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으로 풀 마라톤에 도전하려고 하니. 설레이고 긴장이 된다.
2 주 전부터 풀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다짐하고 훈련을 해왔다. 사실은 10월 30일에 있을 스핑크스 대회를 등록하고
10월 3일에 개최되는 13.1 아틀랜타 해프 마라톤을 뛸 생각으로 무당벌레 회장님께 조언을 구했는데, 10월 2일에 있을
제 1회 바카스배를 뛰라고 하셔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D-day 2일 전부터 온통 마라톤 생각뿐이다. 오죽하면 꿈속에서까지 뛰고 있는 내모습을 보면서 와이프 한테 꿈이야기
까지 하고, 죽은 고향 친구까지 나와 나를 격려하고 도와준다.
금요일 저녁 일을 끝내고 집에 오니 밤 12시 출출하지만 바나나 1개와 물로 배를 채우고 내일을 위해 시계를 5시 50분에
맞추고 새벽 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시계 벨소리에 자원봉사할 아이들을 깨우고 간단하게 준비를하여 스와니 팍에
도착하니. 많은 달님이들이 무당별레 회장님의 인솔하에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나도 오늘따라 특별히 정성을 다해 스트레칭을 한다.
이제 출발 시간이 다가온다.
거미 회장님의 조언과 인원 파악을 끝내고 모든 달림이들의 성공적인 완주를 위해 화이팅을 외치며, 출발선상에서
손회장님의 출발 구령과 함께 앞으로 달려 나갔다. 0.5마일 지점을 지나 해프를 뛰시는 독거미님이 속도를 내어
저 멀리 달려가신다. 1마일 지점에 이를때 , 와이프가 따라와 동반주를 하게된다.
시간을 체크해 보니 9분 30초를 가르키고 있다. 와이프와 대화를 하며 2마일을 향해가고 있다.
2마일 지점에서 물로 목을 축이고 시간을 체크해 보니 9분 30초를 유지 하면서 달려가고있다.
5마일까지 레이스 조절을 생각하며, 10k반환점에 이르러 손회장님의 화이팅 격려와 함께 와이프를 뒤로하고,
4마일지점을 향한다 . 평상시 편하게 뛰었던 생각이나,약간 속도를 내본다. 4마일 지점 에서 들고 있던 물병으로
목을 축이고.숲속에 내려놓고 반환점을 향해 달린다. 몸상태는 아주좋다.컨디션의 60%정도로 달려온 느낌이다.
야구장 쪽으로 언덕을지나 5마일 지점 딱정벌레님이 생각이 난다. 5마일 지점 표시를 하셨기때문이다.
아침부터 어린이들이 야구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내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이 야구인데, 지금은 바뀌었다.
당연히 마라톤으로,,,,,,
야구장을 지나 약 0.5마일 정도는 내리막 길이다. 팔을 내리고 자연스럽게 속도를 내본다.
첫 번째 반환점이 있는 언덕 보폭을 약간 줄이고 앞을 향해 달린다. 편안하다. 그동안 했던 언덕훈련이 효과가 있다.
언덕에 오르니 반환점 표시가 없어 조금더 야구장 입구까지 가다 턴을하여 숨고르기를 하며 뛰던중 반대편 주차장에서
거미회장님과 말벌님이 반환점 표시를 들고 화이팅을 외친다.
이제 다시 내리막길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속도를 내본다. 이젠 두번째 반환점을 향해 달린다. 저쪽에서 귀뚜라미님과
하루살이님이 같이 달려온다. 아직까진 모두 즐런을하여 편안해 보인다.
언덕 굽이 굽이를 돌아 두번째 반환점에 도착을 하니 자원봉사 나온 아들과 딸이 사진을 찍어준다.(속으로 잘 나왔으면 한다)
다시 음료수 한잔을 받아들고 출발 지점을 향한다. 5마일 지점부터 2마일 지점까지 속도를 내려고 맘먹고 달린다.
아직은 좋다. 4마일 지점 올때 두었던 물병을 다시들고 목을 축이며 달린다. 처음 뛰었던 베리 칼리지 해프 마라톤이 생각이
난다. 그땐 폐암으로 고생하시다 돌아가신 그리운 아버지를 위해 뛰었었다. 오늘 뛰는 첫 풀 도전은 어머니를 위해 뛰기로 했다.
얼마전 오셨다 가셨던 어머니가 걱정이 많으시다. 한국에 전화만 하면 뜀박질 그만 하라고 걱정 하신다.
우리 어머니께선 살이찌고 외모가 커야 건강하다고 생각 하신다.
얼마전 오셨을때도 달리기로 살이빠지는 내 모습을 보시고 자주 눈물을 흘리곤 하셨다.
이제부터 어머니의 기대에 부흥을 못할것 같다. 앞으로 더 체중이 빠져야 하기 때문이고, 평생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3마일 지점 워터 스테이션을 지나고 2마일 지점 아직 컨디션과 속도가 좋다. 들고있던 물병으로 목을 축이고, 옆에 던져
놓고 달린다. 1마일 지점을 지나 출발지점을 향해 약간의 언덕을 달린다. 힘들지 않다. 출발지점에 도착하니 벌써 도착하신
독거미님이 이대로 뛰면 서브 4를 할수 있다고 하신다. 시간을 보니 1시간 51분, 생각했던것 보다 빠른 기록이다.
2시간을 예상 했는데,, 다시 턴을 하여 저먼 반환점을 향해 달린다.
0.5마일 지점을 지나 내리막길을 갈때 귀뚜라미님과 하루살이님이 달려 오신다. 왠지 하루살이님이 약간 힘들어 보이신다.
