍게 떠다니듯, 승연은 풀 속에 뱀이 숨듯 붙지도 아니하고 떨어지지도 아니하며, 전연은 1만 길이나 되는 큰 파도의 이면에 반드시 그만큼의 근원이 있듯, 함연은 회오리바람에 기가 모여 깊은 연못 속에 쌓여 있듯 해야 한다"라고 하여 작법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다. 서사증(徐師曾)은 〈문체명변〉에서 율시의 원형을 상고시대부터 잡았다. 〈시경〉, 패풍( 風)의 '구민기다 수모불소'( 閔旣多受侮不少)의 구절과 〈서경〉 순전의 '성의영 율화성'의 구절에서 각기 대구와 성률의 교묘함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율시의 본격적 성립은 제나라 심약(沈約), 주옹(周 )의 성률설과 당나라 상관의(上官儀)의 육대(六對), 유협(劉 )의 사대(四對) 등 대구법의 영향을 받은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5율의 출현은 6조시대 음갱(陰 )·하손(何遜)·유신(庾信)으로부터 비롯되지만 운율로나 내용으로나 율시의 정체가 성립된 것은 초당(初唐)의 심전기(沈佺期)·송지문(宋之問)에 이르러서이며 이때 비로소 7율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5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격률이 복잡하고 시의가 확대된 7율은 이보다 조금 늦은 성당(盛唐)에 이르러서야 확립되었는데 이는 두보에 의해 시체가 완성되고 고도의 예술성을 갖추게 된 뒤부터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율시의 특징은 복잡한 대우와 성률의 법칙을 세밀하게 적용하여 운율의 아름다움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다. 대우법은 3구와 4구, 5구와 6구가 내용상 반드시 대우를 이루어야 하며, 다시 3·4구와 5·6구가 대우를 이루기도 하는 것으로 이런 대우법 역시 두보에 이르러서 완성되었다. 성률은 다시 운과 평측의 조화로 나누어지는데, 5율은 2·4·6·8구의 끝 글자에서, 7율은 1·2·4·6·8구의 끝 글자에서 압운하는 것이 정격이며 5율의 1구에서 압운하며 7율의 1구에서 압운하지 않는 변격도 있다. 평측법은 각 구 안에 평성과 측성을 조화롭게 배치하여 소리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으로, 1구 2번째 글자의 평측 여하에 따라 평기식(平起式)과 측기식(仄起式)으로 나눈다. 5율과 7율의 평측법은 각기 다음과 같다.
특히 매연 출구의 제2자, 제4자, (제6자)와 대구의 제2자, 제4자, (제6자)의 평측이 상반되어야 하는 것을 대(對)라 하며, 위 연 대구의 제2자, 제4자, (제6자)와 아래 연 출구의 제2자, 제4자, (제6자)의 평측이 같아야 하는 것을 점( )이라 한다. 율시가 이와 같은 평측법을 벗어난 것은 요체(拗體)라 하며 요체를 구제하는 방법으로는 단요(單拗)·쌍요(雙拗)·고평요구(孤平拗救)의 3가지 방법이 있다.
운자(韻字)
한자는 초성(初聲).중성(中聲).종성(終聲)의 세가지 소리로 갈라서 초성을 자모(字母)라 하고 중성과 종성을 합해서 운모(韻母)라 하며, 운모가 같은 글자로 맞추는 것을 압운(押韻)이라 하고, 한 수(首)의 시 안에서 압운된 글자를 운자(韻字)라 한다.
그러나 간혹 운모(韻母)가 다른데도 같은 운자(韻]字)로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같은 한자라도 옛음과 현대음의 차이. 또는 중국음과 우리음의 차이에서 생기는 것이다.
