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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배'운항 한-러 크루즈..현지인 불만>
정원 458명에 승객 10여명, 러 언론도 혹평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강창구 특파원 = 강원도 동해시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정기 크루즈 여객선이 발권시스템도 제대로 구축하지 않고 운항을 시작, 승선권을 구입하지 못한 러시아 현지인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27일 러시아 현지 언론과 한-러 크루즈 운행사인 DBS크루즈훼리㈜에 따르면 지난 6일 첫 취항한 1만4천t급 '이스턴 드림(Eastern Dream)호'가 매주 화요일마다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입출항하지만 사실상 빈배로 운항하고 있다.
취항에 앞서 크루즈에 탑승할 수 있도록 승선권(배표) 판매 사무실을 확보하고 전산발급시스템을 구축해야 했지만 이를 소홀히 한데다 현지 여행사를 상대로 한 마케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일 동해에서 탑승한 블라디보스토크행 탑승자는 고작 24명에 불과했고 이후 13일 15명, 20일 20명에 그쳤으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탑승한 동해행 승객은 7일 11명, 14일 16명, 21일 19명에 머물렀다.
52개 객실에 정원이 458명에 달하는 크루즈 여객선이 사실상 빈 배로 운항하면서 막대한 기름 값만 축내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여름 휴가철을 맞아 비행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크루즈를 이용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려다 포기한 러시아 관광객들이 늘면서 현지 언론마저 한-러 크루즈의 엉성한 운행을 비난공세를 퍼붓고 나섰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발간되는 주간 꼰꾸렌트는 "배는 떴지만 표는 안 판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표를 어디서, 누가 판매하는지조차 명확하지도 않고 당분간 러시아 사람들에게는 표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 설명만 있다"는 한국 방문 포기자들의 불만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한국과 블라디보스토크 간 항공요금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신규로 개설된 크루즈 관광객이 상당수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회사 측의 무성의한 영업행태로 러시아인들에게 실망감만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DBS크루즈훼리 관계자는 "신규 취항에 우선 신경 쓰는 바람에 여행상품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고 한국과 러시아 간 여러가지 차이로 발권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이제 시스템을 정비했고 조만간 여행상품도 출시해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에 탑승객 수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객, 화물 겸용인 이스턴 드림호는 동해항에서 사카이미나토항 2차례, 블라디보스토크항 1차례 등 매주 3차례 한국과 일본, 러시아를 오간다. kcg33169@yna.co.kr
<한국 보유 러시아 유물 105년만에 조국 땅에>
자폭 러시아 함정 깃발 등 14점 러시아 순회 전시 시작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러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 수장된 2척의 러시아 전함에서 나온 유물이 105년만에 조국 나들이에 나섰다.
러시아 문화부 산하 러시아 국립박물관 전시센터는 25일(현지시각)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 내 성게오르기 홀에서 `바리야크(Varyag)호 유물전' 개막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발렌티나 마트비엔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을 비롯해 이석배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미하일 피오트로프스키 박물관장, 유물을 대여한 인천시립박물관 김용길 관장, 그리고 러시아 문화부와 유물보존감독청, 해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세계 3대 박물관인 에르미타주를 찾은 유물은 1904년 2월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함대와 전투를 벌이다 자폭한 러시아 함정 바리야크와 코레츠(Koretze)함의 깃발을 비롯해 당시 전투에서 사용된 포탄과 포탄피, 총, 전쟁 장면을 담은 그림첩 등 모두 14점이다.
이 두 전함은 팔미도 해상에서 일본 군함들의 포격을 받고 퇴각한 뒤 `군함기(旗)를 모욕받느니 명예로운 길을 택하겠다'며 잇따라 자폭했다.
두 전함은 일본에 전리품을 넘겨주지 않으려고 자폭해 러시아 군인과 국민 사이에서는 조국에 대한 희생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일본 해군은 전쟁이 끝나고 1년 뒤 바리야크호를 인양해 일장기를 달아 전시했는데 이번에 대여되는 유물은 이때 건져 일제강점기 인천향토관에 보관해 오던 것을 1946년 인천시립박물관이 개관하면서 인수한 것이다.
