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물소리가 그리도 요란한 것은 돌탑들의 기도 소리가 흐르기 때문이었다.’
‘기도는 경전이 되어 돌마다 새겨지고 계곡은 염불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섬세한 묘사와 무한한 상상력으로 독자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입니다. 오세암 가는 길의 돌탑을 묘사한 부분에서는 신비로운 기운마저 느껴집니다. 이미 책과 영화를 통해서 오세암에 얽힌 설화를 알고 있기에 더 그러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문단마다, 구절마다 작가의 깊은 사유가 돋보입니다. 누군가의 기도로 쌓여졌을 돌탑들이 세월 따라 무너져 내렸지만, 낮은 계곡에 이르러서조차 콸콸거리는 물소리로 높은 곳에 계신 분께 전한다는 작가의 말에 독자는 위안을 받을 것입니다.
탑 쌓기를 유난히 좋아하는 우리 민족인가 봅니다. 어느 산, 어느 사찰이건 어김없이 돌탑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 숱한 탑들을 보면서도 작가만큼 독자를 위무하는 섬세한 마음을 갖지 못했습니다. 깊고 따스한 작가의 마음이 느껴져 감동받습니다.
언젠가 제가 무심히 돌 하나를 얹었던 작은 탑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쌓이는 기도들을 받치느라 제 기도쯤은 까마득히 잊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 기도를 돌은 몸 깊은 곳에 각인해서 끊임없이 경전을 읊으며 전하고 있으리라 생각하니 마음이 환해집니다.
좋은 글을 읽게 해 주신 작가님께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멋진 합평회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작품 자세히 읽기를 했군요.
작품은 작가를 떠나면 독자의 몫이라 하더군요.
작품의 가치는 어떤 독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게 평가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수준 높은 평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