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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립입센
<유령>
줄거리
1막
알빙 대위를 기념하기 위한 고아원 설립 행사 때문에 만데르스 목사가 알빙 부인의 집을
방문한다. 외국에 나가 있는 오스왈드도 집에 돌아온다. 목사와 알빙 부인은 살아있을 때의
알빙과 고아원 사업에 관해 이야기한다. 알빙 부인은 엥스트란드가 레지이네를 데리고 갈
것이라는 말을 듣고 반대한다. 엥스트란드는 레지이네의 진짜 아버지가 아닌 것이다. 알빙
부인은 목사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는다.
알빙 대위는 젊은 시절부터 매우 방탕한 생활을 해왔다. 그는 알빙 부인이 오스왈드를
낳은 후에도 방탕한 생활을 멈추지 않았다. 알빙 부인은 모든 것을 인내하고 견디었다.
그러나 남편이 집안의 식모를 범하여 아기를 갖게 한 사실을 알고 더이상 참지 못한다.
알빙 부인은 식모를 쫓아내고, 오스왈드마저 외국으로 보낸다. 그 식모의 아이가 바로
레지이네인 것이다.
2막
알빙 부인과 목사는 오스왈드가 레지이네에게 수작을 거는 것을 보고 당황한다. 알빙
부인은 레지이네를 엥스트란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보내기로 한다. 그러나 오스왈드는
레지이네와 결혼하겠다고 한다. 어머니가 반대하자 오스왈드는 어머니에게 모든 사실을
말한다. 외국에서 살아 온 오스왈드는 방탕한 생활을 하지 않았는데도 심한 고통에
시달린다. 그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어 의사를 찾아간다. 의사는 그가 아버지의
병을 유전 받았다고 말한다. 오스왈드는 자신의 고통을 덜어주고 자신을 돌보아 줄 사람은
레지이네뿐이라고 말한다.
한편 엥스트란드는 고아원을 짓는데서 일해 벌은 돈으로 선원의 집을 짓겠다고 한다.
엥스트란드는 레지이네를 데리고 가겠다고 한다. 목사가 레지이네의 아버지가 아니므로
그럴 권리가 없다고 하자 엥스트란드는 자신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한다. 엥스트란드의
진심을 알게 된 목사는 엥스트란드의 부탁으로 고아원에 가서 예배를 보기로 한다. 예배를
보고 목사가 알빙 부인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고아원이 불길에 휩싸인다. 모두들 놀라
고아원으로 달려간다. 하지만 고아원은 토대도 남김없이 다 타버리고 만다.
3막
고아원 설립이 실패로 돌아가자 만데르스 목사는 그 곳을 떠나기로 한다. 알빙 부인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엥스트란드는 시내로 나가 선원의 집을 짓기로 한다.
집에는 알빙 부인과 오스왈드, 레지이네만 남는다. 오스왈드가 끝까지 레지이네와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자 알빙 부인은 사실을 이야기한다. 레지이네는 그 말을 듣고 그
곳을 떠난다. 오스왈드는 레지이네가 떠나자 더 고통스러워한다. 알빙 부인이 그를
위로하지만 오스왈드는 점점 더 힘을 잃어간다. 알빙 부인은 오스왈드가 고통을 견디기
위해 아편을 사용하는 것을 알게 되어 가슴아파한다. 알빙 부인과 오스왈드는 자신들을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유령이 있음을 알게 된다. 오스왈드는 갑자기 몸을 늘어뜨리며
쓰러진다. 알빙 부인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오스왈드는 죽어간다.
[제목] 유령
유령
예우
장소
시부 노르웨이, 어느, 큰 프요르드(峽灣)에 있는 알빙부인 소유지
나오는 사람들
헬레네.알빙 부인------------육군 대위 겸 시종부관이었던 알빙의 미망인
오스왈드.알빙---------------------알빙의 아들, 화가
만데르스--------------------------목사
엥스트란드------------------------목수(木手)
레지이네.엥스트란드------------------알빙 부인 집 하녀
[막] 제一(1)막
정원이 바라다 보이는 커다란 방. 왼편 벽에 문 하나, 오른편 벽에 문 둘이 있다. 방중앙에 원탁 하나, 그 주위에는 의자가 놓여 있다. 원탁 위에는 서적, 잡지, 신문들이 있으며, 전면 왼편에 들창 하나, 그 곁에 자그마한 소파 하나, 또 그 옆에 제봉틀 하나가 있다. 또한 커다란 유리로 둘려져서 풍부한 광선을 받고 있는 아담한 온실이 있다. 온실 오른편 벽에는 정원으로 통하는 문 하나가 있으며, 온실 유리벽을 통하여 보슬비로 뒤덮인 어둠컴컴한 프요로드(峽灣)의 경치를 볼 수 있다. 목수 엥스트란드가 뜰로 통하는 문 곁에 있다. 그의 왼쪽 다리는 약간 구부러져 있으며, 장화 바닥에 나무 토막을 대고 있고, 손에 빈 물통을 든 레지이네가 그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막고 있다.
