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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샘 김기홍샘의 벼리언어논술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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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마을 스크랩 작가연구 - 김남중
벼리 추천 0 조회 83 09.09.03 02:02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작가 김남중


  1972년 익산에서 태어났다. 77년 이리역 폭발사고 때 그는 익산 모현동에 살았다. 그러다 보니 자라면서 들은 이야기들이 자신의 동화 속 소재가 되었다.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의 신발회사에서 다니다가 동화작가의 길로 들어선다. 현재 다섯 살 동화, 세 살 동주의 아빠이다. 지금은 광주로 다시 내려와 산수동에서 살고 있다. 현재 광주전남녹색연합의 소모임 ‘하늘자전거’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래서 그는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동차가 없다. 환경에 보탬이 되고 싶단다. 제9회 MBC 창작동화상, 제5회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했고, <기찻길 옆 동네>로 제8회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창작 부문 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황토>,<덤벼라, 곰>,<자존심>,<주먹곰을 지켜라>,<살아 있었니?> 등이 있다.

  김남중씨의 소설에서 보이는 특징은 세가지다. 모험심을 가진 아이들, 자유와 생명의 존엄성, 현실 사회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김남중씨의 작품 중 <기찻길옆 동네>와 <황토>는 역사물이고 <붕어낚시 삼형제>와 <덤벼라 곰>, <자존심> 등은 환경소설이다. 이런 작품을 쓰는 이유를 작가는 무겁고 어두운 현실일지라도 좀 더 생생하게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서란다. 그러면 아이들이 책뿐 아니라 현실에 대한 이해도 더 커지리라 생각하고 있다.

  사람은 현재 자신이 속해 있는 지역 또는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장면이나 시대배경, 장소 등은 작가 자신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김남중씨는 초등학교 아는 형으로부터 낚시를 배웠단다. 그리곤 한동안 낚시에 빠졌었다. 그래서 <자존심>, <덤벼라 곰>, <붕어낚시 삼형제>에 낚시가 소재로 등장한다. 특히 <붕어낚시 삼형제>의 영우는 작가 자신이 낚시를 배우게 된 과정과 쾌감을 대변해 주는 아이인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살던 지역이 기찻길 옆에 있던 동네라서 그의 작품 <기찻길 옆 동네>에서 선학이의 어린 시절 역시 작가 자신인지도 모른다. 1980년 광주민중항쟁과 1977년 이리역 폭발사건, 동학농민전쟁 또한 그가 소재로 삼기에 적합했다. 그럼 왜 갑자기 환경문제의 동화를 쓴 것일까?

  여기서 작가가 속해 있는 녹색연합의 성격을 짚어볼 필요를 느꼈다. 녹색연합에서 환경문제의 해결책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자는 것이다. 흔히 생태주의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생태주의 쪽에서는 환경파괴가 민주주의와 인권에 반하는 행위라고 본다. 여기서 작가가 왜 환경문제의 동화를 쓴 것일까란 의문이 풀렸다. 붕어낚시 삼형제에서 만석리가 바로 이런 민주주의와 인권이 개인의 이기심과 기업의 욕심으로 짓밟히는 것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기찻길 옆 동네에서 작가의 말 중 이런 말이 있다.

“역사의 이정표가 되어준 사람들이 선택한 길이 우리의 길이 되었듯 우리도 다음에 올 누군가에게 바른 길을 열어 주어야겠습니다. 우리는 영원히 계속될 이어달리기 주자입니다.”

작가 자신이 선택한 길이 이전 역사 속에서 계속 진행되어 오는 기나긴 싸움이라는 뜻이다.

황토에서도 이런 입장은 보인다. 황토의 형이 했던 1984년 농민전쟁을 이후 황토의 자식들이 이어 3.1운동에 동참하는 것으로 말이다.

  작가는 또한 울창한 숲을 꿈꾼다. 지구 자체가 스스로 자정하는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숲이 산다면 그 속에 동물들이 살고 인간 역시 그 속에서 살아난단다. 덤벼라 곰에서 진달래의 경우가 자연의 섭리란 인간 또한 벗어날 수 없는 것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덤벼라 곰에서 처음엔 곰과 싸우던 소년이 상생의 길을 선택하는 모습은 한편으로 작가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이다. 이런 자유와 생명의 존엄성을 이야기하는 또 다른 작품이 바로 자존심이다. “나와 다른 이들도 자존심을 지키도록 도와주는 것, 그런 마음과 행동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첫 시작입니다”라는 작가의 말은 인권뿐만 아니라 동물들에게도 그들만의 권리가 있음을 피력한다.

