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족 운동회 / 이선님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내리는 토요일 아침
가을 가족 운동회에 남편과 함께 광나루 한강 시민공원을 찾았다
초등학교 운동회처럼 경기장에 만국기는 없었지만
노고지 가족들과 웃음꽃으로 인사 나누며
처음 보는 낯선 얼굴들로 마음 설레이는 운동회였다.
학창시절 불러봤던 애국가를 함께 따라 부르며
들뜬 마음은 오색빛 풍선을 타고 하늘로 오른다.
정장을 벗고 모처럼 가벼운 추리닝 복장으로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
흐르는 세월 속에 어느덧 중년의 언덕에서, 가족 생계를 어깨에 메고
삶의 현장에서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
잠시 마음이 울컥해진다.
지난 여름은 유난히도 덥고 태풍으로 농작물. 수산물
그리고 노동자들의 삶의 터전을 무참하게 휩쓸고 지나간 한강변에는
어느새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풀잎들이 다시 일어나
가을 바람에 하늘거리며
가족 운동회에 박수 갈채를 보내고 있다.
운동회가 시작 되고, 오늘 하루만은 무거운 짐을 훌훌 내려놓고
모두 한가족이 되어 행복한 가을 가족 운동회를 즐겼다.
모두들 흥에 겨워 청군 홍군 나뉘어 목청껏 소리도 지르고
손뼉치며 응원하는 함성소리에
한강의 물줄기도 은빛 물결 일렁이며 유유히 흐르고 있다.
넉넉한 마음으로 준비한 선물들을 전하고
맛깔스런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오손도손 이야기꽃을 피우다보니
어느새 석양 노울빛이 벚나무에 걸려 스산한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처음 참석한 가을 운동회, 풍요롭고 따뜻한 마음을 담아
내년을 다시 기약하며
가을 가족 운동회 씨앗을 내 마음밭에 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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