[레지이네] (목소리를 죽여가며) 도대체 무슨 일로 오셨어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아요. 비를 맞아서 물방울이 마구 떨어져요.
[엥스트란드] 그래도 하나님이 내리신 비란다.
[레지이네] 천만에요- 악마의 비예요.
[엥스트란드] 에이. 무슨 말을, 레지이네야. (저는 발로 두서너 걸음 온실 안으로 들어온다) 응, 그거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레지이네] 그렇게 발로 쿵쿵거리지 말아요. 도련님이 위에서 주무시고 계시잖아요.
[엥스트란드] 아직도 자고 있어? 대낮인데도?
[레지이네] 상관하실 것 없어요.
[엥스트란드] 실은 나 어젯 밤에 조금 마셨지.
[레지이네] 그러실 줄 알았어요.
[엥스트란드] 그렇지만, 얘, 인간이란 원래 약한 동물이 아니냐?
[레지이네] 그야 그렇지요?
[엥스트란드] 더군다나 너도 알다시피 이 세상엔 유혹이 많단 말이야- 그런데도 난- 정말이야- 난 오늘 아침 다섯 시 반에 일어나서 일터에 나갔단 말이다.
[레지이네] 네, 네, 다 알고 있어요. 그러니 제발 그만 나가 주세요. 여기 서서 아버지하고
랑데부(密會)하고 싶진 않아요.
[엥스트란드] 뭐하고 싶지 않다구?
[레지이네] 이러고 있는 걸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단 말이예요. 제발 나가 주세요.
[엥스트란드] (두서너 걸음 더 가까이 온다) 안돼, 너하고 한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는 절대로 이 집에서 나가지 않을 생각이다. 오늘 저녁까지는 저 아래 학교 건물 일이 끝난다. 그러면 난 오늘 밤에는 곧 기선을 타고 시내로 돌아가야 해.
[레지이네] (중얼거리는 말로) 잘 가세요!
[엥스트란드] 고맙다. 아가, 그런데 내일은 이곳 고아원 개원식이 있다며? 정말 굉장하겠군. 술도 홍수같이 쏟아져 나오겠지. 그리고보면 야아코브, 엥스트란드가 술이라면 정신을 못 차린다는 소문도 앞으로는 못할 거야.
[레지이네] 어떻게 될지!
[엥스트란드] 응. 그래 내일은 이곳 유지들도 많이 오시겠군. 만데르스 목사님도 시내에서 이리 오시기로 되어 있냐?
[레지이네] 그분은 오늘 오셔요.
[엥스트란드] 거 봐라. 천만에- 내가 그분에게 뒷말 들을 건더기를 줄 줄 아느냐?
[레지이네] 아아, 일이 그렇게 돌아가는 군요!
[엥스트란드] 무어? 어떻게 돌아간다구?
[레지이네]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뭐예요. 왜 또 만데르스 목사님을 속이려고 그래요?
[엥스트란드] 쉿 쉿! 너 미쳤니? 내가- 무이. 만데르스 목사님을 속인다구? 천만에, 만데르스 목사님이 나한테 얼마나 잘 해 주시는데-. 참, 그런데 말이다. 얘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난, 오늘 밤에 집으로 돌아간단 말이다.
[레지이네] 제발 그러세요.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어요.
[엥스트란드] 응. 그런데 레지이네야. 난 너를 같이 대리고 가야겠구나.
[레지이네] (입을 딱 벌리며) 뭐라구요? 저를 데리고 가요?
[엥스트란드] 그래. 너를 집으로 데리고 가야겠다는 말이다.
[레지이네] (비웃는 듯이) 저를 데리고 가신다구요? 아뇨, 저는 가지 않을 거예요.
[엥스트란드] 응, 그럼 두고 보자꾸나.
[레지이네] 그래요. 두고 보세요. 시종무관 댁 알빙 부인밑에서 자란 제가?- 이 집 아이나 다름 없이 귀염받고 있는 제가? 그런 저를 데리고 가신다구? 그런 집으로?
[엥스트란드] 이런 빌어먹을. 무엇이 어째? 아비 말을 안듣겠다는 거냐?