운서(韻書)의 편찬
수(隋)의 육법언(陸法言)이 먼저 절운(切韻)을 편찬하였는데, 당 천보 말년에 손면( )이 당운(唐韻)을 편찬하면서 완전히 육운(陸韻)에 의거하였다. 송에 이르러 당운을 수정한 광운(廣韻)이 편찬되었지만 같은 206운으로 분류하고 있다. 송의 경우(景祐) 년간에 예부운략(禮部韻略)이 출간되어 고운(古韻)의 통용을 논하였고, 금대(金代)에 평수(平水)의 왕문욱(王文郁)이 그 통용을 합쳐서 107부로 정리하였고, 남송(南宋)의 류연(劉淵)이 이것을 계승하여 임자예부운략(壬子禮部韻略)이라는 이름으로 출간하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전하는 평수운(平水韻)이다. 원대(元代)에 이르러 음시부(陰時夫)가 평수운(平水韻)을 다시 운부군옥백육운(韻府群玉百六韻)이라는 이름으로 고치니 이것이 후일 시운(詩韻)의 모범이 되었다.(당에는 206운의 통용을 허용하였다)
이상과 같이 하여 율시와 절구의 근체 형식이 확립되었다. 율시와 장율은 원래 궁정문학으로 생겨난 것이고, 절구는 민간가요를 바탕으로 한 것으로 어떤 때에는 시인이 민간 가요의 곡에 맞추어 시를 짓고, 어떤 때에는 시인이 지은 절구가 민간의 곡에 맞추어 노래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율시와 절구는 그 발생의 기반이 다른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그러나 이러한 근체의 성률에 구속되는 것을 피하고, 자유스러운 표현을 추구한 시인들도 있었다. 근체의 형식에 따르지 않는 것을 고시(古詩)라고 말한다. 이백과 같은 사람은 오히려 이러한 고시의 창작을 통하여 놀랄만한 재주를 보여준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하겠다. 이 고시의 평측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율법(律法)을 따르지 않고 근체의 법에서 벗어난 것으로 정의해도 좋을 것이다. 따라서 근체(近體) 성립 이전의 한, 위, 초당의 시는 물론 금일의 시 가운데 근체의 법칙에 따르지 않는 시는 모두 고시라고 부를 수 있겠다.
한시에 있어서의 운(韻)
한시에 있어서 운(韻)은 아주 중요하다. 글자 수가 오언이나 칠언으로 되어 있다고 해서 모두 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운이 맞지 않으면 시라고 할 수 없다. 시와 비시(非詩)의 판단 근거는 바로 압운(押韻)에 있는 것이다.
압운(押韻)이란 시행(詩行)의 일정한 자리에 운(韻)을 다는 것을 말한다. 이 압운은 같은 음 또는 유사음을 되풀이하여 규칙성 있게 배치함으로써 음악성을 부여하고 통일성을 유지시켜 주는 수사법의 하나이다. 운자의 위치는 고정되어 규칙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글에도 높은음과 낮은음이 있듯이 중국의 한자음에도 평성(平聲), 상성(上聲), 거성(去聲), 입성(入聲)의 네가지 성조가 있다. 이 네가지를 이른바 사성(四聲)이라 한다. 근체시의 경우 같은 성조인 글자 가운데 필요한 글자를 골라 정해진 운의 위치에 두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압운(押韻)이다.
(1)평수운(平水韻)
한자의 사성은 예전에는 네가지가 아니고 무척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네가지만 남게 된 것이다. 통상 시(詩)에서 쓰는 시운(詩韻)은 106운을 표준으로 하는 평수운을 따르고 있다.
평수운이란 중국 금(金)나라의 평수(平水) 사람 유연(劉淵)이 정리하였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106운으로 분류하고 있는 데 옥편의 맨 끝장에 운자표(韻字表)로 표시되어 있다. 여기에 보면 평성 30운(상평성, 하평성 각 15운), 상성 29운, 거성 30운, 입성 17운, 합하여 106운이다.
(2)배운(配韻)
배운은 운자(韻字)를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정해진 규칙이 있으며 하나의 시에는 반드시 같은 운(韻)의 글자를 써야한다.
▶ 절구에서의 배운
* 오언절구에서는 운자를 2자 두는 것이 원칙이며 2구와 4구의 끝에 둔다.
* 칠언절구에서는 운자를 3자 두며 1구, 2구, 4구의 끝에 둔다.
▶ 율시에서의 배운
* 오언율시에서는 4자를 두며 2, 4, 6, 8구의 끝에 둔다.
* 칠언율시에서는 5자를 두며 1, 2, 4, 6, 8구의 끝에 둔다.
▶ 같은 운(韻)의 글자 :
같은 운의 글자란 무엇인지 얼른 이해가 안갈 것이다.
