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16일, 월요일, Bariloche 밤 버스 (오늘의 경비 US $12: 점심 25, 인터넷 9, 기타 3, 환율 US $1 = 2.85 peso) 오후 1시경 체크아웃을 하고 5분 거리인 버스 터미널로 걸어갔다. 이곳처럼 버스 터미널이 시내에 있는 도시는 참 편리하다. 조그만 도시는 대부분 시내에 있고 큰 도시는 대부분 시외에 있다. 시외인 경우 지하철이나 버스로 연결이 된 곳은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참 불편하다. 택시를 타면 요금이 많이 나오고 택시기사를 잘 못 만나면 신경 쓰이는 일이 생긴다. 버스 터미널에 도착해서 짐을 라커에 넣고 바닷가 산책을 나갔다. 오늘은 날씨가 나빠서 빗방울이 오락가락 한다. 그러나 바람은 훈훈해서 산책하기에 나쁘지 않았다. 오늘도 중국식 parilla 뷔페음식점 상하이에서 점심을 먹었다. 중국인 주인이 나를 알아보고 반갑게 마저 주었다. 좀 늦게 가서 (오후 2시 반) 음식이 좀 적었지만 배불리 맛있게 먹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저녁 6시쯤 버스 터미널로 돌아가서 8시 반쯤 버스에 오를 때까지 책을 읽었다. 버스 터미널은 천장이 높은 잘 지은 건물인데 담배 연기로 자욱하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운다. 담배 연기가 담배 안 피우는 사람들에게 나쁘다는 인식이 부족한지 공공장소에서 조금도 조심하는 기색이 없이 담배를 피운다. 버스 터미널 같이 널찍한 곳뿐만 아니라 인터넷 카페, 음식점, 은행, 우체국 같은 좁은 공간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피운다. 남자보다 여자가 더 담배를 많이 피우는 것 같다. 7, 8세쯤으로 보이는 어린애 둘을 데리고 담배를 뻑뻑 피우면서 내 앞을 지나가는 한 여자를 보면서 저 아이들도 자라면 자기네 엄마처럼 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밤 버스다. 밤 버스를 타면 방 값뿐만 아니라 여행시간도 절약되어서 좋다. 그러나 경치를 못 본다. 경치를 꼭 보고 싶을 때는 낮 버스를 탄다. 버스가 밤 9시 정각에 출발하고 11시가 되니까 간단한 식사가 나온다. 곧 잠자리에 들 텐데 밤 11시에 식사가 나오다니, 이 나라 사람들은 저녁을 너무 늦게 먹는다. 과체중인 사람들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다. 여행지도 2004년 2월 17일, 화요일, Bariloche, Hosteria Winkter (오늘의 경비 US $55: 숙박료 50, 점심 11, 식료품 7, Viedma 기차표 90, 택시 8, 환율 US $1 = 2.85 peso) 오늘 정오 경 Bariloche에 당도했다. 원래 계획대로 Ushuaia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더라면 지난 화요일에는 이곳에 도착했을 텐데 일주일이 지연됐다. 그 대신 Peninsula Valdes 구경은 했으나 구경거리가 시원치 않아서 손해가 막심하다는 기분이다. Bariloche는 호반도시로 남미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곳이다. 경치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여행객들이 와서는 떠나질 않으려고 한다는 곳이다. 1800년대에 독일 사람들이 세운 도시인데 인구 10만 정도의 사철 휴양도시다. 내 생각으로는 아기자기한 경치로는 남미에서 제일 아름다운 도시일 것 같다. 2차 세계대전 후에 많은 나치 계의 독일 사람들이 와서 신분을 숨기고 사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 곳이다. 숙소를 잡는데 애를 좀 먹었다. 세 군데 찾아간 데가 모두 만원이고 네 번째에서야 50 peso에 들 수 있었다. 다른 도시보다 좀 비싸지만 아파트 식으로 조그만 침실, 욕실, 부엌, 거실이 있고 출구도 따로 있어서 프라이버시가 만점이다. 다음 목적지는 Buenos Aires인데 Bariloche에서 Viedma까지는 낭만의 기차 Tren Patagonico로 (Patagonia Train) 가고 나머지는 버스로 갈 것인데 오늘 기차역에 가서 Tren Patagonia 기차표를 미리 사 두었다. 운 좋게 20% 경로할인을 받았다. Viedma까지는 기차로 15시간, Viedma에서 Buenos Aires까지는 버스로 12시간이다. 짐을 대강 정리하고 샤워를 한 후 시내 구경을 나갔다. 우선 주유소에 딸린 음식점에 들려서 간단히 점심을 사먹고 관광안내소에 가서 관광정보를 얻은 다음 시내 구경을 했다. 전형적이 관광도시다. 호텔, 음식점, 상점이 즐비하다. 독일 사람들이 세운 도시답게 건물들이 대부분 독일 풍이다. 보이는 사람들도 대부분 백인들이라 유럽의 어느 도시에 온 것 같다. 숙소 근처에 수퍼마켓이 있어서 장보기 쉽고 우리만의 부엌이 있으니 식사 걱정은 없다. 구경만 잘하면 된다. 방을 7일 예약을 했으니 시간도 많다. 숙소 주인은 폴란드계의 50대 여자인데 이름이 Daria다. 나는 폴란드 사람은 많이 만나보지 못 했지만 만나 본 사람들은 대부분 금발이었다. Daria도 금발이다. 왜 그럴까 궁금하다. 영어가 유창해서 물어보니 여렸을 때 영국에서 2년 살았단다. 아르헨티나는 미국 못지않은 이민의 나라다. 스페인과 이태리계가 제일 많지만 독일, 영국, 프랑스, 스칸디나비아, 그리스, 일본 사람들도 많단다. Bariloche 중앙광장은 완전히 독일 풍이다 남미에 스페인 풍이 아니고 독일 풍의 중앙광장이 있는 것이 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Puerto Montt, Puerto Natales, Ushuaia 등 칠레와 아르헨티나 남부 Patagonia 지역의 도시들은 다 그랬다 사진 모델로 나선 Alps 산 지역 출신인 St. Bernard 견공은 자기가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을 알까? Bariloche에는 단독주택도 대부분 독일 풍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