바리야크함은 1916년 제정 러시아가 일본으로부터 사들인 뒤 수리를 위해 영국으로 가던 중 1920년 스코틀랜드 앞바다에서 암초에 걸려 다시 침몰했다.
러시아에서는 바리야크호를 소재로 한 영화도 제작됐다..
러시아 정부는 이 유물 운송에 대통령 전용헬기를 동원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을 보였으며 지난 13일 열린 귀환 행사에는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부인인 스베스틀라나 메드베데프가 참석하기도 했다.
이번 유물 전시회는 6년 만에 성사된 것으로 러시아 측은 그간 수차례 유물 대여를 타진해 왔으나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지금까지 미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시작으로 모스크바, 북해함대가 있는 무르만스크, 흑해함대가 주둔한 우크라이나의 세바스토폴스키를 거쳐 내년 2월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 함대 군사박물관에서 막을 내리기까지 러시아 전역 9개 도시를 순회하며 열리게 된다.
러시아측은 해군의 날인 26일 이 유물들을 일반에 공개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가로지르는 네바강에서 15척의 군함이 참여하는 대규모 해상 퍼레이드를 펼칠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 성사에 힘쓴 정 헌 모스크바 국립대 정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내년 한-러 수교 20주년을 앞두고 열리는 의미있는 행사로 양국의 실질적 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yunho@yna.co.kr
<러 대학서 감사장 받은 문형욱 청와대 행정관>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강창구 특파원 = "호적도 국적도 모두 바꿀 수 있지만, 학적은 못 바꿉니다. 러시아 학생들을 한국에서 교육받게 하는 것은 영원한 한국맨을 만드는 사전정지 작업입니다."
지난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극동국립대학교로부터 한국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대학 총장 감사장을 받은 문형욱 청와대 대통령실장실 행정관은 러시아 학생들에 대한 한국교육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문 행정관은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등 러시아 연해주(러시아명 프리모르스키주) 지역 대학교에 한국어 교재를 지원하고 러시아 대학생들이 한국에서 교육비 부담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한 공로로 감사장을 받았다.
대학원에서 석사 논문을 준비하다 고려인들의 기구한 삶을 접하게 됐다는 문 행정관은 이후 이들이 모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임태희 한나라당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이던 2005년 임 의원과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 등의 후원을 받아 교과서 8천여권을 이 지역 대학에 전달했다.
문 행정관은 또 러시아 학생들이 한국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고 한국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2006년부터 매년 러시아 학생들이 한국에서 유학할 수 있도록 유학 및 학비알선, 입국후 관리, 취업 알선 등 유학에 관한 전 과정을 꼼꼼히 챙겼다.
특히 국제전략연구원(GSI) 선임연구원,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거쳐 청와대로 입성한 뒤 러시아 연해주 대학생들이 더욱 많이 한국에서 학업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 매년 2∼3명에 그치던 국비 유학생의 수를 지난해부터 학부 5명, 대학원 7명 등 12명으로 늘렸다.
또 한국학중앙연구소(옛 정신문화연구원)와 세계 유일의 한국학 단과대학인 극동대 한국학대학이 학생과 교수, 교육프로그램을 상호교환할 수 있도록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하는데도 힘을 보탰다.
"연해주는 시베리아를 거쳐 러시아 전역, 중앙아시아,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으로 에너지 등 자원을 외국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무척 중요한 지역"이라며 "따라서 이곳에 지한파 지도층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고 그 첫단추가 바로 교육지원사업"이라고 문 행정관은 역설했다.
