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의 날 선언문≫ 해설
오 덕 렬
한국 창작수필 문인협회 이사장
문학은 사람의 생각과 느낌을 상상의 힘을 빌려 언어로 미를 창조하는 예술이다. 창작수필은 마음을 짓는 문학이다. 삶의 이야기 속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어 가능한 세계를 노래한다. 우리가 가꾸려는 창작수필 나무는 한국의 하늘과 땅에서 햇볕을 받고 바람을 쐬며 자생적으로 한국의 미로 자랄 것이다. 현대문학에서 창작수필의 효시로, 그 모범을 보인 작품이 육당 최남선의 「가을」이다. 1917년 청춘지 11호에 발표된 날, 11월 16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날을 수필의 날로 선언한다.
2022년 11월 16일
한국 창작수필 문인협회
① ≪수필의 날 선언문≫은 여섯 문장, 195자로 구성되었다. 문학은 생각과 느낌을 소재로 한다. ‘상상의 힘을 빌린다’는 말은 문학은 허구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문학의 재료는 언어다. 언어는 본질상 상징적·비유적 소리 기호인 것이다.
② <창작수필> 문학은 대상 사물과의 마음의 교감을 노래한다. 즉 마음을 짓는 문학이다. 마음을 짓는 문학이란 <창작수필>이 시, 소설, 희곡과 구별되는 문학임을 말하는 것이다. <창작수필>은 문학 이론적으로 <산문의 시>이다. 이런 이론의 근거는 선배 작가들이 말해 온 ‘심경의 문학’이요, 이태준이 말하는 ‘심적 나체’요, 강범우 교수가 말하는 ‘마음이 앉을 자리에 앉은 문학’이란 말과 닿아 있다.
③ 모든 사물에는 마음이 있고 본다. <창작수필>은 그 마음과 만나 가능의 세계를 노래한다. 가능의 세계는 있을 수 있는 상상의 세계를 노래한다는 뜻이다. ‘이미 있는 사실’을 노래하는 토의문학은, 그 직능이 토의 행위이고, 가능의 세계를 노래하는 시의 문학은 그 직능이 창조 행위이다.(몰톤·조연현) 모든 장르의 문학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예술 창작의 기본 창작 발상은 동일하다. 우리의 삶 속에서 발견한 <이것>이라는 소재 하나를 {저것}이라는 예술적 창조물로 보는 것이다. 즉, <이것>을 {저것}의 이야기로 형상화하는 문학의 하나가 <창작수필>이다. 소재 <이것>만 가지고 토의하는 현대 수필로서 성공하려면 ‘생각 길어내기, 즉 가치 창조가 중요하다. 가치 창조를 끌어내지 못하고 소재 타령만 하는 글은 신변잡기라 하여 버림받게 된다.
④ 우리가 바라는 <창작수필> 문학은 ‘나’를 나답게 표현하고, 내 고장의 풍정風情을 개성적으로 그리고, 한국의 미를 개성적으로 형상화할 것이다. 지게 작대기 하나가 지게 위의 풍성한 짐을 떠받치듯, <창작수필>은 하늘의 구름을 떠받치고, 결국에는 하늘 전체를 떠받칠 것이다.
⑤ 현대문학으로서 <창작수필>의 효시는 육당 최남선의 「가을」이다. 「가을」은 1917년 청춘지 11호(1917.11.16.)에 발표되었다. 현대 <창작수필> 「가을」이 발표된 이날을 수필의 날로 정하여 기념하기로 했다.
⑥ 이에 ≪한국 창작수필 문인협회≫는 2022년 11월 16일 16분에 광주광역시 무등도서관 대강당에서 전국의 50여 문인들을 모시고 수필의 날 선언식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