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6일. 한국의 탄생화와 부부사랑 / 쥐꼬리망초, 우창꽃, 솔체꽃
오늘 한국의 탄생화는 쥐꼬리망초과의 [쥐꼬리망초]와 [우창꽃], 산토끼꽃과의 [솔체꽃]입니다.
국립수목원 식물도감에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약 5,000여 종의 식물들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물론 계속 외산 식물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나무와 풀들이 우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한국의 탄생화도 현재 약 1,700여종의 식물들에게 한국에서의 생일을 지정해 주었고 계속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탄생화는 되도록 같은 시기에 꽃이 피거나 열매를 맺는 같은과 식물을 묶어 그 날의 탄생화로 배정하고 있으나, 종류가 워낙 많아 한 달에 1~3일 정도는 배정 받지 못한 나무와 풀들을 모아 탄생화일로 지정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늦가을까지 꽃이 피지만 아직 탄생화일을 배정받지 못한 식물들을 모았습니다.
오늘 한국의 탄생화의 대표겪인 [쥐꼬리망초]는 우리나라의 흔한 야생화로 꽃이 작고 열매가 쥐꼬리를 닮았다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꽃말은 [가련함의 극치]로 오늘 죽은 두 인물을 생각하게 합니다.
멕시코와 남아메리카가 고향인 [우창꽃]은 '우창'의 호를 가지신 분이 베트남에서 처음 우리나라에 들여와 [우창꽃]이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원래 이름은 [루엘리아_브리토니아나]로 줄여서 [루엘리아]로 부르며 푸른빛에 살짝 물든 신비로운 보라색꽃이 피는데 열대성나무답게 조건만 맞으면 거의 사시사철 꽃이 피고 지기를 거듭합니다. 꽃말은 [신비로움]입니다.
인간을 사랑한 요정의 슬픈 사랑에 얽힌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의 꽃말을 가진 하늘색의 [솔체꽃]은 꽃 속에 꽃이 피는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며 우리나라와 중국의 깊은 산지에서 자생합니다.
10월 26일.
역사는 오늘 피살당한 두 명과 그를 피살한 또 다른 두 분의 삶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바라봅니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과 이등박문.
1909년 하얼빈역에서 안중근의사는 초대 조선통감이며 일본 수상직을 네번이나 역임한 이등박문을 피살합니다.
일본인의 입장에서는 동아시아의 미개한 섬나라 일본을 조선을 무혈 점령하고 거대한 중국을 능가하는 아시아의 맹주로 자리잡게한 위대한 영웅의 죽음이고, 우리의 입장에서는 조선 침략의 원흉을 척살한 통쾌한 사건이었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와 박정희.
100만명 쯤은 죽여도 상관없다며 부마사태를 무력 진압하려는 18년 군부독재자를 그의 심복인 중앙정보부장이 피살합니다. 박정희를 산업화의 아버지라 생각했던 사람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위대한 영웅의 안타까운 죽음이고, 그의 독재에 저항했던 사람들에게는 군부 독재자의 비참한 최후이며 민주화의 새로운 시작이었을 것입니다.
어떻게 판단을 하든 그것은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결정할 몫입니다. 다만 오늘의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철학적 교훈은 옳음과 선함의 가치가 충돌할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시월이 서서히 문을 닫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는 아름다운일들만 한 가득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