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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셋째주 산행후기>
산행일자 : 2010.4.17(토) 무학산
오늘은 꿈속에서도 항상 잊지 못해 그리는 남쪽 하늘, 잔잔한 물결 고요한 바다의 갯 내음이 물씬 풍기는 곳, 이 때 쯤이면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하고 산새도 기뻐 노래하는 그 곳에서, 꿈 많았던 시절에 같이 놀던 친구들과 만나 잠시나마 그 시절로 돌아가 예전에 거닐었던 산길을 함께 걸으며 잊어 버린 세월과 추억들을 복기 코져 한다.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어제 밤 잠을 설친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이 뜻깊은 날에 며칠 전 무학산에는 봄을 시기하는 겨울의 끝자락이 심술을 부려 폭설로 뒤덮였다는 소식을 접하니 농익은 봄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금치 못하면서도, 한편으론 설산에 대비 해 아이젠 등 만반의 등산 준비를 해 왔다.
6시00분 : 서울역앞 GS건설
택시를 타고 이곳에 도착하니 30분전에 도착한 천리향이 혼자서 버스에서 내려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산대장이 도착하여 준비해온 이동중에 먹을 음식과 술 과일 등을 버스로 옮기고 있다.
출발시간이 가까워 지자 이동중이라는 연락이 와서 기다리니 어느 듯 20분을 넘기고 있다.
이곳에서 승차한 사람은 산대장/패션(이정렬),천리향부부(강상섭),머시야부인(김동광),이효열부부,0.1톤(어원해),레이크(조태호), 사느로(이태규),털보(정치헌),촌넘(김태기), G.P.S(임석만), 레이크여동생 이다.
버스는 6시20분을 지나 잠실역으로 향한다.
잠실역에는 푸르른날(김상연)회장 께서 일행을 배웅하러 벌써 부터 나와 기다리고 계신다.
6시40분 :잠실역 출발
버스는 남산1호터널을 통과하여 약5분후 한남대교를 건너는 중이다. 이른 아침이라 벌껗게 불빛을 띄며 막 떠오른 아침해가 모습을 보이더니 이내 구름에 가리며 주변을 붉게 물들이고 있다.
한강변의 아침 노을 풍경이 강물에 스며들고 교량 주변의 나무에 걸려 출렁거리니 무척 아름답다.
버스는 6시40분 잠실역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김상연회장께서 같이 못가 미안하다며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한다. 이곳에서 승차한 사람은 WG부부(원수문), 김준천부부, 돌가리(윤기수), 노가다(김태영), 선녀(최상국) 이다. 오늘은 서울에서 모두 20명이 승차하여 마산으로 향한다.
8시10분 : 충주휴게소
이제 부터 버스는 중부고속도로로 진입한 후 본격적인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호법 인터체인지로 진입하여 영동고속도로(50)를 따라가다 여주IC를 통해 중부내륙고속도(45)로 갈 예정이다.
이른 시간에 나오느라 모두가 식전인터라 산대장이 준비해온 샌드위치 도시락을 나눈 후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선녀가 준비해온 등산스카프도 선물로 하나씩 나눠 준다.
어느 듯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부르다. 그리고 준비해온 배다리 막걸리를 냉장고에서 꺼내 한잔씩 돌리기 시작한다. 대낮에 술판을 벌이는 것도 흔치 않은일, 그래 오늘은 가는 동안에 맘껏 놀아 보자.
레이크가 소화를 시켜야 한다며 노래 한곡씩 하자고 한다.
버스기사에게 부탁하여 차내는 어느 듯 노래방으로 변신한다.
원점,미워하지않으리,연상의여인,선창,아주까리항구,배신자,잊을수가있을까 .....
9시30분 : 남성주휴게소 도착
참 노래를 잘도 부른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노래방에 부어 넣은 돈이 꽤나 되는 듯, 적립식이 아니라 사라져 버렸지만.... 그리고 머시야 사모님의 "내일" - 정말 멋지게 노래하신다.