예를 들어 東자 운으로 오언절구의 시를 지으라고 한다면 東자 운에 속하는 글자가 2구와 4구의 끝에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東자운에 속하는 글자가 어떤 자인가를 알아야 할 것이다. 옥편 맨 끝의 운자표를 보자. 평성의 첫 머리에 동(東)자가 있을 것이다. 東은 평성(상평성)에 속한다는 것이다. 옥편에는 106운만 나와 있고 그 운자에 속하는 글자는 나와 있지 않다. 이 것을 알려면 운자를 기록한 책을 보아야 한다. 책에서 보면 東자 운에 속하는 글자는 公, 功, 紅, 夢, 逢 등 셀 수 없이 많다. 같은 운자는 대개 발음이 비슷하여 짐작할 수도 있지만 정확히는 자전을 찾아서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公자가 어떤 운에 속하는지 알아보려면 자전에서 公자를 찾아서 맨 끝 부분을 보면 원(○) 안에 東자가 씌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公은 東자 운이라는 것이다. 원 안의 글자가 바로 운자를 표시한 것이다. 자전에서 찾아보면 한 자가 두개 이상의 운에 속하는 글자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의 시는 어떤 운의 시일까?
<登鸛鵲樓: 관작루에 올라> 왕지환(王之渙)
白日依山盡(백일의산진) 해는 멀리 서산에 지려하고
黃河入海流(황하입해류) 황하는 아득히 바다로 흐르는 구나
欲窮千里目(욕궁천리목) 더 멀리 천리 끝을 보려고
更上一層樓(경상일층루) 보다 높은 다락에 올랐어라
운자는 2구와 4구의 끝에 두는 것이니 流와 樓가 운자이다. 이 시는 尤(우)자 운이다. 流와 樓를 옥편에서 찾아보면 끝 부분에 원 안에 尤자가 표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尤자를 운자표에서 찾아보면 하평(下平)에 속하므로 평성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운자는 평성의 자로 해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압운법 (押韻法)
가. 한자는 초성 중성 종성의 세 가지 소리로 나뉘는데, 초성을 자모(字母)라 하고, 중성과 종성을 합해서 운모(韻母)라 한다. 이 운모가 같고 성조도 같은 계열의 글자로 맞추는 것을 '압운(押韻)'이라 하고, 한 수의 시 안에서 압운된 글자를 '운자(韻字)'라 한다.
나. 짝수 구 끝에 압운하고, 첫째 구 끝에는 압운을 해도 되고 하지 않아도 된다.
<5언 절구><7언 절구>
起 ○○○○○ ○○○○○○◎ 운자
承 ○○○○◎ ○○○○○○◎
轉 ○○○○○ ○○○○○○○
結 ○○○○◎ ○○○○○○◎
<5언 율시><7언 율시>
首 ○○○○○ ○○○○○○◎
聯 ○○○○◎ ○○○○○○◎
頷 ○○○○○ ○○○○○○○
聯 ○○○○◎ ○○○○○○◎
頸 ○○○○○ ○○○○○○○
聯 ○○○○◎ ○○○○○○◎
尾 ○○○○○ ○○○○○○○
聯 ○○○○◎ ○○○○○○◎
다. 한시에 있어서 정해진 위치 즉 짝수 구절 끝에 운이 같은 한자를 배열하는 법을 말한다. 7언시일 경우 1구 끝에도 운자를 배열한다.
採藥忽迷路 (채약홀미로)약캐다 홀연히 길을 잃고서
千峰秋葉裡 (천봉추엽리) 천봉을 휘감은 단풍속에 섰네.
山僧汲水歸 (산승급수귀)스님이 물길어 돌아 들더니
林末茶煙起 (임말차연기)수풀속 차연기 피어 오르네.
한시의 평측(平仄)
가. 사성은 평성(平聲), 상성(上聲), 거성(去聲), 입성(入聲)의 네 가지 성조로 상성 거성 입성을 뭉뚱거려 측성(仄聲)이라고 한다. 한시에서는 낮고 평평한 소리인 평성에 해당하는 글자와, 올라가거나 낮아지거나 하는 소리인 측성에 해당하는 글자를 일정하게 배치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를 '평측법'이라 한다.
나. 평측법 중 첫째 구 둘째 자가 평성으로 시작하는 것을 '평기식(平起式)'이라 하고, 측성으로 시작하는 것을 '측기식(仄起式)'이라 한다. 오언 근체시는 측기식이 정격(正格)이고, 칠언 근체시는 평기식이 정격이다.
