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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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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꽃다운 풀. 여름의 아름다운 경치.
[예문] 봄이 가고 여름이되니 녹음방초 시절이로고나 산천은 적적헌듸 물소리만 처량허네 딸과 같이 놀던 처녀들은 종종와서 인사를 허니 딸 생각이 더욱 간절허구나 심봉사 마음이 산란허여 지팽막대를 검처 잡고 망사때를 찾어가서 비석을 안고 울음운다 .
아가 청아 인간의 부모를 잘못만나 생죽엄을 당하였구나 아비 나를 생각커든 어서나를 다려가거라 눈뜨기도 나는 싫고 세상살기도 귀찮허다.타루비 앞에가 꺽꾸러저서 치둥굴 내리둥굴 머리도 직근 가삼 쾅쾅 두발을 굴러 망지소지로 울음을 운다 - ≪판소리 심청가≫中에서 없으련만, 그 위를 무심한 녹음방초가 뒤덮고 있다. 어쩌다 모습을 드러내는 주검의 흔적을 쓰다듬는 산 자의 진혼은 애달프다<2006 뉴스메이커--낙동강은 흐르는가>
숲길을 걸으면 저절로 판소리(사철가)가 흥얼 거려진다.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花時)" 러는 구절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다. '우거진 신록과 향기로운 풀이 꽃보다 나은 때' 라는 것을 절절하게 느끼게 된다.
내가 사는 마을 뒷산에 금년들어 처음으로 올라가 보니 어느새 여름 냄새가 난다. 주변의 산책로만 걷다가 산위로 오르니 불현듯 우리 소리 단가 한대목이 떠 오른다.
이산저산 꽃이피니 분명코 봄이로구나 봄은 찾아 왔건마는 세상사 쓸쓸 하구나 나도 어제는 청춘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하다.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벼렸으니 왔다가 갈 줄 아는 봄을 반겨한들 쓸떼가 있나, 봄아 왔다가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 승화시(綠陰芳草 勝花時)라 옛 부터 일러있고.....!
푸르고 아름다운 신록이 꽃보다 아름답나 라는 뜻이라, 5월의 싱그러운 녹음 방초가 생명력이 넘치고 풋풋한 냄새가 정말 좋았다. 계절은 이렇게 어김없이 오고 가는데 인생의 봄은 한번 가고나니 다시 올줄을 모르니 이것이 아쉽고 슬프도다. 몸은 비록 백발일 지언정 마음을 청춘이라 생각하고 아름다운 이계절을 즐기자
우거진 나무 그늘과 싱그러운 풀이란 뜻으로
푸르디 푸른 5월의 녹음방초속에서 젊어지고 있지 않는가
신록의 계절 6월이 시작되었습니다. 봄에 갓나온 잎의 푸른 빛이 연하고 부드러웠다면 주말의 비 덕분으로 멀리 눈앞에 펼쳐진 수채화는 더욱 선명히 그 윤곽을 드러냅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고 먼 산을 바라보라.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하늘,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 나날이 새로운 경이(警異)를 가져오는 이 언덕 저 언덕, 그리고 하늘을 달리고 녹음을 스쳐 오는 맑고 향기로운 바람…
청산도 절로 절로 녹수도 절로 절로
이상은 이양하의 신록예찬의 한 소절과 우암 송시열의 시입니다.
요즈음은 말 그대로 녹음방초(綠陰芳草)의 계절입니다. 푸른 잎이 우거진 나무 그늘과 꽃다운 풀에는 향기가 가득합니다. 꽃답다는 뜻의 방(芳)에 나이를 붙인 꽃다운 나이가 바로 방년(芳年)입니다.
절기상으로는 보리를 베고 나서 벼와 같은 종자를 뿌리는 망종(芒種)이 6월 6일입니다. 또 1년 중에 낮이 가장 긴 하지(夏至)가 6월 22일 입니다. 낮이 무려 14시간 35분이며 해가 가장 높은 하늘을 지나는데 하지가 지나면 장마가 옵니다. 그리고 단오(端午)가 6월 20일입니다. 음력 5월은 오월(午月)이며 午月의 다섯째 날 5월 5일이 단오입니다. 음양철학에서 홀수를 양으로, 짝수를 음으로 치며 홀수가 겹치는 날(3월 3일, 5월 5일, 7월7일, 9월9일)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특히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한 5월 5일을 큰 명절로 정했는데 그날이 바로 단오입니다.
요즈음 가까운 산에 오르면 칡넝쿨이 복잡하게 뻗어가고 있고, 공원이나 학교에서는 등나무줄기가 이리저리 얽혀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있습니다. 칡과 등나무는 장미목 콩과의 식물로 대상을 감고 올라가며 줄기가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칡은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며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갑니다. 각각 반대의 방향으로 뻗어나가기 때문에 두 나무에게 화합, 일치, 조화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칡의 갈(葛)자와 등나무의 등(藤)자가 만들어낸 단어가 바로 ‘갈등’입니다. 칡의 줄기는 섬유질을 뽑을 수 있으며, 뿌리는 갈근(葛根)이라 하여 소화를 도우며 갈증해소에 도움이 되고 냉면의 재료로 이용 됩니다. 또 갈근탕은 감기 치료제이기도 합니다. 갈근이 갈증을 해소해주듯 크고 작은 갈등은 깊어지기 전에 해소되길 기대합니다.
녹음방초의 계절에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고, 자연의 이치에 맞는 삶으로 활기차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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