  작가가 바라는 아이들 상은 꿈을 꾸는 아이들이다. 어른들의 바람인 안정적이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가지길 강요당하는 세상에서 아이들은 경직되고 틀게 박힌 사고만을 한다. 그래서 작가는 예측가능하지 않고 힘들더라고 몸으로 부딪치는 활동을 하길 권한다. 덤벼라 곰이나 자존심에서 아이 혼자 가는 사냥이나 낚시가 그 예다. 자기 자신 또한 자전거로 여행하듯이 타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불량삼촌을 꿈꾸며 아이들에게 자신이 알지 못하는 저 산 너머 세계를 동경하게 만드는 작가이다.


◈황토(2003년 5월)

  1892년 고부 토말에 황토 아버지와 순례 아버지는 절친한 친구였고 황토 아버지는 아들 바위, 황토를 낳았고 순례 아버지는 딸 순례, 옥례를 낳았다. 당시 부패한 관리들은 사리사욕으로 백성들에게 있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 씌워 그들의 재산을 빼앗고 괴롭힌다. 그런 힘든 현실 속에 동학이 퍼진다. 양반, 상민의 평등함을 주장하는 동학을 경계해서 관리들은 동학에 들었거나 의심스러운 사람은 무차별적으로 감옥에 가두고 매를 때린다. 고부원 조병갑은 욕심을 채우기 위해 농민에게 온갖 횡포를 저지른다. 더 이상 참다못한 백성들은 전봉준을 선두로 고부관아로 쳐들어가 한동안 고부는 안정을 되찾게 된다. 그러자 이용태가 이끄는 관군이 동학도들과 싸우기 위해 읍내로 쳐들어오고 마침내 전쟁은 시작되었다. 난리를 겪으며 황토 아버지, 어머니, 순례는 죽게 된다. 각지에서 농민들이 들고 일어나고 고부의 전봉준은 군대를 조직해 관군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농민군은 황토현 전투에서 크게 이기고 마침내 전주성을 점령했다. 사람들의 허리가 펴지고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인간평등을 내세운 동학에 드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났다. 그 즈음 일본군은 조선을 빼앗으려는 속내를 숨긴 채 관군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한양에 진을 치고 있었다. 농민지도부는‘백성이 힘을 모아 군대를 만들어 한양으로 올라와 일본군을 몰아내라’라는 대원군의 편지를 받고 엄청난 농민군이 결성된다. 바위뿐만 아니라 황토도 부대에 들어가게 되었다. 십오만 명이 넘는 농민군은 한양으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우금치에서 관군, 일본군과 맞서 전투를 벌인다. 용감히 싸웠지만 최신식 무기에 밀린 농민군은 우금치 전투에서 무참히 패배하게 된다. 이 전투에서 황토는 바위를 잃고 만다. 농민군은 해남과 강진으로 후퇴해 진을 치지만 관군과 일본군은 끝까지 농민군을 추격해와 짓밟아 버린다. 이제 조선은 일본에게 모든 주권을 빼앗겼다. 세월은 흘러 황토는 옥례와 혼인하여 딸 순님, 아들 석수를 낳았다.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아들 석수의 나이가 어느덧 15세가 되었다. 아이들은 일본에 맞서 만세운동을 하러 길을 나서려 한다. 황토는 아이들을 말려도 보지만 겁쟁이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눈물을 흘린다. 마침내 황토와 옥례도 읍내로 가 태극기를 흔들며 "대한 독립 만세"를 힘차게 외친다.  "대한 독립 만세"  귀가 찢어질 듯한 만세 소리가 온 세상에 울려 퍼진다.


※내맘대로 해석 - 글에 생동감이 넘친다. 특히 우금치 전투를 묘사하는 장면은 그 전투에 내가 있는 것 같다. 흔히 동학농민전쟁에 대한 명칭에 여러 의견이 있는데 이 장면을 보면 동학농민운동이란 말은 있을 수 없는 것이 틀림없다. 앞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작가의 역사인식에 다시 놀랐다. 우리는 역사를 단편적으로 외우다보니 사실 하나에만 집중했는데 작가는 동학이전에 농민의 항쟁이 농민의 전쟁으로 농민의 전쟁이 항일운동인 3.1운동으로 이어져 내려왔다는 큰 안목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한 전쟁의 패배의식을 가진 황토를 자식들이 다시 일깨워주는 것은 젊은 패기일수도 있지만 자칫 타성에 젖기 쉬운 어른들을 질책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기찻길옆동네(2004년 5월)-창비 어린이책 창작부문 대상