평기식(平起式) 측기식(仄起式)
<5언 절구><5언 절구>
○○○●● ●●○○○ 평성자
●●●○◎ ○○●●● 측성자
●●○○○ ○○○●● 운자(평성자)
○○●●◎ ●●●○◎
<7언 절구><7언 절구>
○○●●○○● ●●○○○●●
●●○○●●◎ ○○●●●○◎
●●○○○●● ○○●●○○●
○○●●●○◎ ●●○○●●◎
압운(押韻)과 평측(平仄)
1. 압운 : 韻母가 같은 자끼리 詩行의 끝에 쓰는 것.
(1) 絶句詩의 경우 : 1 , 2 , 4 행의 끝이나 또는2 , 4 행의 끝에 씀.
(2) 律詩의 경우 : 1 , 2 , 4 , 6 , 8 행의 끝에 주로 쓰며, 때로는 1행의 끝에는 쓰지 않음.
*押韻은 주로 평성이 많이 쓰였으나 仄聲도 때로 쓰였음.
2. 평측 : 平聲과 仄聲을 규칙적으로 배열하여 시의 音樂性을 높이려는데 그 목적을 둔 것.
*평측의 표시를 앞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平聲 ○. 仄聲 ●. 平仄 兼用 ◐.
平韻 ◎. 仄韻 ⊙.
(1) 五言詩의 경우 : 平起式, 仄起式 2가지 경우가 있음.
가. 五言 絶句 보기 :
平起式
起句 ○○ ●●◎
(韻目이 仄聲일 때 ○●●)
承句 ◑● ●○◎
轉句 ◑● ○○●
結句 ○○ ●●◎
仄起式
起句 ◐● ●○◎
(운목이 측성일 때 ○○●)
承句 ○○ ●●◎
轉句 ◐○ ○●●
結句 ○○ ●●◎
나. 五言 律詩의 경우 平起式
起聯 ○○ ●●◎ (운목이측성일 때◐○ ○●●)
◐● ●○◎
頷聯 ◐● ○○● (함련과 경련은 對句이어야 함)
○○ ●●◎
頸聯 ◐○ ○●●
◐● ●○◎
結聯 ◐● ○○●
○○ ●●◎
仄起式
起聯 ◐● ●○◎ (韻目이 仄聲일 때)○○●
○○ ●●◎
頷聯 ◐○ ○●● (함련과 경련은 對句가 되어야 함)
◐● ●○◎
頸聯 ◐● ○○●
○○ ●●◎
結聯 ◐● ○●●
◐● ●○◎
(2) 七言詩의 경우 : 平起式 仄起式 2가지가 있음.
가. 七言 絶句의 보기
平起式
起句 ◐○ ◐● ●○◎ (韻目이 仄聲일 때) ○○●
承句 ◐● ○○ ●●◎
轉句 ◑● ◐○ ○●●
結句 ◐○ ◐● ●○◎
仄起式
起句 ◐● ○○ ●●◎ (운목이 측성일 때) ◐○ ○●●
承句 ◐○ ◐● ●○◎
轉句 ◐○ ◐● ○○●
結句 ◐● ○○ ●●◎
나.七言 律詩의 보기
平起式
起聯 ◐○ ◐● ●○◎ (운목이측성일 때) ○○●
◐● ○○ ●●◎
頷聯 ◐● ◐○ ○●● (함련과 경련은 對句이어야 함)
◐○ ◐● ●○◎
頸聯 ◐○ ◐● ○○●
◐● ○○ ●●◎
結聯 ◐● ◐○ ○●●
◐○ ◐● ●○◎
仄起式
起聯 ◐● ○○ ●●◎ (韻目이 仄聲일 때) ◐○ ○●●
◐○ ◐● ●○◎
頷聯 ◐○ ◐● ○○● (함련과 경련은 對句이어야 함)
◐● ○○ ●●◎
頸聯 ◐● ◐○ ○●●
◐○ ◐● ●○◎
結聯 ◐○ ◐● ○○●
◐● ○○ ●●◎
*지금까지 보여준 형식은 韻目이 平聲인 경우만 보인 것임. 만일 韻目이 측성일 경우는 운목의 안짝이 평성이어야 하고 운목 앞의 한 글자 위가 평성이어야 함.
※ 평측에서 피하는 것 (簾法)
(1) 下三連不許 : 시의 끝부분 3자가 연하여 平聲이든지 仄聲이면 안됨.
