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다시 만나면 어떤 모습일까?
아니 어떤 느낌일까?
나름 참 생각을 많이 하였다.
,그러던 차에
지난 월요일 아들과 남도 배낭여행을 떠나는 데 이근수 교수님의 전화를 받았다.
김선생, 웹하드는 어떻게 들어가는 거야?
사실 질문은 웹하드였지만 정작 하고 싶은 말은 그 다음에 있다는 것을 전화기가 전해주었다.
'수원 인근에 몇몇 선생님들 께시던데 한 번 만날까?'
교수님의 제안에 동의하는 데 1초도 걸리지 않았다.
'좋죠, 여행 다녀오는 대로 번팅 날리겠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온 다음 날 번팅을 날렸다.
김은수 샘 1착, 방학진 국장 2착, 과천 사시는 홍석겸 샘은 어떡하지, 과천이 경기도인 것은 분명한데...
전화를 드렸더니 흔쾌히 동참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이번에는 박상풍 샘,
연락이 되지 않는다.
음성으로 녹음을 시켜 놓고 연락을 기다렸어도 감감무소식이다.
정태관 샘은 고향에 내려가셨는데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고 하셨다.
다음 날에는 카페에도 공지를 하였다.
반응이 온 사람은 명지고의 한예슬 양과 정려정 샘. 그리고 헛방만 때리는 중국의 정소진 샘.
전화로 확인했더니 정려정 샘은 참석이 어렵다고 하였다.
이렇게 구성된 멤버는 모두 5명,
만남 장소는 수원대학교 정문 앞이었다.
솔직히 나는 수원대학교가 수원역 뒷편쯤 있는 줄 알았다.
다른 일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미처 약도를 알아두는 것도 잊었다.
달리는 전철 안에서 수원대를 졸업한 후배에게 전화를 걸였다,.
'수원대가 어디 있어, 수원역에서 몇 분쯤 걸리는데?'
후배는 무려 시내버스로만 30분 넘게 걸린다고 말했다.
으악, 30분.
병점역에서 내려 할 수 없이 택시를 탔다.
택시비는 무려 8천원.
정문 앞에는 이근수 교수임과 홍샘이 기다리고 있었고, 조금 뒤에는 늦게나 참석하겠다는 방학진 국장을 대신해서 정태관 샘이 도착하였다.
10분쯤 더 기다려 김은수 샘이 합루한 뒤에야 우리는 보신탕집으로 향했다.
이참에 보신탕집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메뉴로 보신탕을 정하신 분은 이근수 교수임이다.
수원대학교 정문 앞에서 만나자고 한 것도, 이곳에서 걸어가면 대략 5분쯤이면 식당에 다다를 수 있다는 말 때문이었다.
그런데 출발할 때쯤 되자 이근수 교수님이 말 바꾸기를 하였다.
'약 2~3km쯤 떨어져 있는데 자동차로 5분쯤 걸릴 꺼야'
아니 이거 뭐꼬,
자동차로 5분하고, 사람 발걸음 5분하고 거리가 같나!!!!!!
속으로는 투덜댔지만 절대 입 밖으로는 내놓지 않았다.
비록 먼 거리이기는 하였지만 이교수님이 정한 보신탕집은 내가 지금껏 보았던 보신탕집 중에 최고였다.
미사어구 없이 그냥 최고!!!!!!!!!!!!!!!!!!!!!!!!!!!!!!!!!!!!
주인 아주머니와 이근수 교수임은 상당히 친한 사이인 듯 하였다.
에어컨도, 선풍기도 변변찮은 우리들의 목에 물수건도 끼워주시고, 교수님과는 농담도 자주 하셨다.
심지어 밥을 가져다주더니 먹지 않는다고 구박을 할 때는 모두가 자지러지며 나뒹굴었다.
잠시 후 주인은 일반 손님들에게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직접 담근 복분자주를 패트병으로 한 병 내 놓았다.
부드럽고 향긋한 육질과 향긋한 복분자주는 환상의 궁합이었다.
우리는 쉴 새 없이 술잔을 주고 받으며 유하현 양바베큐보다 한 수 위라는 뜻으로 엄지를 치켜 올렸다.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우리는 사랑하는 동지들을 떠올렸다.