  이야기는 이목사와 딸 서경이가 이리의 작은 마을 현내로 이사 오면서 시작된다. 선학네에 둥지를 뜬 이목사 가족은 가난하고 보수적인 현내에서 친근함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엄마는 없지만 당당한 서경이는 선학이, 승제 등 아이들과 사이좋게 어울린다. 문제는 무당집 아들 이오가 아이들을 자신의 권력아래 무릎 꿇게 하고 싶어하면서 시작된다. 서경은 아이들이 이오로 인해 폭력을 휘두르게 되는 것을 보고 이오와 정면으로 부딪히게 된다. 이오와 기차교각에 서있는 내기를 하다가 그만 다리가 불구가 된다. 이목사 역시 야학을 운영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오해를 사기도 한다. 술집 여자와 사귄다는 둥 보기보다 부자였다는 둥. 이목사가 서경의 다리를 고치기 위해 장인집에 다녀온 사이 이리역에서 폭발사고가 나게 된다. 마을은 페허가 되고 이목사의 교회는 깡그리 무너져 버린다. 이목사는 서경의 다리수술비를 무너진 교회를 세우는데 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동네 깡패들이 돈을 홈쳐 서울로 달아나면서 이목사는 현내에서의 선교활동을 접고 다시 광주로 돌아가게 된다.    광주로 돌아온 이목사는 장인이 추천한 동네보다 현내와 비슷한 기찻길 옆의 초록교회에  자리를 잡는다. 이목사는 선학네가 사업이 잘못되어 고생을 한다는 말을 듣고 선학이네를 광주로 불려들인다. 선학네는 대학생들 하숙집을 하는 완도 할머니네에서 둥지를 튼다. 중학생이 된 선학이는 서경이의 친구 은성이를 짝사랑하게 되지만 은성이가 대학생 용일 형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사랑의 열병을 앓는 등, 아이들은 사춘기에 들어선다. 시국이 어지럽던 시절, 하숙집에도 광주민중항재의 바람이 불어닥친다. 명식과 창원, 용일은 군인들에 대항하여 싸우게 된다. 하숙집 뿐 아니라 동네의 젊은 청년들은 이유 없이 잡혀가기 일쑤였다. 선학이와 서경이, 은성이, 규민이 등 다른 모든 이들의 삶도 이 항쟁으로 인해 또 한 번 바꾸게 된다. 광주민중항쟁의 마지막 날 이목사는 결심을 하고 용일이와 창원이, 명식이 등과 함께 하기로 한다. 마지막 유일한 생존자 용일은 교도소 보내지고 서경은 미국으로 떠나고 탄피를 줍던 규민은 다리를 절게 된다. 용일이 교도소에서 출감하는 날, 사람들은 초록빛교회로 모인다.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우리는 아직 지지 않았다. 기다려라. 너희는 따라 할 수 없는, 우리만의 방법으로 다시 싸워 줄 떼다 이길 때가지 덤벼 줄 떼다.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우리를 어떻게 짓밟든 끝까지 싸워 줄 테다. 절대 잊지 않을 거다.”


※내맘대로 해석 - 이야기를 쫓아가기가 매우 좋다. 장면묘사나 아이들 심리묘사를 작가는 따라가기만 하면 이해할 수 있도록 매우 자세히 서술한다. 읽고 나면 우리 민족의 힘이 느껴진다. 또한 역사 드라마 한편을 본 것 같다. 서경의 꿋꿋한 성품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 같지 않아서였다. 여기서 작가의 의도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경의 다리불구나 이오와의 대립이 이후 광주민중항쟁의 복선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무당의 아들이며 토착세력인 이오와 기독교를 몰고 온 이목사의 딸 서경은 기존 권력층과 민중의 대립으로 묘사될 수 있다. 또한 서경이 다리가 불구가 됨에도 불구하고 밝고 씩씩한 모습은 광주민중항쟁을 겪으면서 광주시민의 가슴에 서경의 다리와 같은 큰 상처가 남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다. 또한 아이들의 성장을 통해 역사를 이야기하기 때문인지 거부감이 들거나 어색한 부분이 별로 없다. 아이들 스스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 또한 읽는 아이들도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 같다.