보기1. 고시중 삼연평인 경우
報得三春暉 ●● ○○○
보기2. 고시중 삼연측인 경우
舟楫恐失墜 ○● ●●●
보기3.칠언율시중 삼연측인 경우
朝罷須裁五色詔. ○● ○○ ●●●
보기4.칠언 고시중 삼연평인 경우
棗花未落桐陰長. ●○ ●● ○○○
(2). 孤平不許 :칠언시의 4번째 자가 平聲이고 그 앞뒤의 자가 仄聲인 경우 또는 오언시에 2번째 글자가 平聲이고 그 앞 뒤 자가 仄聲인 경우 허리가 짤록한 벌과 같다하여 蜂腰라고 하며 이를 피함.
보기1. 오언 고시중 李白詩에
蜀僧 抱綠綺. ●○ ●●●
보기2. 칠언 고시의 경우
霖雨未晴水滿堤 .○● ●○ ●●○
(3). 同字重出을 피함
보기1. 淸江 一曲 抱村流
長夏 江村 事事幽
'村' 자가 위와 같이 줄을 바꾸어 쓸 경우는 피함.
'事事'와 같이 한 줄에 같은 자를 겹쳐 쓰거나 ,
'月白雪白天地白'과 같이 한 줄에 같은 자를 여러 개 쓰는 경우는 허용됨
近體詩의 形式
1. 중국어에 사성이 있는 것을 착안하여 사성(四聲)의 안배에 의해 시문의 성조(聲調)를 조정하는 것이 제,량 무렵 부터 강구되었다. 특히 양의 심약(沈約)은 팔병설(八病說)을 내세워 오언시를 지을 때 성률면에서 피해야만 하는 8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 평두(平頭) 한 연 가운데 상구(上句)의 첫 2자와 아랫 구의 2자가 같은 성조가 되는 것.
· 상미(上尾) 같은 상구의 끝 2자와 하구(下句)의 끝 2자가 같은 성조 가 되는 것.
· 학슬(鶴膝) 첫째 구의 끝자(다섯번째 글자)와 세번째 구의 끝자(15 번째 글자)가 같은 성조가 되는 것.
· 봉요(蜂腰) 5언구의 두번째 글자와 다섯번째 글자가 같은 성조가 되는 것.
· 대운(大韻) 오언시 열번째 글자에 압운할 때, 다른 아홉자 가운데 같은 성조를 사용하는 것.
· 소운(小韻) 운각인 글자를 제외하고, 아홉자 가운데 다른 동운(同韻) 의 자를 2개 사용하는 것.
· 정축(正紐) 한 구 가운데 이성동음(異聲同音)을 사용하는 것.
· 방축(旁紐) 한 구 가운데 쌍성(雙聲)을 이루는 글자를 사용하는 것.
(그러나 연속해서 쌍성을 이루는 것은 무방하나, 글자를 띠어서 쌍성을 이루는 것을 금한다)
이상의 팔병설은 처음 사용할 때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당에 들어와 고정되기 시작하여 진자앙, 두심언, 심전기, 송지문에 이르러 평측의 법칙이 확립되었다. 시의 형식은 오언율시에 있어서 측기(仄起)(두번째 글자가 仄字로 된 것)를 정격(正格)으로 하는데, 그 평측의 형식은 아래와 같다.