어느 듯 1인1곡씩, 이제 20분전부터 곡목 선택에 고심하시는 김준천 사모님 차례다. 그러나 아직도 진도가 안나간다. 보다 못한 준천은 G.P.S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특명을 내린다.
정 부를게 없으면 애국가라도...그러나 아니란다.
드디어 사모님의 마지막 결단이 내려졌다. 곡목은 "여고시절" 그리고 남편과 두엣으로 하겠단다.
이렇게 어렵게 각자 리사이틀이 끝나고, 이어서 김준천의 "귀거래사"를 끝으로 버스가 휴게소로 들어간다. 모두가 내려 용무를 본 후 일부는 버스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차내는 어느 듯 정리되고 또 먹다 남은 막걸리 잔이 취하여 차내를 걸어다닌다.
벌써 배다리 막걸리는 열한병을 넘어 서고 있다.
시간이 되어 모두가 승차하여 또 노래방 제2라운드가 시작된다.
이효열 사모님의 "알고싶어요" - 노래 잘 부른다 - 아깝다 다음에도 종종 이런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돌고 돌아 한곡씩.... 이제는 처음부터 아예 메들리로 시작한다.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한곡씩 서로 돌아가며 목청을 높인다.
어느 듯 고속도로를 스치는 차창 밖은 완연한 봄 소식을 전하는 벗꼿 무리로 다가오고 있다.
산야는 땅 바닥의 파릇한 풀과 나뭇가지에 매달린 새싹이 그려놓은 연분홍과 푸르름을 더하는 수채화로 물들고, 먼저 자란 꽃잎은 소슬부는 바람에 어디론가 휘날리고 있다.
이정표는 영산을 지나고 있다고 알려주고, 아직도 가속 스핀이 걸린 노랫가락은 끝날 줄 모르고 차내를 울리고 있다. 드디어 버스는 칠원 톨게이트를 지나고 있다.
이러는 사이 "카스바의여인" 을 마지막으로 목적지인 마산여중으로 가고있다.
이렇게 지루함도 있은 채로 즐겁게 노는 사이 어느 듯 목적지에 다다른 것이다.
10시35분 : 마산여중, 환영인사
드디어 일행은 마산여중 앞 육교 밑에 버스를 멈추고 짐을 챙기고 하차를 시작한다.
밖에는 먼저와 기다리고 있던 동기들이 나열하여 찾아온 친구를 반갑게 맞이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과 감회어린 손길을 마주잡고 서로가 반가움에 악수를 나누고 있다.
마산에 와있던 Countryboy도 이곳에서 합류한다. 몇년 아니 졸업하고 몇십년만에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어 때로는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아 머쓱하기도 하다. 기억을 더듬어 서로에게 이름을 말하고 다시 한번 기쁨의 손을 잡으니 놓기가 쉽지 않다.
10시40분 : 등산로 입구, 안내표지판
마산여중 정문 좌측 담벽을 따라 계속 진행하다 좁은 골목길로 접어들고 있다. 군데 군데 자리잡고 일찍 개화한 벗꽃은 불어오는 바람에 하늘 거리며 떨어져 내리고, 그 사이로 푸른 잎사귀를 키우고 있다.
조금 오르니 연화사입구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나중에 오는 친구들을 잠시 기다린 후, 길을 가득 메우며 대열을 이뤄 등산로로 향한다.
안내판에는 주변의 둘레길을 표시하고 각 구간거리와 예정시간이 표시 되어 있다.
아직도 길은 주변에 절이 있어 그런지 시멘트 포장로로 이어지고 있다. 길가의 나뭇가지는 물이 올라 여린 연녹색으로 치장 된 잎이 매달려 있고, 이팝나무는 가지마다 푸른잎과 하얀 꽃을 탐스럽게 피우며 뽐내고 있다. 주변은 벌써 한무리의 대군이 짚고가는 스틱소리가 합창으로 들려온다.
11시05분 : 옛물샘약수터
좌측 길가 쪽으로 넝쿨식물이 깔아놓은 덤불 숲을 넘어 저멀리 무학산 기슭 아래 능선의 중턱까지 이어지는 하얀 벗나무 숲이 마치 뭉게구름이 일 듯한 모습으로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의 시선을 사로 잡고 있다.