[레지이네] (그를 바라보지도 않고 중얼거리는 말로) 너하고 나하고는 상관이 없다고 하는 말, 몇 번이나 하셨기에.
[엥스트란드] 저런 무얼 그런 말 가지고서.
[레지이네] 저에게 얼마나 못들을 소릴 하고, 필경에는 저보고 아아 싫어!
[엥스트란드] 아니야. 잘못 들었겠지. 절대로 그런 더러운 말을 한번도 나는 한 일 없다.
[레지이네] 무슨 말을 하셨는지. 저는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엥스트란드] 응, 흥! 그래도 그건, 그저 값싼 술 한잔 먹고 그랬을 뿐이지. 레지이네야. 이
세상에는 그래 그 유혹이 워낙 많아서.
[레지이네] 흥!
[엥스트란드] 그리고 또 그건, 너의 어머니가 성질을 부리고 하던 때에만 그랬지. 그런 때면, 어떻게라도 해서, 너의 어머니 화를 돋우어 주어야 시원했단 말이다. 언제고 건방지고 군단 말야. 너의 어머니는. (흉내를 내면서) <가만 둬요, 엥스트란드. 나 좀 가만둬요. 이래보여도 난 로젠본드의 알빙 시종무관 댁에서 삼 년이나 밥을 먹은 사람이에요!> (웃는다) 아이구 하나님 맙소사. 너의 어머니는 자기가 이 집에 있는 동안에 대위에서 시종 무관이 되었다는 것을 어찌나 자랑했는지 모르겠다.
[레지이네] 불쌍한 어머니!- 어머니를 그렇게 괴롭히 빨리 죽인 것은 아버지예요.
[엥스트란드] (자세를 고친다) 응, 뻔한 일이지. 그래 네 말처럼 모든 것이 내 탓이다.
[레지이네] (얼굴을 돌리고 나지막하게) 오오!- 그리고 저 다리!
[엥스트란드] 무어라구?
[레지이네] 피에. 드. 무우통 (Pied de moutton 佛(불)= 염소 다리)
[엥스트란드] 그건 영어냐?
[레지이네] 그래요.
[엥스트란드] 응, 응, 여기 와서 배운 것이 많았군. 앞으로 그 덕을 톡톡히 볼 수 있겠구나.
레지이네야.
[레지이네] (잠깐 말이 없다가) 도대체 저를 시내로 데리고 가서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엥스트란드] 아비가 단 하나밖에 없는 딸자식을 어떻게 하다니, 그걸 말이라고 하니? 나야 혼자 쓸쓸하게 사는 홀아비가 아니냐?
[레지이네] 아아, 제발 그런 딴 이야기는 그만 두세요. 대체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엥스트란드] 굳이 알고 싶다면, 그럼 말 하마. 난 무어 하나 새로 일을 시작해 볼까 한다.
[레지이네] (멸시하듯) 그런 일은 벌써 몇번이나 했잖아요? 번번이 실패하시지 않았어요?
[엥스트란드] 응, 그랬지. 그렇지만 이번에는 너도 놀랠 거다.- 벼락 맞을.
[레지이네] (발을 구르면서) 욕설은 그만 두세요!
[엥스트란드] 응. 그래, 그래. 네 말이 옳다. 아가! 그런데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번 고아원 일에선 나도 제법 톡톡히 돈을 벌어 놨다.
[레지이네] 그래요? 오랜만에 잘 하신 거네요.
[엥스트란드] 그런데 이런 시골에서야 어디 돈 쓸 만한 일이 있겠니?
[레지이네] 네. 그래서요?
[엥스트란드] 응, 그래서 나는 그 돈을 무슨 벌이라도 될 만한 데다 쓸 생각을 했단 말이다. 선원들을 상대로 하는 요리집 같은-.
[레지이네] 피이!
[엥스트란드] 아니다. 얘, 정말 이건 고급 요리집이다. 하급 선원들이 드나드는 막걸리집은 아니야- 그까짓 것- 선장이라든가, 운전사 같은- 고급 손님들을 상대로 하는 집이야. 알겠니?
[레지이네] 그럼 저는-?
[엥스트란드] 너는 와서 도와주기만 하는 거야. 그저 간판으로. 너도 그런 걸 알겠지?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하나도 없는 거야. 너 하고 싶은대로 하면 되는 거다.
[레지이네] 네, 네!
