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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한 해가 어김없이 막바지에 달했다. 켜켜이 쌓여 있는 일상의 시름을 잠시 접고 새롭게 다가올 한 해를 위해 재충전할 수 있는 여행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듯.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하는 ‘1월에 가볼 만한 곳’을 찾아 새해의 희망과 소중한 ‘계획 하나’ 가슴속에 새겨보자.
▶강원 속초 많은 사람이 동해 일출은 뭐니 뭐니 해도 낙산사 의상대에서 보는 ‘낙산일출’이 제일이라 여긴다. 그러나 속초 동명항 영금정에서 보는 일출도 일품이다. 영금정을 잡아 삼킬 듯한 파도와 동명항을 오가는 고깃배, 꿈틀꿈틀 솟는 해는 서로 조화를 이뤄 생동감 있는 일출을 연출한다.
속초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설악산을 갖고 있다는 점. 천혜의 비경, 계곡, 명승지 등이 무수히 널려 있다. 월정사 백담계곡 척산온천 오색약수 등이 대표적 명소다. 장쾌한 설악의 기운이 바다로 빠져들기 전 숨길을 잠시 멈춘 곳엔 의상대 홍련암 등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속초의 일출여행을 계획했다면 바다 위에 세워진 해상 정자인 영금정 해돋이정자와 속초해수욕장 대포항 설악해맞이공원 등 4군데의 일출 포인트가 있다. 설악산의 설경과 해맞이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겨울바다와 세계적 석호인 영랑호와 청초호도 있다.
천산온천은 겨울여행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 수 있는 곳. 실향민의 애환이 담긴 아바이마을과 석봉도자기미술관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강원 동해 동해시 북평동 추암해수욕장은 애국가 첫 소절의 일출 배경화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절묘하게 생긴 촛대바위 칼바위 해금암 등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뤄 ‘제2의 해금강’으로 불린다. 특히 동해를 배경으로 촛대바위에 걸리는 해돋이는 동해8경 중 최고로 손꼽힌다. 전국의 사진 애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해돋이 명소 중 하나다.
최근 강릉~동해간 동해고속도로가 4차로로 확장되면서 서울에서 3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더욱 가까워졌다. 드라마 ‘겨울연가’의 두 주인공이 처음 거닐던 바닷가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이섬 용평리조트 춘천 등에 이어 새로운 한류 관광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바다 절경을 봤다면 계곡을 둘러볼 차례. 추암에서 차량으로 20분거리에 위치한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태고의 전설이 깃든 기암절벽과 폭포를 품고 있다. 1977년 국민관광지 제1호로 지정될 만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학소대~쌍폭포~병풍바위~용추폭포를 잇는 왕복 1시간30분가량의 산행을 하다보면 ‘무릉’이란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동해시 중심에 위치한 천곡동굴은 1.4㎞ 길이의 석회암 수평동굴. 종류석 석회화단구 등 희귀석이 많아 살아있는 자연학습장으로 손색이 없다. 영동 지역 최대의 전통 5일장인 북평민속장(3ㆍ8일)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
▶부산 동해와 남해의 푸른 물결이 감싸고 있는 부산의 바다는 해안도로가 잘 발달됐다. 절경이 많아 겨울철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특히 기장군 대변항에서 죽성마을에 이르는 3.5㎞의 해변도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서행하면서 여유롭게 겨울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호젓한 길이다.
왕복 1~2차선 도로변에는 식당과 횟집 포장마차 등이 많아 해산물 등 먹을거리 여행도 가능하다. 승용차 안에서 검푸른 동해 물과 힘찬 파도의 흰 포말을 볼 수 있어 드라이브만으로도 심신의 피로가 가신다. 기장군의 대변항~해동 용궁사~수산 전시관~송정해수욕장~달맞이공원~해운대 해안길로 이어지는 길은 1월에 가볼 만한 최적의 겨울해변 드라이브 코스.
대변항에서 죽성리 월전마을까지 3.5㎞가 백미. 대변항 방파제는 영화 ‘친구’의 촬영지다. 고산 윤선도가 7년 동안 유배생활을 하며 시 6편을 남긴 두호마을도 만날 수 있다. 아침에 서두르면 길가에서 일출도 맞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북 무주 전라북도의 동북부에 위치한 무주ㆍ진안ㆍ장수군은 ‘무진장’이라 불린다. 이 가운데 무주군은 높은 산이 가장 많고 산세도 험준하다. 특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덕유산은 향적봉(1614m)을 포함한 1000m가 넘는 고봉들이 있다. 구천동 제33경인 향적봉에 올라서면 수많은 산봉우리가 겹겹이 드리워져 장관을 이룬다. 겨울엔 봄꽃보다 곱고 화사한 눈꽃(설화)과 상고대(서리꽃)가 날마다 피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