풍찬노숙하며 만주벌판을 내달리다가 지금은 청도에서 혼자 고량주를 홀짝거리는 정소진 샘도 기억해냈다.
눈치빠른 정샘은 우리의 마음을 파악했는지 얼른 중국으로 전화를 돌렸다.
우리는 정소진 샘과 돌아가며 안부를 전하고 나중에는 실컷 약올렸다.
과천에서 1시간을 달려온데다 술까지 드시지 않는 홍석경 샘을 배려해서 우리의 번팅을 1차로 갈음하기로 하였다.
이근수 교수님과 김은수 샘은 홍석경 샘 자동차로 먼저 떠나고
나와 정태관 샘만 대리운전을 기다리며 어두운 가게 앞에 서 있었다.
대리운전이 도착할 때쯤 갑자기 정샘 전화벨이 울렸다.
방학진 국장이었다.
지금 내려가고 있으니 한 잔 해야겠다는 것이다.
지난 이틀동안 kBs 방송국 앞에서 농성을 하였던 방국장의 요청을 도지히 뿌리칠 수 없어 우리는 성대역 앞에서 다시 만났다.
우리는 성대역 인근 먹자골목으로 들어가 곱창구이에 맥주잔을 기울이며 정치와 교육, kbs농성 뒷이야기 등을 놓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어 그러다보니 막차시간,
술값만 지불하고 총알처럼 전철역으로 뛰었다.
아, 이래보기 참 오랫만이다.
헉헉거리며 전철역에 들어섰더니 천안행 막차가 플랫폼을 떠나고 있었다.
아흐흐흐 막차 놓치다!!!!!
할 수 없이 병점 행 전철을 탔다.
오래 전 기억으로 병점에서는 평택시 하북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던 것이 기억났다.
헌데 그것은 몇 년 전 기억일 뿐.
어떡하든 집으로 가야겠기에 택시들에게 평택까지 얼마면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택시기사들은 공식요금이 '2만 5천 원'이라고 말했다.
대책 없이 큰 길로 나와서 어슬렁거리는 데 택시 한 대가 평택까지 1만 5천원에 태워주겠다고 하였다.
얼른 택시를 타고 20분즘,
나는 집으로 돌아와 땀에 절은 티셔츠를 벗어버리고 샤워를 하고 있다.
그리고 잠도 자지 않고 미친듯이 번팅 후기를 쓰고 있다.
첫댓글 ㅎㅎㅎ, 먼길 오시고, 나중에 방학진 사무국장님 접대까지 하시느라 고생했슴다.
저도 술은 홀짝 홀짝 해서 천천히 3~4잔은 했습니다.^^
부지런한 김샘.... 방국장과의 2차 모임 왕따당한 것 같아서 약간 섭섭...ㅎㅎㅎ 어제 모임 무지 좋았슴다. 다음에 또 기회를 가졌으면....감사. 감사...
의정부도 경기도인데 너무머네여. 멋진모습 보기 좋아요.
광주에서 번개하면 최소 1박 2일.
운동권 돼지, 운동권 닭, 운동권 개. 그날 형편과 규모에 따라 ㅎㅎㅎ
은평구민 참여하지 못해 궁금했는데..답사 후기처럼 뒤푸리 후기 남겨주시니 캄사합니당!!!! 박한용 실장님과 안명화선생님 윤경수선생님 계신 은평구도 한번 와 주셔요!!! 힛. 다음주에 서대문 형무소에서 전시회 있다니 그때 님들 뵈면 좋겠습니다. :)
화욜인가요? 아들놈 데불고 함 올라가야겠습니다.
정말 섭합니다. 제가 어제 낯술 한잔해서, 대리 보내면 가겠다고 했는디.... 까이꺼~~~ 대리비 얼마나 된다고 대리를 안보내 주시나요? 제가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여기 칭다오에는 대리가 없걸랑요. ㅎㅎㅎㅎ 정소진
정소진 샘
어제 술맛 괜찮았지요?
명지고 한예슬 ㅜ ㅜ
저희도 오늘 학생 번팅 가졌습니다!
예슬씨
함께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학생번팅 가졌다니 마음이 흡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