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상병특검법안 관련해서 당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한동훈 전 법무부장관이 2024년 6월 23일 4차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며 두 달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필자는 대정부 질의에 답하는 행태나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여준 행태에서 나르시서스(Narcissus)적 실루엣을 엿보았다. (속사정이야 나름 사연이 있는 건 누구에게든 마찬가지겠지만) 그럴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난 이력을 보면 그야말로 엘리트 코스로 승승장구해오다 잠깐 좌천(?)된 것만 빼곤 특이점이리곤 없는 순탄대로였다.
그러다 초보가 국회의원선거에서 기대이하의 실적을 내고 잠적했다 싶더니 제3의 채상병특검법안을 들고 당권에 도전한 것이다.
거기에 안철수가 공감을 표했다. 안철수는 보수가치 운운하며 국민의 힘의 균열을 외부로 드러낸 바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채상병사건의 본질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심각하게 공부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안철수야 의사이지 변호사자격이 없으니까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한동훈은 얼마전 까지 공익의 대변자로서의 검사였고 법무부장관씩이나 했던 역량있는 법조인 아닌가?
그렇다면 채상병 사망사건 관련, 몇 가지를 우선 묻고 싶다.
1. 채상병 사망사건의 구체적 절차를 직접 추체험해 본적 있나?
즉, 실제로 해병대수사단(이하 박정훈팀)이 되어 이첩하기까지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는 모든 과정을 추체험해봐야만 비로소 박정훈팀이 수행한 이첩과정에서의 제반 행위의 적법성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이 과정에 대해서는 필자가 능히 판단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적은 글들이 있으므로 참고하면 되겠다.
2. 이른바 입건전 조사나 내사를 채상병 사망사건을 담당했던 해병대수사단이 할 권한이 있나?
수사는 범인을 법정에 세워 형사책임을 묻기 위해 하는 공권력행사이다. 당연히 근거권한을 가져야 한다(법률유보의 원칙). 내사나 입건전 조사는 명백히 수사이다. 그렇다면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관할이 배제된 채상병사건의 경우 박정훈팀이 내사나 입건전 조사를 할 수 있나? 할 수 없다. 왜 그런지도 상세하게 적은 글들이 널려있다.
3. 검시처분을 수사라고 할 수 있나?
이건 수사든 수사가 아니든 논의할 실익이 없다. 명확하게 수사권없는 군경찰이 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동훈이 제대로 공부했다면 입건전 조사나 내사조차 해병대수사단이 할 수 없음을 어렵지 않게 곧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을 거슬러서 제국주의 일본이 한반도를 침탈해서 종속시켰던 때로 한동훈과 안철수를 데려다 놓고 보자.
이들 둘은 일제 침탈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판단하지도 않는다. 그 세력이 강고(70% 여론)하므로 기세에 짓눌려 타협하려 한다.
이런 심리적 경향을 뭐라고 하냐? 바로 패배주의다. 우리가 친일파를 왜 경멸하고 혐오하는가? 그것은 우러러보는 독립투사와 다른 모습을 띠기 때문이다. 친일파는 강자의 위세에 짓눌려 비겁하게 저항하지 않고 굴복하여 비굴한 삶을 구하는 무리들이다. 이 패배주의 경향은 친일파의 본질적 특성의 하나이다.
한동훈이나 안철수는 바로 우리가 경멸하는 패배주의적 기질을 내면에 품고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패배주의는 기회주의와 극단적 이기주의 그리고 비인도주의와도 맥락이 닿아있다.
최소한 심각한 결정을 할 때는 그 결정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윤리적 법적 흠이 없어야 한다. 당대표를 위한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주도하려는 취지를 알겠지만 기껏 내린 결정이 윤리적 흠을 안고 있는 결단이라면 그 결정은 결코 올바른 선택일 수 없다.
사람은 완전치 않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를 알면서 그것을 고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삶을 부정하는 것이다. 내일은 유한한 자신을 초월하기 위해 주어지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동훈은 정치 초보생이다. 안철수는 대권을 바라보는 경륜있은 정치인이다.
그러나 초보건 숙련자든 관계없이 패배주의적 경향이 닮아있다.
이들이 이러한 패배주의적 경향을 씻지 않는 한 정계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이들이 중차대한 역할을 하는 걸 기대하므로 혹독한 비판을 가한다는 필자의 진정성을 볼 수 있길 바란다
https://cafe.naver.com/agorahub/182
https://cafe.naver.com/agorahub/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