◈ 五言仄起(正格) ◈ 五言平起(偏格) <** 이후부터 세로로 보세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結 轉 承 起 結 轉 承 起
天 飄 官 名 月 星 危 細
地 飄 應 豈 湧 垂 檣 草
一 何 老 文 大 平 獨 微
沙 所 病 章 江 野 夜 風
鷗 似 休 著 流 闊 舟 岸
(平聲尤韻)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結 轉 承 起 結 轉 承 起
漁 君 山 松 空 自 萬 晩
歌 問 月 風 知 顧 事 年
入 窮 照 吹 返 無 不 惟
浦 通 彈 解 舊 長 關 好
深 理 琴 帶 林 策 心 靜
(平聲侵韻)
◈ 七言平起(正格) ◈ 七言仄起(偏格)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尾 頸 頷 首 尾 頸 頷 首
聯 聯 聯 聯 聯 聯 聯 聯
分 千 環 畵 獨 一 生 群
明 載 圖 留 去 長 山
怨 琵 空 省 書 紫 明 萬
恨 琶 歸 識 塚 臺 妃 壑
曲 作 月 春 向 連 尙 赴
中 胡 夜 風 黃 朔 有 荊
論 語 魂 面 昏 漢 村 門
(平聲元韻)
(이 경우도 첫째구를 압운하지 않으면 ○○●●○○●이 된다)
2. 이러한 형식의 평측은 '二四不同' 과 '二六對'가 되는 것과 두 번째 구 두 번째 자의 평측을 다음 연의 첫 째구 두 번째 자와 중복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粘法)
오언의 세 번째 자에 따라 아래에 운을 따르지 않을 때에는 평운(平韻)을, 따를 때에는 측운(仄韻)으로 하는 것이 상례이다. 오언은 위 2자와 아래 3자, 칠언은 위 2 2 와 아래 3으로 끊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아래 세 글자의 첫 번째 글자와 구의 끝자가 서로 반대가 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반드시 이러한 법칙이 지켜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도식에 따르지 않는 것을 요체(拗體)라고 말하는데, 시인에 따라서는 이러한 요체를 즐겨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3. 율시에 있어서는 대우(對偶)가 가장 중요한데, 가운데 2연 함련( 頷聯)과 경련(頸聯),또는 전련(前聯)과 후련(後聯)이라고도 말한다)에 반드시 대우를 사용한다. (단 수련(首聯)에 대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배율은 이러한 대우를 몇 연 중복해 가는 형식을 취한다.
율시의 평측 법칙이 5,7언 4구의 절구(絶句)에도 사용되었다. 절구는 율시를 반으로 절단한 것으로 말하는 설도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으로, 실은 한,위,육조의 소악부(小樂府)(민간에서 노래되던 짧은 시형의 노래)에서 생겨난 것이다. 처음에는 민간 가요로 출발하여 왕왕 수수께끼의 문사를 사용하고 있었다. 또한 남조(南朝)의 <子夜歌>,<讀曲歌>와 같은 염정적인 가요도 모두 4구의 단시로 되어 있었다.
당시대에 들어와 심전기와 송지문 이전에 초당사걸이 많은 절구의 작품을 남기고 있다. 가령 왕발의 <蜀中九日>시는 그 대표적인 작품인데, 다만 왕발의 절구는 4구 모두 대구를 사용하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초당까지는 아직 고시,율시,절구의 구별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한편 성당의 시인들은 절구를 지을 때 대구를 사용하지 않고 산체(散體)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절구의 평측은 율시의 전반구와 차이가 없었다.
仄起(정격) 平韻
◑ ◐ ◐ ◑ 更 欲 黃 白
● ○ ○ ● 上 窮 河 日
● ○ ◑ ○ 一 千 入 依
○ ● ● ○ 層 里 海 山
◎ ● ◎ ● 樓 目 流 盡 (平聲尤韻)
平起(편격)
◐ ◑ ◐ ◐ 高 可 春 出
○ ● ● ○ 陽 歎 色 門
◑ ○ ● ○ 一 無 滿 無
● ○ ○ ● 酒 知 平 所
◎ ● ◎ ● 徒 己 蕪 見 (平聲虞韻)
5언 절구에는 측운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 때에는 세번째 구의 끝에 평성을 사용한다.
칠언절구 平起(정격)
◐ ◑ ◑ ◐ 悔 忽 春 閨
○ ● ● ○ 敎 見 日 中
◑ ◐ ◐ ◑ 夫 陌 凝 少
● ○ ○ ● 壻 頭 粧 婦
● ○ ◑ ● 覓 楊 上 不
○ ● ● ○ 封 柳 翠 知
◎ ● ◎ ◎ 侯 色 樓 愁 (平聲尤韻)
仄起(편격)
◑ ◐ ◐ ◑ 一 洛 平 寒
● ○ ○ ● 片 陽 明 雨
◐ ◑ ◑ ◐ 氷 親 送 連
○ ● ● ○ 心 友 客 江
◑ ○ ● ◑ 在 如 楚 夜
● ○ ○ ● 玉 相 山 入
◎ ● ◎ ◎ 壺 問 孤 吳 (平聲虞韻)
4. 절구에 있어서도 '二四不同'(두번째 자와 네번째 자의 평측이 달라야 한다),'二六對'(두번째 자와 여섯번째 자의 평측이 반대가 되어야 한다), '孤平'(仄字의 사이에 平字가 한 개 끼이게 되는 것),'下三連'(아래 세 글자가 모두 평운 내지는 측운이 되는 것)을 금하고 있는 것은 동일하다. 압운에 있어서 율시나 절구 모두 5언의 첫번 째 글자는 압운하지 않으나 칠언의 경우는 첫구도 압운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시의 전개
▶ 일반적으로 근체시(近體詩)의 한시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의 흐름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연적 배경으로 시상을 일으키고[起] 그것을 이어받아[承] 전개 하고, 다시 작자의 감정으로 전환해서[轉] 결론을 맺는[結]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한시가 이러한 구조를 지닌 것은 아닙니다.