그는 "러시아는 동쪽이 중요해서 대륙횡단철도(TSR)를 건설하고 블라디보스토크(동쪽을 정벌하라는 뜻)라는 도시까지 만들었는데 우리는 자꾸 서쪽(모스크바)만 쳐다보고 있다"며 "현재 시장 수요는 서쪽이지만 앞으로 동쪽으로 옮겨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 행정관은 이어 "오는 2012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APEC총회가 개최되고 내년은 한러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따라서 내년은 한국이 러시아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중요한 해로 연해주가 바로 그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보스토크 한국교육원 이우용 원장은 "문 행정관은 많은 러시아 학생들이 한국에서 공부하며 지한파 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밑거름 역할을 해줬고 이곳 대학과 한국의 대학이 교류할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며 "문 행정관과 같은 역할이 지속될 때 한러관계가 새롭게 도약하고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kcg33169@yna.co.kr
체첸 콘서트장 테러..7명 사망
(그로즈니<체첸> AFP.이타르타스=연합뉴스) 체첸 공화국에서 26일(이하 현지시간) 자살폭탄테러가 발생, 7명이 사망했다.
메리엄 날라예바 경찰 대변인은 이날 오후 5시께 수도 그로즈니의 한 콘서트장 밖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 경찰 4명과 테러 용의자를 포함해 모두 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경찰과 용의자를 제외한 희생자 두 명은 그루지야 국적과 터키 국적의 남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친러시아 성향의 람잔 카디로프 체첸 대통령은 이번 테러를 러시아 체제에 반기를 든 이슬람 반군들의 소행으로 규정했다.
그는 테러가 정부군의 특수작전 철수와 반군소탕 중지를 유도하려 했지만 체첸 정부는 시민과 경찰, 군대와 종교인을 공격대상으로 삼는 반군세력을 모두 뿌리뽑기 전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iran@yna.co.kr
바이든 "러시아, 경제위기탓에 핵감축할 것"
(서울=연합뉴스) 러시아 주변국인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를 최근 방문하고 귀국한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러시아가 경제위기와 지도자들의 실용주의 등의 요인으로 핵무기를 감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러시아)이 갑자기 깨달음을 얻어 `더이상 이웃들을 위협하고 싶지 않다'고 결정했을까? 아니다. 그들은 그것(핵무기)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사람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 것을 붙들고 있는 평범한 지적 수준의 몽상가들이 아니라 상당히 실용주의적인 사람들"이라며 러시아 지도자들을 평가했다.
바이든은 또 한때 강대국이었던 러시아가 "제국의 상실"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체면이 깎이는 상황에 처해있는 어느 개인이나 국가를 무안하게 하는 것은 똑똑하지 못한 일"이라며 미국이 러시아를 상대하면서 지나치게 우쭐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세르게이 프리호드코 러시아 대통령 대외정책 담당 보좌관은 "바이든이 왜 양국관계에 대한 자신의 해석과 견해를 밝히기로 결정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mong0716@yna.co.kr
러시아도 인터넷 전화 규제 목소리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러시아에서도 스카이프(Skype)와 같은 인터넷 전화(VoIP)에 대한 규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고 25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로비 그룹인 `러시아 기업 연합'은 최근 모임에서 인터넷 전화 규제 법안을 만들어 달라는 청원서를 마련해 의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스카이프 등 외국의 인터넷 전화 업체들이 지금 러시아에서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고 있다"며 "국내 유·무선 통신업자들을 보호하려면 적절한 규제 법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전화는 기존의 전화망(PSTN)을 사용하지 않고 전 세계의 각 가정, 회사 등에 보급된 유ㆍ무선 인터넷망을 통해 전화할 수 있는데 인터넷망을 사용하므로 시내·외 지역 구분없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인터넷 전화는 도청이 쉽지 않아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전화를 규제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컴퓨터 네트워크망 안전성 확보를 위해 연구실과 대학에서 스카이프 사용을 금지했으며 독일 최대 통신업체 도이치텔레콤은 스카이프 사용을 막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탈리아 경찰은 범죄 조직이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고 있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으며 중국, 미국, 캐나다도 인터넷 전화 금지 또는 규제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인터넷 전화 업체들은 이런 조치들이 부당하며 차별적인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hyunho@yna.co.kr
러 "에너지부문 외국투자자 접근권 완화"
(모스크바 로이터=연합뉴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 러시아가 자원민족주의를 완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천연자원 장관은 24일 "이제 자원 탐사와 개발에서 외국기업 투자에 대한 법규의 변화와 투자 매력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외국 투자자들의 자원 접근권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장관의 발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지 2주 만에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기간에 엑손모빌을 포함한 미 기업들은 에너지 등 전략적인 부문에서 외국 투자자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줄 것을 러시아 측에 촉구했다.