[엥스트란드] 그래도 여자란 제 집에 있어야 하지 않겠니? 뻔한 이야기지. 그래도 저녁에는 우리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하면서 재미나게 생활 좀 해 보자. 세계를 제 집같이 돌아다니는 선원을 상대로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가까이 다가선다) 레지이네야. 쓸 데 없는 생각은 아예 말아라. 네가 네 신세를 망치는 일은 말아야 하느리라. 도대체 이 집에 있으면 뭘 한다는 거냐? 알빙 부인한테서 이것 저것 배운다곤 하지만, 그것이 무 슨 소용에라도 닿느냐 말이다. 듣자니, 너는 이번에 새로 지은 고아원에서 보모 노릇을 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게 너한테 무슨 소용이 되느냐 말이다. 거지떼 같은 부랑아들을 위해서 죽도록 일해주고 싶다는 것이 네 소원이란 말이냐?
[레지이네] 아니에요. 제 생각대로만 된다면, 그러면- 아아 그렇게 될 거예요, 꼭 그렇게 될 거예요.
[엥스트란드] 뭐가 어떻게 된다는 거냐?
[레지이네] 아실 것 없어요.- 그런데, 그 벌이 놓으셨다는 돈은 얼마나 되나요?
[엥스트란드] 이럭저럭 해서, 글쎄, 칠 팔백크로네는 될 거다.
[레지이네] 적은 돈은 아니군요.
[엥스트란드] 그만 하면 무어 하나 시작할 만 하겠지.
[레지이네] 그래, 저에게 그 돈 좀 나누어주실 생각은 없어요?
[엥스트란드] 응, 그럴 생각은 없구나.
[레지이네] 시시한 옷감 하나 저에게 사주실 생각도 없어요?
[엥스트란드] 나하고 같이 시내로 가서 있어주기만 한다면, 네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옷을 사주지.
[레지이네] 흥! 생각만 있다면 저 혼자서라도 할 수 있어요.
[엥스트란드] 그럴 게 아니란다. 레지이네야. 아비 곁에 있는 것보다 나을 수야 있느냐. 이
제는 항구 골목에 아담한 집 한 채쯤 살 수도 있단 말이다.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니지. 이것은 말하자면 <선원의 집> 이 된다는 말이다. 알겠니?
[레지이네] 그렇지만 전 아버지하고 같이 살고 싶지는 않아요. 아버지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거예요. 이제 가 주세요. 제발!
[엥스트란드] 망할 것! 얘, 너도 네 곁에 오래 있을 아이는 아닐 거다. 내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너도 네 처신을 생각해야 할 만큼 되었는데. 요 몇 해 동안 얼굴도 활짝 피고 했구나-.
[레지이네] 그래서요?-
[엥스트란드] 머지 않아서 운전사 하나라도 나타나면- 아니 선장쯤이라도 나타난다면.
[레지이네] 그런 사람하고는 결혼하지 않아요. 뱃사람들이란 사보아르. 비이브르(Savoir vivre 佛(불)= 처세술) 가 없어요.
[엥스트란드] 무어가 없다구?
[레지이네] 저도 뱃사람은 알고 있어요. 결혼할 상대는 못돼요.
[엥스트란드] 결혼은 둘째로 치고라도 딴 길이 있지 않겠니? (더욱 정답게) 그 작자- 아 그 영국 사람 말이다- 요트를 가지고 있던 자 말야- 그 자는 빳빳한 삼배 다아레르나 내지 않았니-그런데 여자야 어디 너보다 예쁜 편도 아니었지.
[레지이네] (바싹 덤비면서) 나가세요!
[엥스트란드] 오냐. 오냐. 그렇지만 너 나를 때릴 생각은 아니겠지?
[레지이네] 그렇지만! 어머니 이야기를 그렇게 하신다면 전 때리겠어요! 나가달라니까요! (정원 문께로 밀어낸다) 문짝 소리가 나지 않게 닫아요. 알빙 도련님이-.
[엥스트란드] -응, 주무시고 있단 말이지.무척이나 도련님을 위하고 있군 그래. - (나지막하게) 아하아. 결국 도련님은 말하자면-
[레지이네] 나가세요! 빨리요! 정말 도셨나봐! 안돼요, 그리 가시면. 저기 만데르스 목사님이 오시는데. 부엌 층층대로 내려가세요.
[엥스트란드] (우측으로 퇴장하면서) 응. 응, 나간다. 그렇지만 저기 오시는 저 분하고도 잘 애기해 보아라. 정직한 분이니까. 자식에게서 아비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다는 것을 말씀해주실 게다. 나야 버젓한 너의 아버지가 아니냐? 교회 장부를 갖다 보여주어도 좋지.