▶ 이러한 시상(詩想)의 전개는 기구(起句)와 승구(承句)에서 자연적 배경(背景)에 대한 서경성(敍景性)을 주로 담고, 전구(轉句)와 결구 (結句)는 작자의 감정(感情)에 대한 서정성(抒情性)을 담고 있는 것이 기본입니다.
▶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용어는 절구시(絶句詩)일 경우에 사용하고 율시(律詩)에서는 두 구절씩을 수련(首聯), 함련( 頷聯), 경련(頸聯), 미련(尾聯)으로 표현
절구와 율시, 배율
일반적으로 5언(言)과 7언(言), 절구(絶句)와 율시(律詩)의 형식 역시 근체시(近體詩)의 형식을 논할 때 사용하는 특징들입니다.
▶ 글자 수에 따른 구분
- 한 구절의 글자수가 다섯 글자면 오언시(五言詩)이고, 일곱 글자이면 칠언시(七言詩)입니다.
▶ 기본 구성에 따른 구분
- 율격(律格)을 갖추고 있는 기본적인 시를 율시(律詩)라 하는데, 율시(律詩)는 구절의 수가 8구절(句節)로 이루어진 시를 말합니다.
- 절구(絶句)는 기본적인 율시(律詩)를 반으로 자른 4구절(句節)의 한시(漢詩)를 말합니다.
▶ 기본적인 한시의 형식
- '오언절구(五言絶句)[글자 수는 20자]', '오언율시(五言律詩)[글자 수는 40자]'
- '칠언절구(七言絶句)[글자 수는 28자]', '칠언율시(七言律詩)[글자 수 는 56자]'
▶ 절구,율시 이외에 배율(排律)의 한시가 있습니다.
- 배율(排律)은 율시(律詩)의 배(倍)로 나가는 한시로 16구절, 32구절, ... 64구절 입니다.
근체시의 특징
▶ 평측법(平仄法) : 한자에는 중국 발음상 4성(聲)[평(平),상(上),거(去),입(入)]이 있습니다. 이때 평성(平聲)은 평평한 발음이고 상성(上聲),거성(去聲),입성(入聲)은 기운 발음이기에 측성(仄聲)으로 분류합니다. 그래서 평기식(平起式)과 측기식(仄起式)의 구분으로 글자의 배열을 맞추는 특징이 있습니다.
특히 5언시의 제2字, 7언시의 제4字는 孤平孤仄을 불허합니다.
▶ 압운법(押韻法) : 한시가 운문(韻文)이라는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특징이 압운법(押韻法)입니다. 운(韻)을 단다는 표현대로 압운법은 특정 운자(韻字)를 맞추어서 시를 짓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짝수 구절의 마지막 글자들을 동일한 운(韻)을 가진 글자들로 배열하는것입니다. 동일한 운이라는 것은 글자의 발음에서 초성(初聲)을 뺀 중성(中聲)과 종성(終聲)이 같은 글자들이라고 보면 좋습니다.
▶ 대우법(對偶法) : 보통 대구법(對句法)이라고도 하는 대우법은 시상의 흐름을 위해 율시(律詩)에서 셋째 구절과 넷째 구절이 대구(對句)를 이루고 다섯째 구절과 여섯째 구절이 대구(對句)를 이루고 있습니다.
▶ 이상에서와 같이 여러 가지 특징을 지닌 것은 한시가 단순한 문학작품이라고 보기보다는 하나의 노래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까지 보기 때문이고, 또한 이러한 특징들로 인해 현재 모든 특징을 다 가미한 한시를 짓기란 거의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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