이제 무학산둘레길과 등산로로 분기되는 지점에 이르자 쇠말뚝과 로프로 경계를 나타내며 경사진 길로 접어들고 있다.
뒷쪽을 돌아보니 마치 여고시절로 돌아온 듯한 표정으로, 떨어져 구르는 낙엽만 봐도 마냥 꺄르르 자지르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던 그 시절로 돌아온 듯, 무리지어 걷고 있는 어여쁜 동기부인들의 해맑은 미소가 그 동안 살아온 인생역정의 보상을 받기라도 한 듯, 한없이 즐거운 오늘 하루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 때로는 무릎을 짖누르는 아픔을 감수해가면서...
그래도 햇살은 나뭇가지를 뚫고 바닥을 내려 찍고 있다. 이틀 전에는 이곳에 폭설이 내렸다는 데 이제보니 언제 증발했는지 흔적도 없고, 메마른 땅과 흙먼지가 바지가랭이를 더럽히고 있다. 산비탈에도 통통한 잎파리로 빈틈없이 무장한 동백이 빨간 꽃을 피우며 넘어 질 듯 비스듬이 벼랑에 서 있다.
11시25분 : 봉화산갈림길 쉼터 도착
일행은 옛물약수터에서 시원한 물한바가지를 마시며 전열을 가다듬고 봉화산갈림길이 표시된 길을 따라 간다. 이곳에 들어서니 이제 제법 등산하는 느낌이 든다. 날씨가 따뜻하여 몸에 땀이 배이기 시작한다.
경사도 점점 급해지고 내딛는 발 걸음도 점점 무거워 지기 시작한다.
숨을 헐떡이며 위쪽으로 보이는 능선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넓은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서 무학산 정상까지는 2.4km이다. 벤취에 않아 휴식을 취하면서 이곳에서 복장도 고치고 친구들 끼리 기념 촬영을 한다.
12시00분 : 두척약수터갈림길, 쉬어가는 숲
정상으로 향하는 길엔 경사가 급하지 않은 돌계단 길을 따라 가고있다.
길가엔 진달래가 피어 있다. 그런데 며칠전 내린 눈에 갑자기 얼은 탓인지 시든 듯 꽃잎은 활기가 없다.
돌계단을 몇개 더 오르니 "쉬어가는숲"이란 표시판에 이른다. 이곳에서 수분을 보충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쉬어 가기로 한다.
여기서 무학산 정상아래 넓은 "서마지기" 까지는 900m, 정상까지는 1.4Km를 남기고 있다. 이곳이 8부능선 쯤 되는 듯 기온 탓인지 이곳의 진달래는 아직 꽃망울만 맺고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때로는 목책으로 연결된 군데 군데 계단길을 따라 오르며 부근을 조망하면서 사진도 찍으며 쉬어 가기도 한다. 계단을 오르면 숲속엔 큰 소나무 아래에 벤취가 놓여 있어 등산객들이 무리 없이 활동할 수 있어 대단히 좋아보인다. 이곳에서 가져온 막걸리와 음료를 나눠 마시며 에너지를 보충하고 땀을 식히면서 숲이 주는 혜택을 맘껏 누리고 있다.
경사가 있는 길을 올라 얼마를 더 가지 좌측 산 비탈 전체가 온통 진달래 나무로만 군락을 이루고 있다.
아직도 이제 꽃망울을 준비 중인 듯 꽃이 필려면 일주일은 더 기다려야 하니 멋있는 꽃 구경을 할 수 없어 못내 아쉽다.
12시35분 : 서마지기, 식사시간
정상을 향하여 계속 전진하니 어느 듯 멀리 정상의 철탑이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언덕을 오르니 광할한 넓이의 서마지기가 나온다. 지금 보기엔 이곳이 수천평은 더 되어 보이는데..... 일행은 정상입구에 50여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일행을 모아 식사준비를 한다.
인원이 많다보니 모이는 대로 삼삼오오 둘러 앉아 각자 가지고 온 먹거리를 내려 놓으며 식사를 한다.