그는 레지이네가 열어준 둘째번 문으로 해서 나간다. 레지이네, 다시 문을 닫는다. 레지이네 얼른 얼굴을 들여다보며 손수건으로 얼굴을 훔치고, 목수건을 고친다. 그리고 나서 꽃을 만지락거린다. 만데르스 목사, 망토를 입고 우산을 들고 자그마한 여행용 가방을 어깨에 걸고 있다. 그는 정원 문으로 해서 온실로 들어선다.
[만데르스 목사] 잘 있었나, 엥스트란드 아가씨?
[레지이네] (반색하며 기쁜 얼굴로 돌아선다) 어머나! 안녕하셔요! 목사님. 벌써 배가 닿았던가요?
[만데르스 목사] 방금 닿았지. (정원으로 통한 방으로 들어선다) 이렇게 매일 비가 와서는 정말 못견디겠는걸.
[레지이네] (그를 따라 들어온다) 그래도 농사에는 좋을 거예요. 목사님.
[만데르스 목사] 응. 옳은 말이야. 시내에서 온 사람은 그런 걸 별로 모르지. (그는 망토를 벗기 시작한다)
[레지이네] 아, 도와 드릴까요?- 이리! - 어머나, 이렇게나 젖었어요! 바로 현관에 걸어 두지요. 그리고 그 우산도- 마르게 펴놓지요.
오른쪽 둘째 문으로 해서 망토를 날아간다. 만데르스 목사는 가방을 내려놓고, 모자를 벗어 의자 위에 놓는다. 그 동안 레지이네는 다시 방안으로 들어온다.
[만데르스 목사] 아아, 이렇게 집안에 들어서니까 얼어붙은 마음이 풀리는 것 같군. 그래 이곳 댁에는 별 일 없고?
[레지이네] 네, 덕분으로.
[만데르스 목사] 그래도 내일 일 때문에 분주하겠군. 어때?
[레지이네] 네, 정말 일이 많아요.
[만데르스 목사] 그런데 알빙 부인은 댁에 계시나?
[레지이네] 네 계셔요. 지금 도련님 드리려고 초콜렛을 나고 계셔요.
[만데르스 목사] 그래- 저 아래 브릿지에서 듣자니까 오스왈드가 돌아왔다더군.
[레지이네] 그저께 돌아오셨어요. 오늘 쯤이나 오실까 했었는데요.
[만데르스 목사] 몸 성히 잘 돌아왔겠지?
[레지이네] 네. 덕분에 잘 계세요. 그런데 먼 길에 아주 퍽 괴로아졌나봐요. 파리에서 이곳까지 차를 죽 타고 오셨다니까요. 그 먼 길을 같은 차로 오셨으니 오죽이겠어요? 지금 주무시고 계신 것 같아서 크게 이야기도 못하겠어요.
[만데르스 목사] 그럼 조용히 하자구!
[레지이네] (책상 곁의 안락 의자를 잘 고쳐 놓는다) 목사님, 앉아서 편히 쉽시시요. (목사 앉는다. 레지이네, 그의 발 밑에다 발판을 밀어 놓는다) 자요! - 이제 됐지요? 목사님.
[만데르스 목사] 오, 오, 고마와. 아주 편하군. (레지이네를 바라본다) 그런데, 엥스트란드 아가씨, 지난 번 때보다 더 컸군 그래.
[레지이네] 그렇게 보여요? 마님이 말씀하시는데, 살도 쪘다고 그러세요.
[만데르스 목사] 살이 쪘다구? 글쎄 조금 그런 것도 같군- 옳게 말씀하셨이. (잠깐 동안
말이 없다)
[레지이네] 알빙 마님을 오시라고 할까요?
[만데르스 목사] 그럴 것까지는 없어. 그런데 레지이네. 아버지는 요즈음 좀 어떠시지?
[레지이네] 덕분에 별 일 없이 지내세요. 목사님.
[만데르스 목사] 지난 번 시내에 있을 때 나한테 찾아오셨더군.
[레지이네] 그래요? 목사님하고 이야기하시길 무척 좋아하세요.
[만데르스 목사] 그래 요즈음 아버지한테 자주 들르고?
[레지이네] 저요? 네, 찾아뵈어요, 틈이 있을 때는-.
[만데르스 목사] 아버지는 의지가 강하신 분이 못되지. 그분에게는 누군가 끌어주는 사람이 필요해.
[레지이네] 그래요. 그건 옳은 말씀이세요.
[만데르스 목사] 그 분은 누군가가 곁에 있어서 그 분 마음을 풀어주고 또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지. 전번에 나한테 오셨을 때, 진정으로 그런 말을 하시더군.