러시아는 2008년 7월 원유 가격이 배럴당 147달러 이상까지 6년 만에 무려 7배나 폭등하자 천연자원 개발에서 외국의 참여를 억제하는 법규를 통과시켜 자원민족주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경제 호황이 끝나고 금융 위기의 여파로 고전하면서 러시아의 입장은 서서히 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6월에 파격적으로 서방기업인 로열 더치 셸, 토탈과의 계약을 제안했다.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월 초 모스크바를 방문하기 수 일 전에 러시아는 로열 더치 셸, 토탈과의 계약에 서명했다.
모스크바의 한 소식통은 "최근 푸틴 총리로부터 많은 놀라운 일들이 있었고, 이제 트루트네프 장관의 말이 나왔다. 오바마의 방문은 큰 변화를 이뤘다"며 러시아의 자원민족주의가 완화하는 일련의 신호들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으며, 기록적인 가격으로 치솟았던 원유 가격도 폭락했다.
러시아에 대한 외국의 직접 투자는 작년에 270억달러로 2.8% 하락했고, 올해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jh@yna.co.kr
타지키스탄, 러시아어 사용 금지 추진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타지키스탄 정부가 러시아어의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라고 24일 모스크바 타임스가 보도했다.
타지크 정부는 정부 각 기관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러시아어를 배제하고 민족어인 타지크어 1개로만 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 중이다.
에모말리 라흐몬 대통령은 22일 국영 TV연설에서 "공식 언어를 무엇으로 하느냐 하는 것은 그 나라가 정치적으로 독립했는지를 규정짓는 일"이라며 "새 법안이 빠르게 채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언어 국가인 이 나라에서 타지크어 사용자가 인구의 절반을 조금 넘고 그 외 러시아어, 우즈벡어, 키르기스어 등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1989년 제정된 법에서는 타지크어와 러시아어 2개를 정부 기관 간 공식 언어로 사용하도록 정했다.
타지크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치적으로 러시아로부터 독립해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이면서 타지크어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것도 있지만, 러시아로부터 금융원조를 받아내기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오히려 가난한 타지크에 이익보다 손해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알렉세이 오스트로브키 독립국가연합(CIS) 담당 상임위원장은 "그 법안은 큰 실수다. 러시아 정부가 타지크 이민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러시아에서 일한 타지크의 노동 이민자들이 본국에 보낸 송금액은 정부 재정의 절반에 해당할 정도다.
발트 3국이나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등 구소련 통치하에 있던 다른 국가들도 비슷한 이유로 러시아어 사용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hyunho@yna.co.kr
"내년초 경제위기 2차파고 우려"<러 관리>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금융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러시아 고위 경제 관료가 경제 위기의 2차 파고 도래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24일 관영 이타르 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안드레이 클레파치 경제개발부 차관은 전날 한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바닥에 가까워지면서 올 3분기 회복 조짐의 첫 발을 디딜 것으로 보이지만 기업의 지급 능력과 은행 부문의 채권 포트폴리오가 개선되지 않으면 2010년 초반 경제 위기의 2차 파고가 닥쳐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내 거시 경제 전망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우리는 실질적인 의미의 경기 회복 시점을 2011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대학 졸업 시즌인 7월이 끝나고 여름이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하면 9월 실업률이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3.3% 보다 낮은 12%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인플레율이 올해 10~11% 정도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hyunho@yna.co.kr
<생일 맞은 러시아 해군, 기념 퍼레이드 펼쳐>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강창구 특파원 =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가 26일 `러시아 해군의 날'을 맞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화끈한 축하 퍼레이드를 펼쳤다.