김밥과 과일, 채소, 샌드위치, 빵, 떡 대군이 모이니 반찬도 가지가지다.
현철이는 상추,시래기국 등, 특히 멸치조림은 상추에 싸서 먹으니 정말 오랫만에 맛보는 맛이 일품이다. 오늘의 인기짱 메뉴다! 이때 누군가 딱새를 한 봉지 가득 삶아와 모두가 나누어 먹으니 정말 옛날에 먹던 맛들을 옛 친구들과 함께 서마지기에서 맛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여기서 먹거리를 모두 나누어 먹고 옛 추억을 되새기며 정상을 위해 이자리를 떠나야 한다.
일행은 식사를 완료한 후 서마지기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정상으로 향하는 365계단으로 다가선다.
13시30분 : 무학산정상(761.4)
정상으로 향하는 1년을 의미하는 365개의 계단, 각각에는 1월1일 부터 12월31일 까지의 명패가 붙어있다.
무심코 지나다가도 자신의 생일에 해당하는 계단에 다가서면서 머뭇거리게 되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한다. 서마지기로 부터 역 에스자 모양의 계단을 오르니 이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정상을 표시하는 깃봉에는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이곳에서 사방을 둘러보며 주변 조망에 여념이 없다. 손에 잡힐 듯이 다가오는 시가지와 앞쪽에는 파란 바다가 눈아래 놓여 있고, 언제 보아도 아름다은 돝섬과, 바다를 가로지르는 마창대교도 옅은 운무속에 들어온다.
수 많은 산을 올라 봤지만 고향의 산은 정말 이처럼 평온하고 모든 고통이 사라진 듯 한 끝없는 희열을 주고, 속이 후련 하도록 가슴에 와 닿는 이 신선한 공기는 청량감을 더하며 폐포 곳곳에 산소를 공급해 주고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뇌리에 각인된 고향의 느낌인가 보다.
무학산의 옛 이름은 풍장산이며 백두대간 낙남정맥의 최고봉이다. 마치 학이 날개를 펼치고 날아갈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봄철이면 진달래꽃이 산록에 넓게 퍼져 있으며, 전국에서도 아름답고 광대 하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대곡산 일대의 진달래군락이 가장 화려하고 밀도도 높다.
이곳 이정표에는 마여중 3.9km, 만날고개 3.6km, 서원곡1.9km, 중리5.8km이다.
정상 조금 아래엔 높이가 3m 남짓한 돌탑이 쌓여 있고, 우측 맞은편 산봉우리 위쪽에도 끝이 뾰족한 돌탑이 자리잡고 있다. 일행은 정상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고 이곳을 출발하여 안개약수터로 향한다.
13시50분 : 안개약수터
정상에서 대곡산 방향으로 내려오는 길은 급경사로 이어지나 바닥은 약간의 돌과 흙으로 이루어진 길이며 정비된 인공계단으로 험하지 않은 편이다. 아래 삼거리에 이르자 일행이 분기점인 듯 이곳에 모여있다. 일행은 안개약수터로 향한다.
멀리서 보는 안개약수터의 분위기는 부근의 쉼터를 잘 꾸며 놓은 탓에 주변의 숲과 어울려 마치 유명한 관광 농원에 온 것 같은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이곳에 도착하니 먼저온 일행이 바가지로 약수를 마시고 있다. 무학산은 어느 산보다도 곳곳에 좋은 약수터가 많아 좋다.
14시30분 : 대곡산정상(516)
이곳을 돌아나오자 완월폭포갈림길이 나오고 만날고개2.7km, 완월폭포1.3km를 가리키는 이정표에 이르자 만날고개 방행으로 방향을 정한다. 조금을 진행하니 좌측이 확트인 전망대가 나오니 이곳에서 시가지를 조망하다가 산자락 아래 그 옛날 우리가 다녔던 학교를 찾으니 처음엔 잘 분간이 안되지만 곧 익숙해져 자세히 보니 주변 담장이 벗꽃으로 둘러 쌓인채 노란 뱃살을 드러내고 있는 운동장이 보인다. 교사는 비스듬히 11시 방향으로 세워져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곳에 있던 친구들은 이 언덕을 배경으로 하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바로 아래 마산고등학교 운동장이 보인다>
길은 약간의 기슭을 돌고 오르며 진달래 숲속에 포위된 길속으로 한없이 이어지고 있다.
