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정취를 느끼는 함양 전통여행에서 '물레방아떡마을'을 놓칠 수 없다.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자 마을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물레방아의 유래가 담겨 있다.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시간 여유를 갖고 전통문화와 농촌체험을 즐길수 있는 물레방아떡마을을 찾았다.
이한나 편집위원
떡메치기·떡케이크 만들기 체험 인기
지난 8월 중순에 찾아간 물레방아떡마을에서 마침 고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들른 공주대학교 한민족문화연수원의 재외동포 학생 35명을 만났다.
일본과 우즈베키스탄, 미얀마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재외동포 학생들은 떡 만들기를 중심으로 모국의 전통을 체험하고 있었다.
이날 준비된 체험활동은 '떡메치기'와 '떡케이크 만들기'.
갓 지은 찹쌀을 떡판에 부어 떡메로 힘껏 내리치자 아직 뭉쳐지지않은 밥풀들이 여기저기 마구 튄다.
난생처음 보는 신기한 광경에 무더위도 잊은 듯 서로 해보겠다고 너도나도 손을 뻗어 올린다.
김은정 물레방아떡마을 사무장의 지도에 따라 '쿵덕 쿵덕' 박자를 맞춰가며 떡메를 쳐본다.
쌀알이 찰진 반죽이 될 때까지 치고 또 치니 어느새 쫄깃쫄깃한 떡이 된다.
고소한 콩고물을 묻혀 먹는 인절미는 간간이 쌀알이 씹혀 서투른 솜씨가 그대로 전해진다. 하지만 즉석에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
활쏘기·투호놀이 등 전래놀이 체험
이어 떡케이크를 만들기 위해 실내 체험장으로 들어서자 테이블마다 기본 재료가 준비돼 있다.
주재료인 단호박과 멥쌀가루를 비롯해 견과류와 과일 등은 떡에 모양을 내는 데 사용된다.
곱게 빻은 단호박 가루는 쌀가루와 고루 섞여 노란색을 낸다.
이렇게 잘 섞인 가루를 체에 여러 번 내리면 고운 떡가루가 완성된다.
여기에 설탕을 섞어 단맛을 낸 후 둥근 시루에 안치고, 대추와 건포도, 해바라기씨 등으로 예쁘게 장식한다.
이후 찜솥에 올려 20분 동안 찌고, 불을 줄여 5분 정도 뜸들이면 완성.
떡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솔숲에서 활쏘기, 투호놀이 등 전래놀이 체험을 한다.
솔숲으로 향하는 길에 박이 주렁주렁 달린 '여주 터널'을 통과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함양 특산물인 여주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개최하는 여주축제도 매년 여름이면 이곳 안심마을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최초 물레방아 설치·가동한 마을
물레방아떡마을은 마을 주민 대부분이 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안의현감을 지낸 연암 박지원 선생이 청나라 문물을 둘러보고 온 후 이곳에 최초로 물레방아를 설치했다고 한다.
그래서 원래 마을 이름인 '안심마을'보다 '물레방아떡마을'로 더 알려져 있다.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맞는 마을회관 옆의 '물레방아떡마을'이라는 큼지막한 안내 팻말이 마을을 그대로 상징한다.
회관 너머로 길게 뻗은 다리 건너편의 체험장은 사시사철 체험객으로 북적인다.
마을 앞 하천 변에 어우러진 솔숲과 더불어 기백산과 황석산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용추계곡이 풍요로움을 더하는 이곳은 농촌체험이 아니더라도, 잠시 쉬어가는 휴양지로도 인기라 추석을 즈음한 가족여행지로 선택할 만하다.
철따라 다양한 농촌체험 프로그램
마을의 가장 대표적인 볼거리는 단연 '물레방아공원'.
공원입구에는 지름 10.1m, 폭1.9m의 거대한 물레방아 조형물이 물레방아의 본고장임을 알려준다.
실제 가동됐던 우리나라 마지막 물레방앗간도 남아 있어 의미를 더한다.
옛날 안의현에서 빼어난 절경 세 곳을 이르는 '안의삼동'중의 한 곳인 '심진동'이라 불린 용추계곡 물줄기가 물레방아공원 앞으로 흐른다.
옛 주민들은 이 물길을 이용해 물레방아를 돌리고 농사에 활용했다.
이렇듯 물레방아를 이용해 농업을 지켜온 마을이라 철따라 다양한 농촌체험이 가능하다.
사계절 이어지는 떡 만들기 외에도 봄이면 산나물 캐기와 손모내기, 여름에는 물놀이와 물고기 잡기, 가을이면 벼타작과 밤줍기 등 농사체험을 한다.
겨울에는 김장 담그기와 메주 만들기 체험이 인기다.
마을에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이 있어 편히 머무를 수 있다.
인근 음식점은 용추계곡의 맑은 물로 재배한 쌀과 산나물을 주재료로 한 웰빙 밥상으로 시골 정취를 느끼게한다.
예약·문의 055)963-6649 http://ansim.go2v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