[레지이네] 네,저에게도 그와 비슷한 말씀을 하셨어요. 그렇지만 알빙 마님께서 저를 놓아주시려는지 모르겠어요. 더구나 앞으로 새로 진 고아원 일에 모두 힘을 들여야 할 텐데요. 그렇게 되면 저는 더욱 마님 곁을 떠나기가 정말 힘들겠지요. 언제나 그렇게도 저한테 잘해주시는 분인데요.
[만데르스 목사] 그렇지만, 레지이네, 딸로서의 의무가- 물론 알빙 부인의 동의가 먼저
있어야겠지만.
[레지이네] 그렇지만- 이만한 나이에- 혼자 사는 남자를 위해서 집안 일을 맡아본다는 것이 저에게 어울리는 일일지 모르겠어요?
[만데르스 목사] 저런? 이 엥스트란드 아가씨!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친아버지가 아니야?
[레지이네] 네. 그렇기는 해요-. 그렇지만, 역시-, 그것도 집안이 좋고, 어른 되는 사람도 착실한 그런 데라면 몰라도.
[만데르스 목사] 응, 그렇지만 이봐요.
[레지이네] 그런 분이라면 저도 기꺼이 따라 시내로 가겠어요. 여기서는 정말 너무나 쓸쓸해서, 그리고 목사님, 세상에서 외따로 혼자 쓸쓸하게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목사님은 잘 아실 거예요. 이런 말씀 드려서 어떨지 모르지만, 저는 일도 잘 하고 모든 일에 성의껏 힘쓰고 있어요. 목사님, 혹시 저에게 알맞은 그런 일자리 아시는 데가 없을까요?
[만데르스 목사] 내가? 없는데, 정말 아는 데가 없어.
[레지이네] 그러나 제발 목사님, 제발 어느 때고 제 일을 생각해 주세요. 혹시 또------.
[만데르스 목사] (일어선다) 암, 그야 그러지. 엥스트란드 아가씨.
[레지이네] 네, 혹시 제가.
[만데르스 목사] 그럼 이제 알빙 부인을 불러주겠어?
[레지이네] 네. 곧 모셔오지요. 목사님. (왼쪽으로 퇴장).
[만데르스 목사] (방안을 한두번 왔다 갔다 한다. 그러다가 후경에서는 잠깐 걸음을 멈추고, 뒷짐을 지고, 서서 정원을 바라본다. 그러다가 다시 테이블께로 와서, 책을 한권 집어들어, 표제를 보고 깜짝 놀라더니 다시 몇번이고 표제를 들여다본다) 흠- 응, 그것!
왼편 문으로 알빙 부인이 들어온다. 레지이네가 뒤따라 와서 다시 앞문으로 퇴장.
[알빙 부인] (목사에게 손을 내민다) 잘 오셨어요. 목사님.
[만데르스 목사] 안녕하십니까. 부인. 약속대로 이렇게 왔읍니다.
[알빙 부인] 언제나 정확하시군요.
[만데르스 목사] 그렇지만 아시다시피 빠져나오기가 여간 힘들어야지요. 교회의 위원회니, 교구 사무니 여러가지 볼 일이 많아서-.
[알빙 부인] 그러신 데도 약속대로 와주시니 더욱 고마와요. 이제 점심 때까지는 저희들 일이 끝날 수 있게 되었어요. 헌데 목사님 짐은 어디 있어요?
[만데르스 목사] (얼른) 제 짐은 저 아래 점방에 맡겨 두었지요. 오늘 밤에는 거기 가시 묵
겠읍니다.
[알빙 부인] (미소를 억누르며) 정말 이번에도 저희 집에서 주무실 생각이 없으시군요.
[만데르스 목사] 아니 천만에요. 부인. 정말 감사합니다만 역시 거기 가서 묵겠읍니다. 배를
타기에도 편리하니까요.
[알빙 부인] 그럼. 생각대로 하시지요.
[만데르스 목사] 아드님이 오셨다구요? 이번에는 한겨울을 이곳에서 지내기로 약속했겠군요?
[알빙 부인] 네, 그래요.
[만데르스 목사] 그래요? 그거 잘 됐읍니다. 착실한 아들입니다. 여기서 기거하게 지내는 것보다는 그래도 로마나 파리의 생활이 훨씬 매력이 있을 텐데도 말입니다.
[알빙 부인] 그렇겠지요. 그렇지만 또 여기는 어머니가 있지 않은가요. 오오, 우리 귀여운 아들! 그 애는 아직도 저를 따르고 있어요.
[만데르스 목사] 오래 떨어져 있었고, 또 예술을 공부한다고 해서, 그런 자인식 감정마저
없어진대서야, 그건 정말 슬픈 일이지요.