진달래 숲은 계속 진행 할 수록 꽃잎을 활짝 피우고 촘촘히 가려진 가지 사이로가 온통 타는 듯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절정이 아닌 듯 하다.
이 숲속을 지나고 있자니 바로 앞쪽엔 김준천부부가 다정히 손을 잡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외진 산길을 걷고 있다. 이 모습을 본 합포만이 저것보라고 하며 사진 한장 찍어 두라고 한다. 앞모습 뒷모습 찰깍 찰깍!
곳이어 대곡산 표지석을 지난다. 이곳을 조금 지나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석간수인 대곡약수터 쉼터에서 잠시 약수를 마시고 휴식을 취한다.
15시10분 : 만날재고개
대곡 약수터에서 길이 험한 산비탈을 곧장 내려오니 만날재가 나온다.
이곳에서포장된 길을 따라 좌측으로 내려가니 일행은 벌써 앞쪽 내리막길로 향하고 있다.
모두가 압축공기청소기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며 흙먼지를 털기에 여념이 없다.
부근엔 편백숲산림욕장이 조성되어 있고, 만날재에 얽힌 전설과, 천상병의 시 "새" 와 정목일의 시 "만날고개" 시비가 있다. 아래쪽 정류소엔 관광버스가 나열해 있고, 우리가 타고 갈 버스도 아래에 대기하고 있다.
15시40분 : 관광버스승차
뒷풀이 장소로 가기위해 모두가 버스에 승차한 후 늦게 도착한 일행이 올때 까지 기다린다.
이 와중에도 효심이 지극한 천리향은 잠깐을 틈을 내어 부인과 함께 함안 모친 산소에 다녀 오겠다고 하면서, 나중에 어시장 뒷풀이 장소에서 만나자고 한다.
일행이 도착하자 버스는 오늘의 뒷풀이 장소인 안씨횟집으로 가기 위해 해안도로를 따라 어시장 방향으로 이동한다.
16시00분 : 뒷풀이
오늘의 뒷풀이 장소인 안씨집에 도착하자 이곳에서 1시간 전부터 미리와 대기하고 있던 10여명의 친구들이 마중나와 반갑게 맞이한다. 아예 횟집을 통째로 빌려 약 50여 여명의 인원이 이곳에 참석한다.
오늘 이자리를 마련한 동기회회장(박원철), 산악회장(이근욱), 산삼회장(이정렬)의 환영과 답례로 건배를 한후 본격적인 회식을 실시한다. 맥주와 막걸리 소주 등 각자의 취향에 따라 주량을 조절한다.
오랫만에 만나니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참석못한 동기들의 근황도 물어 보며 점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오늘 맛보는 어시장의 회맛은 서울에서 가끔 먹는 것 과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그리고 싱싱하고 가득 채워진 푸짐하게 차려진 회접시에는 지금 막 바다에서 건져 올린 듯한 본고장의 맛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
분위기는 바로 삼십수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고 내뱉는 말들은 그 당시에 즐겨 쓰던 고전의 말들로 혓바닥의 감각세포는 그 시대로 상황을 돌리고 있다. 바로 앞 바다는 통통선이 오가던 옛날의 그 바다다. 그 동안 각자 삶에 충실하다 보니 내일 모레면 어느 듯 환갑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이제 세월의 흔적만이 이마와 눈가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래도 아직 마음은 이팔정춘인데....
우리가 정말 오랫만에 고향산천 찾아서 곳곳을 누빌 수 있는 날들을 비로써 오늘에야 조금이나마 다가설 수 있다는 데 대하여 무한한 기쁨을 느끼는 바이다.
이렇게 또 좌중은 좋은 친구가 있으니 술맛은 이미 벌집에서 졸졸 흐르는 토종 꿀 맛이다.
이곳 저곳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옛날 친구와 모여 정담이 오간다.
