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부처님의 오심은 인연의 성숙 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법화경> 방편품에서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이라고 하였거니와, 미래세 미륵부처님의 오심 또한 우리의 참회와 실천에 기반한 정도 위에서 이루어진다. 법화삼부경의 개경(開經)인 <무량의경>에서는 “중생들의 선업을 인연하여 나오시네(衆生善業因緣出)”라 표현한다. 이 점을 확고히 인식해야 하겠다. 부처님의 오심은 이 땅에 사는 우리의 선업에 인연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미륵-미륵보살-미륵부처님의 연대기를 읽어본다. 좀 더 구체적으로 미륵-미륵보살-미륵부처님의 연대기를 읽어본다. 바라나시 거바리촌의 바바리 바라문집에서 태어난 미륵은 가부좌하고 선정에 들어 이 세상을 떠난 뒤 몸 그대로 사리가 되었다. 몸사리를 둘러싼 광명 속에 번뇌의 마군을 쳐부수는 ‘수능엄삼매’의 글자와 무명의 생사윤회를 벗어나는 ‘반야바라밀’의 글자가 환히 나타나면서 미륵정토 도솔천에 미륵보살로 화생(化生)하였다.
이렇게 본다면 수능엄삼매와 반야바라밀이 미륵보살의 공능(功能)이 되고, 중생들의 ‘미륵상생(彌勒上生)’의 염원을 역동시킨다. 이 두 공능으로 미륵보살은 도솔천에서 56억7000만 년 동안 밤낮으로 설법과 교화를 하고서 다시 우리가 사는 염부제에 태어나게 되며, 불사불(弗沙佛) 시절에 석가모니보살과 함께 수기(授記)를 받았다. 그런데 미래세에 중생들에게 큰 의지처가 되는 도솔천의 미륵보살이 염부제의 미륵부처님으로 오시게 하려면, 역시 인연의 성숙을 위해 오계를 닦고 십선업을 지어 그 공덕이 따라오게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