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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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풍지 사이로 매서운 칼바람이 비집고 들어왔습니다. 살갗을 파고드는 추위였습니다. 간밤에 지펴 놓았던 구들장의 온기가 식어가는 새벽녘, 남매들의 이불 쟁탈전이 벌어졌습니다. 자식들에게 이불을 고루 덮어준 아버지는 말없이 부엌으로 향하셨습니다. 군불을 지피기 위해서였습니다.
아홉 식구의 남루한 세 간 살 이를 둘러보던 혹한의 냉기는 아버지의 손때 묻은 담배 갑 위해 내려앉았습니다. 양어깨를 짓누르던 가장의 무게가 힘겨울 때 아버지는 늘 말없이 잎담배를 종이에 말아 피우셨습니다. 독한 냄새를 풍기던 아버지의 담배연기엔 삶의 애환이 피어올랐습니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중된 삶의 무게를 저항 없이 받아들였던 아버지는 메케한 담배연기에 시름을 날려 보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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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떠나시던 날은 정월 대보름이었지요. 일 년 농사의 풍요를 귀원하며 액운을 막아보자는 의미로 시작된 농악 놀음은 이틀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당시 술만 드시면 노랫가락을 흥얼거리시던 아비지는 흥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동네 사람들의 선두에 서서 신명나게 꽹과리를 흔들던 아버지는 항상 지 칠 줄 모르고 즐거워하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아버지가 이승에서 즐겼던 마지막 축제였습니다. 농악놀이가 끝난 다음 날이었습니다. 여흥을 몰아 타고 떠나신 아버지의 꽃상여는 남겨진 식구들의 슬픔 따윈 아랑곳 하지 않아보였습니다. 말 한마디 남기지 않고 홀연히 떠난 아버지였기에 원망과 그리움이 오래도록 사무쳤는지도 모릅니다.
벌써 세월은 아버지를 향한 눈덩이 같은 그리움을 만들어 놨습니다. 막내딸의 가슴은 어느새 사 십 년 전 내동마을 초록 동산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다홍빛 진달래가 지천인 그곳엔 그리운 내 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작가 약력
*전남 장흥 회진 출생
*월간 한비문학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 작가협회 대상수상
*팔도문학회 회원
*전라남도 주부 명예기자
*회령포특산품매장 경영
안 시인님 글이 너무 길면 1단락 지우셔도 됩니다. 배경 사진은 시인님이 글과 적당히 맞는 걸로 해주시구요. 인물 사진은 안 넣는 것이 좋겠습니다.바쁘실 텐데 죄송하고 송구합니다.또 감사합니다.^^
첫댓글 수필은 처음이지만 작품이 훼손되지 않고 돋보이도록 제작 부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