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지오’ ‘힐스테이트’ 등. 주택 브랜드다. 브랜드가 주택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몇 년 새 줄기차게 커져왔다. 브랜드는 인지도일 뿐 아니라 신뢰도를 상징한다. 믿을 만한 업체의 믿을 만한 품질이란 뜻인 셈이다. 업체 이름이 뒤로 빠지고 브랜드가 부각된 것이다.
업체들은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브랜드 차별화에 주력했다. 평면·구조 등이 모두 브랜드로 포장된다.
브랜드는 주택 상품 중 가장 보편적이고 시장규모가 큰 아파트에서 자리잡았다. 이런 브랜드가 단독주택으로 확대되고 있다. ‘푸르지오 단독주택’ ‘힐스테이트 단독주택’ 등 브랜드가 붙은 단독주택들이 시장에 나올 채비를 하고 있다. 단독주택에도 브랜드 경쟁이 벌어지게 됐다.
브랜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업체들이 그동안 주로 해온 단독주택사업에 아파트 브랜드로 관심을 끈 업체들이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내로라하는 대형 업체들을 비롯해 아파트 사업으로 성장한 중견 업체들도 뛰어들고 있다.
이름 있는 업체들, 단독주택 시장 적극 뛰어들어
이들 업체들이 사업규모가 작은 단독주택에 진출하는 것은 아파트 시장의 사업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확대해 분양가를 마음대로 정하지 못하자 게 이윤이 줄면서 사업성이 괜찮을 것으로 보이는 틈새시장으로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온 것.
단독주택은 상한제 대상이 아니어서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매긴다. DTI(총부채상환비율) 등 대출규제도 받지 않아 팔기가 낫다.
대규모로 개발되는 택지지구·신도시 등 공공택지에 단독주택 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블록형단독택지가 근래 본격적으로 공급돼 사업 안정성도 높아졌다.
공공택지여서 땅값이 상대적으로 싼 데다 개별 주택이 아닌 단지 형태로 지으면 공급량이 많아 환금성이 좋아진다. 단순히 단독주택들이 모여 있는 게 아니고 공동 관리사무소와 주민편의시설이 들어서 아파트 못지 않는 편리성을 갖춘다.
여기다 저층의 쾌적한 주거형태인 타운하우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어 공공택지의 단독주택 단지는 덩치는 작아도 군침을 흘릴 만한 사업장으로 부각된 것이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동양건설산업, 우남건설, 일신건영 등이 올해 동탄신도시에서 단독주택을 분양한다. 모두 기존 아파트 등에 상용한 브랜드를 달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지을 단독주택은 지상 2층짜리로 단지 내에 휘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주민카페 등 편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용인 죽전지구에서 힐스테이트를 붙인 단독주택을 분양하고 흥덕지구에 롯데건설과 우남건설 단독주택 단지가 나올 예정이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올해 분양계획이 잡힌, 이름을 알만한 업체들의 단독주택이 500가구 가까이로 추산된다.
신도시·택지지구 등서 올해 500가구 가까이 분양예정
쾌적성과 편리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단독주택 단지에 브랜드라는 날개를 달게 되는 셈인데 분양이 잘 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한 단독주택 단지의 분양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특히 고가 주택 수요가 위축됐고 단독주택 단지가 다소 낯선 상품이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의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선으로 단독주택 크기가 커 분양가가 10억원을 쉽게 넘는다. 단독주택을 분양받기 위해선 아파트 등 기존 주택을 팔아야하는데 기존 주택 매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마음이 있어도 선뜻 단독주택에 손이 가지 않기도 한다.
때문에 업체들 역시 분양에 조바심을 내려고 하지는 않는다. 물량이 많지 않아 조금씩 팔면 된다는 생각이다. 새 정부도 주택가격 안정에 주력할 방침이어서 높은 가격 상승률을 기대한 아파트 투자는 계속 힘들 것 같다.
이런 가운데 실수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브랜드 단독주택’에 대해 주택 수요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단독주택의 가격 상승 기대치는 아파트보다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 단독주택 시장은 실수요 시장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