[알빙 부인] 네. 옳은 말씀이세요. 그렇지만 그 애는 그럴 염려는 없어요. 목사님께서 그 애를 알아보실는지 궁금한데요. 곧 내려올 겁니다. 잠깐 쉬겠다고 소파에 누워 있으니까요.- 좀 앉으세요. 목사님.
[만데르스 목사] 아아, 그것 참! 부인께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긱한다고 진정
믿으시는가요?
[알빙 부인] 네, 그렇게 믿고 있어요.
[만데르스 목사] 그렇지만 이 시골에서야 그렇지 않겠지요? 더우기 우리가 있는 여기서는 말입니다.
[알빙 부인] 물론 여기서도 그렇지요.
[만데르스 목사] 어쨌든 저는-.
[알빙 부인] 그렇지만 목사님, 이 책을 읽는다는 것에 왜 그리 반대하시지요?
[만데르스 목사] 반대한다구요? 부인께서는 아마. 제가 이러한 작품을 세밀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는 않겠지요?
[알빙 부인] 그러시다면, 목사님께서는 비난하고 계시는 것이 무엇인가 모르고 계시는 거군요.
[만데르스 목사] 이런 책을 반대한 것은, 제가 그만큼 이 책들을 충분히 읽고 검토하고 분석한 데서지요.
[알빙 부인] 네, 그럼 목사님 자신의 의견은-.
[만데르스 목사] 부인, 사람이란 살아가자면 남을 믿어야 할 경우가 정말 많은 것입니다. 이 세상이란 그런 것이지요. 또 그것이 옳은 길이지요. 그렇지 않고서야 이 인간 사회
가 어떻게 되겠어요?
[알빙 부인] 네, 네, 그럴지도 모르지요.
[만데르스 목사] 그렇지만 저도, 그러한 책에 여러 가지 재미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부인께서도 아시는 바와 같이, 외국에서는 널리 퍼져있는 그런 정신적 조류를 부인이 알고 싶어 하신다고 해서, 그것을 비난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아드님을 오래 외국 생활을 시키고 계신 터이니까. 그렇지만-.
[알빙 부인] 그렇지만?
[만데르스 목사] (소리를 낮추어) 그렇지만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단 말입니다. 집안에서 읽거나 생각한 것을 밖에 나와서 아무에게나 이야기할 필요는 조금도 없는 것이지요.
[알빙 부인] 그래요. 정말이지 그럴 필요가 없어요. 저도 동감이예요.
[만데르스 목사] 부인께서는 오직 고아원 일에만 신경을 쓰셨으면 합니다. 제가 생각하기로는- 이 고아원을 세우겠다고 생각하신 것은 정신 문제에 대한 부인의 견해가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던 때의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알빙 부인] 네, 틀림없이 그렇지요. 아닌게 아니라 우리 고아원 이야기를 하려고 하던 참이었는데-.
[만데르스 목사] 고아원 이야기를 하려면 참이었지요. 자, 그럼- 조심은 해주세요, 부인.
자 시작할까요 (목사는 봉투를 뜯고 몇 통의 서류를 꺼낸다)
[알빙 부인] 그게 시륜가요?
[만데르스 목사] 전부 이것입니다. 정리를 잘 해두었지요. 이번 일에 맞추어 만드는 데 여간 힘이 들지 않았읍니다. 정식 서류를 한 통 인쇄해야 했고요. 결개사 날 단계에 가면 관청이란 정말 까다롭거든요. 그렇지만 이제 다 되었읍니다. (서류 봉투를 푼다) 이것 보십시오. 이것이 정식으로 등기된 양도 증서입니다. 로겐볼트의 별장에 딸린 솔비크의 토지와 그 위에 신축된 가옥, 학교, 교원 사택 그리고 교회가 들어 있지요. 또 이것은 유산과 기부 행위 승인서입니다. 한번 읽어보지요-
(읽는다) (육군대위 알빙 씨를 기념하는) 고아원 정관(定款).
[알빙 부인] (한참 서류를 들여다본다) 그렇군요.
[만데르스 목사] 시종무관이란 칭호를 쓰지 않고 육군 대위 쪽을 택했지요. 육군 대위 쪽이 부드럽게 들리십니다.
[알빙 부인] 네. 그건 좋으신 대로 해 주세요.
[만데르스 목사] 그리고 이것은 이자부 자본금의 예금통장입니다. 고아원의 경상비 충당을 위하여 구좌를 설정한 것입니다.
[알빙 부인] 정말 수고가 많으셨어요. 그렇지만 이것은 목사님이 가지고 계시는 것이 편리하겠지요.