◈덤벼라 곰(2004년 7월)

  누나와 아기

  목사님네가 이사온 후 사모님은 아기를 낳고 죽는다. 목사님은 예일이를 옆집 봉순누나에게 맡기지만 봉순누나는 나에게 아기를 종종 맡긴다. 예일을 본 은순누나는 마치 자기 자식인양 정성껏 돌본다. 하지만 시집도 안간 처녀가 홀애비네 애를 봐준다며 아버지는 몹시 화를 낸다. 그런데도 은순누나가 계속해서 예일이를 돌보자, 아버지는 몹시 화가 나 선물을 몽땅 불에 태워버리고 은순이를 빨리 시집보낼 결심을 한다. 결국 목사님네는 마을을 떠나고 은순이는 예일이를 그리워한다. 은규는 누나 무릎을 베고 잠이 든다. 그러면서 궁금해한다. 누나가 왜 예일이를 예뻐하는지를.

  덤벼라 곰

 지리산 밤실골에 사는 규민이는 산과 계곡이 놀이터다. 어느 날 포도밭에서 규민은 곰을 만난다. 얼마 후 솔밭에서도 버섯을 먹고 있는 곰을 다시 만난다. 낚시를 좋아하는 규민은 간장소에서 낚시를 한다. 이때 곰이 또 나타나 잡은 물고기를 모두 빼앗긴다. 화가 난 규민이는 대추씨 공기총을 생각해내고 매일 총쏘기 연습을 한다. 드디어 자신감이 붙은 규민이는 간장소에 가서 곰을 만난다. 곰이 다가오자 규민이는 총을 쏠 준비를 한다. 하지만 공기총은 규민이가 타고 온 자전거에 그대로 있다. 당황한 규민이는 냅다 도망친다. 다음날 규민이는 큰아버지로부터 곰에 맞선 용감한 아이라는 칭찬을 듣게 된다. 또 곰이 겨울잠을 자기 전 먹을 것을 비축하기 위해 많이 먹는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규민이는 앞으로 낚시를 하러 갈 때 곰의 먹을거리를 싸 가지고 가겠다고 생각한다. 곰과 맞서는 것이 아닌 곰과 함께 사는 법을 깨닫게 된다.

  내 동생 진달래

 60년대 산골마을 아버지, 어머니, 성이, 명이 네 식구가 산다. 성이아버지는 이발사이고 다섯 살 동생 명이는 호기심 많은 아이며 주로 아버지의 이발소에서 논다. 그러던 어느 날 명이가 거품을 잘 내기 위해 난로위의 뜨거운 물을 그릇에 부으려다 그만 주전자안의 펄펄 끓는 물 전체를 온 몸에 뒤집어쓰고 만다. 온 가족이 명이를 살리려고 애를 쓴다. 특히 오빠 성이는 약사가 처방해 준 연고가 잘 듣지 않는다며 다를 약들을 훔쳐 오기까지 한다. 하지만 명이는 죽고 만다. 아버지는 뒷산 왕감나무 아래 명이를 묻고 하늘이 우는 것처럼 목 놓아 운다. 명이가 묻힌 주변에는 화사한 진달래꽃이 핀다. 성이는 매일 진달래 꽃 아래에 앉아 명이가 심심하지 않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전 명이가 좋아하던 비누그릇과 솔도 같이 묻어주고……. 성이는 오늘도 명이를 무척 그리워한다.

  봄을 부르는 옷

 지리산 산골 마을에 가난한 웅이네 세 식구가 산다. 겨울 맞을 채비를 하는 웅이네 아버지가 읍내 장터로 향한다. 돈은 부족하지만 엄마 영양크림, 내복, 웅이의 겨울옷 등등 살 것이 많다. 아빠는 큰 맘 먹고 엄마에게 줄 오리털 잠바를 산다. 엄마는 짐짓 기뻐서 눈이 반짝반짝 빛나지만 웅이 오리털 잠바를 못 사 준 게 아빠는 못내 마음에 걸린다. 마침내 아빠는 집에서 기르는 오리 네 마리를 잡아 그 털로 웅이 오리털 잠바를 만들 계획을 말한다. 엄마는 4일 연속 맛난 오리고기 반찬을 상에 올리고 말끔히 뜯은 오리털을 깨끗이 손질한다. 엄마는 손질한 오리털로 웅이의 새 외투를 만들어 준다. 다음날 소복이 쌓인 눈 속에서 웅이는 오리털 외투를 입고 아빠와 눈싸움을 하고 누렁이와 신나게 달리기도 한다. 웅이가 마구 달릴 때마다 바느질 구멍에선 오리털이 송송 빠진다.