화이팅을 외치고 다시 즐런으로 내려 가는데 처음 도전한 피터가 힘차게 달려온다. 다시한번 화이팅을 외치고 보니 1마일지점
무당벌레 회장님이 보인다. 오늘은 조금 힘들어 보이신다. 속으로 어제 방가네에서 흑염소을 너무 많이 드셨나,,,,
어쨌든, 항상 바카스 달림이들을 위해 고생이 많으시다. 고마운 분이시고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다. 중년의 나이에 마라톤을
한번도 아니고, 때마다 완주 하시는 모습 정말 존경스럽다. (기록에 너무 연연 안하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제 2마일 지점
다시 물병을 들고 템포런으로 4마일까지 뛰기로 했다. 4마일 지점 물병을 던져놓고 야구장을 향해 달린다.
약간의 피곤감이 온다. 힘을 내자. 야구장을 지나면 다시 내리막길이다. 이제 다시 첫번째 반환점 언덕, 힘들다.
땅을 처다 보고 언덕을 오른다. 그동안 나름대로 체계적이진 않지만 훈련 했던 생각이 난다. 근력운동, 인터벌 훈련, 언덕훈련,
거리주등 지금을 위해 해야했던 훈련이라 생각이 든다. 정상에서 다시 턴을하여 마지막 반환점을 도착해 보니 아들과 딸은
가고 없다. 물 한컵을 들고 마지막 턴을 하여 달리기를 반복하였다. 이제 5마일 지점에서 시간을 확인해보니 21마일 조금
넘는 거리를 3시간에 달렸다. 생각했던것 보다 페이스가 좋다. 한달전에 트레이드 밀에서 20마일을 2시간 57분에 뛰었던것 보다
좋은 기록이다.
이제 남은거리는 5마일, 마일당 10분씩 달려도 3시간 50분에 완주 할수 있다는 생각에 출발점을 향한다.
사슴벌레님, 무당벌레님, 화이팅을 외치고 4마일 지점을 지나 3마일지점 워터 스테이션에서 물 한병을 집어 들었다.
너무 무거워 반을 버리고 한 모금을 축인후 뛰었다. 2마일 지점 갑자기 피로감이 든다. 너무 힘들다. 시선은 땅을 향하고 있다.
발이 너무 뜨겁고, 젖 꼭지도 쓰리고 아프다. 포기하고 싶다. 한번 포기하면 습관이 될것 같아 힘들게 뛰어 본다. 1.5마일 지점
부터 복근이 찢어지는 통증이 느껴진다. 긴 호흡으로 숨고르기를 해 본다. 아픔이 약간 사라진다. 속도가 너무 안난다.
1마일을 남기고 시계를 보니 3시간41분이다. 이젠 언덕인데 3시간 50분 안쪽은 힘들거 같은 생각이 든다.
들고 있던 물병을 0.5마일 지점 휴지통에 버리고 마지막 힘을 내기로 다짐한다. 작은 언덕인데, 너무 힘들다.
걷는 수준의 달리기다. 나무 사이로 미친 말벌님이 보인다. 그동안 뛰었던 2번의 10k 와 1번의 해프때 마지막 스퍼트에 희열감을
느꼈는데, 오늘은 불가능 할것 같은 생각이다. 남은 힘이 없다. 이제부터 정신력이다. 골인 지점이 보인다.
말벌님이 사진을 찍어주신다. 손으로 힘겹게 V자를 그리며 26.2마일 (42.195km)을 통과, 말벌님의 소리가 들린다.
서브 4를 하셨다고,, 시계를 보니 3시간 54분 59초를 가르키고 있다.
10월 9일이면 마라톤에 입문한지 10달이 되어간다. 여자가 임신을 하여도 10달이면 아기를 낳는데, 7일을 앞 당겼으니, 늦싹둥이는 아닌것 같다. 어머니의 애 낳는 고통이 이런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몸 풀었으니 이제 집에 가서 산후 조리를 해야 겠다.
제 1회 바카스배 마라톤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함께 완주하신 모든 달림이들 그리고 우리의 꿈나무인 자원봉사분, 고국에 전지
훈련 가신 김박사님, 불개미님, 잠자리님 오늘 이대회가 있을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힘써주신 거미 평생회장님, 무당벌레 회장님등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리며, 작은 바램이지만 앞으로 꾸준한 훈련으로 2012년 보스톤 대회를 조용히 노크 해 보려 한다.......
* 내년에 성대한 2회 바카스 대회를 기약하며,,,,* 화 이팅
첫댓글 Sub-4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터마이트님의 간단없는 노력은 모두가 본받아야할 귀감인 것 같습니다.
진정한 마라토너가 탄생 되는 순간 감동적 입니다. 이런 달림이들이 있기에 바카스 미래는 밝습니다.이기세를 몰아 보스톤 입성까지 아자 아자 화이팅!!!!!!
불개미님 이야말로 진정한 마라톤너 이십니다. 저는 이제 걸음마 단계인걸요.
쌀쌀한 가을날씨 건강 유의하시고, 춘천 마라톤 즐런하시고, 건승을 기원합니다.
후기도 잘읽었고 드디어 머리를 올리셨으니 앞으로 기록보다는 완주에 목표를 두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2번 정도만 하셔.. 기록내다가 수명단축됩니다![축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8.gif)
하고 이제야 마라토너로서 자격을 갖추었네... 다시한번 ![축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48.gif)
메시지를 한국에서 전합니다 짝짝짝
기록은 1년에 1
진심으로
머리를 올리던 날. 많은 감회가 있을 것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보스톤 클럽이니 당연히 보스톤 가셔야죠. 아버님이 암 경력이 있으시면 터마이트님은 평생 마라톤을 해야겠네요. 집안에 병력이 있으신 분들은 마라톤에 빠지시는 것이 좋습니다.장수 건강을 위하여... .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