[만데르스 목사] 네, 그렇게 하지요. 그 돈은 우선 저축 은행에다 예금해 두는 것이 좋은 줄로 생각합니다. 물론 이율은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만- 반년 계산으로 사부(4%)이니까요. 그러다가 후에 조건이 좋은 채권이라도 사게 되면-물론 가장 유리하고 절대 안전한 채권이라야 하지요-그렇게 되면 또 그때 이야기하는 게 좋겠읍니다.
[알빙 부인] 네, 목사님. 모든 것은 목사님이 잘 아실 테니까.
[만데르스 목사] 어쨌든 잘 살펴 보겠읍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전부터 늘 말씀드리고 싶던 것이 있었는데.
[알빙 부인] 네, 말씀하세요.
[만데르스 목사] 고아원 건물은 보험에 넣을 것인지요?
[알빙 부인] 물론 넣어야지요.
[만데르스 목사] 잠깐만 부인, 이 문제는 조금 더 잘 생각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알빙 부인] 저는 언제고 모조리 보험에 넣고 있어요. 건물이나 가구는 물론이거니와 창고, 가축까지 말예요.
[만데르스 목사] 당연하지요, 댁의 재산이니까요. 저는 그렇습니다- 물론 그래야지요. 그런데, 이 일은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이 고아원은 말하자면, 더 높은 인생 목표에 바쳐져야 하니까요.
[알빙 부인] 네, 그러기에 더욱-.
[만데르스 목사] 저 개인 생각으로는 무슨 일이 있을지도 모르는 데 대비해서, 보험에 넣는다는 데 조금도 반대할 생각은 없읍니다만-.
[알빙 부인] 저도 역시 마찬가지예요.
[만데르스 목사] 그런데 여기 외부 사람들의 의견이 어떨는지? 저보다는 부인께서는 더 잘 아실 테니까.
[알빙 부인] 글쎄요, 의견이라면-?
[만데르스 목사] 말이 많은 사람이 있지 않습니까? 이 문제에 반대라도 할 그런 사람 말입니다.
[알빙 부인] 그런데, 말이 많은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을 말씀하시는지요?
[만데르스 목사] 첫째로 제가 생각하는 것은, 지위가 높고 세력이 강한 사람으로서, 그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그런 분 말입니다.
[알빙 부인] 이런 일에 혹시 반대할지도 모를 그런 축의 사람이 있어요.
[만데르스 목사] 네, 바로 그것입니다! 시내에서는 그런 종류의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저의
동료에게 붙어다니는 그런 종류의 사람들을 생각만이라도 해보세요! 그렇게 하다가는 부인이나 제가 하나님의 뜻을 믿지 못하고 있다고 남들이 보기 쉽다는 말입니다.
[알빙 부인] 그렇지만, 목사님-, 목사님이아 그런 경우에라도-.
[만데르스 목사] 네, 알고 있읍니다. 알고 있지요-. 저도 충분한 확신을 가지고 있읍니
다.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남들이 곡해하거나 불리한 해석을 하는 것을 막을 길은 없읍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고아원의 사업에까지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는 쉬운 것입니다.
[알빙 부인] 네, 그런 사정이라-.
[만데르스 목사] 저도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겨서 난처하고, 정말 괴로운 처지에 놓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내의 유력층들은 이 고아원 문제를 가지고 여러 가지 말들을 하고 있읍니다. 사실 이 고아원은 어느 면에서는 시의 복지를 위해서 지어지기도 하였으니까요. 우리 사회의 빈곤 구제비를 경감하는 현실에서 적지않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부인의 고문역이 되어 이번 일의 실지면을 담당해 왔기 때문에, 첫째로 저에게 시기의 눈초리가 집중되지 않을까 염려도 되고.
[알빙 부인] 물론이지요. 목사님이 화를 입어서야 안되지요.
[만데르스 목사] 그런 공격은 고사하고라도, 몇몇 신문과 잡지들이 틀림 없이 화살을 저에게 돌릴 겁니다.
[알빙 부인] 잘 알았읍니다, 목사님. 그럴 염려가 있다면 정말 중대한 문제지요.
[만데르스 목사] 그럼 보험에 넣지 않으시겠다는 말씀이지요?
[알빙 부인] 그만 두기로 하지요.
[만데르스 목사] (안락의자에서 등을 기대곤) 그렇지만 만일 불행한 사고가 일어난다면? 앞일 은 모르는 것이니까요. 그런 경우 부인께서 그 손실을 다시 보상하실 수 있으실는지?
[알빙 부인] 안돼요. 확실히 말씀드리지만, 그럴 수는 도저히 없어요
첫댓글 좋은자료 감사드립니다.ㅎ