방 한켠에서는 동기 부인들 10여명이 마주보며 자리를 잡고 십팔세 청춘인냥 애교 띈 모습으로 오늘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경남도의원인 김상하 동기도 바쁜 틈을 내어 참석하였고, 자리를 돌며 인사를 건넨다. 이곳 저곳 돌아 다니며 사진을 찍노라니 손 으로 끌어 연거푸 소주잔을 나에게 준다.
그냥 주는대로 받아 마시다 보니 얼굴은 이미 홍당무가 된지 오래다.
식당 홀 한켠에서는 3학년8반 간이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다.
규영, 원해, 근표, 세웅, 태기, 보균 이 친구들이 그동안 쌓이고 얽힌 무슨 할 말이 그리도 많은지 좀처럼 대열을 흐트리지 않은 채 자리를 사수하며 즐거운 술잔을 돌리고 있다. 우연히도 안쪽방 한켠에서도 사모님들은 마여고3학년8반이라며 여덟분이 계모임을 하듯 모여 앉아 있다.
그러고 보니 3학년8반은 뭔가 다른데가 있나 보네....옛날 같으면 미팅이라도 주선해 볼 텐데 헤헤..
이때 산대장/패션이 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다며 소개를 부탁한다.
우연히도 산행후기를 올리다 보니 졸필이나마 계속 이어지게 되었고, 산행에서 있었던 일 들과 사진과 함께 있는그대로의 모습을 전하다보니 닉네임으로 올리는 G.P.S가 누군지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래도 술 맛은 좋고, 이미 많은 잔을 기울였는데도 정신이 멀쩡한게 취한 느낌은 전혀 없다.
박승규 동기가 협찬한 기념품 증정이 있은 후 다시 분위기는 절정으로 달음질 치고 있다.
안 쪽 방에서는 지금 합포만 노승철이 여기 참석한 부부를 소개하고 있다.
여자는 보살, 남자는 처사란다. 한쌍씩 일으켜 세우며 좌중을 향해 인사를 건넨다.
합포만이 구수한 고향말과 각종 우스개와 추임새로 분위기를 뛰우니 좌중의 인사들도 이 분위기에 환호성으로 호응한다.
시간은 지나가고 어느 듯 아쉬움을 뒤로하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 왔다.
모두가 일어나 주먹을 쥐고 팔을 저으며 교가를 제창한다.
"태백의 정기서려 마재에 맺고 찬란한 오천년의 .... 마고 학도 사명은 거룩하도다!"
모두가 식당 밖으로 나온다. 길가에는 헤어지기 섭섭하여 내민 손 잡은 손들이 떨어질 줄 모른다.
다시 만날 기약을 하고 아쉬움에 내민 손 들을 하나 둘 접고 있다.
버스로 행하는 길은 이별을 아쉬어 하며 마중나온 친구들로 가득하다.
잘 있어라! 잘 있거라, 잘가거레이 고맙다 친구야! 가을에 서울에서 만나자!
오늘 이렇게 멋진 코스와 성대한 환대를 해준 마산 동기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고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또 그동안 혼자서 동분서주하며 모든 준비를 해준 산대장/패션 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행사를 무사히 치룰 수 있게 후원해 준 친구들아 정말 고맙데이!
19시00분 : 마산 출발
마산 친구들의 환대를 마치고, 헤어지지가 섭섭하여 마냥 아쉬움에 잡은 손을 억지로 떨치며 귀경 할 버스로 돌아 왔다.
산대장과 천리향이 차내에서 안주로 먹을 횟감을 사러 다시 어시장 골목으로 향한다.
그리고 술과, 안주로 횟감 해삼과 멍게를 사서 포장박스10개에 먹기좋게 나눠 담아 왔다.
거리는 이미 땅거미가 내리고 있었고 버스는 드디어 어시장 앞을 지나고 있다.
즐거웠던 마산 친구들과의 만남도 가을을 기약하면서 길을 나선다.
