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F쏘나타를 타보니
09년 12월 28일에 모 자동차 동호회에 쓴 글입니다.
요즘 YF의 판매량 감소에 대해 이러저런 얘기가 많아서, 처음 YF쏘나타가 출시됐을 무렵의
오래된 글을 블로그에 올립니다.
개인의 호불호라고만 여겼던 디자인 문제(?)가 출시 2년 가까이 되어 가니 한국 중형승용차의
아이덴티티의 문제로까지 부각되는군요.
더군다나 쏘나타에서 시작된 유려한(?) 선의 디자인이 쏘나타 위 아래급 차량에까지 적용되다 보니
미국에서 좋아할만한 과격한 디자인과 내수용의 젊잖은, 혹은 절제된 디자인으로 구분해서
출시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걸 보니 현대차의 고민이 깊긴 깊나 봅니다.
뉴E클 까페에 YF쏘나타 이야기를 하는 게 좀 어색하네요.
첫 출시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길거리에 많이 돌아다니니많은 분들이 외관에 대해서는 익히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도 극명하게 갈리고요.
시승기라고 하기는 좀 뭣하고 그냥 소감 정도 되겠습니다.
뉴E클 까페이다 보니 시승기 및 주행일기에 올리기보다 그냥 자유글에 올립니다.
전문가적인 견해, 느낌... 이런거 전혀 없습니다. 다만 여기 까페에서 현대차 몇 년 안 몰아 본
사람은 거의 없으실 테고요.
지금은 벤츠나 기타 다른 차를 타시더라도, 비록 얄미운 부분은 있지만 그래도 자동차를 모는
한국인의 친정(?) 같은 현대차의 중형세단 쏘나타에 대한 느낌을 두서 없이 적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YF쏘나타를 렌트 했었습니다. 그것도LPI 엔진이고요, 렌트카니 당연히
옵션은 최저사양인 듯 싶습니다.
제가 예전에 NF쏘나타 LPI차량을 2년 정도 장거리 출퇴근용으로 몰아봤고, 이래저래 NF 휘발유 모델도
운전 경험이 제법 있으니 어느정도 비교는 될 듯 합니다.
일단 공항 주차장에서 차를 받았습니다. 익스테리어야 삼엽충이라는 최악의 평가부터 시대를
앞서나가는 디자인이라는 찬사까지 다양하니 생략하겠습니다.
시동을 걸려하니 렌트카 회사 직원이 'LPG차량은요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설명을 하려 들길래,
'저 NF LPG 좀 탔습니다' 하면서짤랐습니다.
하지만 시동을 거는 순간 오랜만에 타는 현대차... 와이퍼가 켜져 있었습니다. 습관적으로 왼쪽 바를
만지작 만지작... 라이트가 켜지고 당황한 저는 핸들 좌측 옆 대시보드에 로터리식 라이트 스위치를
찾아봅니다.
직원은 걱정스런 눈빛으로 저를 쳐다 봅니다. '이거 생초보구만...'하는 눈빛으로...
"산쪽은 가지 마세요. 눈 안녹았어요!"
간신히 와이퍼를 끄고 엑셀을 밟으려다 얼마전에 누나 차TG를 잠깐 몰다가 첫 엑셀에서 큰 일
낼뻔한 사건이 기억 납니다.
'살짝 밟아야 한다'고 속으로 다짐을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많이 밟았습니다. '웅~'하고 나가네요...
차 성능이좋아서가 아닌 거 다들 아시죠? 오랜만에 밟아본 현대차 엑셀 감각... 정말 천지 차이군요.
룸미러로 보니 직원은 제가 우회전해서 나갈때까지 쳐다봅니다. 보험처리를 마음속으로 준비하는 듯.
하지만 사람 몸과 감각이라는 게 간사하죠. 한 500미터 쯤 가니 엑셀과 브레이크 감각이 아주
익숙해집니다. 저로서는 10년을 넘게 탄 메이커 회사의 차인데 어디 가겠습니까.
일단 부드럽게 잘 나갑니다. 승차감도 NF보다 좋게 느껴집니다. 변속 느낌도 부드럽고요.
단 80km/h 정도까지 잘 나갑니다. 80km 정도 속도에서 살짝 오르막 추월을 위해 밟아 봤습니다.
' 웅~~'
어이쿠야. 쏘나타의 DNA는 그래로군요. 소리만 '부앙~'하고 현대차 특유의 굉음을 낼 뿐, 속도가
올라가는 데는 제 마음속 속도계보다 딱 두박자 느립니다. 아마도 휘발유 모델은 한 박자 느리겠지요.
제네시스의 힘을 상상한 것은 아니지만, 그 반의 반 정도는 하겠지라고 생각했건만...
동력계통이 NF의 거의 그대로인 탓에 기대가 무너집니다.
내가 속도를 내고 싶을 때, 오르막이나 도로의 굴곡 여부와 상관없이 잘 나갈 수 있는 차...