러시아 해군과 해병대는 이날 낮 블라디보스토크 아무르만 바닷가 특설무대에서 다르킨 연해주(프리모르스키주) 주지사, 씨덴코 태평양함대 사령관, 시민 등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함 퍼레이드, 어뢰.로켓.장갑차 등 무기 시연, 상륙작전 및 격투기 시범,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축하행사를 했다.
특히 러시아 해병이 함선에서 수륙양용 장갑차 10여대를 타고 나와 상륙작전을 펼치고 인질구출작전을 벌이자 관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러시아 해군은 격투기 등 육박전 시범, 해상화재진압작전, 의장대 시범, 군악대 공연 등을 선보였고 세쌍둥이 아빠인 해군장병에 대한 축하선물 전달식도 있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무대 뒤 바다에서는 함선과 잠수함, 쾌속정 등 10여척이 오가며 다양한 전투시범과 함선순항 퍼레이드를 펼쳤다. kcg33169@yna.co.kr
투르크멘-아제르, 카스피해 유전 소유권 마찰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투르크메니스탄이 아제르바이잔과의 카스피해 유전 소유권 분쟁 해결을 위해 국제 중재재판소에 소송을 내기로 했다고 25일 투르크멘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구르반굴리 베르디무하메도프 투르크멘 대통령은 전날 국영 방송에 출연, "우리의 노력에도 유전 소유권에 관한 양국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3개의 카스피해 유전이 자기 소유라는 아제르의 주장이 합법인지를 가리고자 국제 중재재판소에 소송 서류를 제출하도록 외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투르크멘 영토에 속한 3개 유전 중 2개 유전에 대해 아제르가 일방적으로 탐사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자원의 보고로 알려진 카스피해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투르크멘, 이란, 아제르 등 5개국과 접하고 있으며 이들 연안국 가운데 러시아와 아제르, 카자흐는 카스피해 해저경계 문제에 관해 합의했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투르크멘과 아제르도 역시 해저경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유전 소유권을 놓고 수시로 다투고 있다.
투르크멘을 22년째 철권통치해오다 2006년 12월 심장마비로 사망한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 대통령도 집권시절 카스피해 유전 영유권을 놓고 아제르와 갈등하다 2001년 바쿠 주재 자국대사를 소환하기까지 했다. hyunho@yna.co.kr
러 "나토 밑에서 해전소탕 작전 안해"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드미트리 로고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주재 러시아 대사는 24일(현지시각) "러시아 군함들은 나토나 유럽연합(EU) 명령 하에 해적 소탕 작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현재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해적 소탕 작전을 벌이는 16개 국가 중 하나다.
로고진 대사는 이날 러시아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바'와의 인터뷰에서 "해적을 소탕하는데 우리 군함들이 외국 군대의 명령을 받을 필요가 있을까 싶다"며 "우리는 EU나 나토 명령을 받으며 작전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을 두고 마찰해온 나토와 러시아는 지난해 8월 러시아의 그루지야 침공 이후 냉각기로 접어들었으며, 이후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으나 지난 5월 나토가 그루지야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러시아가 이에 반발하면서 관계복원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러다가 지난달 말 나토 28개 회원국과 러시아 외무장관들이 그리스 코르푸에서 나토-러시아 협의회(NRC)를 열고 테러 대처와 해적 소탕 등을 비롯한 안보 문제들에 대한 공식 협력 관계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당시 해적 소탕의 경우 작전에 투입된 군함간 실무적 수준의 협력이지 나토나 EU 명령체계 아래로 러시아 해군이 속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소말리아 해적들은 현재 선박 16척과 선원 270명을 억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hyunho@yna.co.kr
러 "美, 우크라.그루지야 희생시킬 필요없다"
(모스크바 AP.AFP=연합뉴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4일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재설정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그루지야와의 관계를 희생시킬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자국의 NTV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정상적이고 우호적인 대미관계를 필요로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이러한 '긍정적인' 발언은, 조지프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최근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를 차례로 방문해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도 우크라이나와 그루지야의 이익을 희생시키지 않고 보장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것이다.