※내맘대로 해석 - 자존심과 같이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주제는 약간 다른 것 같다. ‘덤벼라 곰’에서는 자연의 섭리를 이야기 하는 부분이 크다. ‘누나와 아기’의 모성애를 느끼는 누나, ‘덤벼라 곰’에서 상생의 길을 찾는 규민이,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성이, 오리로부터 털을 얻는 웅이네 가족 모두가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이용하거나 받아들인다.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물질문명보다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 더욱 행복해 지는 길임을 보여준다.


◈자존심(2006년1월)-올해의 예술상

  나를 싫어한 진돗개

 개를 키우고 싶어 하던 민호는 아빠가 아는 분에게 진돗개를 데려온다고 해서 매우 기뻐한다. 헌데 집으로 온 개는 중풍에 걸린 개다. 아이들에게 자랑까지 해 놨는데 들킬까봐 걱정이다. 그래서 예뻐해 주질 못한다. 헌데 아버지가 이 진돗개의 밥과 잠자리를 보살피는 임무를 준다. 매일 하면서도 도리도리와 으르렁 댄다. 어느 비오는 날 도리도리의 자리를 봐주지 않아 도리도리가 감기에 걸리고 아버지에게 혼만 난다. 불만에 가득 차 동물병원에 도리도리를 데리고 갔는데 다음날 도리도리는 죽고 만다. 왠지 자신 때문에 죽은 것 같아 민호는 맘이 불편하다.

  백한 탈출 사건

 아버지가 집에 큰 새장을 놓으면서 새를 기르시기 시작했다. 그 새들의 먹이 주는 일과 새장청소가 남식이의 일이다. 매일 먹이를 주는데도 덤벼드는 새들이 못마땅한 남식이가 백한과 자존심 싸움을 하다가 그만 백한이 새장 밖으로 나가버린다. 아버지에게 혼날까봐 열심히 백한을 찾던 남식은 말집 아저씨가 백한을 잡아먹으려고 가져오는 걸 보게 된다. 백한의 무덤을 만들고는 다를 새들에게 잘 해줄 것을 약속한다.

  집을 지켜라

 남식이 아버지는 새를 잡아먹으려는 동네 개들로부터 새들을 보호하기위해 거위 두 마리와 칠면조 두 마리를 마당에 풀어둔다. 헌데 이 새들이 남식이가 학교를 갔다 오면 공격을 하는 것이다. 약이 오른 남식이에게 옆집 진우의 도베르만이 암 거위를 무는 사건이 생긴다. 이때 암 거위 편을 든 남식이를 새들이 따르게 된다.

  자존심

 인성이 이등병 시절 경기도 연천군에 배치를 받았다. 말년이라 곧 제대할 이병장이 하루 종일 놀다보니 밤에는 잠이 오질 않았다. 이는 딱따구리 소리 때문이라며 딱따구리 사냥을 시작한다. 잡혀온 딱따구리는 아무리 사람이 먹이를 주어도 먹지 않았다. 그게 더 분한 이 병장은 더욱더 철저하게 굶겼다. 마침내 온 가족이 죽고 나서야 그 싸움은 끝났다. 그 후 이 병장은 말수가 없어졌고 잠꼬대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고기를 잡으러

 엄마랑 오빠가 없는 사이 고기를 잡으러 나간 강희가 물이 말라버려 조그만 웅덩이 있는 물고기들을 잡으려다 놓아 주는 이야기다.

  달빛아래 꿈처럼

 방죽이 빨리 얼어 썰매를 타고 싶은 주현이는 방죽에 매일 나간다. 방죽이 얼지 않자, 기러기 떼를 보게 되고 기러기 사냥을 시작한다.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고 밤을 짚단에서 보낸다. 순간을 노려 한 놈을 붙들었지만 놓치고 만다. 기러기가 남긴 깃털로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겨울 숲속에서

 장수는 병조 형과 공기총을 가지고 새사냥을 나선다. 몇 번의 어이없는 실수를 본 병조형이 웃자, 장수는 조그만 멧새를 반드시 잡고 말겠다는 다짐으로 총을 쏜다. 총에 맞은 새를 손에 쥔 장수는 깜짝 놀란다. 멧새는 목덜미에 빨간 핏방울이 내비치며 파들파들 떨다가 숨을 거둔다. 새를 잡은 것이 기쁘지 않고 무언가 편치 않다.


