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중앙일보 사회면에 '청계천에 잉어가 왔어요'라는 소식이 사진과 함께 실렸습니다.
냄새나는 시궁창만을 생각했던 많은 사람이 장마를 틈타 청계천까지 거슬러 올라온 잉어의 모습에서 신선한 감동을 받았을 겁니다.
며칠 전 지방에서 올라온 한 친구와 한강변을 탐사했습니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양수리부터 자유로를 따라 한강 하류까지 돌다 재미있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친구가 차창 밖을 보다 "노들강변이 많이도 변했군"하며 마치 고유 지명이 있었던 것처럼 말한 데다 방송에서 '노들길 혼잡…' 등의 말도 들어본 적이 있어 '노들'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습니다.
"노들강변 봄버들, 휘휘 늘어진 가지에…"로 이어지는 민요도 있고 해 옛날 한강변에 버들이 많아 '길 로(路)'와 버들의'들'이 합성돼 노들강변.노들길 등이 만들어졌으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노들'은 한강 남쪽 동네의 이름으로 예전의 과천 땅이자 지금의 노량진동을 말합니다. 노량진은 본래 '노돌나루'라 불렸습니다. '노량'의 한자어 '백로 로(鷺)'와 '징검 돌 양(梁)'에서 각각 음과 훈(새김)을 따 '노돌'이라고 했다가 '노들'로 변한 것에 '강변'을 붙여 '노들강변', 즉 노량 나루터를 칭하는 고유명사가 된 것입니다.
이와 같은 조어의 대표적 지명으로 전남 해남과 진도를 이어주는 물살 빠른 해협 '울돌목'이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돌목은 한자어 '울 명(鳴)'과 '징검 돌 양(梁)'에서 각각 훈만 따 부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