서방측 지원을 받으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추진해오던 그루지야에 지난해 8월 진격해 '초토화'시킨 러시아의 대미관계는, 전쟁을 계기로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6일부터 사흘간 취임 이후 처음 모스크바를 방문해 양국관계 '재설정'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같은날 드미트리 로고진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모스크바의 한 라디오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그루지야에 무기를 공급하는 미국 등 외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는 앞서 지난 1월 그루지야에 무기를 공급하는 외국 기업들에 "특별한 경제제재"를 부과토록 하는 내용의 칙령에 서명했었다. yct9423@yna.co.kr
우크라이나, 대선 선거운동 기간 90일로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우크라이나 의회가 내년 1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의 선거운동 기간을 30일 단축하기로 했다고 25일 러시아 관영 통신 리아 노보스티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전날 회의에서 재적의원 450명 중 316명의 찬성으로 대선 선거운동 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 1월17일 치러지는 대선의 선거운동은 9월19일 시작될 예정이다.
법안을 제출한 최대 야당 지역당의 한 관계자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선거 예산을 줄여보자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정치인은 빅토르 유셴코 대통령을 비롯해 율리아 티모셴코 총리, 지역당 당수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총리, 국회의장 출신의 백만장자 아르세니 야체니우크 등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야누코비치 전 총리가 지지율 26.6%로 1위를, 티모셴코 총리와 야체니우크 전 의장이 각각 16%와 13%를 기록했고 재선에 도전하는 유셴코 대통령은 1.9%로 꼴찌를 달렸다. hyunho@yna.co.kr
<키르기스 대선서 승리한 바키예프>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쿠르만벡 바키예프(59)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23일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연임에 성공했다.
24일 낮 12시 현재(현지시간) 50%의 개표율을 보이고 있지만 2위 그룹과 80%가 넘는 득표율 차를 보이고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의 승리가 확정적이다.
이로써 2005년 `레몬 혁명(또는 튤립 혁명)'으로 전임 아스카르 아카예프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권을 잡은 이후 5년 더 권좌에 남게 됐다.
바키예프는 투표 당일 헌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 정권을 연장할 생각이 없다고 공언했다. 이는 일부 다른 독립국가연합(CIS) 소속 정치 지도자들이 헌법을 바꿔 대통령 임기를 늘리는 바람에 `독재자'라는 비난을 사고 있음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키르기스 헌법은 한차례 연임만 허용하고 있다.
레몬 혁명의 중심지 중 하나인 남부 잘랄-아바트주(州) 출신인 바키예프는 구소련의 큐비쉐프 소재 종합기술대학에서 전기를 전공했으며 러시아인 아내 타티야나와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엔지니어로 일하다 1990년 콕-양각 마을 위원회 제1서기에 오르며 정치에 입문했으며, 1992년 이후 잘랄아바트주, 이시크-쿨주, 추코트스키주 주지사를 잇달아 역임했다.
아카예프 전 대통령에 의해 2000년 총리로 발탁됐으나 2년 뒤 유혈 폭력사태가 발생, 총리에서 물러나 야당 지도자로 변신했다.
결국 레몬 혁명으로 철권통치를 종식하면서 정치력을 확인받았으며, 2005년 7월 조기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러나 취임 당시 약속과는 달리 정치ㆍ경제개혁 실패와 부패 만연 등으로 야권으로부터 꾸준히 사임 압력을 받아왔다.
야권은 지난 연말에도 경제 위기 극복 청사진 마련과 민영화 중단, 헌법 개혁, 의회 해산 등을 요구했다.
키르기스는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데다 국가 재정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자국 근로자들의 해외 송금액이 금융위기로 급격히 줄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여기에 혁명 이후 계속된 정쟁과 높은 실업률, 물가, 관리들의 부패, 범죄 증가는 사회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야당이 불복할 태세여서 정국 불안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연임에 성공하긴 했지만, 바키예프 대통령으로서는 경제위기 극복과 정국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게 됐다.
또 러시아와 미국 사이에서 불안한 외줄 타기 외교 전술을 구사하는 처지에서, 두 나라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어떻게 이익을 챙길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