동행했던 이효열부부와, 0.1톤, 털보는 고향집에 들렀다가 온다고 하여 15명이 이 버스를 타고 간다.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아직도 여흥이 풀리지 않았는지 차내는 다시 노래방으로 바뀌고
준비해온 좋은 안주와 채소로 쌈을 싸서 술과 함께 돌려가며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남성주휴게소와 괴산휴게소에서 용무를 보며 버스는 다시 서울을 향해 달려 가기 시작한다.
23시40분 : 서울역 도착
버스는 22시50분 동서울 톨게이트를 통과한다.
그동안 잘 내달리든 버스도 시내로 접어들자 교통 체증이 시작된다.
아까부터 머시야 사모님은 차가 떨어질까 봐 도착시간에 신경이 무척 쓰이나 보다.
그런데 며느리한테 연락이 왔단다. 아들이 서울역으로 차로 마중나간다고, 며느리를 잘 본 덕인가 ?
약20분 후 잠실역에 도착하여 몇명은 이곳에서 하차 한다.
서울 도심으로 접어드니 늦은 시간인데도 서울은 역시 교통 체증이 심하다.
서울역에 도착하자 안전하게 우리를 태워준 기사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곳에서 모두 내려 귀가한다.
서울도착 : 잠실역(23시08분), 서울역(23시42분)
(등반시간 : 약5시간, 산행시작 :10시40분, 하산완료: 15시40, 마산출발:19:00)
<참석한 마산친구들>
산 행 : 김규영, 오용웅, 이재렴, 노승철, 김보균, 박승규, 강용석, 최낙범 부부(2名), 김선균, 우한얼 부부(2名),
최청호 부인, 김재환, 이근욱 부부(2名), 이현철, 제갈웅 부부(2명)
동기회 : 450,000 , 강상섭 : 500,000, 김준천 : 300,000, 원수문 : 300,000
최상국 : 스카프 50매
김상연 : 바나나 1Box, 오렌지 1Box, 생수 40ea.
이정렬 : 아침도시락 23ea, 생수20ea, 배다리 막걸리 20ea.
지나온 등산로
첫댓글 36년만에 밟아 본 무학산의 능선길은 마치 어머니 품속같이 아늑하고 푹신하였다. 만날고개쪽은
공원 조성이 잘 되어 엤날 그 모습은 없었으나, 이름만 들어도 정겨웠다. 어시장에서 먹은 봄도다리
, 밀치회는 입에 넣자 마마 살살 녹았다. 그리운 친구들과 소줏잔을 기울이며 시간가는 줄 몰랐다.
경마 합동산행이 3번째 인데도 반갑기 그지 없다. GPS아재! 이번 산행때 사진찍고, 산행 후기 쓰느라고
정말 고생많았소. 당신이 있기에 산삼회가 더욱 빛나는 것 같소이다. 무학산 산행준비에 애쓴 회장단 아재들,
마산에서 반갑게 환대해 준 친구들에게 정말 감사하요. 올 가을 서울 산행 때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보입시더.
털보도 오랜 잠수 끝내고 마산 산행에 참석했는데, 이제 산에 가도 볼 수 있겠제...물 잘나오는 만년필 줄테니 바통체인지 하자 !
이번 거사에 피치못할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해서 억수로 아쉽다.
~~미안하고. 빈자리도 많았는데.
여러 친구들 만나서 산행하고, 묵고, 마시고, 이바구하고, 노래부르고...
'추억만들기' 많~이 했네요. 아주 그림이 좋습니다..
마산앞바다하고 벛꽃핀마고교정, 안개약수터, 어시장...
예나 변함없는 마음의 고향이고 불후의 명품이다.
저~멀리 콰이강의 다리도 보이고.
좋은 여행만든 마산 서울 아재들 큰욕봤소.
회장님 G-아재 외 여러아재들 덕분에 이리좋은 그림도 보고, 고맙소.
(읽어 본께 거의 갔다 온거나 같음ㅎ) .
담에 보입시다
정말 좋은시간이었다 벌써 다시만날날이 그리워진다 서울,마산집행부의 노고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글을쓰신 GPS에게도 고맙게생각합니다 태백에 정기스려 마재에 맺고---- 서울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