아마도 고성능의 수입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딱 그 점 하나만 빼면 YF쏘나타는 100점 만점에90점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고속도로가 아니므로 주로 80~120km/h 정도 속도로 500km를 주행했습니다.
그야말로 무난하게 잘 나가 줍니다.
핸들링도 괜찮습니다. 연비는 시내주행도 거의 없고 고속주행도 당연히 불가한 지역이니
lpg임에도 불구하고 10km 정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트립버튼을 안눌러서 정확한 체크는 불가)
휘발유였더라도 공인연비는 충분할 듯 싶었습니다.
실내쪽은 사실 렌트카가 워낙 저사양이라 뭐라 언급하기가 그렇습니다만 공통적인 부분 몇가지
기억나는 것만 적겠습니다.
좌석포지션은 확실히 낮더군요. CLS 정도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쿠페형 세단이다 보니 예전 NF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엔 A필러가 두꺼운가 싶었는데 조금 더 타다 보니 사이드 미러를 포함한 양쪽 대각선 쪽 시야가 안좋습니다.
아무래도 낮은 탓이겠지요. 제가 비록 루져이긴 해도 앉은 키는 쿨한데 말이죠..ㅋ 사실 씨트 조절이
수동이라 귀찮아서 펌프질을 안 한 탓도 쪼금은 있을 듯 합니다.
암튼 키작은 김여사님은 적응 쉽지 않아 보입니다. 좁은 길에서 회전이나 유턴시에 좀 긴장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C필러 쪽 작은 삼각형 유리(전문용어가 있는데 기억이 안나는 군요)는 그야말로 장식입니다.
운전석에서는 그 유리창으로는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대신 싸이드 미러는 최고입니다. 거울도 크고 정말 시원하게 잘 보입니다. 독일 B사'들'도배워야 할 정도입니다.
의외로 뒷유리를 통한 시야는 쿠페 스타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괜찮은 편입니다.
그리고 썬팅이 워낙 싸구려라 야간 시야는 잘 판단을 못하겠습니다.
씨트는 렌트카라 아마도 인조가죽 재질로 보입니다. 씨트 느낌도 비교적 좋고, 편합니다.
특히 자동조절 기능이 있고 천연가죽 재질차량이라면 불편함 없이 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뒷좌석도 천장이 낮다는 생각은 별로 안듭니다. 전체적인 내부 공간은 여러분들도 다 알고있다시피
E클보다 넓습니다. 특히 폭은 확연히 넓습니다.
또한 뒷좌석 가운뎃 자리에 불룩 나온 구동축(? 표현이 맞나 모르겠습니다. 다들 어딜 얘기하는 지아시죠?)이
확 밋밋해졌습니다. 전륜구동이라 가능한 얘기겠죠. 오버해서 말하면 높이 한 5cm정도나 될까요.
그 덕분에 뒷자리 공간이 더 넓어 보입니다.
인테리어의 저질 플라스틱 도배질 이야기는 생략합니다. 이 부분은 사실 S나 7이나 에쿠스급에서나
얘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서 자유로운 중형세단은 없으니까요.
차라리 저는 개인적으로 싸구려 우드 무늬를 바르는 것보단당당한(?) 플라스틱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개인적인 호불호가 워낙 엇갈리는 얘기라...
편의사양도 뭐 현기차가 늘 그렇듯 옵션에 따라 제네시스가 될 수도, 깡통 아반떼가 될 수도 있으므로
생략합니다.
종합적으로 얘기하면, 2000cc급 딱 그정도에 맞게 힘 있고, 150~160km/h 이상에 칼질운전 안한다면
나름 안정성 있고, 연비 괜찮고, 풍절음 뭐 그냥저냥, 미션 크게 동력 손실 없는 듯 하고, 핸들링 승차감
딱 기대한 정도만큼 됩니다.
인테리어 딱 그냥 큰 기대없이 맞이하면 비교적 만족스러운 정도... 외부 디자인은 각자 판단 몫...
이제 가장 중요한 얘기가 남았군요... 다들 아시겠지만... 문제는 가격입니다.
옵션장난 좀 접고 안전 관련 옵션은 그냥 기본사양으로 다 넣고...풀옵션 2500, 중간급 2250,
엔트리급 2000 정도 트림으로 머리 안아프게 하면 딱 좋겠구만... 그게 잘 안되나 봅니다. 독과점이 무섭습니다.
결론입니다. YF 디자인이 맘에 안들면 SM5 신형이 대안일테고, 2000cc는 이제 졸업하고 싶은 40대라면
그랜저나 K7을 두드리시고, 더욱 무난한 성능과 디자인에 수입차로 간다면 캠리를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현기차가 미운 구석이 많긴 하지만 전 세계에서 중형/준대형 세단을 고르면서 국산 차가 앞에서 1~4위에
꼽히는 나라는 독일, 일본 밖에 없지 않나요?
p.s 쓰다보니 현빠가 되버렸습니다. 그럴 의도는 아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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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F쏘나타를 타보니
아오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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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25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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