※내맘대로 해석 - 작가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 다층적으로 접근(옴니버스식 구성)하는 시도를 한다. ‘자존심’과 ‘덤벼라 곰’이 그 예다. ‘자존심’에서는 동물의 자존심은 자신의 생명을 건 싸움임을 이야기한다. 동물과 사람 사이에도 억압과 자유을 요구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나를 싫어한 진돗개’나 ‘백한이 탈출 사건’이 그 예다. 또한 ‘집을 지켜라’처럼 동지가 된다는 것은 죽음을 넘어서는 사투를 같이 나눈 후에야 가능하다. 헌데‘겨울 숲속에서’처럼 굳이 아이들 동화에 피를 보이게 하는 것이 옳은지 생각했다. 헌데 작가의 인터뷰를 보면서 이유를 알게 되었다.

“좋은 동화라면 체온이 느껴져야 한다. 그리고 땀 냄새와 피 냄새도 사람 몸속에 흐르는 더운 피를 알아야만 생명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걸 말이다.


◈붕어낚시 삼총사(2006년 8월)

만석리에 사는 영우는 단짝 민석이와 철용이네 집에 놀러간다. 거기서 주용이 형을 따라 탑천으로 낚시를 가게 된다. 영우는 주용이 형이 대단해 보인다. 탑천에 모인 낚시꾼 중에서도 주용 형이 제일 잘 낚기 때문이다. 영우도 주용이 형처럼 대단한 낚시꾼이 되고 싶다. 동네 개구리낚시를 못하는 아이는 영우 밖에 없다. 아이들은 영우에게 개구리 낚시를 가르쳐 주고 이후 영우는 낚시에 흠뻑 빠지게 된다. 낚시에 빠진 영우를 본 정우는 주용과 같은 사람은 패배자고 배울 가치가 없다고 한다. 철용이는 우러러 보던 정우를 다시금 보게 된다. 영우네는 대대로 만석꾼소릴 듣는 논 부자다. 헌데 부모님이 이 만석리를 떠나려고 한다. 자식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며……. 형 정우 역시 꿈을 위해 여기를 떠나야 된다고 말한다. 그 목표를 위해 아버지는 논을 판다. 그 곳에는 도축장이 건설된다. 아버지는 도축장 사람과 거래를 한다. 그 곳에 도축장을 세우는 대신 육류도매회사를 차리는 조건이었다. 영우는 주용이 형을 따라 다니며 낚시를 하는 것이 정말 신이 났다. 헌데 도축장에서 정화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탑천이 썩은 물이 되기 시작했다. 내년 봄이면 그 물로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썩은 냄새는 마을 전체에 퍼지게 되고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영우 네는 빨리 이사를 가버린다. 학교를 계속 다녀야 하는 영우와 민석이는 그래도 계속해서 만석리로 들어온다. 하지만 아이들이 영우를 배신자로 몬다. 도축장과 서로 좋게 이야기를 나누던 동네 주민들은 강력하게 도축장에 말할 것을 주장하고 마을 동네 주민들이 모두 도축장으로 몰려가게 된다. 도축장에선 경찰을 동원하고 동네 주민들과는 더욱 갈등을 빚게 된다. 동네 주민들과 도축장 간에 큰 싸움이 나자, 주용도 싸우게 되고 몇 명이 고소를 당하게 된다. 도축장은 미리 진단서와 고소장을 준비해 마을 주민들을 협박했다. 고소를 취하하는 대신 동네 주민들은 이제 도축장에서 나오는 오폐수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다시 학교를 가고 싶었던 주용은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가고 중학생이 되어 서울로 가는 영우는 기차에서 보이는 만석리를 보며 다시 돌아올 것을 다짐한다.


※내맘대로 해석 - 영우가 작가의 어린 시절임을 작가의 말을 통해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안전제일주의 사람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일하는 이들에게 참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 같다. 영우의 아버지나 형 정우보다 주용이 형을 더욱 자랑스럽게 보는 걸 보면 말이다. 만석리 사람들을 위해 나서는 주용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을을 오염시키고 떠나는 아버지, 이를 통해 아이들이 배울 점이라면 개인의 이익이 사회에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가이다. 그것을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이야기한다면 언젠가 다른 이가 다른 이의 미래를 위해 나 자신을 밟는 악순환의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도축장과 만석리 주민의 싸움을 보면 강자와 약자의 대결구도를 보인다. 무지하리만큼 순진한 주민들이 당하는 모습은 왠지 불편하다. 여기서 우리는 끝까지 자기 뜻을 굽히지 않고 교도소로 간 청년회장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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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09.05 00:57

    첫댓글 처음 들어보는 김낭중 작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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